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잘 다룬 전두환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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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6년 11월과 12월 전두환 대통령이 黨政 인사들 앞에서 한 일본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198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1%로서 세계 1등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이 이 시기 일본을 따라잡는 경제 기반을 마련하였다. 전두환은 일본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재임기간 한국은 일본보다 거의 세 배나 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다.


 1986년 11월 29일 저녁 6시부터 8시 20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로 盧泰愚 대표위원, 李載灐 국회 의장 등 민정당 중앙 집행위원 전원과 상임위원장들을 초청, 저녁을 대접했다. 참석자는 權翊鉉 상임고문, 蔡汶植 상임고문, 李春九 총장, 李漢東 총무, 張聖萬 정책위 의장, 林芳鉉 중앙위 의장, 李相翊 전 중앙위 의장 위원, 權正達 내무분과 위원장, 鄭順德 전 사무총장 위원, 金正福 전 보사 장관 위원 등이었다.

 전두환 대통령: 외교라는 게 대원칙이 외유내강입니다. 얼굴은 웃고 실리를 취하는 냉정한 협상과 대화가 필요합니다. 인상은 굳고 비어있는 내실 없는 협상은 우둔한 겁니다. 나는 정상회담 때도 그랬어요. 항상 웃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아요. 일본은 우리 정치 전망에 관심이 많을 것이므로 모든 각료들이 외무 장관과 말을 맞추어서 우리의 일관된 정치 방향을 설명해주는 게 좋겠어요. 외무부 장관이 수상을 만나면 헌법 개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니 잘 설명해 주도록 해요. 29일의 문제도 있었고 하니……
  기술 협력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이 교활하고 괘씸해요. 한일간 무역적자라는 게 몇 억 달러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대일적자가 우리 나라 외채 총액보다 많을 정도가 되어서는 안 돼요. 진정한 의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일본만 가지고 되나, 우리가 공산 세력을 막아 주는 힘이 되어주니 안정이 유지되는 것 아니냐는 점을 지적해야 되요. 일본이 그만큼 컸으면 이제는 우리가 키워줘야 할 거 아니냐, 손해는 하나도 안 보려 하는데 우리가 방위비를 부담하고 덕은 일본이 보니 되로 주고 말로 받아 먹는 격이 아니냐 하는 거에요. 이제는 방향을 바꾸라, 이웃간에 평화와 안정을 원하면 좀 도와줘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시오. 우리를 도와주는 것은 우리한테 특별히 조금 더 문호를 개방해서 우리 물건을 사주는 거다, 우리가 작년에 미국에 40억 달러의 흑자가 났는데 미국이 우리한테 어떻게 했느냐. 우리가 힘이 없으니 좋은 말로 하지 미국보다 더 할 거 아니냐. 경제 규모에 비해 적자가 너무나 크니 반일 감정으로 선회하면 양국간에 아주 불행한 일이고 일본에도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라고 확실히 얘기해야 돼요.
  맨날 회의를 해도 성과가 없으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끼리는 솔직히 얘기하자고 해서 뭔가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된다고 하시오. 기술 분야도 사양 산업의 기술이나 주고 첨단 기술은 잘 주지도 않는데 일본과의 교섭에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해요. 일본 사람이 우리 나라 사람을 무서워해요. 개별적으로는 우리 나라 사람이 똑똑하거든. 우리는 지도층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잠재력을 발휘할 역사적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발휘하기 시작하면 일본은 문제가 안 된다 하는 콤플렉스가 있다고 나는 봐요. 그러니 한국은 키워주면 안 된다, 이용하다가 힘이 나오면 누른다 하는 게 일본 사람들의 생각인 겉 같아. 우리가 이걸 알고 해야 돼요. 앞으로 영원히 그래요.
  우리 외교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이 적용된다고 나는 봐요. 먼 데 있는 나라, 큰 나라와 원교(遠交)이고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그 대상이에요. 중공과 소련은 국경을 접하고 있으므로 근공입니다. 통일이 된다고 해도 그래요. 이 것은 지도자가 항상 명심해야 된다고 봅니다. 근교는 우리가 약하면 언제나 쳐버리니까 그래요.
 
  *우리는 맺고 끊고 하는 것이 부족해요
 
  일본 사람들은 항상 까다로워요. 대일 경협 때 나카소네 수상이 40억 달러로 하기로 얘기가 되어 서울에 왔는데 그 때 일본의 국장이 기우치라는 사람이었어요. 돌아가면 정년이 되어 옷을 벗을 사람인데 우리 외무부와 회의하면서 새벽 4시까지 안 자고 1달러라도 깎으려고 꼬장꼬장 따지고 들어왔어요. 정치적으로 타결된 거니 대조나 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우리 실무자들이 답변도 제대로 못 하고 땀을 흘린 거야. 밤 10시쯤 정무1 수석이 나한테 일본측에서 막 따지니 어떻게 대처하면 좋으냐고 보고를 해왔어요. 내가 화가 나서 건방지다, 안 되면 다 집어치우라고 해라, 한 푼도 양보 못 한다고 버티라고 했습니다. 수상과 구두로 얘기가 된 사항이라도 국장이 사인을 해야 유효하다고 해요. 한 푼도 못 깎는다고 하니 그 사람이 새벽 4시가 넘어서야 사인을 했다고 해요. 다음날 아침에 내가 나카소네 수상과 회담을 하는데 그 사람이 저쪽에서 꾸벅꾸벅 졸아요. 일본은 저런 사람이 많으니 잘되는 거다, 밉긴 하지만 내가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맺고 끊고 하는 무엇이 부족해요. 내가 외국 갈 때 수행원들한테 늘 강조하지만 내가 미국에 갔다 온 후에 미국측 인사가 와서 한 말이 있어요. 한국측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국내 문제는 자기가 다 요리하는 것 같이 얘기하고 방향도 다 다르다는 거에요. 회담을 해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어요. 그 후부터는 내가 이런 회의를 해서 준비를 해서 회담에 임하도록 했습니다.
 
