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에서 생각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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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에서 생각 난 일들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부 지방의 보르도시 중심부에는 12세기에 짓기 시작하여 15세기
  에 완성한 대성당이 있다. 그 맞은 편에 레지스탕스 지도자 장 물랑(Jean Moulin:1899-
  1943)의 기념관이 있다. 그는 원래 보르도 도지사였는데 1940년에 프랑스가 독일군에 점령
  당하자 레지스탕스 운동에 뛰어들어 여러 조직을 통합하였다. 그는 나치 경찰에 붙들렸다가
  1943년6월21일에 처형당했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 9월22일자 영자 신문에는 재미 있는 기사가 실렸다. 프랑스에서는 그
  무렵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협조했다가 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감옥살이를 하다가 노령으
  로 가석방된 비시 정부의 관리를 놓고 왜 일찍 풀어주느냐, 그만큼 고생했으면 됐지 하는
  식으로 논쟁이 붙어 있었다. 이 신문의 칼럼은 이를 언급하면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운동
  은 별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인구의 95% 정도는 나치 치하에서 협력하거나 굴종했으며
  5% 정도가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거나 협조적이었다는 것이다.
  그 5% 중에 장 물랑 같은 사람이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다. 말하자면 허약하거나 비겁한 사
  람이 다수였지만 소수의 좋은 사람들, 즉 A Few Good Men 덕분에 프랑스의 체면이 섰다는
  이야기이다. 2차 세계대전 초엔 패전국이었던 프랑스는 드골 장군과 레지스탕스 덕분에 전
  쟁종결 시점에서는 戰勝國이 되어 독일의 점령에도 참여하였다.
  장 물랑 같은 사람이 한국에는 없는가. 너무나 많다. 다만 사람들이 프랑스처럼 기억하지도
  기리지도 않을 뿐이다.
  우리 여행단 가운데서도 6.25 참전 군인 출신이 두 분 계셨다. 여행중 이분들의 전투체험을
  재미 있게 들었는데 그것만 영화로 만들어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민주화를 위해 죽어간 사람들도 훌륭하지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죽어
  간 사람들은 더 위대하다. 국가가 있어야 민주도 독재도 가능한 것이니까.
  
출처 :
[ 2002-10-19, 18:1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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