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호스트 가족을 소개합니다
조인정의 미국 고등학교 유학 奮鬪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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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당신의 장애물들은 (당신을) 새로운 시작으로 인도하는 출입문이 될 수 있다. (The obstacles of your past can become the gateways that lead to new beginnings.)미국의 뉴에이지 작가인 랄프 블럼(Ralph Blum)이 한 말이다.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타오르던 나의 포부는, 내가 호스트 집에서 보모와 시중으로 일하는 동안 점점 그 강렬함을 잃어갔다. 심적으로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내면서 나의 하루 일과는 달력에서의 하루를 지워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어서 내년 6월이 되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뵙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석 달의 고생을 비롯한 나의 인내와 기다림은, 나를 좀 더 나은 인생의 길로 인도하여 家族愛(가족애)()이 넘치는 에이미(Amy Morley)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20101131일에 나는 드디어 지역관리자 집을 떠나, 에이미 집이 있는 위스콘신 주의 캐스빌(Cassville)에 도착했다. 에이미는 오늘부터 나의 새로운 호스트 엄마였다. 나는 예전의 호스트 엄마로부터 겁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에이미의 말에 웃으며 답을 하기가 어려웠고 긴장도 되었다. 부엌과 붙어있던 거실을 잇는 복도를 지나면, 오른쪽에 안방이 있었고, 왼쪽으로는 두 개의 방이 있었는데, 에이미는 내게 첫 번째의 방은 에이미가 호스트를 하고 있는 스웨덴에서 온 에릭(Erik Ahlman) 이라는 남자아이의 방이라고 했다. 그리고 에릭의 바로 옆방은 내 호스트 남자 동생인 키근(Keegan Morley)이 쓰는 방이었는데, 그녀는 내게 키근의 방과 지하에 있는 방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 개를 선택하라고 했다.

 

지하에서 벽걸이 TV와 소파가 있는 또 다른 거실을 지나면 나의 호스트 오빠가 될 챈스(Chance Morley)의 방이 있었고, 그 방 바로 옆에는 호텔에 들어온 것과 같이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파랑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엘레강스한 방이 하나 있었다. 이 아름다운 방과 키근의 방 중에서, 나는 키근의 방을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선택했다. 그 이유인 즉 슨, 키근의 방 안에는 지하의 방에는 없는 책상과 의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내가 만났던 대부분의 미국 친구들의 방에는 따로 책걸상이 없었다. 그들은 침대에 기댄 자세로 책을 펴 숙제를 하거나 노트북을 이용해 에세이를 썼다.) 지난 번 호스트 집의 내 방에도 역시 책상과 의자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숙제와 공부를 할 때, 자세를 취함에 많은 애를 먹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는 했다. 따라서 책상과 의자는 미국생활에서 내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였다. 결국 일층의 안방 바로 앞 책상과 의자가 있는 방이 이제 내가 머물게 될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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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방에 놓아두고, 나는 에이미와 함께 내일부터 내가 다니게 될 학교를 방문했다. 학교의 이름은 캐스빌 고등학교(Cassville High School)였고, 공립학교였으며, 15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이 곳에서 학습을 받았다. 예전의 크리스천 학교보다 큰 규모의 학교에 들어서니, 다시 긴장이 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나와 에이미는 곧바로 교장실로 들어섰고, 그곳에는 전 날 만났던 나의 새로운 지역관리자인 몬티(Monte Scholl)가 둥글둥글하고 퉁퉁하신 교장선생님과 함께 있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내가 이 학교 역사상 처음 있게 될 한국학생이라며 굉장히 기뻐하셨고, 동시에 내가 현재 이 학교의 유일한 아시아인일 거라고 했다. 곧바로 우리 넷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내가 수강할 과목들을 선택했는데, 이 결정 또한 만만치 않았다. 결국 나는 영어를 포함하여 생물 II, 수학, 세계사, 코러스(음악), 원예학, 세라믹(미술)을 선택했고, 나머지 한 시간은 자습을 하기로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때 마침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복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갑자기 고요하던 학교가 한꺼번에 우르르 복도로 빠져 나오는 학생들의 대화소리에 소란스러워졌다.

