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그림책은 오츠카 미술관

부대진(상미회, 건축가)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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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 된 그림책
‘오오츠카 아-트군’ 작품 해설하는 로봇 모습.
  세계명화전집을 건물로 만든 미술관이 있다. 화집(畵集) 속의 그림들을 한곳에 모아 언제든지 감상하며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어릴 적 우리 모두의 바람이 실현된 꿈의 공간이다. 미술관 한 곳에서 세계 명화 1,000점을 감상하는 경이로운 체험을 한다. 건축공간에 실물 크기의 명화를 전시하여, 그림의 크기를 알 수 없는 화집의 약점을 보완한 삼차원 그림책이다. 일본 시코쿠(四國)의 작은 마을 나루토(鳴門)에 있는 오오츠카(大塚) 국제미술관이다.
 
  일본의 오오츠카제약 그룹이 미술교육을 목적으로 세계 최초이자 하나밖에 없는 미술관 건립을 구상한다. 창사 75주년 기념사업이다. 1998년 사람이 책 속에 들어가서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판(陶板) 명화 미술관이 탄생한다. 그림책이 몸을 부풀려 명화들을 가슴에 가득 안고 건축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아름다운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연면적 9,000평 (지하 5층, 지상 3층)으로 전시 동선만 4킬로에 달하는 대규모 미술관이다. 나루토의 아름다운 경관과 환경보존을 위해 면적의 대부분을 지하에 묻은 지중미술관 형태의 건물이다.
 
  화집 속의 그림이 오리지널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오오츠카 국제미술관의 전시품에는 한 점의 진짜 그림도 없다. 모두가 가짜다. 가짜라고 해도 모사화(模寫畵)는 아니다. 고대벽화에서 현대 회화까지 세계 25개국 190여 개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000점이 넘는 명화를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진 촬영을 거쳐, 같은 크기와 색상으로 도자기판(陶板)에 재현한 작품들이다. 화집 속의 작품들과는 달리, 우리는 이 도판화 (陶板畵)를 통하여 원작이 지닌 본래의 미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명화가 실물 크기로 충실히 도판화로 재현된 복제품만 전시하는 독특한 미술관이다.
 
  지하 3층부터 층이 높아질수록 고대에서 현대로 시대가 바뀌는 시대별 전시는 서양 미술사의 흐름과 변천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테마별 전시장도 눈에 띈다. 여러 화가들이 그린 수태고지만을 모아서 전시하는 특별 전시실도 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1999년 복원(復元-修復) 전후를 비교할 수 있도록 같은 전시실에 두 점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좀처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우리를 반긴다. 이동이 불가능한 작품들인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지오토의 스크로베니 성당, 모네의 오랑제리 수련(睡蓮)도 현지의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입체 전시를 하고 있다. 기다림이나 예약 없이 대작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사치스러운 경험이다.
 
  세계적인 명화와 고대 벽화를 오리지널 작품과 같은 크기와 색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대형 도자기판을 섭씨 1,300도로 구워서 재현한 오오츠카오미도업(大塚オーミ陶業)의 특수기술이 돋보인다. 섭씨 1,300도 가마를 거쳐서 나온 도판 복제화는 원화(原畵)와 다르게 풍수해, 화재 등의 재해나 빛에 의한 색의 바램에 대단히 강하여 2,000년 이상 지금 상태의 색과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향후의 문화재 기록보존에 커다란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尙美會 회원들이 일본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를 내고, 모두 가짜인 작품을 보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관람 시간 3시간입니다’라는 안내에 어리둥절하였던 회원들의 관람 후 코멘트가 재미있다. ‘3시간은 너무 짧아요’
 
  <尙美會 이사>
언론의 난
[ 2017-05-19, 09:59 ] 조회수 : 630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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