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名畵 101'
어린이들에게는 기본에 충실한 正統派 그림을 많이 감상할 기회를 주고 좋은 그림을 통해 바른 생각이 잉태 될 수 있게끔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있도록 지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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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명화 101 앞 표지
*이 글은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名畵 101'(마로네에북스. 2만 원. 전화 02-741-9191)의 필자 金弼圭 선생이 쓴 後記이다. 金 전 KPK 회장은 서울 사대 부고, 한국 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공군 장교 생활을 56개월 간 한 뒤 KPK 통상을 창업한 이다. 2004년에 은퇴한 그는 2005년 명지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미술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1983년 산업포장을 받았고, 2009년 외국어대학교에서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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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처음으로 본 서양 名畵는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던 고야의 <벌거벗은 마하>와 다 빈치의 <모나리자>였다. 비록 명함판 크기의 흑백 도판이었으나 선생님의 명해설로 오랫동안 나의 마음속에 최고의 傑作으로 자리하고 있던 작품들이다. 동네 이발관에서 밀레의 <晩鐘>이나 <이삭 줍는 사람들> 등도 볼 수 있었으나 상업 작가들이 그린 유치한 모사품들이었다. 1950년 후반부터 제대로 인쇄도니 名畵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제약회사 훽스트(Hoechst AG)사와 제휴했던 한독약품(주)에서 발간했던 달력(calendar)을 통해서였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어떤 작품들이 수록되었었는지 기억할 수는 없으나 약국을 경영하시던 家親께서 연말이면 이 달력을 구하려는 단골손님들 때문에 고민하셨고 나도 학교의 미술 선생님의 부탁으로 매년 한 부씩 전해드린 것으로 보아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이었음이 틀림없다.
  
  1970년 초 드디어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벌거벗은 마하>를,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관람하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비록 작품들과 交感할 만한 안목은 없었을지라도 수십 년을 마음속에서 그리던 傑作들을 직접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 기쁨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40여 년간을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는 미국과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며 수많은 名作들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돌이켜 보면 큰 행운이었다. 다양한 발상과 방식으로 미술품들을 보여주는 새로운 미술관들은 미술관 건물 자체가 기발한 개념에 아름다움까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방문하는 관람자들의 기쁨을 한층 더 돋우어 주고 있다.
  
  자원교역(commodities trading)에 평생을 종사한 까닭에 1970년 초부터 40여 년간을 세계 비철금속 거래의 중심인 LME(London Metal Exchange)가 있는 영국의 런던, 아프리카 자원 交易이 활발하던 스페인의 마드리드, 1970년대 세계 최대의 원유 현물시장(spot market)이 있던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을 가기 위해 경유하던 암스테르담, 세계 농산물 거래의 중심인 CBOT(The Chicago Board of Trade)가 있는 미국의 시카고, 穀物과 原糖을 교역하던 파리, 세계 자원교역의 중심지 뉴욕 그리고 대다수 다국적 기업의 본사들이 있던 스위스의 취리히 등을 1년에 두세 차례씩 여행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이들 도시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걸작들을 소장하고 있는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소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더욱이 세계 자원교역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문화예술 특히 미술과 음악에 조예가 깊은 유대인들이라 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眼目이 필요했다. 출장 중에 맞는 週末과 공휴일이면 낮 시간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을, 저녁 시간에는 오페라, 발레, 음악회 들을 부지런히 참관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시작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눈과 귀가 트여왔다. 차츰 흥미를 느끼게 되자 가까운 문화 도시인 비엔나,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 베를린, 뮌헨 등 1980년 후반부터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으로 遠征도 다녔다.
  
  2004년 現業에서 은퇴하고 캐나다로 이주한 후 인도, 中南美, 아프리카, 동유럽 등을 여행하여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관람하며 또 다른 문화들과 낯을 익힐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살아 있는 태양의 신 파라오의 영광과 저주를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이집트문화, 안데스 산맥에서 맞대면 했던 마추픽추와 나스카가 아직도 가슴 깊이 품고 있는 잉카문화, 기독교와 이슬람 두 이질적 종교와 문화들 간의 충돌과 융합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지혜 ‘성소피아 성당’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잔티움 문명 등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2008년 9월에는 스페인의 순례길 ‘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tiago)’도 걸었다. 프랑스 국경의 작은 도시 ‘생 장 피에 드 폴(Saint Jean Pied de Port)’을 출발하여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사도 야곱(st. James)의 聖 유골이 안치 되어 있는 스페인의 서쪽 끝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이르는 루트(Camino Frances) 800km를 하루 평균 25km씩 걸어 35일간에 주파했다.
  
