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왜구"는 청와대에 있다?
문 대통령의 딸이 다닌 대학은 조선침략 세력이 세운 國士館이다.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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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 미디어 오늘은 <靑, 조선일보에 “토착왜구 같은 시각, 한심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베=이토히로부미 문재인=고종 비유한 논설실장 칼럼에 “귀기울일 만한 내용 아냐”>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 기사에 좌파가 자유진영을 비판할 때 즐겨 쓰는 '토착왜구'라는 말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각각 망국의 국왕 고종과 일본 근대화를 이끈 이토 히로부미로 비유한 조선일보 칼럼에 청와대가 28일 토착왜구적 시각이라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이 28일자로 쓴 ‘문 대통령은 고종의 길을 가려하는가’라는 칼럼에 대하여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낮 미디어오늘과 통화하면서 “글을 쓴 사람이 역사학자도 아니고 역사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귀를 기울여서 들을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토착왜구적인 시각이 언론계에도 퍼져있는 것이 좀 한심하다”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박 실장은 아베의 행보를 “이토 히로부미에 비유된다”며 “우리에겐 흉적이지만 일본에 이토는 근대화의 원훈(元勳)으로 추앙받는”다고 했다. 이와 달리 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을 노동 중시의 분배론자라면서 아베는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문 대통령은 국내적 공정·평등을 우선시하며, 아베가 밖을 본다면, 문 대통령의 시선은 안을 향해 있다고 썼다>고 소개하였다.
  
  지난 4월11일자 조선일보 칼럼에서 정권현 논설위원은 산케이 신문을 인용하였다. 이 신문의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특파원이 지난 30일 자 칼럼에서 지적한 대목이었다.
  
   "대통령 부인(김정숙 여사)은 부산에서 일본 전통 다도(茶道)의 맥을 잇는 우라센케(裏千家)의 다도 교실에 열심히 다녔다고 한다. 딸 다혜씨는 일본의 고쿠시칸(國士館) 대학에 유학했다. 이런 것을 보면 문 대통령의 가정은 의외로 친일적(?)인지도 모르겠다.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측근은 일본을 즐기고 있는데, 문 대통령 본인은 친일 규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관제(官製) 민족주의'라고 비웃는 목소리도 자주 들린다."
  
   짧지만 참 아픈 지적이다. 정권현 위원은 <기사가 나간 지 열흘이 지나도록 청와대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면 '가짜 뉴스'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 이유는 구로다 기자가 지난달 부산에 취재 갔다가 현지에서 들었다고 했고 지난 2월 칼럼에선 다혜씨에 대해 '일본 유학 경험도 있는 국제파 같다'고 썼다가, 이번 칼럼에선 '고쿠시칸 대학'이라고 콕 찍었기 때문이란다.
  
   주일특파원 출신인 정권현 위원은 <도쿄에 있는 이 학교는 일본의 메이지유신 이래 대륙 침략의 향도 역할을 한 우익 단체 겐요샤(玄洋社) 계열의 인사들이 설립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반일(反日) 대통령'으로 알려진 문 대통령의 딸이 일본 대학에, 그것도 우익 세력이 설립한 대학에 유학했다면 일본에서도 당연히 화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기자에게 전화를 해서 어떻게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설명은 납득이 갔다. 문다혜 씨는 도쿄에 있는 國士館 대학에 편입하여 21세기아시아학부에서 졸업하였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정평이 나 있는 국가주의적 성향의 建學 이념을 가진 대학이다. 1917년에 설립된 배경에는 조선 및 중국 침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결사체 玄洋社 인맥의 역할이 있고 이 대학의 지금 校歌엔 명치유신의 사상적 지도자 요시다 쇼인 이름이 나온다. 요시다의 제자들 중엔 이등박문 등 조선침략과 관련된 인사들이 상당수 있다.
  
   우선 이 대학의 이념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현양사를 살펴 본다. 대륙낭인이란 말과 연관되기도 하는 이 조직은, 후쿠오카 무사 출신들로 1881년에 만들어졌다. 아시아주의를 표방하면서 대륙진출 및 조선침략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들을 배출하였다. 창립 멤버중엔 杉山茂丸、頭山満, 内田良五郎(内田良平의 父) 등 중국 및 조선 침략과 관련된 인사들이 있다. 이 결사체 출신들은 군부, 관료, 재벌, 政界에 진출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일합병, 1, 2차 세계대전에서 활동하였다.
  
   현양사의 강령은 "황실을 받들고, 조국을 존중하며 인민의 권리를 고수한다"이다.
  
   현양사가 내건 유명한 슬로건은 大아시아주의인데, 조선의 親日개화운동가 金玉均과 朴泳孝를 비호하였다. 특히 内田良平은 현양사의 해외지부 격인 黒龍会를 조직, 조선의 일진회 李容九를 포섭, 한일합병에 이용하였다. 러일전쟁 때 활약했던 아카시 모도지로(明石元二郎)는 현양사 출신 군인으로서 1910년 7월 데라우치(寺内正毅) 통감 직속 헌병사령관 및 경무총감으로 부임, 한일합병과 무단정치를 주도하였다.
  
