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병 수준도 안되는 트럼프의 군사지식
<조갑제TV 녹취록>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의 자유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조샛별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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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론, 언론 및 국회가 들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 김정은을 믿을 수 있다, 유능한 사람이다라고 극찬하면서 사인한 문서를 읽어보았더니,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것이다. 딜 메이커, 절대 손해 보지 않을 사람이라고 믿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주는 것은 많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놀랍다, 경악스럽다등의 표현이 언론에 많이 등장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정통언론의 보도는 한결같이 비판적이다. 좋은 그림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하루가 지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림이 좋아서 박수를 쳤는데 문서를 보니 내용이 없다, 내용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북한에 퍼주기만 하고 손에 잡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내용을 가장 잘 요약한 사람이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그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숙원사업에 몇 가지 승리를 안겨주고 얻은 것은 없다. 무엇을 주었느냐?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는 명성, 국제제재 완화. 더구나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키게 되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북(對北) 협상력도, 동맹의 결속력도 약화시키게 되었으며, 얻은 것은 핵 협상을 시작한다는 애매한 약속 정도에 불과하다고 요약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내용이 더 드러나 봐야겠지만 지금 드러난 내용으로서는 이것이 왜 성과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런 걱정을 요약한 사람이 조셉 윤이다. 그는 몇 달 전까지도 미 국무부의 대북(對北) 담당자였다. 가장 최근까지 일한 실무 전문가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나서인지 솔직하게 이렇게 말했다. “굉장히 실망스럽다. 김정은의 진정성이 문서에 들어있지 않다. 트럼프는 그를 믿을 수 있다고 수차례 얘기해왔는데 그럼 그것이 문서화되어야 할 것 아닌가. 문서에는 없다. 성공했다고 볼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   

특히 트럼프가 얘기한 것 중 미국 언론 및 정치인들이 문제삼 고 있는 것은 ‘Provocative(도발적)’라는 표현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남침 및 핵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도발적이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해오던 말을 트럼프가 그냥 받아서 한미동맹에 던져버렸다.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또한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으로는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사전 논의도 하지 않았다, 국방부도 몰랐던 것 같다. 물론 마티스 장관이 통보를 받은 것처럼 대변인이 대신 얘기하고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는 평가이다.   

인권논의가 있었다고 말은 하지만 기록에는 없다. 말만 하면 뭐하는가? 문서로 남겨야 할 것 아닌가.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상대로 매우 특별한 유대감(very special bond라고 표현)을 갖게 되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김정은을 한번 만나고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얘기할 수 있는가, 비판했다. 이런 전문적인 분석도 덧붙였다. “폼페이오가 이끄는 실무팀이 북한과 합의를 못하니까, 대통령도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분석 같다. 대통령이 회담은 성공해야 한다고 하도 되풀이를 하니, 실무팀의 입장이 약화되어 북한 팀을 상대로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이 탑다운 식으로 위대한 만남이 되어야 한다며 결론부터 결정해 놓으니, 실무팀은 여기에 맞춰 많은 것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민주당만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공화당 국회의원들도 상당히 비판적이다. 이런 언론 표현도 있다. “트럼프는 당했다”, ‘be snookered’라는 상당히 속어적 표현까지 써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그야말로 당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메렌디스 뉴저지 출신 상원의원은 벌써 북한은 성공했다. 정권의 정당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트럼프는 최대 압박정책과 제재를 스스로 약화시켰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중국은 대북(對北)제재를 조정하자고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시절 NSC 백악관 안보회의의 아시아 담당이었던 마이클 그린 씨는 이것이 제대로 된 협상이었다면, 김정은이 핵을 몇 개 가지고 있는지 고백부터 해야 하고, 플루토늄과 우라늄 생산 중단, 그리고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가 몇 년에 걸쳐 검증해야 하는 지, 몇 년이 걸릴지 예상했어야 했다. 그러려면 과학자들을 많이 모았어야 했는데 그런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회담을 한 것이다. 이번 합의문을 보면 NPT 복귀, IAEA사찰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그동안의 성향으로 봐서, 트럼프의 돌출행동에 상당히 불만이 많을 것이다. 그가 공화당 의원들과 식사를 했는데, 거기서 나온 얘기를 공화당 의원들이 외부에 알리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다. 공화당 의원들이 펜스는 한미군사훈련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했다고 펜스의 입장을 전했더니, 펜스 부통령 측은 지금 현재 진행 중인 통상적인 훈련은 하되, War Game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는데, 그것이 너무 뭉뚱그려져서 전해졌다고 해명했다 

주한미군사령부의 제니스 로벳 여성 대령은 아직까지 상부로부터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것은 국방부와의 사전 논의 없이 김정은 앞에서 트럼프가 한미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부터 한 것이며, 동맹국과 국방부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부터 한 것이 된다. 이게 군통수권자인가? 구멍가게 주인도 이렇게는 안할 것이다. 혹시 트럼프에 대해 아직도 기대하고 있는 한국 사람이 있다면 트럼프가 비정상적이다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말을 수시로 바꾸면서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정상적이지 않고, 쇼를 하고 거짓말 하는 사람이 절대 공산주의자를 이길 수 없다. 공산당을 이기려면 정직해야 한다. 또한 저들의 이념을 부술 만한 또 다른 신념체계가 있어야 한다. 그 핵심은 자유다. 자유에 대한 사랑이다. 트럼프는 이것이 없는 사람이다. 진실, 정의, 자유가 실종된 트럼프가 대한민국을 대신해서 김정은의 팔을 비틀 것이라고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조니 에런스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점잖게 이렇게 평했다. “현명하지 못했다. 합법적인 군사훈련을 왜 중단하는가”. 트럼프는 동맹국을 배신하고 적에게 굴종한 것이다.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동맹국만 배신한 것이 아니고, 미국 언론과 여론, 즉 미국 국민들을 배신한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 군인 54000명이 죽고 10만 여명이 다쳤다.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기념물에 새겨진 글이 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는 조국의 부름에 응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되어 있다.   

