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교양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진정한 교양인의 4대 특징이 있다. 겸손하고 개방적이며 유연하고 主見이 확실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이 있으므로 남의 도움을 받으려는 개방적 자세를 취한다. 개방적 태도를 취하려면 思考가 유연해야 하되 줏대가 있어야 한다. 자신감이 없으면 개방할 수 없고 유연하지 않은 줏대는 고집에 지나지 않으며 줏대 없는 유연성은 변덕일 뿐이다. 교양의 바탕은 겸손인데 겸손은 자신에 대한 懷疑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자기 회의와 자기 확신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성숙해가는 존재인 것 같다.
  
  오늘날 한국의 前근대 수구세력과 근대화-선진지향 세력 사이에선 국민들의 가슴과 머리를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일대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마음을 차지하는 쪽이 여론을 주도하게 되고 결국은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장악한다. 이 싸움에서 좌파가 승리하여 정권을 잡았고 또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 좌파의 득세를 결정적으로 도와준 것은 방송이었다. 방송은 그런 정치화의 과정을 통해서 어용, 선전기관으로 타락하였다. 기자라고 불리는 선전원들이 언론을 빙자하여 백주의 암흑을 연출하였다.
  
  권력과 대중매체가 결탁하여 거짓말을 참말인 것처럼 속이고 이 거짓을 집중적으로 공급함으로써 한국인의 건전한 상식과 교양이 상당 부분 파괴되었다. 국회의 합법적인 대통령 탄핵의결을 집권세력과 친북세력이 [의회쿠데타]라고 매도해도 견제받지 않을 정도이다. 대통령府가 국민들의 헌법수호 선언을 [내란 선동]이라고 공격해도 그냥 넘어가고 마는 저항불가능의 국민들이 많아졌다.
  
  국민들의 상식과 교양을 재건하는 일이 대한민국을 수호, 재건하는 일의 핵심으로 되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 文史哲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 그것이다. 문학과 예술은 인간과 인생을 풍요롭게 해준다. 역사는 민족과 국가의 흥망에 숨을 뜻을 알려준다. 철학은 인간과 우주의 존재의미를 깊에 들여다 보게 한다. 철학은 自我를 발견하게 하여 主見 있는 인간을 만든다. 역사는 국가와 인류의 발전과정을 이해하게 하여 과거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내다보게 만든다. 문학과 예술은 인생의 쓴 맛과 단맛,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모든 기술과 과학은 교양위에 설 때 좋은 방향으로 쓰여진다. 교양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알게 하고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힘이다.
  
  한국에서 文史哲은 漢字를 모르면 알 수 없다. 한자어를 모르는 시인이나 소설가가 쓴 작품은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깊은 맛과 감동이 적다. 한자 없는 역사는 역사가 아니라 암호책이다. 철학은 개념의 학문이기도 한데 그 개념은 한자어로써만 표현이 가능하다. 한자는 또 민족혼의 열쇠이다. 이 열쇠를 잊어버리고 한자를 매개로 하지 않고서는 한국인을 만든 역사, 문화, 전통의 보고를 열 수가 없다. 교양 없는 인간은 뿌리 없는 인간이기도 한데 정신적 뿌리는 전통에 박혀 있어야 한다.
  
  한국인의 인문적 교양이 메말라버린 가장 큰 원인은 漢字를 적대시한 한글전용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過言이 아니다. 한자혼용이 생활화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한국의 재건은 어려울 것이다. 한자의 뒷받침이 없는 교양은 없다. 교양이 없으면 건전한 상식도 정확한 판단력도 균형감각도 생겨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정권과 방송이 결탁한 선동의 밥이 된다. 교양과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야 거짓말에 잘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
  헌법재판소의 납득할 수 없는 판결에 의해서 대통령직에 복귀한 뒤 盧武鉉 대통령이 보여준 행태는 여전히 反헌법적, 反상식적, 反사실적이었다. 한 마디로 교양이 느껴지지 않는 언행들이었다. 저질발언으로 평가되기도 한 그의 말들은 자신의 자질과 본질을 드러내었다.
  
