이정희, 후보경선 때 여론조사 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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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현 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과 벌인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화여론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뒤, 응답자 연령대를 허위로 대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화여론조사는 시간대별로 특정 연령대를 정해 부합되는 응답자만 지지 후보를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공동대표의 지역구(관악을)는 물론 야권연대 전체에 까지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커지자 이정희 공동대표 측은 재경선을 선언했지만, 파문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정희 공동대표의 조영래 보좌관이 보낸 문자메시지 ⓒ 캡쳐화면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정희 공동대표의 조영래 보좌관이 보낸 문자메시지 ⓒ 캡쳐화면
√ 응답 나이대 속여, 한 지지자 여론조사 중복참여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 대표 보좌관인 조영래 보좌관에게서 온 문자들”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아이디 ‘퍼지’가 쓴 이 글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캡쳐한 사진과 함께 여론조사 조작 방식이 자세히 적혀있다.

게시글과 사진을 살펴보면 이정희 공동대표의 보좌관 조영래 씨는 여론조사 경선일인 지난 17일 오전 10시49분 “ARS 60대는 끝났습니다. 전화오면 50대로...”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 10시54분에는 “10시50분 현재 60대 ARS는 끝났습니다. 여론조사는 ARS와 전화면접 두가지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따라서 두 번 전화올 수 있으므로 한번 받았다고 긴장 풀면 안됩니다. 여론조사 전화받으시면 꼭 저한테 문자로 보고해주세요 꼭!!”이라고 자신의 이름과 함께 문자를 보냈다.

이어 11시 12분에는 “지금 ARS 60대로 응답하면 전부 버려짐. 다른 나이대로 답변해야 함”, 11시 35분에는 “ARS 60대와 함께 40~50대도 모두 종료. 이후 그 나이대로 답하면 날아감”이라며 연이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공동대표 측이 경선 여론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뒤, 지지자들에게 연령대를 속여 투표를 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한 지지에게 60대 응답을 받는 시간대에는 60대로 속여 대답하고, 40대 시간대에는 40대로 속여서 답해 달라는 것이다. 이번 야권 여론조사 경선은 ARS와 RDD(집전화 자동번호추출 방식)를 절반씩 나눠 실시됐다.

조영래 보좌관은 17일 오후 11시 1분에는 “아직 여론조사가 마무리되지 못해 내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40대 이상은 완전히 종료됐지만, 현재 20~30대 응답자가 부족한 상황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로 상세한 상황설명까지 덧붙였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 아이디 ‘퍼지’는 “이 문자들을 통해 이 대표측에겐 여론조사에 대한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고, 이 대표측이 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 정보를 알려 자신의 나이가 아닌 다른 나이대에 투표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일종의 여론조사 조작”이라고 적었다.



김희철 의원 탈당 무소속 출마, 네티즌 “저렇게까지 해서 이기고 싶을까?”

앞서 이 같은 의혹은 경선 직후부터 제기돼 왔다. 경선에서 패한 김희철 의원은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기관도 알려주지 않았고, 참관인조차 두지 않았다며 부정 경선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경선은 경선의 주체인 후보자가 철저히 배제된 채 밀실에서 진행된 공정하지 못한 부정경선이었다”며 “참관인조차 없었고, 투표 직전 중복투표를 허용했으며, 경선결과도 바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통합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며 선거관리위원회는 물론 검찰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문자메시지 캡쳐를 본 네티즌들은 “전형적인 좌파의 여론조사 조작 수법”, “저렇게까지 해서 이기고 싶을까” 등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디 mindgood는 트위터를 통해 “이정희 의원측은 여론조사건이 이슈화가 되는 상황에서 우선 소나기를 피하자는 식으로 넘겨서는 안될 것”이라며 “야권연대를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명쾌한 해명이 없으면 불어 닥칠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Loveczark도 “이정희의원쪽에서 여론조사 조작 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했다면 러떤 처신을 해야 옳죠? 만약 주어가 이명박이나 박근혜쪽이라면?”이라며 여권에 비교하며 비꼬는 멘션을 남겼다.

한편 전국 76개 지역에서 일제히 치러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단일후보 여론조사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들은 12곳에서 승리했다.

√ 이정희 ‘재경선’ 선언…“조작했으면 당연히 사퇴해야” 의견 빗발

파문이 커지자 이정희 공동대표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 재경선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문자 보낸 것 사실로 확인됐다. 후보자로 동료들이 불미스러운 일 한데 대해 이유와 경위를 불문하고 사과드리고, 관련자 문책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 변동에 영향을 준거라 확신할 수 없지만 김희철 후보가 원한다면 재경선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거 캠프에서 조사 당일인 17일 당원들에게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냈고 논란이 된 조영래 보좌관은 인터넷 문자발송 시스템으로 발송했다.

이 과정에서 조 보좌관은 총 13회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이 공동대표의 변명은 이랬다.

'이 중 문제가 된 문자는 3회에 불과하며 받은 당원의 수는 각 105명이었다. 또 함께 문자를 보낸 박모 보좌관의 경우 9건의 메시지 중 문제가 되는 건은 1건에 불과하며 142명만이 받았다.'

사실상 문자메시지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발뺌이다.

이에 대해 이 공동대표 측은 “선거캠프는 그러나 담당자의 경우 과욕으로, 문제가 되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캠프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계획되거나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정희 공동대표측이 “야권연대 정신이 관악을 경선에 의해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재경선’으로 수습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의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태연히 재경선을 얘기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이 대표의 사퇴로 이어져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성남에선 성추행 파문…야권연대 ‘들썩’

같은 날 경기 성남 중원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통합진보당 윤원석 전 '민중의 소리' 대표는 과거 성추행을 저질렀던 사실이 밝혀져 파문을 더 키웠다.

윤 후보는 지난 2007년 민중의 소리 대표 시절 술자리를 가진 뒤 술집 골목에서 술을 마신 채로 기자를 강제로 껴안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로 윤 후보는 대표직을 내놓고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의 소리 관계자는 “이후 2008년 윤 후보는 다시 대표직에 복귀, 사건은 흐지부지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통합진보당의 후보들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야권연대 경선 결과에 불복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퍼질 공산이 커졌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제기된 곳이 관악을만은 아니다”며 “추가적인 경선 불복 사례가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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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20, 22: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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