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大選 유세중인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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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재/아직도 대선 유세 중인 노 대통령
  선거는 즐겁다. 축제다. 일 대신 놀이가 있고, 차 대신 술이 있다. 이성 대신 감정이 있고, 사실 대신 이미지가 있다. 행동 대신 말이 있고, 현실 대신 꿈이 있다. 박수와 환호가 울려 퍼지고, 야유와 욕설이 춤을 춘다. 겸손과 자신감은 추락하고, 교만과 자만심은 비상한다.
  평소엔 차마 못하던 말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증거가 불충분해도 정황만 있으면 얼마든지 상대방을 비방하고 모략해서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천사를 악마로 만들 수도 있고, 악마를 천사로 만들 수도 있다. 바위처럼 신중하여 어떤 말도 부풀리지 못하고 누구나 흘려들을 듣기 좋은 거짓말조차 한 마디 못하는 양심적인 일꾼 후보는 듬성듬성한 박수부대마저 졸게 만들지만, 팔랑개비처럼 경망스러워 입을 열었다 하면 참말이든 과장이든 거짓말이든 청산유수처럼 쏟아내는 물찬 제비 후보는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닌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된 과정은 그 어떤 대중 소설보다 그 어떤 주말 연속극보다 재미있었다. 축구의 변방국 한국이 월드컵에서 첫 승, 16강, 8강, 4강에 차례로 올라간 것보다 극적이었다. 내친 김에 결승에 진출해서 우승컵에 키스한 것만큼 짜릿했다. 상고 출신 노무현 후보가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국회의원이 되고 청문회 스타가 되고 민주주의를 고수한다 어쩌다 하다가 YS와 DJ 양쪽으로부터 버림받아 상갓집의 개 신세가 되고 결국 당을 옮겼다가 고향에서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사업은 손대는 것마다 실패하고... 대선후보모집 광고를 낼 때만 해도 깃발은커녕 손수건 하나 흔드는 사람도 없었지만, 바람몰이가 슬슬 시작되면서 무슨 조화인지 죽고 못 사는 골수 팬들이 잇따라 실신하고 또 무슨 조화인지 갈 곳 없어 헤매던 DJ의 표밭에 살랑살랑 숫처녀의 가슴을 흔드는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이내 태풍이 불고 해일이 일면서 금방 일이 다 이루어질 듯하다가 태풍이 한 번 지나가자 끈 떨어진 연처럼 그는 하염없이 공중으로 치솟다가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땅으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히딩크, 붉은 악마! 월드컵 4강, 정몽준! 그 어디에도 노무현 오빠는 없었다.
  그러나 정통명문가 출신의 정몽준은 흑도낭인출신의 노무현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 손을 잡는 순간 곧장 재벌의 내공과 월드컵의 氣가 기이한 마공을 익힌 노무현의 몸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그는 대번에 겉만 멀쩡한 허수아비가 되었다. 다 된 밥이 뜸까지 든 후에야 '진실'을 고백했지만, 이미 그 옆에는 깃발은커녕 손수건 한 장 아니 나뭇잎 한 개 흔드는 사람조차 없었다. 주위에는 푸르스름한 유령들밖에 없었다. 그는 비단 손수건을 꺼내들고 거침없이 휙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를 보고 눈가를 훔쳤다.
  
  노무현 대통령은 아직도 유세 중이다. 대통령되는 과정이 너무 극적이고 신이 나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감동적이고 또 감동적인 모양이다. 2개월간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도 못하다가 입에서 재갈이 풀리자마자, 대학생들에게 찾아가고 국회의원들에게 찾아가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모으고 외국인들을 불러모아서, 화려한 대선 유세를 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각성하라, 재벌은 엄살 피우지 마라, 경제위기가 웬 말이냐, 올해는 5% 내년은 6%! 안보도 문제없다, 개혁은 전진한다! 개혁, 개혁! 부정부패 물럿거라! 구조적 부정부패, 네 이놈, 꼼짝 마라! (박수, 박수
  』
  
  '각하, 제발 꿈에서 깨어나십시오. 선거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간답니다.'
  
  
[ 2004-07-09, 22: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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