  사진작가 배병우(裵炳雨), 도보여행가 김효선(金孝善)과 함께한 이 순례여행의 모습은 이지송(李之松)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SBS TV에서 방영되었다. 천년의 역사가 전설로 살아있는 이 순례길을 걷는 동안 중세에 건설된 140여 개의 크고 작은 도시와 마을을 통과하면서 체험한 문화적, 종교적 충격 또한 엄청난 것이었다. 한낮의 땡볕에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던 향기로운 역사의 흔적들이 저녁 달빛과 새벽 별빛에 물들면 신비한 전설로 변모되던 꿈길 같은 길을 걸으며 역시 역사의 세 가지 힘은 국가와 종교와 문화임을 실감했다.
  큰 손녀 미사의 여섯 살 생일카드에 “네가 열 살 되는 해 할아버지와 같이 파리를 여행하자. 문화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멋과 예술을 보여줄게”라고 썼다. 미사는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우리 할아버지께서 내가 열 살이 되면 파리를 구경시켜준다고 하셨다”며 자랑을 하고 다녔단다. 그리고 열 살이 되던 2008년 약속대로 할아버지와 손녀가 같이 파리를 여행했다. 루브르, 오르세, 팔레 드 도쿄, 피카소 미술관 등을 관람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탓인지 유명한 화가와 작품 들을 생각보다 많이 낯익어 했다. 하지만 퐁피두센터에서 만난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왜곡된 人體) 앞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이 작품도 유명한 작품이니까 이곳에 전시되어 있겠지만 괴상하게 그려서 무서워요.”
  
  그림의 대상이 눈에 보이는 事物에서 머릿속에 있는 생각으로 옮겨진 덕분에 현대미술 작가들은 보편적으로 일반화된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기보다는 格式에서 벗어난 형식과 내용으로 자극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지금 우리는 모방과 패러디(parody), 크로스오버(crossover)와 퓨전(fusion)의 시대에 살고 있다. 치밀한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로 보이는 현실 속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힘든 형편이라 하겠다. 그래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기본에 충실한 正統派 그림을 많이 감상할 기회를 주고 좋은 그림을 통해 바른 생각이 잉태 될 수 있게끔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있도록 지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책 읽기보다 비속어 투성이인 TV의 오락프로그램에, 동요보다 랩 음악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어린이들이 너무 세속적이고 속물적으로 자라나고 있는 듯해 걱정이다.
  
  이 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나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에 들어있었다. 홀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관람하는 어린이들이나 선생님에게 현장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을 볼 때마다 내 새끼들이 생각나 솔직히 부러웠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주관적인 취향에 따른 선택이라 객관성이 결여되었을 수 있다. 다만 나름대로의 선정 기준은 미켈란젤로, 다 빈치와 라파엘로가 왕성하게 활동한 르네상스 전성기 작품부터 현대의 팝아트에 이르기까지 세계미술사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중요 미술思潮와 그 대표적 화가들의 작품들 중에서 繪畵(회화) 작품에 국한했다. 대부분 神話와 종교가 주제였던 초기 르네상스 작품들과 난해한 현대미술과 설치미술작품들도 제외시켰다. 따라서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작품들도 제외한 것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순례한 후 순례기록으로 100부의 사진첩(170쪽)을 만들어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과 나누어 보았다. 이번에는 200부만 제작하여 같은 방식으로 나누어 보려 했으나, 대학원 선생님들을 위시하여 많은 친지들이 분에 넘치는 성원을 보내주셔서 용기백배했다. 글을 써본 적도 없고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특히 그림마다 따라 붙은 어설픈 아마추어의 감상문에 많은 오류가 있을까 벌써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일본의 하이쿠(俳句) 시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의 흔적을 찾아 걷던 “오쿠(奥)로 가는 작은 길(오쿠 노 호소미치)”에서 만난 일본 청초서방(靑草書房)의 메구미(民輪) 다미와 사장께서는 자신의 회사에서 <세계의 미술관>을 출간할 때 사용한 100점의 圖版(이미지)을 제공해 주셨고, 마로니에북스의 이상만(李相萬)대표께서 첫 만남에서 흔쾌히 출판을 맡아주었다. 석사학위를 마치고 박사과정(미술사학)을 이수하고 있는 明知대학교대학원 美術史학과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언제나 내 편에 서서 조용하게 지원해주고 감싸주는 평생 동지인 아내 류춘미(柳春美)에게 특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12년 4월, 밴쿠버에서
  夢翁 金弼圭
  
  
[ 2012-06-11, 14:0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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