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교시(敎示)를 묵살한 조총련 관계자들
노동당 간부들은 이렇게 말했다. 총련 간부의 생살여탈(生殺與奪)을 거머쥔 당직자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으나, 이것으로 한덕수 등이 안도의 표정을 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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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일성 敎示의 묵살>

왕재산 사건과 관련하여 총련 부의장 등에게 지시를 내린 225국 총수가 강주일 이었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다.

강주일 등이 총련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게 된 계기는 귀국사업 시작(1959년) 때부터이다. 귀국선이 북한과 일본을 오가게 되자 강주일 등은 배에 총련 간부를 불러들여 집적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총련은 재일한국인들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북한 조선노동당의 일본 파견 조직 및 대변자가 되면서 朝大와 조선학교 교육도 ‘정치도구’로 바뀌어 버렸다.

이어서 강주일과 그를 맹종했던 총련 지도부는 조직을 마음대로 조종하며 절대 권력자인 김일성 등의 중요 지령까지 왜곡하게 된 것이다.

“잠시 별실에 남으시오.”

1982년 북한을 방문한 총련 의장 한덕수가 평양에서 김일성을 접견한 뒤, 동석(同席)했던 조선노동당 간부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그에게 명령했다. 김이성이 던진 말 때문이었다.

“이제는 조선고급학교(高校) 졸업생들을 일본 대학으로 보내 첨단 지식을 배우게 해서 인재육성을 하고 조국(북조선)에 공헌하게 하시오.”

총련에 의해 ‘민족 교육의 최고학부’로 인정받은 朝大 진학에 더 이상 구애를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신의 말씀처럼 숭배해온 김일성의 교시는 절대적이다.

그러나 조선고급학교 관련 교시가 공개되면 그 때까지 ‘朝大에 학생을 보내는 것’을 절대시해온 총련 지도부는 위신을 잃게 되어 조직이 붕괴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일단 조선노동당에서 재검토한다. 교시는 ‘非공개’이다.”

노동당 간부들은 이렇게 말했다. 총련 간부의 생살여탈(生殺與奪)을 거머쥔 당직자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으나, 이것으로 한덕수 등이 안도의 표정을 진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6. 전략으로서의 주체사상>

조선학교는 조선어로 수업이 이뤄지는데 김일성은 “국어(조선어)는 어학으로, 외국어를 가르치듯 하라”면서 유연한 뜻을 내비쳤다. 즉, 금기시해온 일본어 습득을 위해 수업에서 이를 사용해도 문제없다는 뜻이었다. 이는 과거 김일성이 중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고생했던 경험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교시도 묵살됐다. 하나의 원칙을 일단 허물어 버리면 모든 것이 깨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선노동당의 총련 담당 부서와 총련 지도부는 불편한 교시를 묵살했다. 이는 김정일의 시대가 되어도 계속됐다.

독재자의 면전에서는 웃음을 짓고 큰 박수를 치면서 지시는 전하지 않았던 것이다. 면종복배(面從腹背)를 한 것이다. 30대의 朝大 외국어학부 졸업자는 졸업 여행으로 방북하여 북한의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김일성종합대학의 철학 교수가 “(김일성의 사상을 절대화하는) 주체세상은 전략 때문에 만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고 한다.

朝大 강의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지도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조선노동당의 총련 담담부서와 총련 지도부는 ‘교시는 법’이라고 말하면서 이것이 유리한 지 불리한 것인 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은 ‘일반 대중은 모두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인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체가 착각이다.”(총련 관계자의 증언)

그들은 독재자의 위엄을 이용하면서 자신들의 보신(保身)에 영향을 주는 이런저런 불편한 교시는 묵살해왔다. 여전히 朝大생들의 귀에는 닿지 않고 있다. 총련 주도의 자기모순(自己矛盾)을 안게 된 朝大는 ‘어둠’이 흐르면서 자괴(自壞)의 길을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언론의 난
[ 2017-12-05, 11:02 ] 조회수 : 392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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