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숲 훼손 관련 이화여대의 反論에 反論한다

조준우(월간조선 객원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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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梨大 신축 기숙사 공사’의 논란과 의문점들
  
  서울시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있던 도심 숲 30,149㎡(총 공사면적, 비오톱 지정 면적 19,967㎡)가 이화여대 기숙사 신축 공사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점들과 논란을 살펴보고, 서울시와 梨大의 입장과 반론, 기자의 질문을 공개한다.
  梨大 신축 기숙사 예정 부지에 있던 나무들의 90% 이상이 벌목됐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화여대의 기숙사 신축 공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박원순 시장도 참석한 梨大 신축 기숙사 기공식은 지난 7월 22일에 있었다. 공사 개시 20일 만에 안산(鞍山) 자락에 있는 ‘북아현 숲’이 통째로 없어진 것이다.
  이화여대는 1,700명을 수용하는 기존 기숙사가 있음에도, 연면적 6만 1118㎡(현재 기숙사 면적의 3.3배)의 기숙사를 또 짓는다. 지하 2층·지상 5층짜리 4개 동, 지하 4층·지상 5층짜리 1개 동, 지하 1층·지상 1층 부속 동으로 총 6개 동을 건축한다. 완공은 2016년 2월 예정이며, 기숙사 수용인원을 4,00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 건축 불가 지역이 풀린 경위
  
  이화여대 기숙사 신관 증축 공사 부지는 ‘자연경관지구’인 동시에 건축이 불가(不可)한 ‘비오톱’ 유형 1등급•개별 1등급 지역이었다. 비오톱 1등급지는 절대적인 보전이 요구되는 지역인데, ‘梨大 기숙사 신축 결정 고시’가 나기 4개월 전에 건축이 가능한 ‘비오톱’ 유형 1등급•개별 2등급지로 下向(하향) 조정됐다.
  
  ‘비오톱(biotope)’은? 그리스어로 생명을 뜻하는 비오스(bios)와 땅이나 영역을 의미하는 토포스(topos)가 결합된 용어다. 도시개발과정에서 최소한의 자연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인간과 동•식물의 공동 서식(棲息)장소를 나타내며, 생태현황도면으로 표시되고 있다.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시행규칙 제2장 제3조’에는 이렇게 규정되어 있다.
  *비오톱 유형 평가 1등급: 대상지 전체에 대해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
  *개별 비오톱 평가 1등급: 특별히 보호가치가 있음.
  *개별 비오톱 평가 2등급: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오톱(보호 및 복원).
  *비오톱 등급은 유형과 개별 두 항목이 있고, 유형은 5개 등급•개별은 3개 등급으로 세분

  
  이화여대 기숙사 신축 부지의 중추를 이루는 약2만 ㎡의 비오톱 유형 및 개별 1등급 지역은 건축허가를 내어줄 수 없는 지역이었는데, 서울시는 2012~2013년 '서울 소재 대학 생태 현황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유형 1등급, 개별 2등급’으로 하향 변경, 건축 허가를 내어주었다. 변경 사유는, 생태현황 조사를 통해 10년 이상 유지되던 梨大 기숙사 공사 부지의 기존 비오톱 평가가 잘못됐음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천재지변 등으로 숲이 훼손된 것도 아닌데, 서울시는 ‘기숙사 신축 결정 고시’를 앞두고 10년간의 등급이 잘못 되었다면서 계속 울창해지고 있던 숲과 생태계를 아예 말살하도록 허가를 내어준 것이다.
  
  
  ● 등급 변경에 대한 이견
  
  梨大 기숙사 예정 부지의 비오톱 조사자인 동국대 오 모 교수는 “나무의 수령(樹齡)과 수종(樹種)이 비오톱 등급 평가에 중요 판단 요소”라며 “기숙사 부지가 ‘자연림’이 아닌 ‘조림’이기 때문에 개별 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고 말했다. “梨大 신축 기숙사 부지는 아카시아 나무와 잣나무로 이뤄져 있었고, 두 수종(樹種)은 조림에 해당한다”고 했다. “길게 봐도 15년~20년 전에 심은 수목일 것”이라고도 했다. 공사 부지 전체를 수령이 길지 않은 잣나무와 아카시아 나무로 이뤄진 조림지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전 조사자인 서울시립대 한 모 교수는 공사 지역이 자연림과 조림이 섞인 곳이기 때문에 자연림으로 판단했다. 그는 “자연림과 조림이 섞인 지역의 가치 판단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학교 쪽은 조림이, 마을 쪽은 자연림의 비율이 높고, 수령 또한 40년이 넘은 나무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십 년 이상 북아현동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기숙사 예정 부지에 아카시아 나무와 잣나무만 있었던 건 아니며, 수십 년 된 나무들이 많았다”고 했다.
  
  
  ●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梨大의 해석, 서울시와 서대문구의 관리·감독 문제
  
  비오톱 등급이 하향 조정되어 건축허가가 난 이유도 납득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화여대와 서울시가 ‘도시계획 조례 시행규칙’마저 자연보전에 반하는 해석을 하고, 업무의 이행을 소홀히 한다는 의심이 든다.
  
