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요!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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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된 속담집에서

 며칠 전 집으로 책이 한 권 우송되었다. 내가 우스개를 모은다는 이야기를 듣고 知人(지인)이 보내 준 것이었다. 1984년에 출판되어 구수한 종이 냄새가 나는 <속담집: 꿰어 모은 구슬들>이란 책이었다. 필자는 金普明月(김보명월). 보낸 이는 필자의 아들. <저의 어머니가 취미 삼아 수집하여 정리한 속담집>이란 설명 편지가 책 속에 있었다. 속담집의 머리글이 名文이다.
 <내 인생을 눈물겹도록 사랑으로 살펴 주시던 시부모님과 아흔 아홉의 평생을 누리신 시고모님과 아흔 여섯에 아직도 건재하신 시백모님, 그리고 여든 다섯에 작고하신 친형님들이 가까이 계셔서 때때로 들려주시던 그 주옥 같은 속담들과, 또 책이나 신문, TV, 친구들과의 이야기 가운데서 감명 깊게 받아들인 것들을 취미로 적어 모은 지 어언 스물 몇 해, 그 수는 이미 삼천을 넘었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나에겐 마음의 양식으로 간직되어 온 것이요, 사연 많은 추억이 얽혀 있어, 마치 내 인생 앞에 세워둔 거울같은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이제 내 고희를 맞아 주워온 구슬들을 여기에 꿰어모아 사랑하는 오남매 특히 멀리 있는 나의 아들과 두 딸, 그들의 가슴에 우리 한국의 얼을 심고 또 하나의 보배로운 인생 교훈으로서 애미의 정성어린 기념품으로 주려고 하여 이 조그마한 책자를 만들었습니다.>
 필자는 속담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사람들의 오랜 경험에 바탕을 둔 짧은 말로서, 간결하고 機智(기지)가 넘치는 사람의 지혜요, 진리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한 민족의 특성과 그 정신까지를 엿볼 수 있는 것.>
 ㄱ, ㄴ, ㄷ 순으로 배열되어 있어 '가난'을 소재로 한 속담이 첫 페이지에 나온다. 읽어보니 그야말로 지혜와 인생 경험의 精髓(정수)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과 도둑은 사촌이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
 *가난하고 천대를 받게 되면 일가친척도 멀어진다.
 *가난하면 아내를 가려서 얻지 못한다.
 *가난한 놈이 꿈마다 기왓집을 짓는다.
 *가난한 사람끼리는 서로 단결한다.
 *가난한 집에는 형제가 많아도 우애가 좋다.
 *가난한 집에서 효자 난다.
 *가난한 사람은 시장에 살아도 아는 사람이 없고, 부자는 깊은 산중에 살아도 친한 사람이 많다.

 <깊은 물보다 얕은 잔에 빠져 죽는다> 뒤에 필자는 이런 해설을 붙였다. <물에 빠져 죽는 사람보다 술로 망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의 俗談(속담)엔 웃음과 지혜, 그리고 짓궂음이 섞여 있다. 선물 받은 책에서 인상적인 몇 개를 뽑았다. 일상 대화 때 적절히 이용하길 바라면서.

 '내 배 부르니 평안감사가 조카 같다.'

 *나간 머슴이 일은 잘했다.
 *나간 며느리가 효부였다.
 *나그네 먹던 김칫국 먹자니 더럽고 남 주자니 아깝다.
 *나무는 숲을 떠나 홀로 있으면 바람을 더 탄다.
 *낙동강 잉어가 뛰니 안방 빗자루도 뛴다.
 *낙락장송도 근본은 솔씨다.
 *낚시밥은 작아도 큰 고기만 잡는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진 시초이다.
 *남의 떡은 뺏아도 남의 복은 못 뺏는다.
 *내 배 부르니 평안감사가 조카 같다.
 *남자는 배짱이요, 여자는 절개다.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다.
 *없는 놈은 자는 재미밖에 없다.
 *없는 사람은 여름이 좋고 있는 사람은 겨울이 좋다.
 *없다 없다 해도 있는 것은 빚이다.
 *없을 때는 참아야 하고 있을 때는 아껴야 한다.
 *여름 불은 며느리가 때게 하고 겨울 불은 딸이 때게 한다.
 *예순이면 한 해가 다르고, 일흔이면 한 달이 다르고, 여든이면 하루가 다르다(六年七月八日).
 *영감 주머니는 작아도 손이 들어가지만 아들 주머니는 커도 손이 안 들어간다.
 *오는 복은 기어오고 나가는 복은 날아간다.
 *어진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거름이다.
 *운명 앞에 약 없다.
 *원수는 남이 갚는다.
 *자식이 잘 났다고 하면 듣기 좋아해도 동생이 잘 났다고 하면 듣기 싫어한다.
 *작은 며느리를 봐야 큰 며느리가 무던한 줄 안다.
 *잔 꾀는 여자가 많고 큰 꾀는 남자가 많다.

 '겁쟁이는 죽기 전에 여러 번 죽는다.'

 *저승길과 뒷간은 대신 못간다.
 *젊어서는 하루가 짧아도 일년은 길고, 늙어서는 하루는 길어도 일년은 짧다.
 *좋아하면서도 그 나쁜 점은 알아야 하고 미워하면서도 그 좋은 점은 알아야 한다.
 *책망은 몰래 하고, 칭찬은 알게 하랬다.
 *초가삼간 다 타도 빈대 죽는 게 시원하다.
 *한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려도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못 거느린다.
  *아들 잘못 두면 한 집이 망하고, 딸을 잘못 두면 두 집이 망한다.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가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
 *엎어진 놈이 자빠진 놈 일으킬 수 없다.
 *외손자는 업고 친손자는 걸리면서, 업은 놈 발시리다고 빨리 가자고 한다.
 *재수 없는 놈은 손자 밥 떠먹고도 포도청에 끌려 간다.
 *정을 베는 칼은 없다.
 *지켜보는 가마솥은 더 늦게 끓는다.
 *이 福 저 福 해도 妻福이 제일이다.
 *보기 싫은 처도 빈방보다 낫다.
 *못생긴 며느리 제삿날에 병 난다.
 *나쁜 소문은 날아가고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치고 자기 잘 되는 꼴 보여준 적이 없다.
 *계집 때린 날 장모 온다.
 *국에 덴 사람은 냉수도 불고 마신다.
 *과거를 아니 볼 바에야 試官이 개떡 같다. 
 *겁쟁이는 죽기 전에 여러 번 죽는다.


[ 2018-02-13, 05:57 ] 조회수 : 1500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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