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로힝야족 ‘대량학살’ 혐의 변호 나선 인권의 상징 아웅산 수치
“정부군의 범죄 있었다면 自國에서 처벌할 것…反軍과의 충돌이었을 뿐”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미얀마의 사실상 국가수반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11일 미얀마 정부의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 사건과 관련해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출석, 미얀마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세계 언론들은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으로 1991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수치가 왜 이런 행동에 나서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주류 언론 중 수치의 행동에 응원을 보내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스트 등의 관련 기사 제목은 ‘아웅산 수치, 로힝야에 대한 미얀마의 대량학살 의혹을 변호하다’이었다. ‘의혹’과 ‘혐의’라는 단어 하나 빼고는 똑같았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아웅산 수치, 영웅에서 악인(惡人)이 돼다(Aung San Suu Kyi has gone from hero to villain)’라는 비판적 제목을 달았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접경 지역인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이슬람 소수민족이다. 미얀마는 대다수가 불교도이다. 로힝야 사태는 2017년 미얀마 정부군과 이른바 ‘로힝야 반군’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됐다. 로힝야족 수천 명이 숨지고 70만 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강간과 살인, 고문 등이 자행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마을 전체가 불타는 일도 있었다. 유엔 보고관들은 미얀마의 행동에는 ‘대량학살의 의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치는 이날 법정에서 라카인주에서 생긴 일은 대량학살이 아니라 정부군과 로힝야 반군 사이의 무력 충돌이었다고 했다. 이는 미얀마 군부가 여태까지 주장해온 내용이다. 수치는 로힝야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이라는 별개의 민족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치는 로힝야 반군이 정부군 20명 이상을 죽였던 사례들을 소개하며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무력 충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그는 경찰과 군대 초소가 2017년 8월 25일 反軍 혹은 테러리스트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사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수치는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의 법치 체계를 신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미얀마 군부에 맞서 싸워온 인물인데 이들을 변호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는 “미얀마 정부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면 우리 군대의 법치 체계하에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원이 풍부한 부자 나라들만이 자국에서 발생한 사건을 조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식은 국제 법치 체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치는 정부군 내의 일부 특정 세력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로힝야족을 말살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수치는 앞서 언급했듯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의 상징이다. 그는 군부에 의해 15년간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그는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2012년 노르웨이를 방문해 ‘인류는 하나다’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집을 잃고 희망이 없어진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이유는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치가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는 내년 11월에 있을 선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미얀마 지지세력을 모아 그동안 원해온 헌법 개정을 이뤄내겠다는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여전히 민주주의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며 군대가 의회와 행정부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수치가 ICJ에서 군부의 변호를 하면서 헌법 개정 과정에서 군부의 도움을 받는 일종의 타협을 이뤄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일부 있다.

미얀마가 속한 당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변호에 나선 수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변인은 유엔 보고서 등은 다 ‘누가 그렇게 말했다, 누가 그렇게 말했다더라’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제대로 된 증거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보고서가 아니라고도 했다. 미얀마 정부는 유엔 조사관들이 문제가 발생한 라카인주 북부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바 있다.

이번 재판은 이슬람협력기구(OIC)의 57개 회원국의 지지를 받아 서부 아프리카의 감비아에 의해 제소됐다. 감비아는 1948년 제노사이드협약에 의거해 미얀마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CJ는 개인의 죄를 처단하는 곳이 아니라 국가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재판소다. 수치 개인이 집단학살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편 로힝야족은 수십 년 동안 차별을 받아 왔다. 이들에게 교육, 의료혜택, 시민권을 받을 권리는 거의 없었다. 라카인주에는 여전히 약 50만 명의 로힝야족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집단 수용소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상황에 처해졌고 거주지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농사를 짓거나 땔감을 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의 상황도 처참하다. 이들이 이주한 지역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 캠프가 됐다.

////////////////////////////////////////////////////

‘방어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려는 아웅산 수치’
수치는 왜 국제사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해 미얀마를 변호하려 하나?
金永男(조갑제닷컴)    


미얀마의 사실상 국가수반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 겸 외무장관이 10일 미얀마 정부의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 사건과 관련해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출석했다. 이번 재판은 이슬람협력기구(OIC)의 57개 회원국의 지지를 받아 서부 아프리카의 감비아에 의해 제소됐다. 감비아는 일단 3일간의 첫 재판 과정에서 로힝야족을 보호할 임시대책을 승인해줄 것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요청하고 있다. 대량학살에 대한 최종적인 판결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아웅산 수치가 헤이그의 ICJ에서 미얀마를 변호한다-군부(軍部)로부터 거리를 두지 않는 이상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존경심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부제는 ‘방어할 수 없는 것을 방어하다’이다. 관련 기사를 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


그녀는 이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아웅산 수치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직접 출석해 미얀마를 변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는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미얀마는 2017년부터 군대가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강간하고 살인했으며 고문했다는 유엔의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아왔다. 이 사태로 인해 74만 명의 로힝야족이 인근 방글라데시로 탈출했다. ICJ에 사건이 제소되면 보통 한 국가의 검찰총장이나 법무부장관이 출석해 자국을 변호한다.

