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내 경제 문제로 미국과의 충돌서 물러서”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도발 나설 수도”

金永男(조갑제닷컴)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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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과 전면전까지 각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가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이란 정권이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는 국내 경제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시민들은 현재 집권세력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이란의 실업률 등 경제 문제에 반발해 시위를 벌여왔다. 그러다 미국이 혁명수비대 정예군인 쿠드수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드론으로 사살하자 反정부 시위를 하던 국민들마저도 하나로 뭉쳐 反美를 외치게 됐다. 얼마 후 이란이 실수로 여객기를 격추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란 내부 여론은 또 한 번 분열됐다. 이란 정부가 처음에는 미사일 격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로 부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 경제는 더욱 악화될 텐데 이란 정부로서는 국내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가 대폭 강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연간 -9.5%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란의 12월 석유 수출량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이는 이란의 석유 수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수출만을 뜻한다. 밀수된 수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물가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란의 청년층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자다. 이란에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해외로부터 물자를 수입해와 물건을 만들어 다시 판매한다. 이란의 화폐 가치가 더욱 떨어지게 되면 이 회사들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들여와야 한다. 은행이 대출을 해주지 않으면 회사가 망하게 되는 구조가 된다. 그렇게 되면 실업률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전쟁이 발발하면 이란의 부자들은 돈을 들고 다른 나라로 향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화폐 가치는 더욱 떨어지고 물가는 빠르게 오르게 된다.

이란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자 자체적으로 살아남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했다. 정부가 큰 규모의 투자를 하고 전략적 산업에 혜택을 줬다. 이를 통해 수입품을 국내에서 생산한 물건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란은 주변국들에서 경제 문제로 인해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이라크와 레바논에서는 열악한 생활환경과 정권의 부패, 권력남용 등을 이유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란도 이런 위기를 지난해 11월 직접 경험했다. 당시 이란 정부는 빈곤층과 실업자들을 돕기 위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석유 부문에 들어가는 보조금을 없앴다. 이 때문에 기름값이 200% 가까이 뛰었고 이란 여러 지역에서 시위가 일어나 로하니 정권의 퇴임을 외쳤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국내 문제로 인해 이란이 오히려 위험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옥스포드 대학교의 정치경제학자 야스민 마터는 뉴욕타임스에, “전쟁을 하지 않으면 지금 상황을 더 이상 유지해나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란 정부 입장에서 보면 재앙 같은 상황에서 살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경제 문제를 제재나 전쟁 위협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이 오랫동안 경제 문제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도발적 행동에 나선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이란의 강경파는 경제가 아닌 정권 유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경제 문제가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경제 피해를 감수하고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지금 수준의 시위대는 시위 경찰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시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게 되면 미국에 이익에 반하는 행동으로 도발을 가해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는 협상에 나서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이 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예는 다른 나라 배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항로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다.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5분의 1이 이 항로를 통해 목적지로 향한다. 만약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국제 석유 공급은 크게 줄고 가격은 오른다. 이에 따른 여파로 국제 경제 역시 타격을 받는다. 경제가 나빠지면 트럼프의 재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2020-01-14, 17:2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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