그렇게 지킨 대한민국인데 트럼프는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시켜서 전쟁범죄자에게 추파를 던지는 행동을 했다. ‘난 평생 이런 회담에 준비되어 있다고 큰 소리 치면서 회담에 임했는데, 허무하게 무너졌다. 왜 무너졌을까? 허영심 때문이다. 권력자의 허영심은 반드시 파멸로 몰고간다. 권력자는 권력만 가져야지 거기에 명예까지 욕심내면서 노벨평화상에 목을 매다가 망한다. 이 노벨평화상이 두 나라를 망칠 것 같다. 키신저의 노벨평화상이 월남을 망가뜨렸고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욕심이 한국을, 그리고 미국까지 곤란에 빠뜨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 외에도 평화, 번영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데 핵폐기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내용이 없느냐, 김정은을 그렇게 믿는다면서 왜 문서화 된 것이 하나도 없느냐, 받은 것 없이 주는 것은 왜 이렇게 많은가하는 언론의 반응이 많다. 트럼프는 그동안 입만 열면 북한 핵문제를 망친 것은 오바마, 부시 대통령이라고 비난을 해왔는데, 정작 어제 드러난 합의문은 부시 행정부 시절 6자 회담에서 만들어진 9.19 선언보다 훨씬 후퇴한 것이고, 훨씬 부실한 것이다.   

다만 미국의 보통사람들은 이런 트럼프를 계속 지지할지도 모르겠다. 트럼프는 미국의 보통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 서글픈 일이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의 진실, 정의, 자유를 지키는 세계사적 임무를 부여받은 자리다. 그러니 트루먼 대통령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고, 즉 자유를 지키라고 한국에 파병한 것이 아니겠는가. 부동산 업자의 머릿속에 그런 고귀한 가치가 들어가기 힘들었던 것 같다.   

“North Korea reaps many rewards with little cost(북한이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 많은 것을 얻다)”라는 표현도 나왔다. 그리고 alarm, confusion, startled, surprise 등의 단어가 많이 나온다. “훈련중단은 도쿄와 서울을 놀라게 하고 미국 의원들을 혼란시키고 미 국방부도 경악했다”, 이것이 기사 제목이다. 한 신문은, “미국의 서부방어선, 즉 태평양 서부지역방어선 핵심은 주한미군이다. 트럼프는 이 점을 건드렸다. 주한미군 철수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얘기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마이클 그린 씨는 만약 동맹국과 상의하지도 않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은 깜작 놀랄 사태(astonishing development)라고 표현했다. 한 전문가는 중요한 양보를 마지막에 하면 몰라도 초기에 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deal maker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 논의를 했다고 얘기했는데 오히려 믿겨지지 않는다. 가장 트럼프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화당 상원의원은 김정은이 트럼프를 갖고 놀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라고 말했었는데, 이번 회담에 대해 훈련중단은 찬성한다. 그러나 철군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언론에 ‘Interoperability’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상호작전 협력이라는 뜻이다. 왜 한미군사훈련이 필요한가. 미군과 한국군이 한국에서 작전을 하려면 서로 협조가 되어야 한다. 여러 통신협조, 장비, 공격, 수비에서 협조가 되지 않으면, 이 좁은 한국에서 작전하다 우군끼리 총질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서로 다른 무기 체제도 맞춰보아야 한다. 즉 끊임없는 훈련이 필수적이다. 훈련을 해서 몸을 만들어야 싸우는 것이다. 권투선수가 시합을 나가는데 아무런 훈련 없이 링 위에 올라가는가. 시합 전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링 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전쟁도 그런 것이다. 훈련 없이 전쟁하다가는 백전백패다. 그런데 이런 훈련을 하지말자는 것이다. 트럼프의 군사문제에 대한 지식이 일등병 정도도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의 희망을 본다 

미국의 언론과 여론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 선거에서 참패하게 되면 탄핵당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의 몰락은 우리로서는 어떤 면에서는 희망적인 것일 수 있다. 김정은, 트럼프, 문재인 이 세 사람이 같은 배에 탔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다른 두 사람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이제 한국인들은 트럼프 비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안에서 이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무대가 미국으로 옮겨졌다. 어떻게 보면 세계 전체다. 김정은은 세계의 적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김정은에게 현혹당하는 꼴을 어제 보여줬다.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 자유를 사랑하는 한국인들도 살 구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때이다.

[ 2018-06-13, 17:21 ] 조회수 : 3332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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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당     2018-06-14 오후 10:15

위 글 잘 보았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애쓰는 조갑제 선생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다만 우려되는 바 있어 몇 마디 쓰는 것이니 참고하셨으면 한다.

먼저 자유진영 내부에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한 극단적, 감정적 평가가 많고 이것이 자유진영 여론 혼란의 단초가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이들은 막무가내로 트럼프가 잘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트럼프가 무슨 일을 하든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개인적인 느낌이나 자신의 처지에 따른 감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조갑제 선생의 경우 트럼프에 대해 거의 비판적인 편이다.

조갑제 선생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에 대하여 위와 같이 미국의 언론, 전문가, 정치인의 발언을 들어 맹비난하고 있다. 과연 조 선생의 분석과 지적이 온전히 일리 있는 것인지,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자.


1. 객관성을 담보한 인물들인지 여부

조 선생은 트럼프-김 회담에 대하여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CNN 등 정통언론의 보도는 대부분 비판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성명서를 인용하였고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를 인용했는데, 여기에 ‘조셉 윤’이라는 전 미 국무부 대북(對北) 담당자의 주장을 끼워 넣었다. 평소답지 않게 조 선생은 이 조셉 윤을 소개하면서 좌파매체에서 흔히 하는 식의 주관적 느낌을 섞었다. “가장 최근까지 일한 실무 전문가다. 그는 공직에서 물러나서인지 솔직하게 이렇게 말했다”는 등으로 쓴 것.