 
  <미국 사람한테 벌어서 일본에 갖다 바쳐?>
 
  1986년 12월 17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술진흥심의회를 주재했다. 참석자는 鄭永儀 재무부 차관, 黃仁秀 국방부 차관, 金讚宰 문교부 차관, 洪性佐 상공부 차관, 李鳳瑞 동자부 차관, 李正五 과학기술 원장, 李炯九 건설부 차관, 吳明 체신부 차관, 許南薰 공진청장 등이었다.
 
  대일 적자 생각하면 소화가 안 돼요
 
  대통령: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지만 오늘날처럼 어려운 세계 환경에서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과학 기술 개발에 전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겁니다. 선진국들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개도국이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는데 과학 기술의 진흥과 개발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꺼번에 다 개발할 수는 없으니 우선 순위에 의해 과학 기술 개발 과제를 엄선, 인력과 예산을 집중 투입해서 지원하도록 해야 합니다. 인재의 지속적 양성에 소홀함이 없어야 되고 해외교포 인력도 최대한 활용해서 취약 부분을 메워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부품과 소재를 빨리 개발하되 특히 일본에서 수입하는 주요 부품과 소재를 개발해야 합니다. 특히, 이 점 심각성을 인식해서 우선 100개 기업에 대해서 837개 품목을 선정, 자체 기술을 개발해나가고 있는데 빨리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도하시오. 생산 현장의 기반 기술이 되는 금형, 용접, 주단도 기술은 제품의 질과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입니다. 앞으로 우수한 중소기업 등 업계와 연구소, 정부가 힘써서 이 분야가 국제 수준에 오르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나라는 결국 주종 관계, 상하 관계로 종속이 됩니다. 학생들이 말하는 식민지라는 표현이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나는 봐요. 경제적 종속 관계가 과거 군사적, 정치적 종속 관계보다 더 무서워요. 그것은 과학 기술이 좌우해요. 우리가 혁신적인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우리가 금년 미국과의 무역에서 70억 달러의 흑자를 냈는데 일본에는 60억 달러의 적자를 내게 돼 있었어요. 금년 중반기부터 정부와 기업이 노력해서 7억 달러를 개선해서 53억 내지 54억 달러로 될 겁니다. 미국 사람한테 벌어서 고스란히 일본에다 갖자 바치는 겁니다. 산업 구조가 일본에 예속돼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GNP의 10%인 60억 달러를 적자로 갖다 바치는 꼴입니다. 우리가 일본에 목이 잡혀 있는 겁니다. 완전 해방, 완전 독립이 안 됐어요. 수평 관계니 동반자니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는데 맞수가 되어야 합니다. 흑자가 나서 내가 기분이 좋은데 일본에 진 적자를 생각하면 소화가 안 돼요. 내가 굉장히 불쾌해요.
 
  기술 개발비는 국방비 다음으로 많아야
 
  우리는 앞으로 국방비 다음으로 기술개발비가 많아져야 돼요. 적어도 GNP의 5%가 되어야 합니다. GNP 1,000억 달러의 5%라고 해야 연 50억 달러인데 일본은 GNP 21조에 2.5%이니 500억 달러, 미국은 GNP 4조 달러에 3%이니 1,200억 달러입니다. 우리가 91년에는 최소한 GNP 2.5% 이상을 넣어야 됩니다. 우리 국력이 강해지는 길이 이 길밖에 없어요. 전략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과학 기술 분야입니다. 경제기획원은 정부 500억, 민간 550억 내기로 한 특정 개발 분야 투자에 한 톨이라도 더 많이 예산을 주시오.
  과학 기술 발전에는 기초, 기본이 튼튼해야 됩니다. 기초 부문이 많이 뒤떨어져 있으니 영세 기업에 투자, 세제 금융 혜택을 주어서 키우도록 해야 됩니다. 과학기술처가 중심이 되어 각 부처가 협조, 모든 일을 자기 일로 생각하고 추진하면 한 해 한 해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기술진흥심의회는 위원장을 내가 직접 맡으려고 했다가 과기처 장관한테 맡겼는데 과기처 장관이 내 대신 위원장을 하는 겁니다. 각 부처가 과학 기술 진흥에 협조를 잘 안 하면 내가 문책할 거야. 한 팀으로 손발을 맞춰서 돌아가게 되어야 합니다.

[ 2019-07-05, 15:2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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