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국정원 여직원 사건’ 보도행태 분석
사건의 본질인 여직원 감금 사안은 묵살하고, 從北 비판 글을 선거 개입으로 몰아

趙成豪(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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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사건’과 관련된 일부 기사에서 일방적 왜곡과 추측성 보도를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민주통합당(민통당) 당원들은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2월11일, 국정원 모 여직원이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인터넷에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다며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여직원의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그들은 여직원의 오피스텔 戶數(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여직원의 차를 들이받았으며, 오피스텔 앞에서 대치하며 가족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당 관계자 중 일부는 한 취재 기자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했다.

민통당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며 새누리당을 집중 공격하는 가운데, 여직원 金 모 씨는 12월13일, 자신의 컴퓨터 두 대(데스크탑 1개, 노트북 1개)를 수서경찰서에 제출했다. 수서경찰서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에 컴퓨터를 넘기고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同年 12월16일 밤, 수서경찰서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결과문 일부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12. 10. 1 ~ 12. 13간 ‘문재인·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피고발인(注: 여직원)은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전자정보 중에서 ‘지난 10월 이후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글’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한하여 임의제출하는데 동의.
경찰은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및 서울청 사이버수사대의 전문 증거분석관 10명을 투입하여 디지털 증거분석 전용장비 및 문서 파일 등에 대해 분석하는 한편, 관련 게시물이나 댓글을 찾기 위해 수 십 개의 검색어로 검색 후 정밀 분석 하였습니다…

□ 수사 진행상황
○ 고발인 및 신고자 상대 고발인 보충조사를 한 바,
언제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아이디로 어떤 내용의 댓글을 게재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고, 증거로 추가 제출한 자료는 이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며… 또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피고발인을 신속히 소환하여 강도 높은 조사를 하였으나 고발사실에 대하여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는 등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민통당 국회의원들은 12월17일 서울 서대문구의 경찰청을 방문, 김기용 경찰청장을 면담하고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항의했다. 같은 날 우상호 공보단장도 현안 브리핑에서 “바로 인터넷에 연결해서 댓글을 다는 것이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댓글을 보관해 놓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경찰 발표 내용을 비판했다.


IP추적은 통신비밀보호법 상 규정된 절차 밟아야만 가능

민통당은 하드디스크 조사만으로는 댓글 작성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IP추적’을 요구했다. IP(Internet Protocol)란 全 세계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 부여된 고유의 식별 주소다. 이를 통해 인터넷 사용자가 열어본 페이지와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이 IP추적을 하지 않았던 것은 민통당 측에서 확실한 物證(물증)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P는 통신비밀보호법 상 규정된 절차에만 의거해 추적할 수 있다. 경찰이 충분한 증거자료를 첨부하면 법원에서 이를 심의한 뒤 영장을 발부하는 것이다. 당시 민통당 측은 국정원 여직원이 달았다는 댓글의 캡처자료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心證(심증)만으로 섣불리 IP추적 영장을 신청할 순 없다.

경찰은 “포털 아이디 명의와 IP추적 등은 통신사의 협조를 구해야 하지만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이라 확인할 수 없다”며 “통상적·국제적으로 쓰이는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한 결과 댓글 작성 가능성은 희박했다”고 전했다. 또 “의심만 가지고 영장이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드디스크 고의 삭제’ 의혹에 대해서는 “金 씨가 의도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게 손을 썼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최고의 전문가가 나흘 동안 전력을 다해 수사했고 어지간한 부분은 복구가 됐다”며 “현재 기술력으로는 복구가 불가능한 영역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金 씨가 의도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게 손을 썼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 증거 미확보는 언급않고 ‘IP추적’ 하지 않은 경찰 성토

이 같은 경찰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한겨레>는 경찰을 집중 공격했다. <한겨레> 2012년 12월17일자는 “‘기초 중 기초’ IP주소도 확인 안해…경찰, 수사의지 없었다”이란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하드디스크 ‘고의 삭제’ 의혹과 ‘IP추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악성 댓글 흔적을 찾기 위해 하드디스크만 조사했다는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한다. 金 씨는 의혹이 불거진 뒤 이틀이 지난 13일에야 자신의 컴퓨터를 경찰에 제출했는데 이 기간 동안 자신이 방문한 인터넷 페이지와 댓글 기록을 하드디스크에서 충분히 삭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일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실무자는 “경찰이 첫날 출동했을 때 아이피 주소를 확인해야 했다.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 컴퓨터를 제출한 상황에선 金 씨가 ‘절대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초기 증거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렇게 부실한 수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이 실무자는 “와이브로를 사용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엔 무선 연결장치에 접속 기록이 남는다. 이 장치도 함께 제출받았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기사에는 IP추적을 위해 밟아야 할 공식절차와 민통당의 증거 미확보에 대한 언급은 없고, ‘경찰의 수사 부족’만을 비판했다.


