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국가 정체성에 대한 총공격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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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우상화
  
  1.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국정운영 기조, 그리고 1월10일 기자회견문과 2014년 12월18일의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결정문은 헌법적으로 충돌하는 대목이 많다. 충돌할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례가 우선한다.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단행본 분량의 이 결정문은 북한노동당 정권의 한국 공산화 전략, 종북좌파 세력의 정체(正體), 헌법의 체제 수호 의지를 담은 ‘한국판 마그나 카르타’로서 최고의 규범력을 갖는다.
  
  2.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문에서 ‘자유’란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촛불’을 9회, ‘평화’를 16회 사용하였다. 헌법의 원리이고 국가의 영혼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해야 할 책무를 진 대통령이 ‘자유’ 대신에 ‘촛불’을 거의 우상숭배의 대상으로 격상시켰다. 그는 “촛불이 바랐던 상식과 정의”, “촛불이 염원하였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하여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촛불의 의인화(擬人化)를 넘어서 배화교(拜火敎) 수준의 표현이다.
  
  3. 문 대통령과 정부는 2017년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과 태극기를 들었던 사람을 법집행에서 분리, 차별하고 있다. 촛불세력(좌파 주도)에는 법을 온정적으로(흐물흐물하게), 태극기 세력에는 가혹하게(무리하게) 적용한다. 그 과정에서 정권의 주도세력이 반공(反共) 활동 자체를 범죄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주도세력의 핵심은 김문수, 홍준표 씨 등의 표현에 따르면 주사파, 전대협 출신이고 친북성향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은 반공투사를 사냥하는 국가보위부와 무엇이 다른가, 라는 의심이 생긴다.
  
  3.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사람중심 경제’라고 불린다. 이는 어법(語法)에 맞지 않다. ‘개 중심 경제’는 없기 때문이다. 이 정권의 정책과 행태를 분석하면 ‘사람중심 경제’의 ‘사람’은 국민 전체가 아니라 촛불을 들었던 사람, 노동자 중심의 ‘민중’, 더 좁히면 좌파성향 사람을 의미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반공 우파, 태극기 시위자, 기업인들은 배제된 개념으로 주로 쓰인다. 그렇다면 ‘민중 중심 경제’ ‘(우리)사람 중심 경제’라고 이해하는 게 맞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한 대통령
  
  4. 문재인 대통령은 회견문에서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라고 했다.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반도에서 국가 정통성과 정체성을 수호하기로 선서한 한국 대통령이 정통성과 정체성의 근거를 스스로 무너뜨린 말이고 사실에도 맞지 않다. 2018년을 대한민국 건국 70주년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건국 5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였던 김대중 정권의 역사관도 부정하는 것이다. 1948년의 대한민국 수립은, 민족사에서 처음으로 국민들이 공정한 선거를 통하여 국민국가를 출범시켰고 그런 민주적 정당성에 기초하여 유엔이 한국을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정부로 공인한 것이다. 민주주의자를 자처하는 문 대통령이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면서까지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민중주의적 계급투쟁론에 입각하여 이른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보다 더 높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세간의 의심을 정당화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 핵심참모들이 대한민국을 ‘북한식 사회주의’ 세상으로 만들려 한 통합진보당과 정책연대를 했고 위헌정당으로 해산되는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이 반역정당을 감쌌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하게 만든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내용
  
  5. 2014년 12월18일에 선고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문은 대한민국 운영의 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킬 수 있는 헌법의 칼이다. 헌법재판관 아홉 명이 1년간 고민하여 쓴 347 페이지에 달하는 결정문은, 한국 민주주의가 당면한 위기와 도전의 본질적 모습을 드러내고 처방까지 내렸다. 이 결정문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국가 정체성의 핵심으로 규정한 문서로서, 개헌을 빙자하여 자유민주의 국체(國體)를 사회주의 독재 체제로 바꾸려는 기도를 저지할 수 있는 판례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과 정책이 과연 대한민국 헌법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안인가, 바깥인가를 판별할 수 있게 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가 개헌을 시도할 경우에도 이 결정문에 제시된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국가는 정체성을 부정하는 자살적 개헌은 할 수 없다.
  
  6.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한반도가 아직 냉전 상태임을 분명히 하였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임을 규정함으로써 북한은 단지 미수복 지구일 뿐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임을 천명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정(憲政)질서를 궁극적으로 타도 혹은 대체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한반도의 이념적 대립상황과 북한의 對南(대남)적화통일 노선이 본질적으로 변경된 바는 없다고 보인다. 그로 인한 체제 위협은 오늘의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엄연한 현실이다. 대한민국과 북한은 아직도 냉전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정권은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敵)이며 공산주의는 반역 이념이다.
  
  7. 헌재 결정문은 통진당 해산의 근거가 된 헌법 제8조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하여 이렇게 정리하였다(8조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헌법 前文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같은 개념이다).
  <민주적 기본질서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多元的)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 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 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주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국가 정체성에 대한 총공격
  
  8. 문재인 정부 들어서 국민주권의 원리는 민중주권의 원리로 바뀌는 징조를 보인다. ‘민중’에 해당하는 노동자, 촛불시위자, 좌파 등 자신들의 편을 법률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대한다. 기본적 인권의 존중은 전직 대통령들에게조차 적용되지 않고 있다. 근대 법치의 근간을 이루는 불구속 수사 원칙, 무죄추정 원칙, 일사부재리 원칙도 무시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장 및 대법원장 인사에서 드러난 이념적 편파성은 법원의 독립성을 해치는 쪽으로 악화되었다. 복수정당 제도도 정보 수사 기관이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9.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존립을 보장해온 국가 정체성의 여섯 개 조건들에 대하여 전면적 부정이나 공격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란 건물을 받치는 여섯 개 기둥은, 대한민국 건국의 민주적 정당성과 민족사적 정통성, 반공, 자유, 민주, 법치, 그리고 한미동맹이다. 문재인 정권의 정책과 행태가 정당 해산 사유에 해당하는 ‘민주적 기본질서’ 위반 행위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결정문의 잣대를 적용해 보기로 한다.
  
  
  
  
  
[ 2018-12-05, 17:5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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