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冷戰 시대, 문재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上)
북한 핵문제에 있어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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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의 길을 가는 한국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은 북핵(北核) 문제를 다룰 때 국제 정치의 현장에서 확인된 아래 3대 법칙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1. 핵은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파키스탄이 핵무장을 한 뒤에는 인도로부터 공격을 당하지 않고 있다). 북한엔 김정은이 핵 발사 단추를 누를 때 말릴 사람이 없고 남한엔 막을 방법이 없다. 
 2. 핵무기를 가진 집단은 핵무기를 갖지 않은 경쟁 상대를 흡수통일 할 가능성이 높다(냉전시절에 소련이 핵무장을 하고 미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느 쪽이 무너졌을까?).
 3. 핵무장 국가들이 모여서 핵무장하지 않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회담을 하면 비핵(非核)국가는 희생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準핵무장국), 한국이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회담을 한다면 한국은 자유와 번영을 지킬 수 있나? 1994년 미국, 러시아, 영국의 3대 핵무장 국가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면 주권과 영토를 지켜주겠다는 ‘부다페스트 각서’를 체결하였다. 2014년 러시아가 핵무장을 포기한 우크라이나를 침공, 크리미아를 병합하고 동부를 분쟁지역으로 만들어도 미국과 영국은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에선 뒤늦게 핵무장론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또는 백제)의 길을 가고 있다. 한편 북한은 통일신라와 이스라엘의 길, 즉 자주국방을 길을 매진해왔다. 체제의 존립 목적을 오로지 생존권과 자주권 확보에 걸고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종합적인 핵전력(核戰力) 발전에 집중해온 북한이다. 한국은 북한의 50배나 되는 경제력을 갖고도 미국에 국방을 의존, 핵무장을 포기함으로써 지금은 야윈 늑대 앞에서 벌벌 기는 살찐 돼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미국 상원의원으로서 정보위원회에서 오래 활동, 한반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사석에서 한국인 지인(知人)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더라고 한다.
 “당신은 북한의 형제가 자랑스럽지 않으세요?”
 북한 노동당 정권이 도덕적으로는 악마적 집단이지만 적어도 권력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에선 존경할 만한 점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지난 7월 초의 ICBM 발사 성공 이후 미국에선 북한 폭격론이 퇴조하고 협상론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초 한미 군의 전략 부서에선 합동 회의를 여러 차례 갖고 북한의 핵능력을 군사력으로 무력화(無力化)시키는 방안을 검토하였다. 결론은 ‘어렵다’였다. 이 결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보고되었다고 한다. 북한이 얻어맞은 뒤 서울에 핵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고, 수도권에 미국인이 군인 포함 20만 명이나 살고 있다는 점(중국인은 약 100만)이 큰 장애요인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희망에 기초한 통일대박론이나 북한붕괴론이 잦아들고 핵무장한 북한 정권과 어떻게 공존할 것이냐의 수세적(守勢的) 논의가 본격화되는 추세이다. 그만큼 핵무기가 구체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 체제가 상당 시간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며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제를 깐 분석들이 대종을 이룬다.


 북한정권의 大兄이 핵

 한반도엔 두 개의 기적이 있다. 70년 만에 최빈국(最貧國)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게 만든 ‘한강의 기적’,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고도 살아남아 핵강국이 되고 있는 ‘평양의 기적’이 그것이다. 북한의 핵무장 성공은 이 체제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알 수 있다. 북한 정권의 본질은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대형(大兄)이 다스리는 오세아니아와 너무나 흡사하다.
 ‘1984’의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사상경찰 심문관 오브리언이 反체제 지식인 윈스턴을 고문하면서 뱉어내는 이야기이다.
 “우리 당은 순전히 우리 자신을 위하여 권력을 추구하는 거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다는 것에 대하여는 아무 관심도 없어. 우리는 오로지 권력에만 관심이 있어. 부(富)나 사치, 오래 사는 것, 혹은 행복, 그런 것들이 아니라 권력, 순수한 권력에만 관심이 있다고.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안다는 점에서 과거의 어떤 독재 체제와도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해. 우리와 비슷하였던 자들을 포함하여 그 어느 누구와도 우리는 달라. 그들은 비겁하고 위선자들이었어. 나치 독일과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은 방법론에선 우리에게 매우 근접하였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동기를 인정할 용기가 없었단 말이야. 그들은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시적으로 권력을 잡게 된 것처럼 가장하고 저 모퉁이만 돌면 거기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천국이 있는 것처럼 속였지. 그렇게 실제로 믿었을지도 몰라. 우리는 그렇지 않아. 우리는 아무도 권력을 넘겨주기 위하여 권력을 잡지는 않는다는 점을 잘 알지. 권력은 수단이 아니고 목적이야. 혁명을 수호하기 위하여 독재를 확립하는 게 아니야. 독재를 하기 위하여 혁명을 하는 거라고. 탄압을 하는 목적은 탄압이다. 고문의 목적은 고문 그 자체라고. 권력의 목적은 권력이고. 이제 알겠어?”
 권력의 본질에 대한 이런 정의(定義)를 권력유지를 위하여 충실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 노동당 정권 아닐까? 그렇기에 북한정권은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져도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권력을 목표로 하는 권력, 순수한 권력, 모든 것을 권력에 종속시키는 절대권력, 인류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1984’에서만 상상하였던 권력이 북한에 있는 것이다.
 그 권력의 총체적 표현이 절대무기로서의 핵미사일이다. 핵은 북한정권의 대형(大兄)이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지난 6월28일 미국의 대북(對北) 전문가 여섯 명이 국무장관, 국방장관, 대통령 안보 보좌관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냈다. 6명은 조지 P. 슐츠 전 국무장관(레이건 정부 시절), 빌 리처드슨 전 지사, 윌리엄 P. 페리 전 국방장관(클린턴 정부 시절), 리처드 C. 루거 전 상원의원, 지그프리드 S. 헤커 박사, 로버트 C. 갈루치 조지타운 대학 교수이다. 이들은 수십 년에 걸쳐 북한 문제를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기술적으로 다룬 경험자들임을 강조한 뒤 전제 조건 없는 비공식적 양자(兩者) 회담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였다. 고위 대통령 특사를 평양에 보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가 없으며 평화적 방법을 찾으려 한다는 뜻을 전하면 북한은 탄도 미사일 및 핵무기 실험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편지는 대화가 북한을 핵 무장국으로 인정한다는 신호로 인식되도록 해선 안 된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위험은 북한이 기습적으로 핵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산(誤算)과 오판(誤判)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6인의 전문가는 외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당한 군사적 옵션도 없다고 했다. 북한이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한국과 일본을 공격할 것이다. 제재에 의존만 하여서도 해결할 수 없다. 외교적 노력이 없으면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한의 계획을 저지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지금은 있지만 이게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면서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고 결론 지었다. 