   현양사의 사상에 공감한 柴田徳次郎에 의하여 도쿄 부근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것이 靑年大民團이다. 이 조직은 현양사의 사상을 청년들에게 교육하기 위하여 私塾國士館을 설립하였다. 이런 관계로 태평양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校名을 쓰지 못한 때도 있었다. 1917년에 설립된 국사관의 후신인 국사관대학 출신들은 지금도 國士 기질이 있어서인지 공무원으로 많이 취직한다.
  
   이 대학의 홈페이지에는 '建學의 유래와 이념' 항목이 있는데 이런 대목이 있다.
  
  <창립자들이 목표로 한 것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의 정신을 모범으로 삼아 하루하루의 실천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인격을 도야하며, 국가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智力과 膽力을 구비한 인재 '國士'를 양성하는 것이다.>
  
   校章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국사관 창설 동인들은, 격동의 幕末期에 사상가 교육가로서 준열한 삶으로 일관한 요시다 쇼인의 송하촌숙(松下村塾)을 계승하는 학숙을 육성하려 하였다. 초대 관장인 柴田德次郎은 새빨간 단풍 나무를 보고 요시다 쇼인의 일편단심을 연상, 이를 校章 도안으로 채택하였다. '七生報国의 무사들을 象徴하는 일곱 조각의 단풍 잎'.>
  
   国士舘대학의 교가는 설립자 柴田德次郎의 작사인데, 皇國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한 것이다. 문다혜 씨가 다녔다는 21세기 아시아학부는 <일본에 대하여는 물론이고 아시아 문화나 역사적 배경, 가치관, 습관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이해가 깊은 학생들을 육성하여 장래 아시아와 관련 있는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 대학의 설립 배경 조직인 현양사의 대륙 및 조선 침략 명분이 아시아주의였다. 이 이념이 21세기적으로 수정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일본인들의 집념을 느끼게 하는 校風이다. 아베 수상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이다. 친일청산을 부르짖는 문재인 대통령의 딸이 다닌 학교가 그 요시다 쇼인의 정신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요시다쇼인을 征韓論의 발상자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30세에 처형된 그가 주력하였던 것은 일본의 개혁이었다. 그 제자들 중엔 조선 병합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토히로부미, 이노우에 가오루, 아먀카다 아리토모 등이 있다. 일본의 정치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지만 한국인으로선 복잡한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1948년의 대한민국을 친일부역배가 만든 나라라고 저주하고 아직도 친일잔재 청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역설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딸이 나닌 학교라는 점에서 새삼 韓日 두 나라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러니 토착왜구라는 말을 청와대에서 쓸 때는 조심해야 한다. 당장 '토착왜구는 청와대에 있다'라는 반격이 들어올 것이다. 한 일본인은 "내 딸이 그 대학에 가려고 한다면 말일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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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에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 아베 신조 씨(현 총리)를 인터뷰했더니 이런 말을 했다.
  
   ―정치인으로서 마음에 새기고 계시는 말이 있습니까.
   『저의 고향은 야마구치현, 도쿠가와 시절엔 조슈한(長州藩)입니다만 명치유신의 志士들을 많이 길러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란 선생이 계셨습니다. 이 분이 인용한 孟子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誠意를 다하면 움직이지 못할 것이 없느니라(至誠而不動者未之有也)」는 말씀입니다』
  
   그가 말한 요시다 쇼인은 일본의 근대화 혁명인 明治유신의 주체세력을 길러낸 스승으로 불린다. 政界 거물 이토 히로부미, 軍의 실력자 야마가타 아리토모 같은 明治 시기의 주역들이 그의 제자였다. 아베 수상은 야마구치(明治유신 전엔 조슈한) 출신으로선 여덟번째 총리이다. 요시다 쇼인이란 인물이 있었기에 이 작은 지역이 일본 역대 정권의 핵심인물들을 배출한 것이다.
  
   요시다 쇼인은 그러나 30세에 처형된 사람이다. 그는 도쿠가와 幕府를 타도하고 서구식의 근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르쳤다. 조슈 번에서 서당 비슷한 松下村塾을 열어 문하생들을 교육한 지 4년째 되는 해, 즉 1859년 막부에 의해 역모죄로 몰려 처형된 것이다. 그가 가르친 조슈 번의 제자들이 지금의 가고시마(규슈), 고치(시고쿠) 무사들과 손잡고 막부를 타도하고 천황중심의 근대 국민국가를 만드는 명치유신의 주역이 되었다.
  
   이런 통계가 있다. 그가 松下村塾에서 가르친 43명의 제자들이 亂世에 어떤 운명을 맞았는가? 할복자살 6명, 戰死 1명, 반란을 일으켰다가 토벌되어 사망(討死) 4명, 참수형 1명, 옥사 1명. 13명이 요사이 말로 하면 非命橫死한 것이다. 요시다의 제자들중 명치유신의 성공으로 출세한 사람은 이토 히로부미 등 5명 정도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데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人命 희생이 요구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계이다
[ 2019-07-08, 19:0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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