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 노태우 대통령을 만난 콜 수상 이야기
왜 동독 공산주의는 끝장이 나는가?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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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을 이끌었던 헬무트 콜 전 독일 수상이 서거하였다. 독일 통일은 한국이 추구해야 할 남북통일 전략의 참고서이다. 1989년 11월9일 동독이 동독인의 해외여행을 자유화한다고 발표한 직후 몰려든 동독인에 의해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다. 콜 수상이 이끌던 서독정부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독일통일을 성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노태우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 붕괴 12일 후인 1989년 11월 21일 오전 헬무트 콜 수상을 관저로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가졌다. 독일통일의 전략가였던 텔췩(Horst Teltschit) 首相室 對外政策補佐官이 배석했고 노 대통령측에선 신정섭 駐獨 大使와 김태경 테그노벤쳐 사장(通譯)이 배석했다. 콜 수상이 베를린 장벽 붕괴 시점에서 동구공산당의 붕괴 요인을 분석한 내용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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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 동구권의 변화와 최근 동독의 급변 정세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으며, 동독의 사태가 헝가리와 폴랜드의 개혁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요?
  
  수 상 : 동독의 급변을 유도한 데는 몇 가지 여건이 작용하였는데, 그것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1983년 NATO는 핵무기 감축과 Pershing Missile의 域內 배치를 결정하였는데, 그 당시 고르바쵸프는 집권하고 있지 않았으나, 소련은 NATO제국과 핵무기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소련과 그 주변 동구 위성국에서는 새로운 정치풍토 즉 자유주의 경향이 싹트고, 공산주의의 폐쇄성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 교육수준이 높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많이 받아야 한다는 에어할트의 이론이 마르크스 이론에 이긴 것입니다.
  
  셋째, 서구 자유주의 제국은 구주의 통합이 최종 정치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바르샤바 가맹국은 헝가리와 폴란드를 압력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어 이런 인식이 결국은 폴란드와 헝가리를 개혁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헝가리와 폴란드의 개혁은 동독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봅니다. 헝가리나 폴란드는 통일된 국가이나 동독은 통일된 국가가 아니며, 1000년 이상의 긴 역사 과정에서 언어가 같고, 문화가 같은 독일인의 나라이며, 동독인, 서독인의 개념은 없고, 독일 사람만이 있다는 인식을 동․서독 국민은 다 같이 갖고 있습니다.
  
  최근 동독이 급변한 것은 이러한 공동 인식을 배경으로 하여, 과거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꾸준히 동독인과 서독인은 상호 접근을 통하여 접촉을 계속해 왔으며, 그 접촉을 통하여 동독인은 왜 우리는 서독보다 못 살고 있나, 동․서독이 서로 사랑하고 같이 성공을 거둘 수 없나 하고 회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토로이카를 주창하게 됨에 따라, 모든 발전은 폭력 없이 평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조가 팽배하고, 매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유선거, 노조결성, 경제개혁 등을 부르짖게 되었습니다. 동독에서 처음에는 이러한 경향에 집권층이 별 개의치 않았으나, 동독인이 점차 이탈하기 시작, 금년 들어 약 27만 명의 동독인이 서독으로 이주하였으며, 지난 20일간에는 동독 인구 1,700만의 약 1/2인 800만이 국경개방 기회를 이용하여 서독으로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동독이 더욱 개방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동독인과 서독인이 서로 섞여서 모두 하나의 독일인이 되는 날이 올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독의 정치변화는 주변국가들에게 약간의 우려를 야기하기도 하나, 우리는 그런 우려를 주지 않도록 통합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빠른 동독의 변화는 동․서독을 둘러싼 양 주변국들에게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서독은 너무 강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서독 인구는 6,200만이며, 동독은 약 1,700만입니다.
  
  대통령 : 본인에게는 매우 부러운 말씀입니다.
  
  불과 얼마전 북한의 김일성이 북경을 방문하여 중국과 북한은 자유의 물결을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으며, 중국에는 천안문 사건 이후 개방정책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對한국 정책에 있어 경제교류는 계속하고 있으나, 정치관계는 원하지 않습니다.
  
  수 상 : 본인은 2년 전 중국을 방문하여 등소평과 만나 한국에 대해 개방을 종용하고 적극적 접근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등소평과 친분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김일성을 개인적으로 아시는지요?
  
  대통령 : 개인적으로는 모르나, 만나자는 제의는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개방되면 김일성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개방을 못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북한이 개방을 해도 무너지지 않는다는 신념을 심어 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 상 : 휴전선이 어느 정도 개방되어 있는지요? 북한사람이 남한에 여행할 수 있는지요?
  
  대통령 : 동독인은 서독에 왔다가 돌아가지만, 북한 사람은 남한에 오면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독일은 상호간의 교류, 왕래가 있어 앞으로 희망이 있으나, 북한은 그런 것이 없어 희망이 없고, 이것이 결국 큰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수 상 : 남북한의 경제는 어떤지요?
  
  대통령 : 남한은 북한에 비해 4-5배의 GNP를 갖고 있는데, 북한은 GNP는 낮으면서 우세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한을 무력으로 적화통일 시키겠다는 망상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주한미군만 철수하면 남한을 점령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미군철수를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이 될 때까지 미군주둔을 바라고 있으며, 군사력을 약화시킬 수 없습니다.
  
