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측의 항변

민정기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스크랩하기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음식점 종사자가 아닌 사람이 신분을 사칭하고 식사자리에 무단 침입해서 대화내용을 도청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일이 가당한 일인지, 정치인의 이러한 위법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가감없이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가 과연 정도를 걷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 도 참 고 자 료
  
   1. 어제(12월12일) 있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몇몇 친지들의 동부인 오찬 모임은 1979년의 12.12사태와 전혀 무관한 친목 모임이었다. 이 모임에 관해서는 2017년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도 언급이 되어있지만, 오래 전부터 친분을 이어온 분들이 1년에 두세 번 전 전 대통령 내외를 식사에 초대하는 모임이다. 날짜가 12월12일로 잡힌 것은 일정이 바쁜 김장환 목사의 사정으로 우연히 정해진 것일 뿐이다. 식사 비용은 초청한 분들이 돌아가며 부담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가까이 지내는 분들과 식사모임을 갖는 일이 무슨 이유로 언론의 관심사가 되는지, 음식점 종사자가 아닌 사람이 신분을 사칭하고 식사자리에 무단 침입해서 대화내용을 도청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 일이 가당한 일인지, 정치인의 이러한 위법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가감없이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가 과연 정도를 걷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식사자리에 무단 침입하고 대화내용 등을 언론에 공개한 자는 지난달 전 전 대통령의 골프 행사 때에도 경기가 진행중인 필드에 무단 난입해서 경기 진행을 방해한 바 있는 자로서 그 정치적 의도가 불순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1.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오는 16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死者)명예훼손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는다. 지난달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부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는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논란을 제기한 바 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법정 출석은 방어권 행사를 위한 권리이다. 어떤 이유로든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방어권 행사를 포기하는 일이 된다. 피고인의 재판 출석은 단지 법정에까지 이동해서 앉아 있으면 되는 일이 아니다. 재판장, 검사, 변호사의 심문에 응해서 스스로를 방어하는 진술을 해야 한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진술을 통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변호인에게 위임한 것은 법정에 나와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현재의 정신건강 상태로는 정상적인, 의미있는 진술은 어렵기 때문이다.
  
  1.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관련 진료기록과 의료진의 소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전 전 대통령이 인지 기능에 장애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수년 전에 전 전 대통령 측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6년전인 2013년8월 전 전 대통령 측은 민정기 전 비서관 이름으로 언론에 발표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이 “...기억력-집중력이 감퇴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 스스로도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근년에 이르러 언제부터인가 나는 가까운 일들이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 사례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회고록과 관련한 민-형사소송이 제기된 것은 그후의 일이다. 그러니까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칭병한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다.
  
  1. 알츠하이머는 발병원인과 진행 경과에 따라 다양한 증세를 나타내고, 증세의 정도도 환자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본적으로 신체적 질병이 아니고, 뇌세포의 손상에 따른 정신질환이다. 중증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신체의 건강과 행동에 장애를 주지 않는다. 의료진의 진단으로는 전 전 대통령의 경우 기억 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기억장치에 이미 저장된 정보, 오래 전의 일들은 불완전한 대로 기억해내지만, 정보의 저장단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까운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눈 앞의 현상을 의식하고 상황을 인지하는 기능은 작동된다. 그러나 새로이 의식하고 인지한 정보가 기억장치에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과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다. 바둑을 두면 이미 습득해 있는 기력(棋力)은 살아있어 정상적으로 대국을 할 수 있지만, 바둑판을 떠나면 방금 전에 바둑을 두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거실로 자리를 옮기면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에 저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했다는 사실조차 떠올리지 못한다. 식사와 목욕 등 오랜 세월 생활화된 익숙한 동작, 습관화된 행동은 차질없이 수행한다. 신체 건강 관리를 위해 수십 년간 지속해온 실내운동과 정신 수양을 위한 서예를 요즘도 거르지 않고 있다. 골프를 치는 일이 매우 뜸하지만 실제 필드에 나가면 예전의 기량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은 이처럼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온 덕분인 것 같다. 전 전 대통령에게 알츠하이머 증세가 나타난지 수년이 지났으나, 초기에 발견해서 대학병원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수년간 계속 투약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종전과 다름 없는 일상생활과 운동을 거르지 않은 때문인지 증세의 진행이 완만하다. 중증 단계에서 나타나는 행동장애, 우울증, 공격성 행동, 환각 등의 증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착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하고 있다.
  