(1) 바이든과 조셉 윤

그렇다면 바이든과 조셉 윤은 어떤 사람일까. 바이든은 오바마 정권 사람이다. 트럼프가 오바마 정권의 정책이나 이란 핵협정 같은 것들을 뒤집고 있는 점으로 보면 트럼프에 대한 바이든의 평가는 일단 당파성을 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의 중간선거가 얼마 후 있을 것이란 점에서 보면 바이든의 주장에는 미국 민주당의 승리를 위한 의도도 상당부분 들어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 바이든은 어쨌거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정권의 최고책임자이므로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입장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싱가포르 회담에 대한 바이든의 성명은 오바마 정권에 대한 변명과 민주당 승리를 위한 선거운동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조갑제 선생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인용하기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조셉 윤을 보자. 그가 얼마 전까지 미 국무부 대북 담당자였던 것은 사실이다. 조 선생은 이 점을 조금 강조하며 ‘조셉 윤이 솔직하게 말했다’라는 인테리어를 해줬지만 오히려 그래서 조셉 윤의 주장 역시 객관성 면에서 힘을 잃는다. 얼마 전까지 국무부에 있었다는 점은 조셉 윤이 트럼프 체제에서 그만 뒀음을 의미하며 이는 어떤 이유로든 트럼프 체제에서는 쓰임 받지 못한 것이다.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트럼프가 북한을 압박한 점을 조 선생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에 비추어보면, 우리 자유진영 입장에서는 미북 정상 회담 전 미국 국무부 실무진의 일처리는 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조셉 윤은 그런 트럼프 실무진에서 나온 것이다. 조셉 윤이 순전히 개인적으로 쉬고 싶어서 그만 둔 게 아니라면 그의 대북 업무 수행 능력은 그 자체로나 혹은 정파성 측면에서 트럼프 정권으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봐야 하고 그래서 조셉 윤의 싱가포르 회담 평가는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객관성은 차지하고 조셉 윤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까. 조셉 윤은 국무부에서 나오고 한 달도 안 되어 CNN과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회담 제의를 받아들인 직후 주UN 북한 측 관료들과 접촉했고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촉구를 했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조셉 윤은 북한 측의 고위급 대화 제한에 응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지지하며 이것은 큰 성과임을 강조했다. 조셉 윤은 북한의 핵개발이 과거와는 달리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이제 다른 시선과 다른 집중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과거의 대북 제재와 관리 방식이 실패하였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셉 윤이 말하는 다른 접근법이란 게 뭘까.

조셉 윤은 "미북 정상회담으로 기대하는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한반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큰 틀과 그에 대한 (논의)기준이나 그 일의 시작 등에 합의하는 것"이 과거와 달리 해야 할 접근법이라고 하였다. 이는 일반적인 외교 관례나 정상회담, 즉 사전 조율과 충분한 협의 후 이루어지는 만남과는 달리 ‘일단 만난 다음 논의할 부분들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얼마 전 최보식 기자가 인터뷰한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도 이번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 일반적인 회담과는 달리 ‘반대로 가고 있다. 큰 틀에서 정치적 합의를 먼저 보고 나중에 세부적인 것을 맞춰 가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하였다).

‘일단 만나 다음 논의할 부분들을 정해야 한다’는 조셉 윤의 주장과 배치되는 주장들, 이를 테면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이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미국 내 민주당쪽과 언론(뉴욕타임스, CNN 등)의 지적에 대해서도 조셉 윤은 "과정이 진행되는 건 과정이 없는 것보단 낫다"고 강변했었다.

그밖에 조셉 윤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최근 전격 경질되고 폼페이오가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행정부 안에는 다양한 관점이 있기 마련이자만 지금은 통일된 하나의 목소리가 나와야하는 시점이다. 이 목소리는 대통령의 것이 돼야 한다"고 하였다. 조셉 윤은 “나는 폼페이오 국장 주변 사람들을 매우 잘 아는데, 미북 정상회담 등의 과정에서 대통령과 국무부 사이 더 이상의 간극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조셉 윤은 김정은과의 회담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바랄뿐 호전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김정은에게 잘 전달하길 바란다고 하였다. 조셉 윤이 트럼프로 하여금 김정은에게 ‘미국은 호전적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라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굴복하란 의미일까. 아니다. 이것은 그간의 대북제재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독재 체제의 속성을 잘 간파하고 하는 말인 것이다.

조셉 윤은 위와 같은 조언들을 퇴임 후에 하고 다녔다. 그러면서 그는 ‘대북 접촉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역할을 맡기면 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정권은 국무부를 그만 두고 곧바로 언론 노출을 자주하는 조셉 윤을 부르지 않았다(조셉 윤은 과거에도 언론 노출이 비교적 많았던 인물이다. 2018년 3월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셉 윤은 스스로 개인사정으로 은퇴했다고 밝혔고 북한은 ‘조셉 윤 채널’을 중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셉 윤의 말은 아주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올 초만 해도 개인사정으로 은퇴했다던 그는 지난 달 ‘미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소외감을 느꼈기 때문에 국무부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일성이 1994년 죽지 않았다면 김영삼과의 만남을 통해 비핵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임을 암시하는 말을 에둘러 했다. 그러면서 ‘김일성은 상당히 강력했으며,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으로부터도 많은 존경을 받았다’고 하였고 이제 북한의 핵 관련 능력이 김일성 시대보다는 강해졌으므로 북한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높아졌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조셉 윤이 조갑제 선생의 인용에 따르면, ‘(싱가포르 회담에 대해)굉장히 실망스럽다. 김정은의 진정성이 문서에 들어있지 않다. 트럼프는 그를 믿을 수 있다고 수차례 얘기해왔는데 그럼 그것이 문서화되어야 할 것 아닌가. 문서에는 없다. 성공했다고 볼만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한 것이다.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일단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서 점진적으로 해결방안을 만들어 가라던 조셉 윤이지 않던가.

퇴임 후 두어 달 간의 대북 관련 조셉 윤의 발언을 보면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가 잘하고 있다,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므로 일단 먼저 만나라, ○나더러 역할을 주면 할 수 있다, ○이제는 북한에 더 많이 줘야 한다....... ○트럼프 바보>


조갑제 선생은 <특히 트럼프가 얘기한 것 중 미국 언론 및 정치인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Provocative(도발적)’라는 표현이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남침 및 핵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도발적이다’라고 했다.>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트럼프의 표현에 섬세함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는 한미 훈련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북한이 한미 훈련에 대해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취지의 표현으로, 비정상적 체제를 지닌 궁지에 몰린 북한을 다루는 방법의 하나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조갑제 선생이 트럼프를 비판하는데 인용한 인물인 조셉 윤도 불과 몇 달 전에 미국의 ‘호전적 의도’가 없음을 북한에 보여주라고 하지 않았던가.