  梨大 기숙사 부지의 현재 상태는 ‘비오톱 유형 1등급•개별 2등급’이다.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시행규칙은 비오톱 ’유형 1등급 지역‘은 대상지 전체를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비오톱 ’개별 2등급 지역‘은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지역(보호 및 복원)으로 적시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 환경성검토 업무지침’에는 ‘(비오톱 지역에서) 불가피하게 서식지가 훼손되는 경우 가까운 유사 공간에 이전 복원하거나, 훼손된 서식지와 유사한 비오톱을 동일지역․지구 내에 복원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라고 돼 있다.
  
  梨大 측과 서울시 환경정책과가 작성한 ‘환경보전방안서’의 내용을 보면, 복원 예정 수목의 수는 전체 훼손량 1,196주(梨大 측 계산)의 10%도 안 되는 108주다. 10%만 복원하는 것이 ‘절대 보전이 필요한’ 유형 1등급지의 기준이나, ‘보호 및 복원할 가치가 있는’ 개별 2등급지의 조건에 맞는지 의문이다.
  
  梨大 측은 “훼손된 비오톱 지역의 복원이 의무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기숙사 옆에 일부 비오톱 지역을 만들고, 520주 식재 계획은 있다”고 했다.
  작년 6월~8월 사이에 열린 세 차례(제10차~제12차)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梨大 신축 기숙사의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물 높이에 대해 심의를 했다.
  도시계획위원회는 회의에서 梨大 뒤쪽에 있는 안산(鞍山)의 공제선을 확보하고,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하라는 검토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梨大 측이나 공무원이 인근 주민의 집을 방문해서 조망권이나 주거환경권에 대한 조사나 의견 수렴을 했다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취재 중에는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이 요구한 의견을 梨大가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도 있다. 북아현로22 나길과 북아현로22길 주민들이 梨大 뒤쪽 안산(鞍山)을 볼 때, 기존 자연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망축 상에 건축물 배치를 지양하라는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은(미반영 조치) 것으로 나와 있다.
  
  “梨大 기숙사 부지는 비오톱 지역인데, 자연의 보전이나 복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시 시설계획과의 한 팀장은 “梨大 측이 훼손한 자연을 복원할 수 없다고 하면 어쩔 거냐”라며 “이런 규정(비오톱 관련 조례)은 없애 버려야 한다”고 막말 수준의 이야기를 했다. ‘비오톱 생태현황도’에 관한 서울특별시시 조례를 어떻게 해석하고, 업무를 이행하는지 의문이다.
  
  ● 주민, 의회 등 실질적 의견수렴 과정 없어
  
  공사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다 돼 가는 시점인 지난 달 20일에 梨大와 시공사인 대림건설, 서대문구청이 주관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장 입장조차 거부하며, 욕만 하고 돌아선 주민들이 상당수다. 이미 梨大는 안산(鞍山)을 파서 산학협력관(2014년 4월 준공)을 지은 이력이 있다. 산학협력관은 금화터널 위의 안산 자락을 훼손하고 지은 건물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梨大 측의 설명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梨大 측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 특혜나 불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사업 유치를 위해 기숙사 확충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설명회 당시만 해도 “梨大에서 기존 기숙사 옆에 기숙사를 또 짓는 줄은 몰랐다”는 주민이 많았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건축과장은 “공람을 확인하거나 동사무소 게시판을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대(梨大)와 서대문구청 및 서울시가 대규모 자연훼손의 영향을 받는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알리려 한 노력은 찾을 수 없었다.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 환경성검토 업무지침’에는 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게 돼 있다. 서대문구 의회에 확인한 결과 서대문구 구의장과 이 모 의원은 “梨大 기숙사 신축과 관련된 안건 상정이나 의견 청취 의뢰가 없었다”고 했다.
  
  梨大 측은 기숙사 신축 공사에 "특혜가 없고 적법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梨大가 도시계획 조례와 환경성 검토 업무지침, 도시계획과 관련된 각종 법률에 나오는 내용을 합당하게 실천했는지 명확하게 밝히라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요구다. 훼손된 비오톱 지역에 대한 ‘복원’의 규모를 법규에서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업자나 서울시 공무원이 ‘복원’의 정도를 자의적으로 결정해도 되는지도 궁금하다.
  기숙사 신축공사로 말살된 숲은 끝까지 ‘비오톱 유형1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례는, 유형 1등급을 ‘절대적으로 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적시하고 있는데, 개별 2등급으로 낮추어졌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보전해야 할 지역을 절대적으로 말살할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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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梨大 측의 반론
  9월16일 梨大 홍보실은 신축 기숙사와 관련해 '조갑제닷컴 왜곡보도에 대한 알림'이란 이메일을 조갑제닷컴으로 보냈다. 그 全文은 다음과 같다.
  
