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직원들, 737 맥스 안전 무시…항공 안전 당국 조롱하기도
“너 같으면 가족 태우겠냐?…광대가 만들고 원숭이가 안전 감독한 비행기”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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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직원들이 안전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내부 자료가 공개됐다. 직원들은 항공 안전 규제 당국자들과 항공사 직원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150쪽 분량의 문서 대다수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보잉 내부에서 있었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등을 모은 것이다. 당시 보잉은 737 맥스 8 기종의 비행 시뮬레이터 작업을 할 시기였다. 또한 비행 시뮬레이터 훈련이 필요 없다고 정부 당국과 항공사들을 설득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문서들은 몇 달 전 연방검찰에 넘겨졌다. 보잉은 이 자료들을 미 연방항공청(FAA) 및 미 연방 상하원에 지난달 제출했다. 이 자료들은 9일 대중에 공개됐다. 보잉은 이날 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를 위해 조종사들이 추가 비행 시뮬레이터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보잉은 맥스 기종의 비행 시뮬레이터와 관련해 문제를 겪고 있었다. 당시 직원들은 FAA가 이 시뮬레이터를 승인할지 걱정하고 있었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직원은 2018년 2월 “너 같으면 시뮬레이 훈련을 받은 (조종사가 탄) 맥스 기종에 가족을 태우겠어? 난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사람도 “나도 안 해”라고 답했다.

같은 해 한 보잉 조종사는 안전 관련 문제를 숨겼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내가 숨긴 일에 대해 아직 신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더 이상은 할 수 없다. 천국으로 가는 문이 닫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잉 직원들은 항공 안전 규제 당국자들을 무시하는 발언도 일삼았다. 2017년 작성된 한 이메일에는 “이 비행기는 광대들이 만들어냈는데 이를 감독하는 건 원숭이들”이라는 말도 들어 있었다.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FAA로부터 큰 승리를 얻어냈다. 직전 기종인 737 NG 기종을 비행했던 조종사들은 시뮬레이터 훈련 없이 컴퓨터로 단순한 교육만 받으면 됐다. 한 직원은 “NG를 30년 동안 안탔어도 바로 맥스 조종석에 탈 수 있다고? 끝내주내”라며 “마케팅부서에서 쓰는 영업비가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보잉은 “이 대화들에는 도발적인 언어들이 사용됐다”며 “이런 대화가 오고 갔다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FAA와 의회, 항공사들, 그리고 승객들에게 사죄한다”고 했다. “이런 대화에 사용된 언어들은 보잉의 가치와 맞지 않으며 보잉은 적절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라고 했다.

한편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은 2018년 10월 29일 발생한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탑승객 189명 전원 사망)에 이어 2019년 3월 10일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탑승객 157명 전원 사망) 이후 중단됐다. 같은 기종 비행기의 연이은 사고로 기체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 사고는 모두 새롭게 탑재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때문에 발생했다. 이 시스템을 작동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받음각 센서에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 경고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게 탑재된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조종사들은 이에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못했다. 보잉은 이 기술을 조종사•항공사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조종특성향상시스템은 기수(機首)가 너무 높은 각도로 향할 경우 비행기 꼬리 부분에 있는 안전장치(stabilizer)를 작동시켜 꼬리를 위로 올라가게 하는 시스템이다. 꼬리를 올려 기수를 낮추는 것인데, 이를 ‘자동실속(失速)방지시스템(anti-stall system)’이라고 부른다. 비행기는 고도가 너무 높게 향하면 실속, 즉 추락하게 되는데 이를 자동적으로 방지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사고 여객기들은 적정 각도로 비행하고 있었다. 센서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 MCAS가 오작동(誤作動)해 추락한 것이다.

[ 2020-01-10, 16:2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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