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70만 명이 외계인에 납치당했다'는 통계를 반박
“납치 경험자들은 ‘정신 이상자’나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거짓 기억’을 혼동하는 사람”

金永男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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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프렌치 교수는 외계인 납치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에 대한 개요를 설명했다. 그런 뒤 그는 이른바 ‘UFO 학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납치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프렌치 교수가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UFO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37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납치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산치였다. 이는 버드 홉킨스라는 UFO 납치 연구자가 다른 학자들과 함께 실시한 조사를 바탕으로 나온 수치다. 홉킨스는 존 맥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에게 UFO 납치 현상을 소개해준 인물로 ‘납치 경험자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홉킨스 등은 1992년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미국인 중 약 370만 명이 납치됐을 수 있다는 수치를 발표했다. 프렌치 교수가 우선 문제를 삼은 홉킨스의 연구 방식은 ‘납치를 당한 적이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식의 설문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홉킨스는 납치를 경험한 사람이 이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을 확률은 적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홉킨스는 이에 따라 납치 경험자들이 납치에 대한 기억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특이한 경험을 했다는 기억을 갖고 있을 수는 있다는 가정(假定)했다. 홉킨스는 59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괄호 안에 있는 수치는 이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이다.


<몸이 마비된 상황에서 잠에서 깼고 방 안에 이상한 사람이나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18%).
한 시간 이상 동안의 기억을 잃었고 어디에서 무엇을, 왜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13%).
어떻게,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늘 위를 실제로 날고 있다는 기분이 든 적이 있다(10%).
방 안에 특이한 불빛이 나오고 있는 것을 봤고 이 불빛이 어디에서 어떻게 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8%).
몸에 의문의 상처가 생겼고 당사자나 다른 누구도 이 상처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일이 있었다(8%).>


홉킨스를 비롯한 연구진은 앞서 소개한 다섯 개의 질문 중 네 개 이상에 ‘그렇다’고 답변했다면 납치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들이 납치를 당했으나 이에 대한 기억이 지워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5947명 중 199명이 네 개 이상의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비율로 보면 약 2%인데 홉킨스는 이를 미국인 전체 인구로 비교, 370만 명이라는 추산치를 제시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주장은 여러 이유에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우선 해당 질문 내용과 외계인 납치 현상 사이에 정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외계인 납치 현상의 여러 주장을 들어보면 앞서 소개된 질문과 다른 방식으로 납치를 당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만약 370만 명의 미국인이 1992년 연구 당시 기준으로 납치를 당했고 첫 번째로 보고된 납치 경험 사례가 지금 알려진 것처럼 1961년이라고 가정한다면 매일 340명의 미국인이 외계인에 의해 납치를 당한 것이 된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매일 납치를 당했다는 것인데 이는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홉킨스 등의 연구를 대중에 알린 언론 역시 잘못이 있다고 했다. 당시 언론 보도는 ‘약 370만 명의 미국인들이 외계인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믿는다’는 식으로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외계인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믿느냐’는 문항 자체가 설문조사에 없었다는 것이다.


