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제 통일 기도를 저지해야 한다

이인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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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제 통일기도를 저지해야 한다.
  
  
  폭풍의 바다와 싸우다(14)
  
  연방제 통일기도를 저지해야 한다(1)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예산안 처리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난데없이 여당 의원의 북한 노동당 입당 의혹이 폭로되면서 정쟁의 수준을 맴돌던 정국이 전쟁의 단계로 돌입한 양상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은 암담하기 이를 데 없다. 혼란, 불확실성, 불안, 분열, 적대 그리고 절망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대낮인데도 먹구름이 덮여있어 어둡기가 밤과 같고, 언제 폭우가 쏟아질지, 어디에 번개가 내려칠지 알 수 없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것만 같다.
  
  여당 의원의 노동당 입당 의혹이 정국 파행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그것이 상황의 본질은 아니다. 노동당에 입당한 사람이 우리 국회의원이라면 경천동지(驚天動地)할 큰일이지만, 오늘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문제에 감각이 마비된지 오래이다. 그저 고문에 의해 용공 조작되었다고 몰아세우고 색깔론이라며 역공을 취하면 십중팔구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궁지에 몰리는 세상이다. 재판수사기록이 사실을 입증하고, 함께 주사(主思)운동을 했던 옛 동지가 증언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 과거의 문제로 전선이 형성되지 않는다. 스물 세 번이나 평양을 방문하여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되고 거액의 공작금을 받아 조국에 반역했던 사람도 민주인사로 둔갑하여 이 나라를 활보하는데, 여당 의원이 과거 김일성, 김정일 사진 앞에서 충성을 맹세했다고 하여, 그것이 그들에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이것만큼은 그들에게 물어야 한다. 도대체 어디가 당신들의 조국인가? 대한민국인가, 아니면 평양인가? 그리고 조국에 대하여 충성할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한 것인가?
  
  오늘 우리 국민들은 경제적 고통으로 아우성이다. 저들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할 리 없다. 그런데 노 정권은 무슨 4대 개혁입법을 통과시킨다며 목숨을 걸고 날뛴다.
  
  국가보안법이 있어 투자를 못하겠다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일제시대나 권위주의 시대 역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경제여건이 나쁘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나. 사립학교 재단의 횡포 때문에 사업을 못하겠다는 사람은 또 어디에 있나. 국민들이 조선, 동아를 많이 읽어 문제라고 투덜대는 기업인은 어디에 있나. 사방을 둘러보아도 그런 사람은 없다.
  
  오히려 이 법안들이 통과되면 그로 인한 안보, 사회의 불안으로 경제 환경은 더 악화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노 정권의 숨은 의도가 따로 있을 것이다.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뒤로 하고, 또 경제 여건이 더 나빠지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이 법안들을 마치 특공작전을 하듯이 해치우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이 법안들이 과연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를 판단해 보자. 이를 반대하는 것은 한나라당과 자민련 뿐이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생각이 분분한 모양이다. 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인식 수준은 이를 밀어붙이는 사람들의 숨은 의도와 처절한 의지에 비하면 안일하기 이를 데 없다. 의원의 숫자는 물론 찬성하는 쪽이 훨씬 많다. 여론은 반대가 우세하지만 저들은 여론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결론적으로 저들이 이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것을 막을 힘이 없다. 시청 앞에서 일부 애국세력들이 목청을 높이지만 아직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지 않는다. 한나라당이 장외로 나가 대중의 힘을 결집하여 막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 법안들의 통과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들은 왜 이 법안의 통과에 목숨을 걸까? 한마디로 말하면 노 정권이 추구하는 연방제 통일 때문이다. 이 법안들은 평양에 대하여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연방제 합의를 함으로써 그들의 야망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수순만 남게 된다. 하지만 연방제 통일에 관하여 몰아 닥칠 거대한 반대의 물결이 문제이다. 이 법안은 바로 그 반대세력을 사전에 잠재우고 국민적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저들은 이러한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상황이 지금이며, 이 상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우선 그들의 세력이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참으로 하늘이 준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또 국민들이 아직 그들 야망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경제사정은 자꾸 악화되고 그 야망의 정체를 알게 되어 국민적 저항이라도 일어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그들의 마지막 걱정거리는 북핵문제로 정세가 악화되어 미국이 평양정권을 어떻게 하기라도 하면 그들의 야망도 거기서 끝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서둘러 이 법안들을 강행처리하는 한편, 미국을 향하여 서슴없이 평양을 두둔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연방제는 우리 헌법에 대한 배반이며, 조국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뿌리 채 흔드는 발상이다.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노 정권은 정권을 잡은 뒤에도 시민혁명이다, 주도세력 교체다, 민중민주주의다 하며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듯한 자세를 견지해 왔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허물고 헌법을 태워서라도 연방제로 가는 것이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로운 길인가. 노 정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망상일 뿐이다.
  
  우선 추구하는 가치가 이질적이고 적대적일 때 그 두 체제는 연방을 이룰 수 없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남북 예멘이 한 지붕 아래 동거하였으나 대립과 모순이 격화되어 더 큰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우리는 북이 개방과 개혁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용하며 경제 발전을 해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두 체제는 동질화되고 그 때 민족의 결단에 의해 평화적 통일이 가능해진다. 굳이 연방제라는 구차한 지붕이 필요할 까닭이 없다.
  
  그렇다면 남북이 연방제를 합의한다고 하여 적대적이고 이질적인 두 체제가 우호적이고 동질적인 체제로 변모할 것인가. 나는 그들의 의도를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북의 체제를 변혁시킬 어떤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반면에 그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핵으로 하는 우리 체제를 변형시킬 생각이라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장래를 암흑으로 몰아넣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것은 조국에 대한 반역을 넘어 시대에 대한 반역이 될 것이다.
  
  이렇게 연방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나 민족의 이익이라는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다. 하지만 노 정권의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나고 있다. 4대 법안을 강행처리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열며 연방제를 합의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국민의 합의를 만들기 위해 상상하기 힘든 선전과 선동이 판을 칠 것이다.
  
  전선(戰線)은 바로 거기에서 형성된다.
  
  우리는 오늘 어지럽게 벌어지는 현상들에 정신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이 모든 혼란은 결국 대한민국의 간판을 내리고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세력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며 민주주의, 자유와 인권, 인간의 존엄, 시장경제를 통한 번영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중심으로 통일을 추구하는 세력이 대결하는 전선으로 귀결된다.
  
  안타깝게도 이 땅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 온 주도세력들은 오늘 우리가 처한 이 같은 정세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두 진영 사이의 싸움에서 우리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오, 우리 조국의 운명과 우리 민족의 장래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운과 민족의 기운은 꺼지지 않는 불길처럼 다시 타오를 것을 믿는다. 바로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자유주의와 뉴 라이트 운동이 이를 뒷받침한다. 저쪽 전선의 핵심 전사들은 이른바 주사파(主思派)들이다.
  
  오늘 자유주의, 뉴 라이트 운동을 이끄는 젊은 지도자들도 저들과 함께 주사운동을 했으나 일찍이 그 모순과 허구를 간파하고 시대의 흐름을 흡수하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온 일꾼들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저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있고, 저들이 추구하는 변혁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들이 우리 전선에서 승리의 길을 읽으며 투쟁의 선봉에 서 있다는 사실이 우리 역사의 축복이라고 믿는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들어 온 사람들과 이 새로운 물결의 융합을 통하여 우리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는 저들의 도전을 물리쳐야 한다. 그것이 역사의 당위이며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2004. 12. 13
  
  이 인 제
  
  
  
  
  
[ 2004-12-16, 15:5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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