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신은 예의라는 걸 모릅니까?"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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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예의란 걸 모릅니까?”
  
   언론에 의하여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음이 선언된 날, 조 바이든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승리연설은 ‘좋은 사람(good man)’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트럼프에게 화해를 호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분들이 계실 것이고 오늘밤 물론 실망스럽겠지만, 사실은 저도 몇 번 낙선한 바 있습니다. 이제 선거운동 기간의 갈등을 뒤로 하고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서로에게 기회를 줄 때입니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합시다. 우리는 상대편을 적으로 취급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미국인입니다.”
   그날 미국에선 10만 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고, 1000명 이상이 죽었다. 트럼프는 관례대로 당선 축하 전화를 해야 하는데 바이든이 부정선거로 당선되었다면서 골프장으로 갔다.
   바이든은 인생 최고의 순간에 77세의 노련한 정치인의 경륜을 보여주었고, 미국적 가치와 사명을 이야기할 때는 힘이 넘쳤다. 그 자신 수많은 좌절과 비극을 극복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그는 미국이 세계를 리드하는 데 있어서 ‘모범의 힘’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적 가치, 즉 자유·인권·법치가 군사력이나 경제력 이상으로 미국의 세계적 지도력을 뒷받침해왔다는 점을 망각하고 ‘미국이 먼저다’라면서 사실은 ‘트럼프가 먼저다’라고 밀어붙였던 악몽의 시절을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이번 선거의 화두(話頭)는 ‘단결(unity)’과 ‘예의(decency)’였다. 트럼프 4년간 미국의 정치가 예의 없는 싸움판이 되고 말았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가 낙선한 가장 큰 이유 하나를 든다면 그의 무례함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일 것이다. 유권자들은 “당신은 예의를 집에 놓고 다닙니까?”라고 물은 셈이다. 특히 여성들의 절대적인 비호감이 낙선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트럼프와 가장 비슷한 인간형인 맥카시의 몰락에도 ‘decency’가 등장한다.
   용공(容共) 조작의 맥카시 선풍으로 유명한 조셉 R. 맥카시 상원의원의 몰락을 부른 것은 한 변호사의 결정적 질문이었다. 맥카시는 1950년에 정부에 수백 명의 소련 간첩이 침투하였다고 폭로, 유명해졌다. 한국전과 중공군 개입으로 위기감을 느낀 대중을 자극하기 좋은 소재였다. 상원에 관련 조사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그 위원장이 되자 수백 명을 증인으로 불러 텔레비전 중계 하에 지독한 신문을 했다. 1954년엔 육군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 지휘부에 간첩이 침투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육군도 변호사를 고용, 대응했다. 보스턴에서 개업중이던 조셉 웰치 변호사는 6월9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맥카시는 웰치의 한 동료 변호사가 공산주의 조직과 관련이 있다면서 캐고 들었다. 웰치 변호사는 반격을 개시하였는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이 순간까지 나는 귀하의 잔인함이나 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하여 계량해본 적이 없지만…”
   놀란 맥카시가 공격을 계속하려고 하자 웰치는 그의 말을 중간에 끊고 화를 내면서 유명한 한마디를 던졌다.
   “상원의원님, 이 젊은이를 더 이상 죽이려 들지 마세요. 당신은 충분히 했잖아요. 귀하는 예의라는 걸 모릅니까?”
   “Have you no sense of decency?”라는 말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쳤다. 그동안 맥카시의 무례한 행태에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의 울분을 대변한 이 한마디 말에 맥카시는 무너졌다. 그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니 하루아침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원이 그를 징계하고 공화당이 그를 추방하였다. 3년 뒤 그는 비참한 모습으로 죽었다.
   트럼프는 제1차 토론회에서 바이든의 발언 방해를 한 시간 이상 이어가 시청자들은 다중방송을 듣는 듯했다. 못배운 부잣집 아들의 티를 벗지 못한, 유아기적(乳兒期的) 행태에도 불구하고 7000만 표나 받았다는 것이 경이롭다. 이는 백인 중산층의 소외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미주 대륙에서 인간이 살게 된 기간을 약 2만 년으로 잡으면 콜럼부스의 신대륙 상륙(1492년) 이전 1만 9500년간은 몽골계(인디안으로 이름을 잘못 붙였다)의 터전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민으로 만들어진 미국이 영원히 백인국가로 있을 순 없다. 한국의 맹목적 트럼프 추종자들 중에는 백인 우월주의를 자신의 판단기준으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 2020-11-17, 16:24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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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丁     2020-11-17 오후 11:28
흑인 대통령 오바마 당선 후 백인들의 소외감이 시작되었고, 산아제한 없이 무제한 출산하는 흑인과 중남미,인도,중국,중동계 이민들이 대거 몰려들어오며 이들 유색인종 인구가 폭증하자 백인들이 소수민족으로 전락할 위기감이 커졌고, 트럼프라는 싸이코패스가 이 위기감을 부추켜 집권에 성공했고, 이번에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득표를 한것으로 봐야합니다. 트럼프 극렬 지지층이 거의 중,남,북부 백인들임이 이를 傍證합니다.
   RedBuster     2020-11-17 오후 9:44
트럼프는 공격성 성격 파탄자입니다. 이런 인물에게 대통령이라는 어색하기 짝이 없는 큰 완장을 채워 준 4년 전의 미국 유권자들이다. 이번에는 그가 떨어지긴 했으나 7,200만표 씩이나 표를 모아 준 바람에 트럼프의 간이 뱃속에서 붓다 못해 배밖으로 튀어 나와서 온갖 추태를 다 부리고 있으니 . . . . . . 미국의 앞날은 매우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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