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로 부각된 미국 內 ‘사회주의’ 논쟁
“정부의 자금 흐름 통제는 경제에 위험하다”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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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의 그레그 입 경제부문 수석논설주간은 6일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미국에서 다시 주목 받게 된 사회주의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기명 칼럼을 게재했다. 미국 내 좌파성향 일각에서 주장하는 정책들은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책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이익 추구에 따라 움직이는 자금 흐름을 통제하는 것은 경제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에 대해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현재 민주당 성향의 정치인들의 정책이 사회주의 정책 수준은 아니라는 그의 분석에 대해 댓글을 단 대다수의 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경제전문지의 특성상 자유 시장 경제에 대한 정부의 어떤 형태의 개입도 없어야 한다는 독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칼럼을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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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차베스는 무덤에서 탄식하고 있을 것이다.

차베스가 베네수엘라에 남긴 사회주의 정권이 증가하는 대내외 압박으로 인해 곧 무너질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좋지 않다. 그러나 이제 이런 불명예에 추가적으로 ‘사회주의’라는 단어 자체의 품위가 좌우 양쪽 진영에서 모두 추락해버렸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젊은 미국 성인들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선호한다. 자신을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자로 칭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뉴욕주 하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민주당 내부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자 일부 비평가들은 이들이 미국을 베네수엘라처럼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실시된 국정연설에서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책을 비판하며 “미국은 절대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엘리자베스 워렌 매사추세츠주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야권 성향의 대선 후보들에게 후원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사회주의 정책 쪽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사회주의라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을까? 부자에게 세금을 걷고 모든 국민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며 석유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국가 정책은 물론 진보적이자 아마도 극단적이며 현명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사회주의 정책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시장에서 나온 결과물을 재분배하지 생산을 이뤄내기 위해 시장을 국영화하지 않는다. 이것이 사회주의의 핵심이며 베네수엘라의 비극적인 사태가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다.

사회주의라는 개념은 광범위하다. 한때는 소련식 공산주의도 이에 포함됐으며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사회 민주주의 역시 이 범주에 속했다. 모든 국가는 일정 자산을 보유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분은 사회주의적이라고 볼 수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정부가 통신망이나 전력, 교통과 같은 핵심 산업을 직접 운영한 것이 흔했다.

베네수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976년 베네수엘라는 국영석유회사인 PdVSA를 설립하며 석유 사업을 국영화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사업은 비교적 제대로 돌아갔다.

베네수엘라 전직 당국자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자로 활동하는 리카르도 하우스만 씨는 차베스가 1998년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만 해도 자신이 사회주의자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후 극단적으로 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하우스만 씨는 현재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하우스만 씨에 따르면 2000년대에 석유 수익이 크게 증가하자 차베스는 경제 전체를 국영화하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600만ha 규모의 토지와 철강과 시멘트 산업, 슈퍼마켓, 통신회사, 은행, 낙농회사, 커피 생산 공장, 호텔을 모두 몰수했고 모두 망가뜨려버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가와 수입, 환율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민간 회사에서 유동되는 현금도 몰수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관리 부족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석유 수익이 줄어들자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화폐를 계속 발행, 정부지출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에는 초(超)인플레이션과 현재의 경제 붕괴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는 재앙일 뿐만 아니라 독특하기도 하다. 남미 지역은 오랫동안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이어온 역사가 있다. 그러나 어떤 남미 국가도 베네수엘라의 길을 따라가지 않았다. 하우스만 씨는 니카라과와 볼리비아, 에콰도르 모두 좌파 정권으로 베네수엘라와 같은 편에 섰지만 자유 무역과 사유재산, 시장경제 체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시절의 에콰도르는 국영화 위협을 통해 해외 석유회사들로 하여금 기존 계약을 모두 재협상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코레아는 차베스와는 달리 화폐 발행을 통해 이런 정부 지출을 감당하지 못했다. 에콰도르는 2000년 자국 화폐 체계를 버리고 미국 달러 공용화 제도를 채택했다. UCLA 대학의 세바스찬 에드워드 경제학자는 이를 통해 코레아는 10년간 임기 동안 물가상승률을 평균 3.8%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미국 좌파들의 관점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최상위층의 소득세율을 1981년 수준인 70%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아담 루니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수천 명의 기업인들의 체감 소득세율은 이미 7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2017년 세금개혁안에 따라 기업인들은 개별 소득세에 추가적으로 21%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워렌 의원 역시 부동산과 재산세와 별도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도입된다고 해서 의사들과 병원들이 국영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민간 보험회사는 문을 닫게 될 수도 있으며 미국도 다른 선진국들의 상황과 비슷해질 수 있다. 연방 정부가 소위 ‘그린 뉴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는 방안 역시 전례가 없던 일은 아니다. 미국은 1930년대 뉴딜정책 당시 테네시계곡개발청, 1950년대에는 미 연방고속도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은 이보다 더 나아가 미 연방준비제도가 이런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직접 투자에 관여하면 물가상승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연방정부가 아무 수익도 얻지 못해 의미가 없는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시장경제에 실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부분은 기업운영으로 보인다. 워렌 의원은 회사 직원이 최소한 40%의 이사진을 구성할 수 있고 주주의 역할을 축소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회사가 직원들에게 시급을 15달러 이상 지급하지 않거나 이에 추가적인 혜택을 주지 않는 이상 주식을 다시 사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에드워드 UCLA 연구원은 이런 방안을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제안들은 사유 재산을 사용해 사회적 우선과제 해결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이전해 물건을 생산하거나 의약품 가격을 올리고 비판적인 뉴스를 생산하는 회사들을 위협한 것과 비슷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정책들은 최고의 수익을 얻어내는 곳으로 몰리는 자금의 흐름을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사회주의로부터 나오는 피해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 2019-02-07, 11: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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