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보/외국인 투자 격감의 내막

조갑제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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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 경제의 운용성적을 알려면 그 나라에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얼마나 몰려드느냐를 보면 됩니다. 외국인 직접투자액수는 한 나라의 對外 신용도 그 자체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성적
  은 좋지 않습니다.
   1997년 외국인 직접 투자액이 28억 달러, 98년 54억 달러, 99년 93억 달러, 2000년 93억 달러,
  2001년 35억 달러이던 것이 작년엔 17억 달러로 떨어졌습니다.
  2001년 말 현재 외국인 직접 투자가 국내총생산에서 누적 외국인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세계 평균이 20%인데 한국은 472억 달러로서 11.2%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비율이 중국은 32.3%, 말레이시아는 58.8%, 아시아 평균은 31.6%입니다.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다든지 적다는 것은 외국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나 매력이 약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업하기에 좋지 않은 조건을 갖고 있다는 뜻이지요. 말을 바꾸면 외국인 투자가 몰려드는 나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즉 흥하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좋은 예가 중국입니다. 지금 경제만 놓고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年 7-8% 쾌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중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 누적액은 약4천500억 달러입니다. 작년에는 527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여 미국(219억 달러)을 젖히고 세계 1위가 되었습니다. 중국의 전체 수출액중 약 절반이 외국인 투자 기업에서 만든 물건을 판 것이라고 합니다.
  
   외국인 투자를 많이 받아들여야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증거는 한국에도 있습니다. 1997-99년 사이 한국 제조업 전체 교용인원은 19만명이 줄었습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기업의 고용은 5만1천명이 늘었습니다.
  
   미국의 1990년대 장기호황은 외국인 투자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합니다. 2000년엔 對美 직접투자가 3009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오늘(1월29일) 나온 삼성경제연구원의 「외국인 직접 투자 부진의 원인과 처방」이란 보고서는 한국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이유중의 하나로 「북한 핵 문제, 反美 시위」를 꼽았습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격감한 기간은 과거 4차 중동전쟁과 1차 석유파동 기간(1970년대 중반), 朴正熙 대통령 시해 사건 직후(1979-80년), 정권교체기(1992-93년)였습니다. 좋을 때는 서울 올림픽과 OECD 가입 등 국가 위상이 높아졌던 시기였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기업환경이 외국 돈을 끌어들이기에는 각박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국제조사기관 IMD의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49개국 중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정도가 한국은 45위, 외국인 투자 보호 정도는 39위, 노동시장 유연성은 35위, 생활의 질은 32위였다고 합니다.
  
   사업인수를 위해 외국인이 투자하는 경우는 1999년엔 32억 달러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다섯 건에 14억 달러였습니다. 투자가치가 있는 기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는 투자유치 실패 사례로서 실리콘 생산기업 다우코닝을 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1990년대 중반 28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 생산 거점 계획을 추진하였습니다. 60만 평 부지, 70만 톤 생산 규모의 첨단 실리콘 공장 건설로 고용 1500명, 수입대체 2500억원, 수출증대 26억 달러를 예상했습닌다.
  
   다우코닝은 1996년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를 후보지로 정하고 전라북도 새만금 지역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1997년 7월 전라북도는 새만금 지역 60만 평을 외국인기업전용단지로 지정해줄 것을 중앙정부게 건의했습니다.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12월19일에 관련 부처들이 합의에 도달했으나 다우코닝이 정한 시한을 한 달 넘긴 뒤였습니다.
  
   다우코닝은 말레이시아로 부지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 부처들은 다섯 달 동안 회의 여섯 번, 협의 16회를 하느라고 시간을 끌었다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을 가동하고 싼 땅값과 임금, 유리한 세금제도, 영어생활권이란 점을 내세워 한국을 젖혔다고 합니다.
  
   요사이 盧武鉉 당선자의 정부 인수위원회가 매일 쏟아내고 있는 뉴스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합니다. 기업하기가 편한 나라인가, 기업과 기업인을 괴롭히는 나라인가. 외국인 투자가들이, 富를 만들어가는 것보다 富를 나누는 데 열심인 나라인가, 기업을 밀어주는 것보다는 기업의 뒷다리를 거는 데 열심인 나라인가를 구별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
[ 2003-01-29, 16:0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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