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뒤덮는 곡(曲)
김장실의 트로트 이야기(10)잊혀진 계절(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곡, 이용 노래, 1982년)

김장실(前 국회의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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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갑니다. 산야(山野)는 단풍이 물들고 하늘은 높고 청명합니다. 이처럼 화려한 경치에 미소를 짓다가 가을의 우수(憂愁)가 엄습하면서 갑자기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가을을 결실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찬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나 해수욕객들이 떠난 모래밭을 걷노라면 가슴 속으로 쓸쓸함과 허무함이 파고드는 것을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대중가요에서 가을의 여러 풍경과 이에 대한 센치멘탈한 감상을 노래한 곡들이 참 많습니다. 최양숙의 <가을 편지>,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이영숙의 <가을이 오기 전에>, 최헌의 <오동잎>,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이용의 <잊혀진 계절> 등이 그 대표적인 노래들입니다. 이런 가을 노래들의 가사를 보면 봄과 여름에 시작된 연애가 여름이 끝날 때쯤 대체로 종료되고, 가을이 되면 그렇게 떠난 연인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토로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용이 부른 <잊혀진 계절>은 매년 10월이 되면 거의 모든 방송에서 빠짐없이 많이 나오는 가을의 노래입니다. 특히 매년 10월 31일 방송매체 최다 송출 노래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10월이 되면 그의 공연 스케줄이 폭주한다고 합니다. 우리 대중가요에서 이 노래는 가을의 절정에 도달한 10월을 장식하는 상징적인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비가 오는 날 사귀던 애인과 헤어진 작사가 박건호의 개인적 실연(失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당초 가사에는 ‘9월의 마지막 밤’으로 되어 있었으나 음반 발매 시기가 10월로 늦춰지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뀌어졌다고 합니다. 노래가 완성되자 가수 조영남이 이 노래를 녹음까지 했으나, 중간에 계약이 틀어져서 대신 신인 가수 이용이 불렀다고 합니다.
  
  슬프도록 아름답고, 서정성이 흘러넘치는 이 노래는 1982년 7월14일부터 8월11일까지 KBS <가요 톱 텐>에서 5주 연속 우승했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1982년 MBC 10대 가수가요제에서 <최고 인기가수상>, <최고 인기가요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KBS 가요대상 본상과 제 2회 가톨릭 가요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울러 1982년 동아일보는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용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였습니다.
  
  이 노래의 인기에 힘입어 이용, 이혜숙, 손창호 등이 출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아울러 나훈아, 패티김, 문주란, 최백호, 화요비, 서영은, 박강성 등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를 했습니다.
  
  <잊혀진 계절>을 작사한 박건호는 강원도 원주 출신으로 시인입니다. 그는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박인희의 <모닥불>, 조용필의 <단발머리>, 나미의 <빙글빙글>, 김종찬의 <당신도 울고 있네요>, 최진희의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한울타리의 <그대는 나의 인생>, 소방차의 <그녀에게 전해주오>, 장은아의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 이수미의 <내 곁에 있어주> 등 수많은 인기곡을 작사한 국민 작사가였습니다.
  
  그의 고향 강원도 원주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박건호 공원이 있고, 그곳에는 그의 노래비가 있습니다. 또한 매년 원주에서 박건호 가요제도 개최됩니다.
  
  한편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용은 서울예대 출신으로 1981년 ‘국풍(國風) 81’ 젊은 가요제에서 <바람이려오>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이 노래로 KBS 가요 톱 텐에서 4주 연속 우승을 했습니다.
  
  작곡가 이범희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졸업한 후 작곡을 시작하여, 윤시내의 <공부합시다>, 민해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전영록의 <종이학>을 작곡한 역량 있는 작곡가입니다. 그는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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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진 계절>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나를 울려요
  
  
[ 2021-03-01, 10:1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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