프렌치 교수는 그럼에도 심리학자들이 납치 현상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370만 명이라는 수치는 잘못된 것일 수 있으나 실제로 납치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수천 명 정도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경험담을 털어놓고 있고 존 맥 박사와 같은 권위 있는 학자들이 이들의 증언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프렌치 교수는 외계인 납치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에 앞서 이들이 주장하는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납치 경험자들의 증언에 자주 주장하는 세 가지 이야기에 대한 검증을 했다. 첫 번째는 외계인들이 인간에 몸에 어떤 작은 장치를 심어놓았다는 이야기다. 다른 하나는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 모르는 상처가 납치의 증거라는 주장이고, 마지막 하나는 외계생명체가 인간과 교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납치 경험자들 중에는 외계인이 자신의 몸에 작은 장치를 심어놨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을 통제하려는 목적인 것 같기도 하고 야생동물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인간이 심는 장치처럼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추적 장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렌치 교수는 “외계생명체가 심어놨다는 장치를 발견했다면 외계인 가설을 입증할 중요한 증거가 됐을 것이고 인간의 기술로 이런 장치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까지 발견됐다면 회의론자들로서도 이를 부정(否定)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장치가 심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받기 위해 공개적으로 나선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프렌치 교수는 이를 연구한 학자들의 논문을 인용, 이들의 몸에서 발견된 물체들은 모두 지구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인간이 매일 같이 만지는 솜과 같은 물질이 피부 속에 들어가 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두 번째 주장인 의문의 상처도 쉽게 설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다수의 사람이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을 해보면 자신의 몸에 있는 기억이 나지 않는 상처 하나쯤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것이 외계인에 납치돼 받은 신체 검사에 의한 상처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납치를 경험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에 몸에 일부러 상처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홉킨스와 같은 일부 UFO 학자들은 외계인들이 인간을 납치하는 주된 목적이 교배를 해 혼종(混種) 아기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납치를 경험했다는 여성 중에는 성관계를 하지 않았는데 임신을 했고 유산(流産)이나 낙태를 한 적이 없음에도 더 이상 임신한 상태가 아니게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즉, 여러 차례에 걸쳐 외계인이 납치를 해 아기를 만들고, 아기를 꺼낸 뒤 기억을 삭제해버린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수십 명에 달하지만 의학적으로 이런 현상이 증명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세 가지 사안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외계인에 의해 납치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단정했다.


납치 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프렌치 교수는 여러 학자들이 외계인 납치 현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분류해왔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미친 사람’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한 여러 연구가 진행됐으나 이를 뒷받침할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990년 의사들로 구성된 연구진이 실시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UFO와 관련된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225명을 대상으로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를 진행한 연구다. 이들이 상당 수준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는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는 1993년 한 연구진은 두 부류의 UFO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한 집단은 외계인과 소통을 했다는 등 보다 심각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었고 다른 집단은 하늘에서 알 수 없는 불빛을 봤다는 정도의 미미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었다. 이들 둘 사이에도 정신적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프렌치 교수는 “외계인과 접촉했다는 사람들이 일반인으로 구성된 통제 집단보다 정신적으로 더 문제가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일반인들과는 다른 특정 성향을 보이는 것은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이들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어렸을 때 겪은 트라우마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일반인들에 비해 수면이 불규칙적이고 외롭고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비율이 높다고 했다. 1994년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실험에 참여한 납치 경험자 중 57%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프렌치 교수가 인용한 이 실험에 참여한 총 인원은 소개되지 않았다. 프렌치 교수는 자신이 2000년대 중반에 실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19명의 납치 경험자들이 일반인보다 환각에 빠지는 경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현상은 납치 경험자들이 모든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는 식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나 책이나 영화에 출연해 돈을 벌기 위해 이런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자들이 각종 UFO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대다수의 납치 경험자들은 진지하게 증언을 하고 있고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아 한다”고 했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을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지 않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자들의 말을 사람들이 믿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실제 일어난 일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고 외계인과 만났을 당시 느낀 공포심을 상세하게 떠올려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많은 UFO 학자들은 납치 경험자들이 사실을 말하고 있거나 연기를 하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연기를 하고 있다면 오스카상을 받을 만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납치 경험자는 정신이상자다’, ‘다른 목적을 갖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와 같은 단순한 주장에는 신빙성이 없다고 설명한 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하나씩 짚어나갔다.


그는 우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낼 때 일반인보다 보다 감정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했다. 특히 연구실과 같은 환경에서 이런 기억을 떠올려낼 때 더욱 그러한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이 연구는 실험 대상자의 심장 박동과 근전도(筋電圖) 신호 검사를 토대로 진행됐다. 존 맥 하버드 의대 정신과 과장 등은 이들이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두려움과 공포를 나타내는 것은 실제로 외계인 납치와 같은 경험을 한 것으로 봤다. 프렌치 교수는 그러나 이를 실험했던 연구진은 납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프렌치 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를 소개한 뒤 납치 경험자들이 단순한 거짓말을 한다기보다는 ‘거짓 기억’을 떠올려내는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놨다. 납치 경험자들이 외계인과 맞닥뜨렸다는 거짓된 기억을 갖고 있고 당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떠올리려고 하며 감정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거짓 기억’이라는 그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계속 소개하도록 하겠다.


[ 2021-09-16, 05:03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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