또 조 선생은 <인권논의가 있었다고 말은 하지만 기록에는 없다. 말만 하면 뭐하는가? 문서로 남겨야 할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는데, 과거 북한은 수많은 약속을 하고 기록으로 남겼지만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조갑제 선생도 좌파 정권이 북한과 한 약속에 대해 ‘어떻게 믿느냐, 북이 지키지 않으면 협정문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였지 않았나. 북한은 깡패집단이다. 깡패들이 차용증 썼다고 무조건 돈을 갚고 안 쓰면 무조건 안 갚나? 깡패들은 강자에겐 말로 진 빚도 갚고 약자에겐 공증한 것도 ‘배 째라’ 식으로 나온다.

인권논의 외에 트럼프-김 회담에서 문서로 남기지 않은 것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조셉 윤 등 잘난 전문가들이 우선 만나보라고 주장했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즉 세부적인 것부터 협의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먼저 깡패 두목을 직접 만나 큰 틀에서 본심을 들어보는 자리였다.

싱가포르 회담에 대한 조갑제 선생의 ‘인권문제 미기재’ 비판은 상당히 지엽적인 것이고 어떤 면에서는 비판을 위한 트집에 가깝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 회담은 어쨌든 김정은이 궁지에 몰렸기 때문에 나오게 되어 열린 것이다. 이 점이 중요하다. 이 만남을 통해 비로소 인권문제 같은 부분들이 담긴 본질적 사안들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김정일이었으면 싱가포르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느니 하던데 부질없는 분석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세운 큰 틀에서 돌아간다. 김정일이든 김일성이든 지금과 같은 상황에 내몰렸다면 싱가포르로 나왔을 것이다. 어린 김정은이지만 조금이라도 견딜만했다면 북한 밖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나오게 된 사실 자체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전제로 다른 문제들을 살펴봐야 한다.

북한과는 약정서 따위가 필요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상태이다. 부시나 오바마가 오로지 무능력해서 북한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거대 미국의 부시나 오바마 정권에는 조갑제 선생만한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북에게 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이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이 효과적 대북 제어를 하지 못하였던 것은 자국 내의 정치상황과 여러 세계 상황으로 인해서이다.

어쩔 수 없이 밖으로 기어 나온 독재살인마를 상대로 미국이라는 강대국 대표 트럼프가 마냥 굴복할 이유가 있겠는가? 중간선거 승리와 노벨상을 위해 굴복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하던데, 이는 트럼프가 굴복하지 않을 경우 김정은은 끝까지 도발함을 전제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미국으로선 북한에 모든 걸 양보하거나 굴복하는 것 외엔 북한의 무력시위나 도발을 억제할 방법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 된다.

트럼프가 노벨상을 받거나 중간선거에 이기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북한을 제어하는 것밖에 없다는 말인가? 그리고 미국은 굴복 외엔 북한을 억제할 방법이 없다는 말인가? 그래서 트럼프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굴욕적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건가. 이것은 너무나도 감정적이고 경박한 추론이다.

노벨상도 좋고 선거 승리도 좋다. 인간은 누구나 욕망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에는 의회도 없나? 트럼프가 자기 영달을 위해 마냥 북한에 양보했을 때 이를 견제할 수단이나 세력이 전혀 없나? 이 사실을 트럼프가 모를 것이라고 보나? 노벨상과 개인의 영달을 위해 김정은에게 유리한 회담을 했다는 추론은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너무나 가볍게 보는 것이다.

(2) 로버트 메렌디스, 마이클 그린, 조니 에런스트는 누구인가

조갑제 선생은 <민주당만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공화당 국회의원들도 상당히 비판적이다>고 하면서 ‘뉴저지 출신 상원의원 로버트 메렌디스’와 ‘공화당 상원의원 조니 에런스트’의 말을 인용했다. 그런데 로버트 메렌디스는 공화당 인사가 아닌 민주당 소속이며, 뉴저지주는 민주당과 공화당 경합지역으로서 최근에는 민주당이 강세를 띠는 곳이다. 로버트 메렌디스는 당연히 트럼프와 공화당 때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정치인이 아닌 로버트 메렌디스의 말이라면 객관성이 실리겠지만 그는 정파성이 뚜렷한 인물이라 그 말이 온전히 객관적이라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메렌디스는 2013년부터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맡다가 2015년 부패혐의로 기소되면서 물러났는데, 외교위원회 의장 시절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를 지탱한 인물이다. 근래 트럼프가 이란 핵협정 등 오바마 시절 외교를 파기하는 것을 보면 메렌디스가 트럼프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는 뻔하다. 뿐만 아니라 메렌디스는 미국 상원에서 몇 안 되는 라틴계 중 한 명이다. 오바마는 라틴계를 중용했고 현재 미국은 주류 백인들과 라틴계의 다툼이 곳곳에서 보이지 않게 진행 중이다. 트럼프의 집권 자체가 라틴계 등에 대한 주류 백인들의 반발로 인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조니 에런스트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아이오와주 출신이다. 아이오와는 미국 최대 돼지고기 생산지이다. 중국은 돼지고기를 다량 수입하는데, 수입 총량의 14%가 미국산이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무역 불공정을 지적하며 무역전쟁을 하겠다고 했을 때 조니 에런스트 의원은 트럼프에 강하게 반대했다. 당시 에런스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내 중서부 주들이 중국 보복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무역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중국이 보복을 시작한다면, 아이오와 뿐 아니라 미 중서부 전역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외교 후 트럼프에 대해 에런스트가 비판하는 것에 색안경이 껴지는 이유다.

마이클 그린은 대북 문제에서는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오래 전부터 언론 노출이 매우 많았던 인물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하여 많은 평론을 한만큼 예측이 맞지 않는 적도 제법 된다. 원래 말을 많이 하면 허점도 많게 마련이다.

아무튼 마이클 그린은 작년 10월 워싱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는 북과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평양의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 미국의 사고방식을 북한에 이해시키기 쉽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었다. 그래놓고도 그는 “외교적 해법 역시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를 되돌리겠다는 모든 약속을 위반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안하는 동결 대 동결은 북한이 철저하게 거부한 바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마이클 그린도 북한에 대해서는 오직 힘 외엔 어떤 외교도 소용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그린은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한도 끝장이란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력을 과시해야 하고 군사적 위기감을 적당히 조성해야 한다는 소리이다. 그러면서도 마이클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옵션' 언급이 북한이 아닌 중국이 행동에 나서기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이 자체가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하였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이 사람 말은 왔다 갔다 하고 명확한 대안 제시도 없다. 마이클 그린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그간의 북한과의 협정은 모두 소용없는 것이었고 앞으로의 외교도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대화는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이며, 또 북한에 대하여 미국의 군사력 과시가 필요하다고 해놓고 그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들인가? 마치 점쟁이가 요리조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애매한 예언만 하면서 부적을 팔아먹는 격이다.