‘국정원이 선거 개입했다’ 식의 추측성 보도

같은 날 <한겨레>는 “국정원 엘리트 70명 ‘댓글알바’…자괴감 느껴”라는 기사도 내보냈다. 前職(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신문은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국정원의 對北(대북)심리전을 문제삼았다.

<■ 질문: 대북 심리전단은 이전 정부 때도 존재했다는데, 대북심리전은 어떤 일을 했는가.
: 군대에서 하는 심리전 있잖나.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여러 활동을 ‘대북 심리전’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남 심리전’ 개념은 있을 수 없다. 적의 개념이 들어가는 것인데, 전쟁과 적의 개념을 상정한 활동이라면 이건(注: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사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국민을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진 것이라고 본다.>

그는 “어떤 형식이든지 자국민들을 상대로 그런 심리전을 펼친다면 국가 정보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 국정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한겨레>와 인터뷰이(interviewee, 인터뷰 대상자)는 국정원이 마치 대북심리전을 정치적으로 惡用(악용)한 것처럼 주장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경찰과 국정원, 국토해양부가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취지의 기사도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한겨레>는 “‘국정원 직원 댓글 의혹’에 관한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도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3차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직후인 16일 밤 11시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의 댓글 공작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서둘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건, 야당 주장을 거짓처럼 비치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주장 역시 경찰의 발표와 다르다. 당초 경찰은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도 발표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즉, 12월17~18일 발표했으면, 경찰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개입하려 했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조사 결과가 나온 즉시 발표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판을 가하고, 사실확인이 안된 부분에 대해선 ‘다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경찰은 후속 수사를 통해 金 씨가 左派(좌파)성향으로 분류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지난 1월31일 수서署는 브리핑을 열고 “작년 8~12월 인터넷 사이트 2곳에 정치 관련 글이 포함된 게시글 120개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광석 서장은 그러나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비방하는 글은 없었다. 야당이 주장한 것은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인데 이 같은 글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 金 씨가 야당 후보의 실명을 쓴 것처럼 보도

이후 <한겨레>는 金 씨가 쓴 글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폭로했다. 1월31일자 기사는 “金 씨가 11개 아이디로 작성한 글의 내용을 보면, 야당 대선 후보 및 국회의원을 비판한 글 10건, 4대강·제주해군기지 등 사회 쟁점에 대해 정부와 여당을 옹호하는 글 25건 등 91건의 게시글 대부분이 정치·사회·남북·경제 분야를 다뤘다”고 밝혔다. 또 “金 씨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찬성, 4대강 입장 옹호, 북한 비판 등 몇몇 특정 주제 대해 동일한 입장을 드러내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것도 확인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의도적으로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기사에 <한겨레>가 첨부한 표를 보면, 야당 후보를 비판한 글은 91건의 글 중 4개에 불과하다. ‘북한 관련 비판’(36건), ‘해군기지·에너지대책·4대강지지’(25건), ‘국가보안법·從北(종북)교육 옹호’(9건) 등이 대부분이다. 대북심리전을 主업무로 하는 金 씨가 충분히 올릴 수 있는 내용의 글이다.

국정원 여직원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썼다는 글은 다음과 같다. (동아일보 참조)
<“탈북자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삐라 살포다.” (10월25일)
“최근 북한군이 귀순하는 이유는 식량보급체제가 배급제에서 자급자족으로 바뀌어서다.” (11월7일)
“에결위에서 제주해군기지 처리가 보류됐다고 한다. 정말 어이가 없다. 눈과 귀를 틀어막고 오직 입만 여는 반대세력 때문에 국가안보가 보류되고 말았다.” (11월30일)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국민들을 굶겨 죽이면서 핵실험하고 미사일 쏘는 게 정상인가?” (12월5일)
“국보법 없애면 안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대한민국을 ‘남쪽정부’라 부르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판인데 국보법마저 폐지하면 대한민국이 남아나겠나” (12월6일)>

<한겨레>는 이를 근거로 金 씨가 국가정보원법 9조(정치활동 금지)를 위반했다고 했다. 9조2항은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다.

金 씨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의 지지·반대를 표명한 것이 아니라, 북한과 국내 從北세력을 비판하는 익명의 글을 썼을 뿐이다. 그나마 야당 후보를 비판했다고 한 글에선 실명조차 거명하지 않았다.

<金 씨는 지난해 11월20일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注: 홈페이지)에 “신변안전 보장 강화에 대한 약속이 없으면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너무도 당연한 거 아닌가? 금강산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목숨 걸고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적었다. “조건 없이 금강산 관광을 즉각 재개하겠다”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하루 전날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12월5일에는 “어제 (대선) 토론 보면서 정말 국보법 이상의 법이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꼈다.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조차 대한민국을 남쪽 정부라고 표현하는 지경이라니”라는 글을 통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방했다.> (2월4일자 <한겨레> 기사 일부)

위 기사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방했다’는 표현은 일종의 사실 왜곡에 해당될 수 있다. 기사만 보았을 때, 金 씨가 마치 야당 후보의 실명을 거명하며 특정 후보를 비방한 것처럼 誤認(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작’이란 용어 빈번히 사용

그동안 <한겨레>가 보도한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단정적이고 세간의 의혹을 사실인 양 표현했다. 몇 개는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한겨레> 일부 기사의 제목들이다.