  1. 전 전 대통령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아직은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나부인 이순자 여사의 보살핌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형편이다. 식사와 목욕, 실내운동, 서예 같은 일상적인 일과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신체의 동작은 정상적이지만, 일과(日課) 자체에 대한 인식은 불완전하다. 방금 전에 식사나 목욕을 하고도 그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약을 복용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옆에서 이순자 여사가 때맞춰 일일이 챙겨드려야 한다. 습관화된 일과, 익숙한 활동은 도움을 받지 않고 수행하지만 하루의 일정(日程)을 혼자서 소화하지는 못한다. 식사 초대를 받아 외출할 때에도 차중에서 행선지와 외출 목적을 되풀이해서 묻는다. 돌아오는 차중에서도 어디로 가는 것인지 쉼없이 묻곤 한다. 그러니까 이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외출은 어렵다. 이 여사가 혼자 장시간 외출할 수도 없다. 이 여사가, 한나절이 소요되는 친목모임의 골프 행사에 나가면 전 전 대통령 혼자 남아 있게 된다. 시간 맞춰 일과를 수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순자 여사가 옆에 없으면 정서적으로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나타낸다. 그래서 이 여사가 골프모임에 나갈 때 전 전 대통령을 모시고 나가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은 물론 환자도 병세 완화와 건강회복을 위해 적당한 운동은 필요한 일이다. 전 전 대통령처럼 고령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골프는 권장할 만한 운동이라고 한다. 기회가 있으면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1. 알츠하이머 환자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낯선 사람, 경험하지 않은 환경, 익숙하지 않은 행동에 거부감을 갖게 되고, 실제 그러한 일들은 증세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된다고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환자임을 자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오던 주위 친지들 역시 고령과 병환 등으로 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지난날과 같은 친교 활동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외출하는 일도 뜸하다. 얼마 전까지는 주말마다 찾아오는 자녀들과 인근 학교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쳤으나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서 요즘은 그만뒀다. 초청을 받아 골프장을 찾기도 하지만 그 횟수는 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1. 근래 급속히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주위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알게모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런 현상은 공식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남에게는 알려지는 것조차 꺼려온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증가가 이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치부해 버리기만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알츠하이머는 환자 자신에게 말할 수 없는 좌절과 추락감을 안겨주지만,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충격과 고통도 겪어보지 않고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다. 증세가 중증으로 악화되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고 싶은 상황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병세의 진행이 완만해서 아직 ‘착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전 전 대통령은 아내 이순자 여사가 겪는 어려움을 오롯이 체감하고 있다. 당신이, 치료가 어려운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보다 아내 이순자 여사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가슴 아파하고 절망한다. 전 전 대통령은 가끔 마주앉은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 안타까움, 고마운 마음을 토로한다. 그럴 때 이 여사는 남편의 시선을 마주보지 못한다.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깊은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불행에 대해,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모진 말을 입에 올리지는 말아야 한다.
  
  1.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서 지난해부터 광주법원에서는 민사와 형사 등 2건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회고록 내용 가운데 60여 곳의 대목을 삭제하지 않는 한 출판-판매를 금지한다는 민사소송과,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이다. 민사사건은 항소심을 진행하다가 형사사건 재판의 결과를 기다려 중단된 상태이고, 형사사건은 1심이 한 달에 한번씩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주소지가 서울이고 회고록출판사의 주소지도 경기도인데 두 개의 재판 모두 소송절차법의 정신과 규정에 맞지도 않게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두 개의 재판 모두 소송 대상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고, 사안 자체가 5.18과 관련이 있는 문제이지만, 당시 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서리)의 직책을 맡고 있던 전 전 대통령이 계엄군의 출동과 진압작전 등에 관여했느냐의 여부를 다투는 재판이 아니다. 더욱이 발포명령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발포명령자가 누구냐를 밝혀내자는 재판이 아니다. 5.18특별법과 그에 근거한 수사를 비롯하여 지난 30여 년간 여러 차례의 조사와 수사, 재판이 이루어졌지만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계엄군의 광주작전에 관여했다는 어떠한 주장도 입증되지 않았다. 5.18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5.17시국수습방안’이 집권시나리오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내란죄를 적용한 것일 뿐,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발포명령’이나 이른바 ‘학살’의 책임자라고 정죄한 사실은 없는 것이다. 회고록 내용이 5.18단체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인가를 다투는 재판과 관련해서 새삼 ‘발포명령’ ‘학살’이라는 말이 나돌아야 할 이유가 없다.
  
  1. 최근 골프장 논란과 관련해서 추징금 환수에 응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돈으로 골프를 치느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5.18재판 때 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받은 정치자금을 뇌물로 판단한 법원판결과 그에 따른 추징금 환수 조치 등에 관한 전 전 대통령의 입장은 2013년 언론에 발표한 ‘보도참고자료’와 2017년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 등에서 상세한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추징금을 안내는 것이 아니라 못내는 것이다. 관계당국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으니까 때마다 되풀이해서 연희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tv, 냉장고 등 가정생활용품까지 압류하고 있을 것이다. 나아가 50여년 전 이순자 여사가 땅을 사서 직접 지은 이순자 여사 명의의 연희동 집을 공매에 부치기까지 했다. 이 공매처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이 문제는 공무원범죄몰수법(이른바 ‘전두환추징법’)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환기시킨 결과가 되어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제청이 신청되어 있다. 공무원범죄몰수법에 대해서는 이미 2015년에도 서울고등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를 신청해서 현재 심리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2013년의 ‘보도참고자료’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이순자 여사는 선친(2001년 작고)으로부터 상속받은 금융자산(상속세 납부)을 연금보험에 넣어 생활비에 충당하고 있다. 가끔 나가는 골프모임에 쓰이는 비용은 생활비의 일부일 뿐이다.
  
   2019년12월12일
   전두환 전 대통령 전 비서관 민정기
  
  
  
  
  
[ 2019-12-13, 05: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 기사목록
  • 이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맨위로

댓글 글쓰기 주의사항

   김일중     2019-12-13 오후 5:28
그분에 대한 (터무니없는) 오해를 풀게 하는 좋은 글입니다.
   rhois99     2019-12-13 오후 5:06
정의당 임한솔인가는 하는 넘은 도데체 뭐하는 넘인지 매번 따라 다니면서 다른사람 이야기나 녹음하고 개인정보법 위반 아닌가요
   白丁     2019-12-13 오전 6:43
자기들 돈으로 먹는데 뭘 먹든 정의당 놈들이 뭐 보태준 것 있나, 국고 도적놈들 주제에…이런 잡것들 다 싹쓸이해서 나라 대청소 한번 해 줄 제 2의 전두환 장군은 안나오나… 하는 한탄만 나온다.

맨위로월간조선  |  조선일보  |  통일일보  |  미래한국  |  올인코리아  |  뉴데일리  |  리버티헤럴드  |  뉴스파인더  |  이승만TV  |  장군의 소리  |  천영우TV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