“올해 안에 북한을 때리지 않는다면…”

 국방부 대변인을 5년간 지내고 작년에 퇴임, 언론계로 돌아온 김민석 박사도 최근 헌정회(憲政會) 주최 세미나에서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정보를 공개하였다. 2013년 2월12일의 북한 핵실험은 우라늄탄으로 보인다면서 그들이 300kg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올해 안으로 추가 실험 없이 플루토늄 핵폭탄을 소형화하여 노동 미사일에 장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노동 미사일은 1990년대부터 실전 배치되었고, 사정거리가 1300km로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다. 탑재 탄두의 직경이 1.2m로서 소형화에도 유리하다. 김 박사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탑재 핵무기 실전 배치를 막지 못한다면 우라늄탄 대량 제조와 ICBM 핵무장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다음에는 북한에 대한 예방적 선제공격이 어려워진다.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을 공격하면 북한은 한국과 일본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나올 것이고 이렇게 되면 정치권은 분열되고 미국의 선제타격을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북한의 핵능력을 제거할 수 있는 시간은 노동핵미사일이 실전배치되기 전, 즉 올해 안이고 이 시한(時限)을 넘기면 북한의 핵 질주를 막을 수 없어 결국은 다양한 종류의 핵폭탄과 ICBM를 가진 핵 강국으로 등장, 한국은 고립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핵전력을 배경으로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으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서울의 유엔군사령부는 해체될지 모른다. 유엔사의 해체는 그 후방기지인 일본 요코스카와 요코다 등의 주일미군기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유엔사가 해체되면 미국과 일본은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다시 체결해야 하는데 북한의 핵위협을 받는 일본 국민은 주일미군이 한국을 지원하지 못하게 하든지 철수하라는 요구까지 할 가능성도 있다. 주일미군이 흔들리면 미국의 군사력은 태평양 전쟁 이전(以前) 상태인 하와이와 괌까지 후퇴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선택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 전, 즉 올해 안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대부분을 제거하거나 북한의 핵으로 오염된 한반도를 포기하는 것이다>고 했다. <이는 상상할 수 없는 가정으로 보이지만 사실상은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 거부한다면 우리는 NPT 탈퇴해야”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다음 한국은 결정적으로 불리한 국면으로 몰린다. 예컨대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으로 김포 반도를 점령한 다음 한미 연합군이 반격하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할 것이다. 미국이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나서면 북한은 로스앤젤레스를 ICBM으로 치겠다고 위협할 것이고, 정치권도 협상파와 주전파(主戰派)로 분열될 것이다.
 김 박사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배치하기 전에 미국이 한반도 바깥에 있는 해군, 공군력 및 정밀타격 미사일과 유도폭탄 등으로 북한의 핵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유력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였다. 한반도 바깥의 전력(戰力)으로 때려야 중국의 개입 명분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90% 이상의 성공 확률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장사정포에 의한 북한의 반격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물론 모험이지만 <북한의 핵위협으로 미군이 한국과 일본에서 철수하면서 동북아 전략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일지 모른다.
 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공격에 의한 북핵 문제 해결을 포기한다면 한국은 ‘공포의 균형’ 전략으로 적(敵)의 핵무장과 핵전략에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상적 방어 전략 외에 자위적 핵무장, 핵무장 준비 선언, 전술핵 재배치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정부의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 출신인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최근 아산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 올린 ‘북핵 폐기와 평화통일을 위한 북한 관리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히 요구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북한의 점증(漸增)하는 WMD와 미사일 위협을 고려할 때, 미국의 핵확장 억지 공약은 현 상태로는 역부족이며 대폭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만약 미국이 우리의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거부할 경우 한국은 북핵 폐기 시(時) 재가입을 전제로 NPT(핵확산금지조약) 제10조에서 허용한 대로 조약에서 잠정적으로 탈퇴하고 자체적인 핵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개발한 핵은 북한과 핵군축협상을 통해 폐기하고 다시 비핵국(非核國)으로 NPT에 복귀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히면 국제사회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언론의 난
[ 2017-07-17, 14:45 ] 조회수 : 4089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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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ltke     2017-07-18 오전 11:59
문재인은 이미 헌법 제4조 폐기를 선언한 반역자이다.
   토마스     2017-07-17 오후 3:23
우리 핵무기가 있었으면 이런거 신경쓸 필요없이 중단없는 전진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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