이슬람협력기구(OIC)의 57개 회원국 대표로 서부 아프리카의 감비아는 미얀마를 대량학살 혐의로 제소했다. 미얀마는 유엔의 회원국이며 ICJ는 유엔 산하의 최상위 법원이다. 수치는 국가자문이자 사실상 미얀마의 지도자이며 현재 외무장관 역할을 맡고 있다. 전세계는 군부독재에 맞서 싸워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를 영웅으로 기억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왜 그가 쌓아온 명예와 카리스마를 잃으려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그가 이런 선택을 내린 이유 중 하나는 국내정치 때문이다. 수치는 오는 11월 총선에서 승리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ICJ에서 내려지는 결정이 정치적 이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워싱턴대학의 역사학자 매리 캘러한은 감비아가 제소한 사건을 직접 다룸으로써 미얀마의 야당세력으로부터 미얀마를 지켜내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수치의 목적은 국가를 수호한다는 이미지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치가 직접 헤이그에 간다고 발표한 이후 야당은 침묵하기 시작했다고 캘러한은 주장했다. 오히려 수치의 지지자들이 결집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녀가 헤이그에 가겠다고 발표한 이후 수 천명의 시민들이 양곤 시내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는 어머니 수치 당신과 함께 한다”는 푯말을 들었다.

하지만 캘러한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수치가 헤이그에 간 주요 동기는 개인적인 일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의 개인사는 미얀마의 역사를 언급할 때 항상 나오게 된다. 그의 아버지 아웅산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운동을 한 혁명 영웅이다. 그는 미얀마의 국부(國父)이자 군대를 만든 아버지로 인식돼 있다. 수치는 국가를 만들고 이를 지켜나가는 일을 한 아버지의 업적을 계승하고 있다고 믿는다. 캘러한은 감비아가 미얀마를 제소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수치는 자신이 국가의 상징이고 이를 지켜야 할 사람이 자신이라는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양곤에서 근무하는 한 외교관은 수치가 법률자문팀의 조언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헤이그에 가는 결정을 내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치가 하는 많은 행동들은 본능에 따른 것이다”라고 했다.

수치가 서방세계에서 받는 존경을 유지하려면 보다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미얀마 군대의 행동에 대한 그의 주장은 엄중하게 검증될 것이다. 수치의 지지자들은 수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군대의 일부 불량한 세력이 이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캘러한은 “(로힝야족 탄압이 발생한) 라카인주에서 생긴 일에 대한 국제사회에의 시각을 그가 믿고 있다는 내용을 그의 연설이나 개인적인 대화에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 외교관은 수치는 2011년에 이미 장기적 정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군부와 협력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군부를 비판하는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수치가 군부와 이미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수치가 ICJ에서 군대를 변호해주는 대가로 군 장성들이 헌법 개정을 묵인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수치는 오랫동안 헌법을 개정하려 해왔다. 현행 헌법은 수치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돼 있다. 또한 세 개의 행정부처와 4분의 1의 의회의석을 군부가 임명한 사람이 맡도록 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수치와 군부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사건은 몇 년간 계속 다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대중여론이라는 재판부는 판결을 아주 빨리 내리게 될 것이다. 캘러한은 수치가 재판 과정에서 군부를 규탄하거나 로힝야족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했다. 수치의 지지자들은 군대에는 군대만의 법치체계가 있기 때문에 로힝야족을 보호하기 위해 수치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캘러한은 수치가 이런 주장을 하며 범죄 혐의를 부인할 수 있다고 했다. 수치는 용감한 만큼 고집이 세고 자존감이 세다. 수치는 숨길 일이 없고 사죄할 일이 없다고 믿을 수 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성인(聖人)과 같은 대접을 받고 있는 대중의 존경심을 지켜야 할 관심도 없어 보인다.

[ 2019-12-11, 14:32 ]

[ 2019-12-12, 12:0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리버티헤럴드  |  뉴스파인더  |  이승만TV  |  장군의 소리  |  천영우TV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