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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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군 관련 학교의 한 교수가 군 간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大選 모의 비밀 투표를 시켰다고 합니다. 결과는 이회창 7표, 노무현 11표, 권영길 1표였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습니다. 간부 후보생들이 어떻게 노무현 후보를 이렇게 지지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학생들도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합니다. 평소의 학급 분위기로는 이회창 후보 표가 하나도 나올 것 같지 않았는데 일곱 표나 나오다니 하고 얼떨떨해하는 표정이더라고 합니다.
  大選 투표일이 가까워지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런 모의 투표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동창회에서 직장에서. 당선자와 득표율이나 표차를 놓고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모의 투표에서는 공개로 할 경우 노무현 후보 지지가 많이 나오는데 비밀로 하면 이회창 지지표도 꽤 나온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립니다. 이런 예를 드는 사람들은 요사이 노무현 우세로 나타나고 있는 여론 조사도 사회의 묘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젊은 사람들이 본뜻과 달리 응답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한나라당 선거 관계자들 가운데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歷代 선거의 여론 조사를 보면 총선, 즉 국회의원 선거 예측에서는 많이 틀렸지만 대통령 선거의 예측은 다 맞았습니다. 특히 한국 갤럽은 1987년에 처음 투표 당일 당선자 예측 공개 관행을 도입한 이래 92년, 97년까지 득표율을 1%이하까지 정확하게 맞추었습니다. 그런 관례에 미뤄 요사이 여론조사도 다소 이견은 있지만 결국은 정확한 것으로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민심과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이 너무 차가 크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홍위병식 비방과 악랄한 흠집내기나 저질 인신공격 등 좌파 문화의 확산이 선거운동기간중 특히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여론조사 응답자들, 특히 젊은 층이 제대로 본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의문은 12월19일 개표가 시작되면 풀릴 것입니다. '역시 여론조사가 맞았군'이라고 나오든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굳어진 여론조사 우상숭배(대통령 후보의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결정할 정도로) 사조가 무너지든지.
  1987년 전두환 정권시절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여론조사 예측이 적중하는 것을 보고 朴武益 한국 갤럽 소장은 '이제 우리나라도 여론조사를 믿을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이 양심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여론조사가 적중하는 사회는 생각하는대로 정직하게 응답할 수 있는 투명하고 자유로운 선진사회란 뜻입니다.
  약1500명에 대한 여론조사로써 그 2만 배나 되는 약3천만 명의 투표 성향을 1% 이내의 오차로 알아맞춘다는 것은 대단한 정밀과학입니다. 인간의 정치심리를 나이, 교육, 지역, 직업, 성별의 변수를 투입하여 정확히 알아맞춘다는 것은 경이로운 독심술입니다.
  만약 이번 대선 여론조사가 크게 틀리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한국사회에 무거운 분위기가 깔려 인간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고 그런 조건하에서는 기존의 여론조사기법이 통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되겠는데, 물론 오는 19일에 그 여부가 판정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뿐 아니라 여론조사 기관들도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출처 :
[ 2002-12-11, 18:3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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