  수 상 : 북한은 남침을 할 것인가요?
  
  대통령 : 북한은 미군철수 후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남침이 가능하다고 보며, 또 한편 남한에 공산기지를 만들어 남한의 내부 붕괴를 기도하고 온갖 수단으로 사회 교란을 책동하고 있습니다.
  
  수 상 : 남북간에 군사충돌이 있게 되면 미군은 전쟁에 참여할 것인지요?
  
  대통령 : 그래서 남북간의 문제는 어려우며, 북한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공산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수 상 : 이산가족은?
  
  대통령 : 1,000만에 달합니다.
  
  수 상 : 이산가족 상호간 접촉은 전혀 없는지요?
  
  대통령 : 없습니다. 이념적으로 상호간 서로 적이 되어 있습니다. 두고 온 가족은 서로 재회를 갈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간의 합의에 따라 극소수의 이산가족은 만난 적이 있습니다.
  
  수 상 : 만약 각하께서 일반 국민이시고, 북한에 이산가족을 두고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실 것인지요?
  
  대통령 : 북한은 가족 재회를 갈구하는 심리를 악용, 밀입국으로 남한에 이산가족을 침투시켜 남한에 관한 첩보 제공 등 협조를 강요하고, 그 대가로 북한에 있는 가족의 안전보호를 미끼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은 또 갖가지 테러행위를 자행하고 있는데, 예컨대 1968년 특공대를 서울까지 침투시켜 대통령을 살해기도하고 1983년 랑군 국립묘지를 폭파하여 당시 그곳을 공식방문한 대통령 일행 살해를 기도하여 대통령을 제외한 전 각료가 피살되는 비극이 있었으며, 1987년 서울올림픽 방해목적으로 KAL기를 폭파하여 무고한 탑승 근로자 전원을 죽게 한 일, 그 외 수없이 해상 또는 육로로 간첩을 침투시켜 남한 사회의 교란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한 가지 발달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대포 만드는 산업입니다.
  
  이상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남북관계가 동․서독관계는 많이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남북간에 전쟁이 발생하면 미군이 개입할 것이며, 또 그럴 경우 소련의 개입 가능성도 많아 한반도에 큰 전쟁이 일어나게 되어 세계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 착실한 민주주의의 정착이 이것을 막는 가장 첩경으로 알고 이를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수 상 : 북한 지도층에 개혁기도가 있는지요?
  
  대통령 : 있기는 하다고 보나 외부적으로 표출시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북한은 김일성에 대한 광신으로 그는 마치 이란의 호메이니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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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독의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대통령은 11월20일 노태우 대통령을 만났을 때 동독의 변화를 이끌어온 兩獨관계를 설명했다.
  
  '한․독 양국의 분단은 그 뿌리가 약간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독일에는 여러 가지 협상의 기회가 많았습니다. 물론 양독 간에도 심한 군사적 대립관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핵무기가 구라파처럼 많이 배치되어 있는 곳은 없습니다.
  
  양독도 상호 방문을 제한한 적이 많이 있었으며, 백림분단의 장벽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도 많았습니다. 예컨대, 전 부란트 수상은 동방정책을 내걸고, 72년 양독간에 기본조약 체결을 위하여 소련, 체코, 동독 등을 왕래하면서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헬싱키 선언과 고르바쵸프 서기장의 개혁과 개방정책은 파급효과가 컸으며, 동구라파 여러 나라가 이에 호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동구라파의 개방과정은 나라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그리고 헝가리, 폴랜드, 동독도 개방의 과정이 서로 상이합니다. 각하께서 이 시기에 헝가리를 방문하신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저로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독일의 통일문제는 독일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구라파의 여러 관련된 나라가 모여 함께 해결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바르샤바 조약기구 국가의 협력이 동독의 사태발전에 도움이 되며, 특히 소련의 협조가 매우 긴요하다고 생각되며, 그것이 정치적으로 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독일국민은, 백림시민도 그렇지마는, 모두가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양독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브란트 전 수상은 백림시장직을 지낸 바도 있고, 동․서독문제에 각별한 노력을 한 분입니다. 각하께서도 백림 사람들의 용기, 의지를 쉽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독․한 관계의 발전에 있어 정신적 면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독․한 양국은 자유에 대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은 최근 한국의 민주발전을 높이 평가합니다. 동․서독은 서로 경험을 나누고 상호접촉을 촉진하면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서독간의 접촉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한국의 민주화, 인권신장, 남북대화도 함께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북한에 갔다 온 사람을 입건, 구속하는 예가 있는데, 이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완전 개방되어 있으며, 정치범이나 인권문제는 없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드리니 이점 이해 있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바이체커는 '구속되어 있는 사람중 독일 국적인에게는 국외 추방을 고려하실 수 없는지요?'라고 했고 노 대통령은 '각하의 요망을 유념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바이체커 대통령은 관용을 베풀어주기를 바라는 세 사람의 명단을 주독한국대사(申貞燮)에게 건네주었다. 
  
  
  

언론의 난
[ 2017-06-17, 10:04 ] 조회수 : 625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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