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주제를 피해가는 선거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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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주제는 무엇인가. 이회창 후보는 부패정권을 청산하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노무현 후보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한다. 과연 이것이 오늘날 한국인들의 가장 큰 과제인가. 우리의 안전에 결정적 변수인 북한 핵 문제는 왜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지 않은가. 남한내의 김정일 세력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왜 말이 없는가. 그동안 마비된 국가기관의 對共 기능에 대해서는 왜 관심도 보이지 않는가. 남북대치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안보 국방 문제는 왜 제대로 거론되지 않고 있는가.
  이런 의문에 답해야 할 사람은 야당으로서 김대중 정권의 재집권을 막겠다고 나선 이회창 후보이다. 이회창 후보가 안보 문제를 피해가기 때문에 쟁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민주당이나 노무현 후보로서야 쟁점이 되면 불리한 안보 국방 문제를 먼저 거론할 마음이 없을 것이다.
  왜 이회창 후보는 한국의 우파 세력이 걱정하는 안보 문제를 피해가는 것일까. 이회창 후보의 측근들은 그 문제를 거론하면 젊은 표를 잃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우파 세력 표야 어디 가겠는가 하는 생각인 모양이다. 한 우익인사는 이런 발상에 대해 '본처는 어디 가겠느냐고 생각하면서 예쁜 여자를 찾아다니는 남편의 발상이 아닌가. 정당이란 지지계층을 대변하는 조직인데 지지세력을 대변하지 않고 반대세력을 대변하겠다는 것인가. 1997년에도 김대중 후보의 이념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못해 김대중 치하에서 대북정책이 왼쪽으로 가는 것을 자초한 이회창 후보가 두번째 실수를 하고 있다'고 흥분하기도 했다.
  이회창-노무현 선거가 역사적 의미가 있으려면 국가의 진로와 국민들의 염원을 놓고 정정당당하게 논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럴려면 시대의 주제를 놓고 후보끼지 사회세력끼리 뜨겁게 붙어야 한다. 체제와 이념 문제를 제외한 토론은 겉돌 것이고 선거의 의미를 축소시킬 것이다. 한국역사상 기회주의자가 권력을 잡은 적이 없다는 말을 하는 정치학자들도 있다. 이번 대선 결과가 이런 점에서 주목된다.
  
출처 :
[ 2002-12-02, 18:3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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