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 보잉 737 맥스 사고 재발 가능성 인지했음에도 운항 허가”
미 하원 교통위원장 “안전을 담보로 주사위를 굴렸다”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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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항공 안전 규제를 담당하는 연방항공청(FAA)은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첫 번째 추락사고 이후 이 비행기의 운항을 계속 허가하면 추가 사고가 발생할 것을 알았음에도 이를 허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운항은 2018년 10월 29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탑승객 189명 전원 사망)에 이어 2019년 3월 10일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탑승객 157명 전원 사망) 이후 중단됐다. 첫 번째 사고 이후 FAA는 비행기가 불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FAA는 11일 열린 하원 교통위원회 청문회에 2018년 11월 작성된 내부 분석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FAA는 맥스 기종 운항을 그대로 허가할 시 2년에서 3년 주기마다 한 건의 심각한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맥스 기종의 수명은 30년에서 45년 정도인데 15건의 비슷한 추락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힌 자동비행항법장치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는 판단도 했지만 보잉이 이런 조치를 즉각 취하도록 하지 않았다. 보잉과 FAA는 2018년 10월 사고 직후 비행기의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 의원들은 FAA의 조치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날 청문회에서 이어갔다. 미 하원 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피터 드파지오 의원은 “FAA는 내부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737 맥스가 계속 비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승객의 안전을 담보로 두고 주사위를 굴린 것”이라고 했다. 드파지오 의원은 FAA와 보잉으로부터 50만 개 이상의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는 회사와 FAA 내부 이메일과 관계자 인터뷰 내용이 포함돼 있다. 드파지오는 “FAA의 정비사와 안전 검열관들은 FAA의 경영진이 안전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보잉 쪽 편을 들고 있는 것으로 봤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FAA의 안전 검증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내부적 안전 규제 시스템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FAA가 일부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안전 검증 체계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새롭게 탑재돼 사고로 이어진 기술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다. 이는 기수(機首)가 너무 높은 각도로 향할 경우 비행기 꼬리 부분에 있는 안전장치(stabilizer)를 작동시켜 꼬리를 위로 올라가게 하는 시스템이다. 꼬리를 올려 기수를 낮추는 것인데, 이를 ‘자동실속(失速)방지시스템(anti-stall system)’이라고 부른다. 비행기는 고도가 너무 높게 향하면 실속, 즉 추락하게 되는데 이를 자동적으로 방지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사고 여객기들은 적정 각도로 비행하고 있었다. 센서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 MCAS가 오작동(誤作動)해 추락한 것이다.

보잉은 지난해 11월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보잉이 두 가지 조치만 취하면 비행을 계속 허가하겠다고 했다. 우선 MCAS 소프트웨어를 7개월 이내에 보완해 바꾸도록 했다. 또한 737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MCAS가 오작동했을 시 발생할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FAA는 조종사들이 MCAS가 오작동했을 시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안다면 MCAS 시스템이 새롭게 보안될 때까지 사고 없이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조종사들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새롭게 탑재된 기술과 관련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오작동했을 때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 역시 알지 못하는 조종사들이 많았다.

[ 2019-12-12, 10:4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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