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의 역사적 의미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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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를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좌우 대결, 즉 좌파와 우파의 대결로 보는 것이 맞다. 보수와 진보란 정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예컨대 분배우선의 복지정책을 펴면 진보이고 성장 및 생산성 위주의 복지정책을 펴면 보수로 보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은 보수, 강력한 정부로써 정부개입을 강화하려는 민주당은 진보가 된다. 낙태의 자유를 허용하자고 하면 진보, 낙태금지를 주장하면 보수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정책의 차이로서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북한정권을 어떻게 보느냐, 한국의 현대사를 어떻게 보느냐를 기준으로 하여 가리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정권에 대해 엄정한 태도를 취하는 세력은 보수, 호의적이거나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면 진보로 분류된다.
  이것은 크나큰 모순이다. 김정일 정권은 역사 발전을 거스르는 수구 반동세력이다. 수구세력에게 호의적인 세력을 어찌 진보라고 부를 것인가. 진보로 불리는 세력은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냉담하다. 진보의 핵심은 인권향상이다.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해서 동정심을 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탈북자들을 돕는 세력이 진보인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보수로 불리니 더욱 헷갈린다.
  인권탄압자 김정일의 인권을 북한주민들의 인권보다도 더 생각해주는 세력을 진보라고 부른다면 오늘알 한국에서 통용되고 있는 보수-진보 구분법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남북이념대치상황에서는 국가관, 역사관, 對北觀을 기준으로 한 구분법이 보다 현실적이다. 보수와 진보가 아닌 좌우 구분법이 정확하다는 의미이다. 북한정권에 대해서 호의적이고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서 냉담하면서 한국 현대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세력은 좌파이다. 반대로 북한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북한사람들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분노하고 탈북자를 도우며 한국 현대사를 긍정하는 세력은 우파이다. 한국의 좌파는 원래 사회주의 세력이었고, 우파는 자유민주주의 세력이었다.
  이 좌우 구분법으로 2002년 대선을 갈라보는 것이 보수 진보 구분법보다 더 명확하게 선거의 쟁점을 이해하게 할 것이다.
  이념통일이 되어 민족통일국가가 완성된 뒤에는 이념 갈등이 사라지고 정책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는 좌우 보다는 보수, 진보 구분법이 적당할 것이다.
  이념을 기준으로 한 좌우 대결은 신념의 대결이기도 하다. '이념이란 이론화된 신념'이다. 이는 곧 가치관의 대결이기도 하다. 이념이 가치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이념의 신봉자는 스탈린, 김일성, 김정일을 높게 평가할 것이고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는 그들을 증오하고 경멸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본질이 그런 이념 대결이라면 큰 것이 걸려 있다. 한국의 진로, 김정일 정권의 운명, 동북아의 안전, 세계의 평화가 이번 한국 선거에 의하여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우리 헌법정신을 명심하고 세계사와 민족사의 흐름을 냉정하게 분석하여 투표장에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의 중요성은 1963년 박정희-윤보선 대결, 1987년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결만큼 국가의 운명에 중요한 결과를 끼칠 것이다. 1963년의 대결은 윤보선의 민주화인가, 박정희의 근대화인가를 놓고 벌인 대결에서 국민들이 근대화 우선 정책을 선택했고, 1987년 선거는 점진적 민주화인가, 급진적 민주화인가의 대결에서 점진적 민주화를 선택한 것이다.
  2002년 선거에서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국민들의 책임이며 누구도 그 문제에서 방관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
[ 2002-11-27, 18:2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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