  <그간 대학기숙사 시설의 부족으로 주거 불안정과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였고, 본교의 경우 학생 기숙사 수용률이 8.4%에 불과하여 재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본교는 학생기숙시설을 신축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귀사의 악의적이고 사실과 다른 보도내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알립니다.
  
  첫째, 1등급의 개별비오톱이 2등급으로 조정된 것은, 2012년~2013년 서울 소재대학 생태현황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변경 결정이 된 것이며, 이는 서울소재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한 생태조사 결과로 본교 외 타 대학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조사로 인해 본교는 오히려 개발행위에 제한이 생기는 1등급지가 12,801㎡가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면적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둘째, 토지 이용계획상 대부분 조경부지였고 대체가 필요한 일부 녹지부지에 대해서는 심의를 진행하면서 적합하게 북아현문으로 가는 은행나무길 상단의 조경부지를 녹지부지로 대체하였습니다.
  
  셋째, 수목이식 역시 적법하게 진행해온 사안으로 노령목이나 수고가 높고 근원경이 넓은 수목은 재이식시 수형보존의 어려움, 수세쇠약에 따른 수관파괴 및 고사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식할 수 있는 108주를 선정, 이식하도록 결정되었고, 이에 따라 가식장 2곳을 지정하여 이식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신규로 520주의 교목 식재 역시 계획되어 있어 전체적인 수목파괴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넷째, 기숙사 건축에 대한 정보 공유는 2013년 5월28일에서 동년 6월11일까지 도시계획시설 세부시설조성계획의 주민의견 청취를 위한 열람공고를 2개 신문사를 통해 진행하였으며, 9월 최종 고시를 서울시보를 통해서 알린 바 있습니다. 또한 서대문구청 실시계획인가의 공람공고 역시 2014년 6월 20일부터 동년 7월 20일까지 완료하여 최종 건축인허가가 완료되는 등 모든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 졌음을 알립니다.
  
  결국 현재 본교에서 신축하고 있는 학생기숙시설은 귀사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특혜’가 아니라 적법한 절차를 거친 준법적인 업무수행이며, 재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인 주거 불편 문제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일 뿐 아니라 이화 정신, 인성, 사회성, 협동심 함양이라는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증진하려는 교육 목적의 사업임을 밝힙니다. 본교는 확고한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학생의 학습권 및 주거생활환경권 보장,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공생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명백히 사실과 다른 보도를 계속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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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梨大 측의 반론에 대해, 항목별로 이화여대에 질문합니다.
  
  
   첫째, 1등급지가 증가하면 자연 훼손을 해도 되는지?
  
   둘째(두 가지), 기숙사 예정 부지를 토지이용계획(토지이용계획에는 ‘산림지’ 항목 없음)은 ‘조경부지’로, ‘비오톱 생태현황도’는 ‘산림지’로 구분합니다. 비오톱 규정에서 ‘산림지’는 ‘조경부지’보다 상위 등급이고, 비오톱 유형1등급인 ‘산림지’는 보전 정도가 ‘조경부지’보다 우월(비오톱 조사자인 동국대 오 모 교수 확인)한데도 건축 허가가 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시행규칙 제2장 제3조’와 ‘서울시 환경성 검토 업무지침(불가피하게 서식지가 훼손되는 경우 가까운 유사 공간에 이전 복원하거나, 훼손된 서식지와 유사한 비오톱을 동일지역․지구 내에 복원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라고 돼 있다.)’을 지켰는지도 묻습니다.
  
   셋째, 梨大 시설팀 담당자는 수목 처리에 대해 “구체적인 규정을 못 찾아 연구⦁학술지 등을 참고했다”고 했습니다. 이식 및 훼손 수목을 누가 어떤 방법으로 정했는지, 자연경관지구 및 비오톱 상위 등급 지역의 벌목 수량과 수종을 결정한 ‘법(法)’이 무엇인지 공개해 주십시오. 90% 이상의 벌목이 이대가 밝힌 ‘파괴 최소화’인지도 답해 주십시오.
  
   넷째(세 가지), 공사 개시 후 한 달이 넘도록 안전 펜스와 방음벽을 미설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서울시 환경성 검토 업무지침에는 ‘의회 의견 청취’를 하게 돼 있는데, 안 했다면(서대문구 의회 확인 결과 의견 청취 없었음) 적법인지? 인근 주민들의 조망권 및 주거환경권에 대한 의견 청취나 조사 없이 공사를 진행해도 되는지 묻습니다.
  
  
   다섯째, 규정된 사전 공람 절차를 밟았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통반을 통하여 주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사후 설명이 아닌 사전 설명을 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게 정직하고 성실하며, 교육적 자세가 아닌가요? 주민들에게 신축 계획을 알리고 설명한 뒤 공사를 하는 것과 주민들이 눈여겨 볼 리가 없는 방식의 공람 절차만 밟은 뒤 공사를 하는 것 사이엔 교육적 양심의 문제가 걸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자연파괴와 신뢰파괴로 이화여대가 얻을 교육적 효과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2014-10-02, 10: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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