 

나는 교장실 앞의 복도를 지나 카페테리아로 향하는 엄청난 수의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지나가던 학생들은 처음 본 동양인인 나를, 슬쩍 보고 지나쳤다. 그 순간, 내 옆에 서 있던 에이미를 보고 8명의 학생들이 다가왔는데, 에이미는 이 중에서 키가 가장 큰 한 남자학생을 가리키며 이 학생이 내 호스트 오빠인 챈스(Chance Morley)라고 했다. 사실 챈스와 함께 있던 나머지 학생들은 모두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이었는데, 그 국가들 또한 각양각색이었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나(Mariana Schmidt)와 아나(Ana Toscana)를 시작으로 하여, 독일에서 온 캐서린(Kathrin Te), 슬로바키아에서 온 아니(Anetika: 아니는 그녀의 닉네임이다), 노르웨이에서 온 씨씨(Cecilie Nyhus: 씨씨 또한 닉네임이다), 핀란드에서 온 유호(Juho Letimaki), 그리고 나의 호스트 오빠가 될 스웨덴에서 온 에릭(Erik Ahlman)이 바로 이 학교의 교환학생들이었다. (이곳의 모든 교환학생들은 캐스빌에서 거주하는 호스트 가족과 함께 호스트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과 국적을 내게 소개하며, 나와 친하게 지낼 것을 약속했고, 학교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말했다. 아직은 첫 인사만을 마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서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대화했지만, 나는 그들의 자상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 학교에서는 어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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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모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카페테리아로 갔고, 나는 새로운 스케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에이미의 차를 타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집을 홀로 지켜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에이미가 미용사였기 때문에 그녀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예약 된 손님들이 그녀의 도움을 애가 타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나는 간단하게 피자 한 조각을 먹고, 집에 혼자 남아 차분히 내 짐 정리를 했다. 시계가 세시 반쯤을 가리키자, 두 명의 남자가 집에 들어섰는데, 한 명은 핀란드인 유호였고 다른 한 명은 스웨덴에서 온 나의 호스트 오빠 에릭이었다. 유호는 에릭에게 작별인사만을 남긴 채 떠났고, 곧 집에는 나와 에릭만이 어색하게 남아 있었다. 처음 몇 마디를 나누는 동안에 우리 둘은 서먹서먹 했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나와 에릭은 서로의 이야기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부엌에 서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농구부 연습이 끝난 키근이 오자 그렇게 우리가 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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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이 가까워 올 때쯤, 나는 드디어 나와 함께 동거 동락할 두 명의 호스트 오빠와 한 명의 동생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순간 내게 우리나라의 아이돌 스타를 떠올리는 듯한 잘생긴 외모를 가진 에이미의 둘째 아들 챈스와 스웨덴 오빠 에릭은 둘 다 나보다 두 살 위였고, 에이미의 막내 아들 키근은 나보다 세 살 아래였다. (첫째 아들 캐이시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군대생활을 했다.) 에이미와 그녀의 남편인 오션(Ocean Morley)은 오늘 일이 많아 평소와 달리 저녁식사를 우리와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 네 명은 챈스가 웨이터와 바텐더(waiter & bartender)로 일하는 작은 레스토랑에 갔다.

예전의 호스트 가족과는 매일 매일을 지겹게 물리도록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했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진정한 미국식 레스토랑을 가니 나는 황홀할 따름이었다. 메뉴 판을 받자마자 나는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내가 받은 메뉴 판에는 여태껏 태어나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들로 가득 했기 때문이었다. 햄버거, 샌드위치, 스테이크, 파스타 등의 요리들은 종류가 사용된 재료에 따라서 수도 없이 많았을 뿐 아니라, 음료의 종류도 너무 많아서 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다행히도 내 옆자리에 앉았던 동생 키근이 메뉴 판에 있는 모든 요리를 내게 쉽게 설명을 해주었고, 그 중 나는 BLT 샌드위치(Bacon, Lettuce, Tomato의 약자로 베이컨, 양상추, 토마토를 재료로 한 샌드위치)와 스프라이트를 주문할 수 있었다. 내가 샌드위치를 받고, 한 입을 베어 먹자마자 세 명의 눈이 내게로 집중되더니, 그들은 내게 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저녁다운 저녁을 먹은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샌드위치 또한 너무 맛있다고 대답했다. 키근은 자신이 주문했던 치킨 핑거(Chicken finger: 튀김가루를 입힌 닭튀김으로 치킨 텐더라고도 부름)와 탄산음료인 닥터페퍼(Dr Pepper)試食(시식)해 보라며 내게 조금 나누어 주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 넷에게는 대화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우리는 학교에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우리학교의 교환학생들, 그리고 에이미와 오션에 대해 이야기 하며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나는 조금씩 더 새로운 호스트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이들과의 생활은 분명 화기애애할 것이며, 내게 신선하고 색다른 미국 문화를 선사할 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마치 동화 속 신데렐라가 계모로부터 엄청난 압박과 호된 역경을 겪었지만, 결국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는 인내로서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며 마침내 꿈에 그리던 왕자님을 만날 수 있지 않았던가? 나도 석 달 동안 숱하게 호스트 엄마로부터 꾸지람을 들었고 그녀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逆境(역경) 끝에 꿈에 그리던 좋은 호스트 가족을 만났고, 나의 시련은 동화책의 마지막 ()처럼 나를 행복한 시작의 길로 인도했다.

 

[ 2013-07-04, 22:5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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