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보통 가정의 週末 파티
나의 미국 고등학교 유학奮鬪記(10)/하루는 새벽까지 모닥불의 불씨를 살려가며, 나와 키근은 혼자 사시던 옆집 아저씨까지 모셔와서 모닥불에 소시지도 굽고 식빵도 구워 버터에 발라 먹기도 했는데, 맛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曺認桯(조인정)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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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한 당신 쉬어라!’ 나는 캐스빌 고등학교를 다니 던 당시, 많은 양의 숙제 때문에 週中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업에 소모해야 했다. 그래서 호스트 가족과 대화를 하며 친밀감을 쌓을 시간과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週中에는 열심히 숙제와 공부를 하는 대신에, 週末에는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다. 내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종종 내게 교환학생 시절 당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물어본다. 그런데 나는 그 순간을 어떤 특정한 날로 꼽을 수가 없다. 오히려 주말과 같이 소소하고 일상적인 날에 느꼈던 재미와 행복이 내게는 더욱 즐거웠고 감동적이었으니까 말이다.

토요일 아침 9, 잠결에 문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눈을 뜬 후, 비틀비틀 화장실로 세면을 하러 몸을 일으킨다. 샤워기가 있는 화장실은 부엌 옆에 있었기 때문에, 수건을 들고 부엌을 지나갈 때면, 거실에 모여있던 이웃들은 나를 보고 인정이 일어났네? 잘 잤어?” “굿모닝이라 하며 아침인사를 청했다.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던 호스트 엄마 에이미는 매주 토요일 아침을 ‘Coffee Morning’이라 칭하며 이웃들을 초대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다운 시간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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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샤워를 마치고는 곧 테이블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하고, 또 커피도 마시며 週中에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부엌 한 쪽에는 여러 종류의 치즈, 크래커, 페퍼로니, 사슴고기 소시지, 쿠키 등의 간식을 두어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해두었다. 젊은 시절 바탠더(bartender)로 동네에서 유명하셨던 호스트 아빠 오션은 週末 아침에도 이웃들 사이에서 인기 좋은 바탠더로 통했는데, 그는 놀러 온 이웃들에게 블러디 메리(Bloody Mary) 등의 칵테일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과 맛으로 선사했다. 나는 처음에 이 칵테일의 이름이 피의라는 의미를 가진 ‘bloody’로 시작하기 때문에, 칵테일의 재료가 와 분명 연관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여 혐오스럽게 생각했다. 궁금함을 더는 참을 수가 없어서, 나는 이 재료가 무엇인지 결국에는 밝혀내고 말겠다는 의지로 오션에게 블러디 메리에 피를 설마 넣는 건 아니죠?’ 라고 물었다. 오션과 함께 내 말을 듣고 있던 이웃들은 모두 깔깔 웃기 시작했고, ‘블러디 메리는 토마토 주스와 보드카를 섞어 만든 칵테일이라고 내게 설명해 주었다.

3시간의 이웃들과의 유쾌한 ‘Coffee Morning’을 마치는 정오쯤이면, 에이미, 오션, , 그리고 키근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호스트 오빠인 챈스가 일하고 있던 작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 레스토랑에서 챈스는 다방면의 일을 했는데, 그는 자신의 아빠 오션처럼 바탠더로 일하며 손님들이 원하는 음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웨이터로서 주문을 받고, 요리사로서 주문한 요리들을 손수 만들어 서빙했다. 내가 주로 시켰던 음식은 닭가슴 살을 그릴에 구워 빵 사이에 양상추, 토마토와 함께 끼워넣은 ‘Grilled Chicken Sandwich’와 반을 자른 감자 위에 치즈, 베이컨 조각, 사워크림(sour cream)을 얹은 ‘Potato Skin’이었다. 나는 챈스가 주방에서 만든 요리를 받을 때면, ‘이 요리는 우리 오빠가 한 요리에요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챈스를 자랑하고 싶었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과 술을 마시는 것을 가장 큰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던 에이미와 오션은 식사를 테이블에서 끝내고는, (bar) 쪽에 앉아 그곳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나와 키근도 그 동안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나와 키근은 자주 지하로 내려가 같이 영화를 보았다. 지하에 있던 거실에는 큰 벽걸이용 TV와 뒤로 젖힐 수 있는 편안한 개인용 의자가 있었고, 우리는 전자레인지용 팝콘과 아이스크림도 미리 옆에 준비해 놓고 영화를 감상했다. 정말이지 불까지 꺼 놓고, 의자를 뒤로 젖힌 채 편한 상태로, 옆에 있는 팝콘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을 때면, 그곳이 여느 좋은 영화관 보다 더 좋은 곳이 되었다.