“글 안썼다”→“대북심리전”…국정원, 거짓말 들키자 궤변 (1월31일자)
국정원, 비판글 작성 증거 나오자 뒤늦게 ‘거짓말’ 시인 (1월31일자)
[단독] 국정원 김씨 “종북 혐의자 추적 업무만” 결국 ‘거짓진술’ (1월31일자)
국정원 여직원 ‘수상한 인터넷 행적’ (1월4일자)
‘기초 중 기초’ IP주소도 확인 안해…경찰, 수사의지 없었다 (12월17일자)
경찰·국정원·국토부, 대선앞 줄줄이 선거개입 (12월17일자)
“국정원 엘리트 70명 ‘댓글알바’…자괴감 느껴” (12월17일자)

이 중에서 민통당의 불법 감금과 차량 고의사고를 다룬 기사는 찾을 수 없다.

<한겨레> 보도의 특징 중 하나는 ‘여론조작’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여론조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보면, 국정원 여직원 사건 관련 기사들이 검색된다.

<김씨가 다른 사람의 게시글에 찬반 표시를 한 게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도 국정원이 ‘김씨가 작성한 글’의 존재를 애써 부인한 것은 그만큼 적극적으로 대선 여론 조작에 개입했다는 핵심 정황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3년 1월31일자 기사 일부)
<선거가 끝난 마당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건을 다시 들고나온 건, 선거 과정에서 일부 보수 매체에 등장한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전이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아마도 국정원의 조직적 온라인 여론 조작 의혹, 박근혜 당선인의 아이패드, 십알단 및 신천지 의혹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12월22일자 기사 일부)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급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와 더딘 수사 진행이 경찰 내부에서까지 비판받고 있다. 이번 수사에서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차기 정부가 진행할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경찰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2013년 2월13일자 기사 일부)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와 함께 대선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아무개(42)씨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 24개가 새로 확인됐다. 이들 아이디로 작성된 글들은 김씨가 직접 쓴 글보다 훨씬 더 노골적으로 야당을 비난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이 더욱 짙었다. (2013년 2월13일자 기사 일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두고 ‘여론조작’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상의 왜곡이다. ‘여론조작’은 이 사건의 본질이 아닐 뿐더러 가치중립적인 용어도 아니다. 경찰 수사와 법리적 판단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이 같은 단정적 용어를 쓴 것은 문제가 있다.


被訴(피소)된 <한겨레> 기자와 경찰 관계자

<한겨레>는 이밖에도 민통당 당원들이 金 씨의 오피스텔을 급습했을 때 저지른 불법적 행태에는 침묵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고의 차량사고(注: 당시 박근혜 후보는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다. 또 金 씨의 오피스텔 앞을 30여 시간이나 점거하고 불법 감금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같은 인권유린에 가까운 민통당의 행태를 지적·비판한 <한겨레>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2년 12월13일 金 씨는 불법 감금 혐의로 민통당 관계자들을 고소했다. 현재 불법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金 씨는 또 2월4일, 인터넷 사이트 ‘오유’ 관계자와 경찰 관계자, 자신의 ID를 이용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기록을 열람한 <한겨레> 기자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이나 ‘오유’ 사이트에서 자신의 ID를 <한겨레>에 건넨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또 경찰이 공소제기 전에 수사상황을 언론사에 제공하는 것은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혐의에 해당된다는 것이 金 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국정원 여직원의 아이디를 유출한 자가 사이트 관리자인지 경찰인지 알 수 없어 피고소인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갑제닷컴>은 지난 2월 초, 수사 진행사항과 피소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자 수서署에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수사과장 不在(부재) 등의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13일 오후에는 <한겨레> 관계자와도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물증없이 IP추적이 안된다는 사실 ▲金 씨가 야당 후보의 실명은 쓰지 않았는데 마치 거명된 것처럼 기사를 쓴 이유 등을 물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철저히 수사하라는 뜻에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명 건에 대해 묻자 통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전화를 끊었다.


사안의 본질을 다루지 않는 언론

‘국정원 여직원 불법 감금사건’의 본질은 민통당이 대선을 앞두고 물증없이 여직원의 집을 급습해 30여 시간을 감금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의로 차량사고도 일으켰다. 민통당 관계자 중 한 명은 대선 전날 한 종편방송에 출연해 고의 차량사고가 ‘공익 목적이었다’고 주장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겨레>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은 사안의 본질은 간과한 채, 국정원 대북심리전 부서 소속인 金 씨가 업무 상 쓸 수 있는 글만을 문제 삼으며 균형을 상실한 보도를 했다. 문제는 이런 보도를 접한 많은 국민들이, 국정원과 金 씨가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했다고 인식하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본말이 顚倒(전도)된 이 사건은 차후 金 씨 감금 건에 관한 수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 2013-02-14, 09:3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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