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극우라고 모는 사람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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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월10일)도 신문광고전에서 노무현 후보측이 압승을 했다. '어머니, 당신이 잠못 이루고 돌아누울 때 저도 그 쪽으로 돌아눕습니다.'라는 헤드라인은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 마음, 자식을 군대 보낸 노무현은 압니다.'로 끝나고 있다. 군대 복무 문제로 고민하는 젊은이 표에 육박할 수 있는 감수성 넘치는 글이다.
  '누구입니까? 치솟는 전세값 마련하느라 빚을 갚기도 전에 또 대출을 받아야 하는 현실, 누가 바꿀 수 있겠습니까.'란 이회창 후보의 신문광고 헤드라인은 누구 표를 얻고자 하는지 분명치 않다. '이회창이 집값의 20%만 가지고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라고 이 광고는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회창 후보의 득표와 무슨 상관이 될까. 이런 흔한 공약을 믿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감성에 호소하는 노무현측의 광고 문안과 심심한 이회창측 광고문안을 비교하면 신진기예의 프로 광고맨과 늙은 공무원의 대결인 듯하다. 이회창 정치가 낡았는지의 여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의 선거전략이 낡은 것임은 분명하다.
  광고를 잘한다고 이것이 진실을 전한다는 보장은 없다. 노무현 후보는 지난 8일 충청권으로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그 이유를 '과밀집중의 수도권에 숨통을 트이게 하고, 발전이 가로막힌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고자 하는 정책이다'고 말했다.
  이는 말이 안되는 억지이다. 그는 소위 신행정수도에 청와대와 중앙부처는 물론 국회까지 이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신행정 수도 건설이 아니라 수도를 옮기겠다는 것이다. 정치, 행정기능까지 가진 도시는 행정수도가 아니라 수도 그 자체이다. 이렇게 된다면 행정수도로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다. 왜냐 하면 정치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고 중앙 행정부처가 있는 곳은 영향력이 집중된 것이고 그것이 磁力이 되어 사람들을 끌어모으게 되는 것이다.
  행정수도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서울이 되어 중부권에 과밀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에 사람들이 몰린 것의 반복이 되는 것이다. 서울에 왜 사람들이 몰려사는가. 청와대로 상징되는 정치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있기 때문이다. 인허가권을 가진 중앙부처가 있기 때문이다. 권력과 행정력과 입법권을 가진 곳으로 가야 일이 되고 편하게 살며 좋은 교육을 받고 로비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권과 이익과 편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독단이다. 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국체변경에 버금가는 국가 大事이다. 이는 헌법개정보다도 더 중요한 결정이다. 남북대치상황에서는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서울의 천도(수도를 옮김)이다. 김정일이 서울을 칠 수 없는 것은 이곳이 수도이기 때문이다. 이곳을 공격하면 바로 전면전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수도 기능이 빠지면 김정일로서는 서울을 상대로 불장난을 펼 수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수도 기능을 빼는 것은 對北전쟁억지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한 일을 국민들과 아무 상의도 없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의 논의도 없이, 여론과 언론을 통한 토론도 없이 청천벽력처럼 발표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은 내일을 안심하고 설계할 수 없다.
  
  오늘(12월10일) 민주당의 부대변인이란 사람이 아주 재미 있는 논평을 냈다. 제목은 '한나라당은 조갑제씨 代辯정당인가?'였다. '조갑제씨는 한나라당의 대변자인가'라고 했으면 기분이 나빴을텐데 원내 제1당이 나의 대변자라니? 기분이 좋았다. 다만, 이 대목이 걸렸다.
  '한나라당이 극우 언론인으로 알려진 조갑제씨의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극우란 어떤 성향인가. 불법과 폭력을 사용하여 우익의 이념을 확산시키자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강경 세력이 없다. 나는 법을 잘 지키고 있으며 폭력이 아닌 筆力으로써 우파사상, 즉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 하고 있다. 언어감각이 정확해야 할 대변인이 실수한 것이다.
  언어의 선택 성향을 보면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속한 단체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나 같은 事實주의자와 온건한 자유민주주의자를 극우라고 모는 사람은 자신이 좌파이든지 극좌라는 것을 자백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극우란 과장된 표현은 생사람을 잡을 때 과격한 세력이 흔히 쓰는 막말이기 때문이다.
  
출처 :
[ 2002-12-10, 18:3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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