하지만 가끔 이웃들이 週末에 집에 놀러 오는 날이면, 우리는 덱(deck)이라고 하는 뒷마당에 만들어 놓은 작은 테라스에 파라솔을 펴고 테이블에 앉아 다시금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중에서 유독 나를 반기고 나의 뒤를 따라다니는 아이얼린(Irelyn)이라는 4살짜리 귀여운 꼬마 손님이 있었는데, 우리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집 아이였다. 엄마, 아빠와 손 붙잡고 온 아이얼린은 에이미 집에 도착하자 마자, 나를 찾았는데 물론 내가 어릴 적부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고 그래서 잘 놀아주는 것도 이유였겠지만, 몇 년 전에 아이얼린의 부모님이 호스트 했던 여자아이가 베트남系 독일인이어서 나를 보면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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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집에 살던 30대 부부와 그들의 5살 된 딸 메디(Maddie)2살인 아들 코디(Cody)가 오면, 그 귀여운 아이들 때문에 덱(deck)에는 웃음꽃이 더욱 활짝 피어났다. 하루는 나와 메디, 메디의 아빠가 한 組, 그리고 키근과 아이얼린, 아이얼린의 아빠가 또 다른 한 組가 되어 뒷산에 올라가 아주 독특하게 생긴 버섯을 딴 적이 있었다.

아무도 이 버섯의 이름을 알지는 못했지만
, 물에 오랫동안 불은 살처럼 쪼글쪼글한 갓을 가지고 있는 이 버섯을 우리는 썩은 나무 옆에서 채취했고, 후드티 모자 부분에 그 버섯들을 소중히 담아 가지고 내려와, 다음 날 함께 버섯 스테이크를 해 먹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루는 아이얼린의 아빠가 스쿠터 물청소를 하다가, 그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멋들어진 스쿠터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 나를 위해, 그 위에 나를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온 적도 있었다.

저녁이 되면 다시 오션의 손이 분주해져 갔다. 에이미 집 덱(deck)에는 그릴이 하나 있었는데, 그 곳은 주말저녁마다 요리사 오션의 조리장소였다. 요리TV를 평소 즐겨 시청하던 오션은 이 동네 최고의 요리사였고, 그는 역시나 최고의 요리를 선보였는데, 그릴에 스테이크와 소시지, 아스파라거스, 양파 등을 지글지글 맛나게 구울 때면 나는 그 옆에 서서 침을 꼴깍 넘기고는 했다. 에이미도 오븐에 프렌치프라이스를 요리하며 오션을 보조했다. 식사는 언제나 그렇듯 이웃들과 함께하는 식사였고, 아침부터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도 더 나눌 이야기가 남아있고 지치지도 않은지, 그들의 이야기는 밤이 늦도록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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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어서는 다시 또 작은 파티가 벌어졌는데, 이 때는 뒷마당에 작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땅콩을 까먹었다. 키근과 나는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서 거기에 마시멜로(marshmallow)를 꽂아 모닥불 옆에 앉아 마시멜로가 검게 잘 익을 때까지 구웠다. 이렇게 마시멜로가 검은 색으로 노릇하게 구워지면, 만졌을 때 몽글몽글하게 잘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준비해 뒀던 초콜릿과 잘 구워진 마시멜로를 그래햄 크래커 안에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들었는데, 이것은 미국 캠프 파이어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되는 特食인 스모어(S’more)가 되었다. 이 달콤한 特食을 한 입 먹어보면, 행복한 달콤함이 입 안에 가득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는 새벽까지 모닥불의 불씨를 살려가며, 나와 키근은 혼자 사시던 옆집 아저씨까지 모셔와서 모닥불에 소시지도 굽고 식빵도 구워 버터에 발라 먹기도 했는데, 맛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더욱 좋았던 것은, 혼자 사시면서 이웃과의 소통을 꺼리며 쓸쓸히 사셨던 이 분은, 이 날의 나와 키근과의 만남을 통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고, 다음에는 나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했던 라자냐(lasagna)를 함께 요리할 것도 약속했다.

 

우리가 스모어를 만들고 있는 사이에, 어른들은 여전히 맥주파티를 즐기고 있었고, 가끔 오션은 내게 한국노래를 불러 주기를 청했다. 그러면 키근은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재빨리 자기 방에서 스테레오를 가지고 나와 덱에 있는 컴퓨터에 연결하기 시작했다. 키근은 매일 학교 갈 때 부르는 그 노래를 내가 부르길 원했는데, 이 노래는 지드래곤(G-Dragon)하트 브레이커(Heart Breaker)’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나도 이 때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누군가 건네준 숫가락을 마이크 삼아 지드래곤의 노래를 솔로로 열창했다. 술에 취한 오션과 이웃 아저씨들은 내 노래에 더욱 더 흥이 나서 팔짱을 끼며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기도 했고, 유일하게 그 노래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You are my heartbreaker’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시기도 했다. 시계바늘은 거의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토요일 밤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오는 이글스(Eagles)의 호텔 켈리포니아(Hotel California) 노래를 모두는 추억에 잠겨 따라 불렀고, 이웃으로서 그리고 친한 친구로서 서로에게 포옹으로써 고마움을 전달하며 훈훈하게 파티의 대미를 장식했다.

  <조갑제닷컴> 컨텐츠의 외부 게재시 제목과 내용을 수정하지 마십시오.

 

 

 

[ 2013-07-10, 23:2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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