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자’ 역할과 韓·美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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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자’ 역할과 韓·美 동맹
  -주관적 思考를 벗어나, 객관적 現實을 직시할 때
  
  객관적 여건이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주관적 희망과 뜻대로 일을 추진할 때,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대체로 일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러한 우(愚)를 범하게 도는데, 西歐에서는 이를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라고 하여 그 개념이 定立되어 있는 상태이다.
  
  한국의 外交노선이 좌충우돌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동북아에서 전개되고 있는 新냉전 기류에 대처함에 있어, “진영(陣營) 외교”에서 벗어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한반도와 주변상황을 정확히 읽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다. 원래 ‘균형자(balancer)’란 세계 최강대국이 하는 역할이다. 19세기 영국이나 20세기 이후 미국이 그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균형자가 되기 위해서는 분쟁 조정에 필요한 막강한 영향력 곧 국력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고, 그나마 분단되어 북한 문제 하나 처리하기도 바쁘다. 중국과 일본은 1960~70년대 中·日이 아니다. 일본은 이미 세계 2위의 경제대국(우리 국력의 10여배)이며, 중국도 아다시피 경제·군사력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하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불과하다. 주변국가 사람들이 이를 보고 속으로 웃을 것이다.
  
  둘째, 동북아 新냉전 구도하에서 북-중-러가 새로이 결속하고, 미-일이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북방 3각동맹체제로 갈 수 없는 이상, 종래의 한-미-일 연합방위체제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한·미 동맹을 토대로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나 본데, 한·미·일 연합방위체제에의 가담없이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만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아다시피 미·일이 북방 3각동맹에 대응하여 급속히 결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아주 가까운 일본과 대결구도를 유지한다면, 한·미 동맹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역대 정부가 한·미 동맹을 토대로 독도(獨島)지배를 실효화하면서, 일본과는 가급적 독도분쟁을 표면화하지 않아왔던 것이다.
  
  셋째, 한·미 동맹은 단지 우리의 필요에 의해 유지되거나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숱한 反美 행태로 한·미 관계는 지금 엄청난 훼손을 입은 상태이다. 동맹은 상호보완, 상호이해, 공동의 세계관, 공동의 적(敵)을 전제로 한다. 한·미 동맹에서 ‘자유민주체제’가 그 핵심이며, 金正日정권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 필수전제이다. 북한핵과 북한인권 문제에서 미국과 정책공조하지 않으면서, 단지 우리의 필요에 의해, ‘한·미 동맹’을 외친다면, ‘이기적(利己的)’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미 동맹을 원한다면, 우선 反美정서와 사상을 정부가 앞장서서 일소해야 하며, 북한 핵-인권 문제에서 미국과의 정책공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정일정권을 파트너로 삼으면서 한·미 공조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洪官憙(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hkh@kinu.or.kr
  
  
[ 2005-03-31, 07:3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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