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산토끼, 그리고 이회창 전략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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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이념 지도는 월간조선의 정기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할 때 대강 이러하다. 우파세력, 즉 대한민국 수호세력은 약60%(이들은 여론조사에서 김정일은 惡이라고 대답한다). 김정일 추종세력은 약10%(이들은 여론조사에서 김정일이 善이라고 대답한다). 중도좌파가 약30%(이들은 김정일이 악인지 선인지도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김대중 집권 5년동안 약80%에서 약60%로 줄어든 우파세력중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은, 잘 무장된 反김정일 우파세력은 약30%이다. 이 30%는 예컨대 [부산아시안게임 입장식 때 태극기를 포기하고 한반도기를 들고 들어간 것이 잘한 일인가 못한 일인가]라고 물었을 때 [말도 되지 않은 짓이다]라고 확실하게 대답하는 이들이다.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을 악의 축이라고 발언했다.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찬성한다]고 나오는 것이 이들 30% 세력이다.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의 고정표는 항상 35% 정도로 나오는데 이들이 바로 핵심 우파세력 약30%인 것이다. 이들은 이회창 후보의 최근 행보에 대해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자녀들이나 후배들을 만나면 [그래도 이회창을 찍어야 한다]라고 매달리는 이들이다. 60% 우파세력중 나머지 30%는 이념무장이 안되어 있어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이들이다.
  최근 이 그룹에서 노무현 후보 지지로 많이 넘어가는 경향이 보인다. 이회창 후보 진영에서는 비록 소수이지만 이들 흔들리는 30%의 우파진영을 먼저 결속시킨 다음 여유가 있으면 30%의 중도 좌파표를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수는 우파 표는 자동적으로 이회창 쪽으로 올 것이니 30%의 중도좌파 표를 얻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회창 후보는 이 후자 편에 서서 반미시위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는 것 같다.
  이회창 후보가 우파의 집안단속을 확실히 하지 못한 형편에서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아가 좌파 표를 쫒아다닌 지 1년이 넘었지만 그의 지지율은 35%를 돌파하지 못했다. 이는 산토끼 잡이에는 실패했고 오히려 문을 열어둔 탓에 집토끼가 달아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낳게 한다.
  이회창 후보가 좌파 표를 얻기 위해서 신경을 쓰다가보니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이념대결이 희미해졌다. 이는 우파 지지층의 염원을 무시하는 것이다. 우파인사들은 이번 선거에서 역사관, 대북관, 김정일관, 통일관, 한미관계 등을 놓고 좌우파가 정면대결을 벌려 국가의 진로를 선택하기를 바랐다. 이회창 후보가 그런 정면대결을 피하는 바람에 좌우 구도는 성립되지 않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싸움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니 흔들리는 우파 30%는 그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감을 상실하고 노무현 후보쪽으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지지세력의 상당부분은 [김정일은 善이다](10%) [김정일이 선인지 악인지 모르겠다](30%)라고 대답한 사람들일 것이고 여기에 [김정일은 악이다](60%)라고 대답한 사람들 가운데 우파 이념 무장이 잘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가세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며칠 사이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우파세력이 긴장하여 나름대로 운동을 펴고 있다. 많은 50대, 60대 기성세대는 자녀들, 직원들을 상대로 이회창 지지를 설득하고 있다. 50대와 60대가 20, 30대를 상대로 펼치는 자발적인 득표활동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특히 한 집안에서 동거하는 경우가 많은 50대와 20대 사이에서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날지 궁금할 뿐 아니라 이것이 이번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20대는 대학생이거나 군대에 가 있거나 직장에 다닌다. 대다수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어 부모의 설득이 먹혀들 수 있는 관계에 있다. 이번 선거는 가정 안의 토론을 통해서 승부가 날지 모른다.
  
출처 :
[ 2002-12-08, 18:3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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