  1. 그는 고이즈미 수상과 회담한 뒤 일본기자들도 있는 자리에서 독도문제를 '타케시마 문제'라고 표현했다.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이 반역적 표현은 그래서 더욱 그의 思考를 정확하게 드러냈다고 생각된다. 언어는 思考의 거울이다. '타케시마'란 말을 정상적인 한국인들은 사석에서도, 농담으로도 쓰지 않는다. 국토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독도를 일본인의 입장에서 보고 있든지, 독도문제를 농담의 대상 정도로 보든지, 일본기자들의 비위를 맞추어주려고 했든지, 또는 대한민국을 분열정권 정도로 낮추어 보는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보전에 별로 관심이 없든지, 그런 생각들이 무심코 '타케시마'란 말로 나타난 것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머지 않아 일본을 방문했을 때 東海를 日本海라고 불러줄지도 모른다. 타케시마 발언은 대통령의 애국심을 의심케 한다.
  2. 그는 연세대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연에서 '별놈의 보수'란 표현을 썼다. 이는 한국인의 과반수인 보수층을 향해서 '별놈'이란 욕설을 한 셈이다. 국민의 公僕(공복), 즉 머슴이 주인을 향하여 욕설을 한 셈이다. 국민들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것이다.
  盧武鉉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국민'이란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우리 편이 아니면 '별놈'이 되는 것이다. 그런 語法을 쓰는 대통령은 국민통합의 의무를 배신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데 그의 권력을 남용한다. 그가 입만 열면 국민들의 일부, 또는 다수가 열을 받는 것도 대통령이 앞장서서 일부 또는 다수 국민들을 향해 적대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盧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국민국가 대통령으로서는 자격 미달이고 좌파적-계급적 국가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별놈 발언은 그의 교양과 애국심을 의심케 한다.
  3. 그는 대통령 직속의 의문사委가 간첩전과자를 조사관으로 채용하여 현역 軍 사령관을 신문한 사건에 대해서 의문사委를 비호하였다. 국민들과 군인들 대다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 사태에 대해서 국군통수권자인 그는 왜 이토록 간첩전과자 편을 들고 군인들을 분노케 하는가.
  같은 맥락의 사건이 또 있다. 그는 서해상의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였던 북한군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항의도 하지 않고 그 남침군함(2002년6월29일 우리 해군함정을 격침시켰던 바로 그 원수의 배!)에 대해서 경고사격을 한 해군의 사소한 보고실수를 공개적으로 트집잡아 결국 국방장관과 핵심 중장의 옷을 벗겼다. 누가 보아도 우리 대통령은 남침한 북한군에 대해서는 아무런 분노가 생기지 않고 자위조치를 한 국군이 미워서 견딜 수 없는 것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것이다. 간첩전과자와 북한군에 대한 盧대통령의 이상한 편애(혹은 존중)와 국군과 애국세력에 대한 이상한 감정, 그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 또 있었다.
  4. 애국행동세력의 구심점이 되어가고 있는 반핵반김 국민협의회(위원장 徐貞甲)가 신문광고를 통해서 간첩전과자에 의한 군 사령관 조사를 비판하고 나서자 청와대 비서관이 나서서 이 비판을 '내란선동'이라고 몰아붙이고 광고를 게재한 여러 신문들중 조선, 동아일보만 골라내어 비난을 하였다. 국민협의회 광고의 핵심 내용은 '赤色 쿠데타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군은 위헌적 명령이나 영향력을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국군은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내란선동이란 헌법을 파괴하려는 목적의 폭동 선동을 뜻한다. 국민협의회는 오히려 헌법을 파괴하려는 내란명령에 대해서 군대는 명령거부 같은 행동으로 맞서야 한다는 헌법死守 발언을 한 것이다. 대통령府가 국민들의 헌법수호 천명을 내란선동이라고 몰아붙인 셈이다.
  대통령府가 제 정신이라면 국민들을 반란집단으로 모는 이런 엄청난 표현을 해선 안된다. 이는 국가적 수치이자 '나는 왕이다'는 선언이다. 왕조국가에선 왕에 반대하면 내란선동이 되니까. '내란선동'이란 막말은 그러나 타케시마 발언처럼 盧武鉉 정권의 내심을 드러냈다. '내란선동'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말은 그런 생각을 그들이 하고 있지 않다면 나올 수 없다.
  
  
[ 2004-08-11, 15:4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리버티헤럴드  |  뉴스파인더  |  이승만TV  |  장군의 소리  |  천영우TV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