사실 마이클 그린의 논평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인데, 어쨌든 그 마이클도 트럼프에게 우선 북한과 대화를 하라고 조언했던 것이다.


(3) 밥 코커

조갑제 선생은 공화당 쪽에서도 비판이 나온다고 했지만 조니 에런스트 외엔 거론하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를 비판하는 공화당 의원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앞서 언급한 조니 에런스트 외에는 공화당 중진 ‘밥 코커’ 의원 정도가 눈에 띨 뿐이다. 밥 코커는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도운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밥 코커도 묘한 인물이다. 그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기로 한 민주당 소속 후보자를 밀고 있다. 노골적으로 그 민주당 후보자가 훌륭하다고 거듭 말한 것. 이에 대해 공화당 측은 ‘앞으로 민주당과의 접전이 예상되는데, 이런 행태는 우려된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밥 코커의 행태의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말들이 있는데, 분명한 것은 밥 코커의 은퇴와 관련, 트럼프와 설전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는 이런 주장을 했다. <밥 코커 상원 의원이 테네시 재선 출마를 지지해 줄 것을 나에게 간청했다. 나는 "싫다"고 했고 그는 손을 뗐다. (내 지지가 없이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무장관이 되고 싶어 했고 나는 ‘됐거든요’라고 했다.>

그리고 트럼프는 밥 코커에 대해 <그는 끔찍한 이란 핵협상에 큰 책임이 있는 자다! 따라서 나는 코커가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우리 위대한 어젠다를 훼방하는 게 전혀 놀랍지 않다. (밥 코커는) 선거에 나설 용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밥 코커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코커 의원에게 전화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고, 코커 의원이 출마한다면 자신이 지지선언을 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하였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이후 코커 의원이 민주당 후보자를 두둔 하거나 트럼프 외교를 사사건건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코커 의원은 유승민, 김무성이 지난 정권 때 했던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주류언론은 갖가지 예를 들면서 트럼프가 거짓말쟁이이고 코커가 바른 말을 하는 것이라고 거의 단정적으로 보도한다.

조갑제 선생 역시 대부분 반트럼프 언론의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 과연 조갑제 선생 주장대로 공화당 쪽도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는가. 앞서 열거한 조셉 윤, 로버트 메렌디스, 마이클 그린, 조니 에런스트 등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는가. 이러한 인물들과 미국 주류언론의 주장이 옳고 트럼프는 완전한 거짓말쟁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조갑제 선생이 지금 트럼프를 비판하면서 끼워 넣은 사람들과 동원한 논거에는 객관성이 결여되어 보인다. 논증방식 면에서도 모순적이고 논리비약적인 면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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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당     2018-06-14 오후 10:15

2. 이상한 추론

조갑제 선생은 자신의 관념과 유사한 미국 언론의 트럼프 비판들을 찾아내 이를 수긍하고 인용하면서도 그 속에서 일부 자신의 관념과 다른 것은 배제해 버리는 모습도 보여 준다. 이런 식이다. <어떻게 김정은을 한번 만나고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얘기할 수 있는가, 비판했다. 이런 전문적인 분석도 덧붙였다. “폼페이오가 이끄는 실무팀이 북한과 합의를 못하니까, 대통령도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분석 같다. 대통령이 ‘회담은 성공해야 한다’고 하도 되풀이를 하니, 실무팀의 입장이 약화되어 북한 팀을 상대로 강하게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이 탑다운 식으로 ‘위대한 만남이 되어야 한다’며 결론부터 결정해 놓으니, 실무팀은 여기에 맞춰 많은 것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회담 결과에 대해 분석한 보도의 결론은 옳다고 보면서도 그러한 결론에 이르게 된 핵심 분석에 대해서는 잘못 분석했다고 하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추론을 바탕으로 한 추론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트럼프에 대하여 일정한 결론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끼워 맞춰 평가하는 것이다. 조 선생이 이런 식으로 감정적 글을 쓰는 것은 본 일이 없다.


3. 싱가포르 회담 배경

조갑제 선생이 인용한 말을 한 마이클 그린, 조셉 윤 등은 모두 ‘북한과의 과거 약정은 소용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과의 협정에서 문서로 무언가를 남기는 등의 형식은 별 의미가 없음을 말한다. 전문가라는 이들 중 다수는 외교적 방법과 대화는 허사라고 하면서도 대화는 해야 한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군사적 압박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미국의 북폭은 현실성이 없고 하더라도 남북한 공히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하므로 선량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북폭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이 없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얘기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덤으로 “북한은 자기네가 멸망하면 했지 체제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런 말들밖에 없다. 실효성 있는 대안 제시도 없다.

여기에다 어떤 이는 북한 체제 특성상 핵 포기는 김정은 혼자서 마음대로 덜컥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김정은이 자신의 핵심 강성 지지층을 설득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운신의 폭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수는 김정은이 북한 핵포기(비핵화)를 스스로 약속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미국이 체제포기와 인권문제, 비핵화를 강요할 경우 북한은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게 될 경우 오히려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가게 될 지도 모른다고도 하였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자꾸만 흘렀다.

그런 온갖 말들이 온 세계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일단 김정은을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간 김일성, 김정일은 자신이 지시해서 발생한 일이거나 이루어진 협정조차 ‘밑에 당국자가 실수한 것’이라는 핑계로 뒤집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김일성 3대의 경우 자신들이 만든 체제의 틀에서의 룰과 권위 때문에 자신의 협상팀에게 차마 지시할 수 없는 말이 많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엊그제 대북 전문가인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도 이와 관련, “아무리 신정(神政) 체제라 해도 이를 무시 못 한다.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에는 '어려운 국면이지만 나는 비핵화를 하겠으니 힘을 실어 달라'는 내용이 담겼을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래서 일단 김정은을 불러내 직접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싱가포르 회담이 있었다. 누가 뭐라 평하든 이 회담 자체는 힘을 앞세운 미국과 다급해진 북한이 기어 나와 이루어진 것이다.


