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음악이 안좋아"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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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 2년10개월짜리 외손녀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휘황한 시내 호텔로 구경을 나갔다. 로비에서 재즈 악단이 연주를 하고 있었다. 맨 앞의 의자에 앉은 외손녀는 네 명의 연주를 빤히 쳐다보았다. 크리스마스 캐롤 연주가 끝나자 우리 가족은 박수를 쳤다. 외손녀는 가만히 있었다. 내가 물었다.
  
  '유진아, 왜 박수 안쳐?'
  외손녀가 가만히 이야기했다.
  '음악이 안좋아'
  '어떻게 안좋아?'
  '너무 시끄러워'
  
  외손녀를 매일 봐주는 아내로부터 들은 이야기.
  외손녀가 즐겨 보는 그림책들이 누군가에 의해 헝컬어져 있었다. 외손녀가 화를 냈다.
  '할머니 누가 이랬어요?'
  '몰라'
  '할아버지가 그랬지?'
  '맞아 할아버지가 그랬을 거야'
  '나쁜 새끼!'
  (유아원에서 친구들한테 배운 욕으로 밝혀졌다)
  
  사흘 전 외손녀를 일찍 재우려고 할머니가 방의 불을 껐다. 더 놀고싶은 외손녀는 말했다.
  '할머니 하고 안 놀꺼야. 할아버지 하고도 안놀꺼야'
  할머니가 슬퍼서 우는 척하니까 외손녀는 이렇게 달랬다.
  '알았어, 알았어. 할머니! 사랑해, 사랑해'
[ 2004-12-12, 11:3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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