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소

최성재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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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이가 웃으면
  달아나라, 달아나라,
  입안의 사탕도 뱉어내고
  품안의 사랑도 뿌리치고
  저승사자도 그이의 웃음 뒤
  에로스의 화살은 어쩌지 못하는 듯
  저승사자는 저승의 명부에 따라
  예약된 하늘 마차를 타고 이승을 찾는 법
  그이가 그대의 웃음에 웃음으로 답하면
  이미 그대의 무릎 뼈는 바스러졌고
  그대의 운명은 그이의 손으로 넘어간 것
  
  그렇게 그이는 2천5백만을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3백만을 서너 해 동안 독한 상사병을 앓게 하여
  그 가슴을 태우고 또 태워
  끝내 온몸을 새카만 숯덩이로 만들었던 것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특별히
  사랑의 포로 20만 가운데 100명만 골라
  그이의 사랑을 갈구하고 또 갈구하다가
  수십 번씩 뒤돌아보며 아서라,
  지상낙원에서 떠나감을 윤허하시는 것
  당신의 사랑을 골고루 베푸시려는 듯
  
  이제 사랑에 못내 굶주린 5천만을
  그이가 사랑의 포로로 삼아 주려 함에
  그이의 사자들이 밤을 틈타 문설주에
  에로스의 화살을 살짝 그려 놓으면
  오래전부터 그이를 사모하던 이들은 물론
  그이를 괜히 미워하던 자들도 다투어,
  날이 밝는 대로 그이를 향해
  애틋한 미소를 짓는다네
  
  어느 날 그이가
  그대 애틋한 미소에 답하여
  보일 듯 말 듯 마주 웃으면
  달아나라, 달아나라, 달아나라,
  입안의 사탕도 뱉어내고
  품안의 사랑도 뿌리치고
  
  (2005. 3. 28.)
[ 2005-03-29, 07:42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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