4. 또 등장한 비판을 위한 비판 - 남 탓만 하는 비상대적, 일차원적 비판

고귀한 가치가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은 부동산 업자라서 미군의 유해를 다시 발굴하기로 했다는 말일까.

조갑제 선생의 글에는 우리 언론인들 나아가 조선조 사대부의 폐습을 물려받은 우리 지식층의 일면이 그대로 묻어 있어 씁쓸하다. 조 선생은 <트루먼 대통령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고, 즉 자유를 지키라고 한국에 파병한 것이 아니겠는가. 부동산 업자의 머릿속에 그런 고귀한 가치가 들어가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썼는데 이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야말로 감정적이고 피상적인 견해이다.

조갑제 선생은 남보다 많은 말을 한 편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만 너무 믿어서도 안 된다는 요지의 주장을 여러 번 했다. 이것은 미국을 불신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보수우파 진영의 지나친 미국 의존적 자세를 지적하며 보다 자주성을 길러야 한다는 취지였을 것이다. 여기에는 동맹인 미국에 대한 우리의 염치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6.25 참전의 혈맹 미국의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는 점도 내포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미국이 싸울 때 우리도 도와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미국에 배신행위만 하였다. 조갑제 선생은 세계의 자유를 거론하며 그런 생각이 트럼프에겐 없다고 비난했지만 이는 지극히 이기적인 한국의 보수우파 입장에서의 시각일 뿐이다. 한국 보수우파는 문재인 정권을 사실상 적으로 보고 있고 문재인 정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볼 때 문재인 정권은 어쨌든 대한민국 국민이 세운 정권이다. 조갑제 선생은 박근혜를 경멸하고 있고 그 박근혜가 무능해서 좌파 정권을 들어서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지만 미국은 결국 한국 국민이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선택을 하고 문재인을 세웠다고 본다.

그렇게 한국 국민이 투표로 뽑은 문재인이 미국을 적대시 하며 누가 봐도 김정은 편에 서는 행태를 보였고 사실상 보수우파는 상당기간 집권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니 미국으로서는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트루먼이 구한 한국을 장사꾼 트럼프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트루먼이 구해준 한국 국민들이 미국을 배신하니까 트럼프가 이별을 고려해보는 것이다.

우리 지식인들은 우리가 일제 식민지를 겪은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힘을 갖추지 못했던 비겁하고 나약한 조선조 탓을 하지 않고 일본만을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당시 세계 상황과 국제관계를 볼 때 일본만 탓한다는 것은 정말로 한심한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한국과 이별을 고려하는 제스처를 보이는데 대해 트럼프만 비난하는 것은 조선조 멸망을 일본 탓으로만 보는 것보다 더한 어리석은 생각이다. 나의 주장은 트럼프가 한국을 버리려는 모습을 비추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트럼프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전혀 아니다. 우리네 지식인들에게 내재된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지적하는 것이다.

역대 미국 정권도 매듭 짓지 못한 만큼 북한의 비핵화는 어려운 문제이다. 체제와 생존을 걸고 나서는 살인 깡패들을 상대로 한 협상은 정상국가 간의 협상처럼 여겨선 안 된다. 무슨 약정서가 있다고 그 내용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고 약정서가 없다고 안 지킨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관건은 ‘힘의 논리’이다. 힘이 어떻게 작용할 것이냐가 문제이다. 이러한 힘과 그 작용에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 문재인 정권의 태도 또한 그 요소 중 하나이다.

미국의 이번 싱가포르 협상은 근래의 한국의 태도와 앞으로 취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입체적으로 고려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것은 트럼프 정권이 잘했다는 것도 잘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요 조갑제 선생처럼 잘못하고 있다고 보아서 하는 말도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꺼번에 중요한 약속을 확약받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하고 ‘일단 만나라’고 한 것처럼 만났을 뿐이라고 본다. 이제 비로소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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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당     2018-06-14 오후 10:14

5. 이제 시작이다

조갑제 선생은 선량하고 교양 있는 분이지만 때로 공연한 용어 분석을 통해 돋보이려 하는 행태를 보일 때도 있다. 그 중 하나가 ‘한반도 비핵화’ 부분이다. 조갑제 선생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는 옳고 동의한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서 용어 사용은 매우 중요하며 외교무대에서는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이번 트럼프-김정은 간의 신경전에서의 ‘한반도 비핵화인지 북한 비핵화인 여부’는 다른 경우처럼 중요성이 크지는 않다고 본다. 왜인가.

지금 미국이 하는 소리는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것들이다 보수 노인층에서는 이런 중요한 안보, 외교를 그렇게 장난식으로 해도 되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대는 북한이다. 모든 것을 제멋대로 하는 집단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미국으로선 한반도 내에서 최악의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틀 안에서 핵을 내놓지 않으려는 자들로부터 반드시 핵을 빼앗아야 한다.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미친 자들에게 일정부분 같은 식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다.

요사이 북한은 체제 보장을 주장했다. 트럼프도 그렇게 하겠다는 뉘앙스의 답변을 하던데, 이것이 으레 하는 형식적 답변임은 어지간한 성인들은 다 짐작할 것이다. 다른 부분들과는 달리 체제 보장이란 것은 외부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북한 내부에서 자기네끼리 이루어져 있는 것을 어떻게 외부에서 지켜준단 말인가. 이것은 흡사 ‘내 마누라와 이혼하지 않도록 당신이 보살펴 달라’는 것과 같은 문제다.

김정은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고 한 것인지 체제를 보장해 달라고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국면의 미국으로선 안전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요구에는 무조건 ‘오케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모범적인 답변이다. 이것을 보수우파적 원리론 측면에서만 본 나머지 ‘트럼프는 악마를 상대로 체제를 지켜주겠다는 말을 쉽게 한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제대로 이행하고 미국 말을 잘 들을 경우에 국한된 이야기이다. 단지 트럼프는 이 전제를 생략하고 ‘물론 오케이’라고 한 것일 뿐이고 이것은 북한도 알고 나 같은 범부도 아는 상식적 얘기이다. 김정은이 내부 단속에 실패해 체제 위협을 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김정은의 사정일 뿐이다. 그걸 누가 어떻게 보장해 준단 말인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말 안 되는 걸 부탁해오면 ‘응 알았다 생각해 볼 게’ 하면 그만인 건데 보수우파 노인들은 이걸 가지고도 말이 많다.

