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이 선거전에선 지고 주류층이 투표에서 이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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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會昌은 선거전에서 지고 主流層이 투표에서 이길지도
  
  적어도 선거전에서만은 李會昌후보의 敗色이 짙어지고 있다. 12월9일 李후보는 거의 모
  든 여론조사에서 盧武鉉 후보를 의미 있는 차이로 뒤지고 있으며 선거운동 현장의 熱氣 또
  한 盧 후보에게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는 무엇보다도 선거전략의 실패이다.
  李會昌 후보는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구도에서 출발했다. 한 右派 인사는 『이회창씨가
  정치적 자살을 하지 않으면 질 수 없는 게임인데 뒤진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지역구도에서는 호남 대 非湖南, 이념구도에서는 左右 대결. 이 2중 구도하에서 李會昌 후
  보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문제는 세대차.
  李會昌 선거 전략의 실패는 그가 우파 이념을 포기한 데서 비롯되었다. 李會昌 후보는 盧
  武鉉 후보의 가장 큰 약점으로 파악되었던 좌파성향을 공격하지 않았다. 두 여중생 사망사
  건을 문제삼은 反美 운동에 그가 동참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로부터 이념대결(좌우대결)
  이란 중요한 무기를 빼앗아갔다.
  남북이념대치상황에서 이념을 포기하는 정치인은 사소한 데 목숨을 거는 작은 정치를 하게
  되어 있다. 이념을 포기한다는 것은 安保문제, 對北문제, 통일문제, 이념갈등 문제, 체제위
  기 등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주제를 피해간다는 뜻이다. 인간은 큰 것을 포기하면 작은 데
  몰입하게 되어 있다. 李會昌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나 선거 쟁점이란 것들이 큰 줄기를 포기
  한 자질구레한 것들이었고 이것으로써는 유권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었다.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그의 가장 큰 공약은 너무나 흔한 것이고 어느 정당이나 할 수
  있는 것이며 말만큼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12월8일에 李會昌 후보가 발표한 공약들도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은 局面反轉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진 것 같다. 한 독자는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한나라당 의원들을
  장관에 임명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한나라당이 거대한 人材풀인데 이들
  을 쓰지 않겠다면 어디서 사람을 구해옵니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알아보았더니 한나
  라당 의원들을 기용안하겠다는 뜻이 아니고 현역의원 상태에서는 안되고 의원직을 사퇴하면
  된다는 의미였다. 참 싱거운 공약이다.
  이런 식의 정책싸움은 선거판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유권자들은 『또 空約이군. 당선되
  면 그도 잊고 나도 잊는데 무슨 소용이람』이라고 생각해버린다. 이념이 한반도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존 조건인데 이것을 포기한 정치인은 필연적으로 가볍고 작고 비겁하게 보이게
  된다. 한반도적 정치판에서 정치인은 이념을 자신의 운명으로 껴안을 때만이 커지고 비장해
  지며 도덕적 권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盧武鉉 후보가 오히려 이념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소신을 수정함이 없이 밀고나가고 있다.
  텔레비전 토론에서 그는 대한민국을 분열정권이라고 본다는 시각을 수정하지 않았다. 김정
  일 정권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는 검증에는 반대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현장 유세에
  서도 자신의 좌파적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한다.
  좌파 후보는 이념적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우파 지도자는 反美 운동에 동조함으로써 이념적
  지조를 버린 것처럼 비치게 되었다는 것이 李會昌 苦戰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 우파 이론
  가는 『금전적 부패보다도 이념적 부패, 즉 보수적 기회주의가 더 나쁘다』라고까지 말하기
  도 했다.
  이념적 시각을 포기한 결과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盧武鉉 후보가 행정수도(청
  와대와 국회를 옮기겠다는 사실상의 수도 이전)를 서울에서 충청권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
  는데도 李會昌 진영에서는 돈 문제만 따지면서 아주 미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남북무장대치상황에서 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전국민의 반인 2000만명이 몰려 살고 있고
  경제력과 군사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전쟁이 터졌을 때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 아
  닌가 하는 불안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 남북통일을 전제로 한다면 우리 민족사에서 1000년
  간 수도였던 서울을 남쪽으로 옮긴다는 것은 영구분단의 허용 또는 통일 주도권의 포기로
  비칠 수도 있다. 지금 김정일이 서울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힘은 이곳이 수도이고 수도
  를 공격하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수도란 점에 對北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무장이 제대로 된 후보라면 이런 점을 지적해야 하
  는 것이다.
  李會昌 후보가 좌우대결을 회피하고 좌파에 영합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약60%로 추정되
  는 우파 진영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李會昌 후보에 실망한 세력은 허무적으로
  변하여 부동층으로 흐르든지 盧武鉉 후보쪽으로 기울고 있다. 李會昌 후보에 절망했지만 그
  래도 盧武鉉 후보의 집권을 저지하는 것이 선결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은 李會昌 후보에 대한
  배신감을 감추려 하고 있으나 그들의 士氣는 크게 떨어졌다. 이회창 후보를 꼭 지원해야겠
  다는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李會昌 후보가 이념대결로
  갔더라면 결집시킬 수 있었던 우파 진영이 내부적으로 일대 혼란에 빠짐으로써 이회창 지지
  율은 마의 35-36%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李會昌 후보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우파 진영의 다급함이 확산되는 일이다. 李
  會昌 후보가 불리하다는 사실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우파, 기성세대층이 발벗고나서서 자녀
  들, 후배들, 직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펼치는 장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설득의 결
  과는 여론조사에서보다는 투표장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 李會昌후보가 선거전에서
  는 지고 투표에서 이긴다면 그것은 한국 사회 주류층의 봉기 때문일 것이다.
  
  
출처 :
[ 2002-12-09, 18:3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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