과거의 모든 협상이 다 수포로 돌아갔고 지금은 막바지에 왔기 때문에 조속히 비핵화 실천에 돌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환경조성이 중요한 것이지 예전처럼 북한에게서 무슨 약정 문서를 받아내고 그것을 검토하고 또 수정하고 타협하고 할 시간이 없다. “됐나? 됐다”하는 식으로 속히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정은의 발언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미국으로선 속히 확인해야 한다. 그것은 물리적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명분이기 때문이다. 구두 약속이라 하여 정상 간 약속을 북한이 이행 안하면 트럼프 역시 자신의 발언을 뒤집으면 그만이다. 힘이 있으니 그때부터 더 옥죄어도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한반도 비핵화냐 북한 비핵화냐의 표현 구별은 북한이 자신들이 서명한 약정서를 잘 지킨다는 전제하에 행해지는 협상 시에 엄격히 구분해야 할 표현일 뿐이다. 이 판국에는 그런 따윈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 입장에선 한반도 비핵화라 해놓고 오늘 당장 미군 철수를 발표하고서도 내일 번복하면 그만이다. 국제 외교에서 국가 간 협상의 중요성을 희화화 한 것은 북한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 측근이 보수진영의 점수를 좀 따려고 홍준표로 하여금 조갑제 선생이 좋아하는 비핵화 구분 표현법에 대한 문제를 들고 나서도록 권하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시점의 그런 시비는 ‘나는 정세를 제대로 보지 못하오’ 하고 광고하는 것일 뿐이다.

그간 우리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트럼프에 의한 북폭론이 나돌았는데, 현실성이 낮은 것이었다. 미국으로선 이라크 전쟁 후 세계적 반감을 산 일이 있고 트럼프 정권으로서도 국내외 경제적, 정치적 환경이 섣불리 전쟁을 일으킬 분위기가 아니었다. 특히 남북한의 무고한 인명이 다수 희생될 수 있는 소지는 어느 미국 정권으로서든 상당한 부담이다. 게다가 미국의 강력한 견제 세력인 유럽은 예전보다 한층 평화주의가 만연해 있기에 북폭은 일각의 희망사항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김정은 만나고 난 지금은 조금 다르다. 트럼프 반대 세력은 싱가포르 회담이 아무 의미 없는 김정은 승리의 회담이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향우 북폭이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폭을 할 수 있는 명분은 조금이나마 더 확보하였다. 이 사실 자체가 북에게는 큰 압박과 견제가 될 수 있다.

이제 시작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그 체제가 붕괴될지 여부 등은 우리의 태도도 큰 영향을 끼친다. 사실 북핵은 미국에 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한 적화를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문재인이 중재자라는 것은 어이없는 소리이다. 우리가 당사자이고 우리를 인질 삼아 북이 미국과 다투고 있는 것 아닌가. 북한이 무슨 행동을 할지 이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실은 답이 나와 있는 상수이다. 문재인 정권이 무슨 짓을 할지가 변수인 것이다.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되었을까.

조갑제 선생은 트럼프를 맹비난 하지만 트럼프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가 마냥 장사꾼이었다면 북한 땅에서 미군 유해를 찾는 일도 입밖에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노인들은 걸핏하면 누구는 장사꾼 출신이라 이익밖에 모른다, 누구는 법조인 출신이라 법밖에 모른다는 식으로 말을 하던데, 이런 식의 표현은 참 문제다. 이것은 우리 좌파들이 박정희, 전두환을 가리켜 군 출신이라 상명하복밖에 모르고 민주주의를 모른다고 단정해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농공상이 뚜렷하던 조선시대 때의 고루한 선비 같은 생각이다.

인간이란 오랫동안 종사하던 업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정치를 하는 이의 판단과 행동이 그 이전 직업에서 배인 습성에 완전히 지배받는 것은 아니다. 조갑제 선생은 바다를 모르는 이들이 해경 간부를 맡아서 문제라는 취지의 지적을 여러 번 했었다. 사실 이런 지적은 매우 단순 편협한 것이다. 이는 특별한 상황에서 농담처럼 잠깐 하고 말 표현인 것이지 자주 구사할 것은 못 된다. 예컨대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할 때 하늘을 모르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는데, 그의 재임 시 공항공사의 경영실적은 크게 향상되었다. 기업인 MB가 서울시를 상당히 발전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군출신이지만 상당히 부드럽고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았던가.

그런 이유로 조갑제 선생의 ‘바다를 모르는 이들이 해경 간부를 맡는다’는 발언을 가지고도 공연한 딴죽을 걸려면 매우 많다. 말고도 조갑제 선생은 오랜 기간 많은 말과 글을 쏟아냈기에 비교적 시비할 빈틈도 많다. 그러나 그 빈틈도 좋은 마음으로 그 취지 측면에서 이해하려하다 보면 모두 양해되는 수준이다. 성공한 사람은 대체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조심성과 치밀성이 떨어지고 오만해지며 감정적이 되는 경향이 있어, 노후에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신중히 해야 한다. 그래야 말에 권위가 실리고 예측이 맞지 않았을 시의 비판받는 부담이 적어진다. 이에 이어나가고자 했던 얘기는 생략해도 다들 짐작하시리라 본다.


6.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의 말

싱가포르 미북 정상 회담을 놓고 제프리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가 연합 군사훈련 부분에 대해 꽤 큰 양보를 했다고 하면서도 이런 양보는 쉽게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진지하게 말했지만 김정은과 합의한 일부분은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말 그대로 트럼프 혼자만의 생각이란 것이다.

제프리는 트럼프가 약속한 유일한 것은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것임을 강조하며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건 쉬운 일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부품 시설들을 해체하지 않는다면 한미 군사훈련을 쉽게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언제든 김정은이 자신이 말한 바를 지키지 않을 때는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제프리는 트럼프가 한미 훈련을 가리켜 ‘북한에게 도발적’이라 표현한 것에 대해선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한미 훈련은 도발적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트럼프도 그것을 그대로 옮기면서 표현한 것’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제프리는 ‘트럼프는 과거와 일치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김정은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면 훈련을 재개하라고 말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프리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 개발을 하지 않고 있고 미국은 추가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기존 제재는 계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비핵화로 향해간다는 희망이 있다. 트럼프는 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자신들이 하던 행동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인데, 그래서 미국 역시 하는 일을 뒤집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를 완화하는 것보다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게 더 현명하다. 제재의 경우 재개하기 위해서는 유엔이 필요하고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반면 군사훈련은 누구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카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제프리는 김정은이 주민들을 사랑하고 똑똑하다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80%는 진지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냥 트럼프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이나 오바마, 부시 대통령 때와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고 평가했다.


7. 트럼프, 정주영

작고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말을 잘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불위에 가깝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정주영에게 속았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정주영은 영리하고 상황을 얼렁뚱땅 잘 넘기는 사람이었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상당히 진지한 스타일인데 반하여 정주영은 순발력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렇듯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고 상황마다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이들은 정주영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이병철의 스타일을 싫어하지만 그 반대인 이들도 많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 역시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의 언론 다수는 대선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경제면에서 상당한 실적을 내었다. 우리 보수우파 노인들은 김정은과의 협상만 보고 트럼프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 같다. 조갑제 선생의 경우 미국의 지식인들은 트럼프의 실체를 알지만 일반시민들은 그를 지지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주장을 하였던데, 이는 트럼프가 마치 무지한 서민들 지지나 받는 인간인 것 같은 표현이다. 미국의 일반시민들 나아가 미국을 우습게 보는 오만한 시각이다. 왜 이런 식의 주장을 한 것인지, 나중에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것을 염두에 둔 탈출구로서 그렇게 주장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트럼프의 지지자 중에는 지식층 기독교 신자도 많다. 과거에 퇴역 군인에게 상당한 정성을 쏟았기에 군출신들의 지지도 많이 받고 있다.

트럼프가 무지한 사람들 지지나 받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우리 좌파들이 ‘박근혜 지지층은 무식한 노인들밖에 없다’고 조롱하던 것이나 매한가지이다. 보수원로들이 참고해야 할 한 가지는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직접 선거로 집권한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통해 집권했다는 점이다. 무지한 서민들 힘으로만 당선된 것이 아닌 것이다.


8. 마무리

트럼프에겐 고유한 스타일이 있고 미국에게는 미국의 이익이 중요하다. 문재인이 이끄는 대한민국이 미국보다 김정은과 더 친밀한데도 미국에게 트루먼의 자비를 보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다. 우리의 태도와 이런 상황을 만든 종합적 사정들을 돌이켜보지 않고 미국의 특정 지도자 탓부터 과도하게 하는 것은 박근혜가 탄핵된 일을 놓고 도리어 박근혜 무능이 큰 원인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상황을 자기중심적, 단편적으로 보는 것이다.

한국의 지식인들이나 동네 어귀 평상 위의 노인들은 무슨 일이 시작되기 전에 입을 많이 대는 버릇이 있다. ‘거봐 내 말이 맞지’ 하는 것도 꽤 좋아한다. 이것이야말로 허영심이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남을 평가하는 면이 있는데, 정치적 지도자에 대한 인물 평가는 개인적 느낌에 많은 비중을 두고 하면 안 된다.

조갑제 선생이 트럼프를 경멸하는 것에는 본인이 지적한 이유도 있겠지만 국내의 트럼프 지지자들에 대한 반감도 작용하였지 않나 싶다. 만일 그렇다면 마음속의 균형부터 찾아야 한다. 사회적 어른은 불필요한 것들에 마음을 많이 써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국의 어른쯤 되면 굳이 미국 전문가들 발언을 인용할 필요 없다. 내 생각을 말하면 그뿐이다. 하물며 객관성을 잃은 편향된 외국 논평가들의 말을 근거삼아 무엇 하나.

예전에 최보식 기자의 글을 보며 ‘이 사람은 독자수도 많은 신문사에 있으면서 백만 명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특정 진영 몇몇을 상정하고 글을 쓰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요즘 보수원로들 발언들을 보며 ‘최보식 같다’는 느낌이 든다.

보수원로라는 분들이 자기 나라 흠부터 보지 않고 동맹국 대통령에 대해 감정적이고 편향된 비판을 남발하면 미국은 한국을 더 멀리하게 된다. 지금은 보다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연하고 지엽적인 비판보다는 우리 내부의 문제점 극복에 힘쓸 때다. 보수원로의 권위가 바로 서 있는 것도 내부 문제점 극복과 관련 되는 문제라고 본다. 안타까운 마음에 써봤다.
   기본정석     2018-06-14 오전 11:27
이제서야 자주국방의 의미를 알겠다.
주위에 누구와 맞짱떠도 이기지는 못해도 지킬정도는 되야함을..
한국당도 이제 새로운 보수 대통합의 기치로 자주국방을 내걸어라.
필요하다면 핵개발과 맘먹는 수준의 무기를 개발해라.
기화폭탄같은...미국과 척질필요는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금물임이 증명된 싱가폴 회담이였다.
차라리 잘됐다..중국과도 합동군사훈련 해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대미외교에 철저히 활용해라.
그럼 일본도 재무장해서 독자의 길로 갈테니까.
미국말 안듣고...ㅎㅎ
체스판이 엉망이면 결국 승패가없다.
때때론 엉망으로 만들 필요가있다.
이것도 외교의 큰 수단이다..ㅎㅎ
우리의 힘을 기르기 위해선...
   지유의메아리     2018-06-14 오전 7:57
제4세대 독재자 트럼프일병, 미국 국민들이여 절대 구하지말라 그러면 당신들의 지옥문이 열릴것이다 조용한 골방에서 주예수그리스도께 물어보라 미국 산야에 폭풍과 붉은 이리떼가 강과 산을 넘는다 아무리 세계최강 패권국가라도 뚝이 바늘구멍에서 비롯하여 문어지듯이 뚝이 문어지면 명망하리라 아메리카 합중국 국민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주님 저의 희망이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우리 주님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트럼프는 사탄입니다] Amen
   黃葉靑山     2018-06-14 오전 3:48
이번 선거를 통해보니 대한민국안에서 사는 노예근성의 국민들이 다 적화되었는데,
미국을 왜 욕하는가? 가당치도 않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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