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icity가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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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S型인간에의 모색 - 당당한 정신, 간편한 생활, 기민한 취재
  
   1당 백의 비밀
  
  나는 작년에 몽골 벨트 지역의 15개국을 약60일에 걸쳐 취재한 적이 있어 여기 하바드 대학에 와서도 그 쪽에 대한 흥미를 살리고 있다. 13세기에 징기스칸의 몽골 기마군단이 高麗에서 헝가리에 이르는 문명세계의 거의 전부를 정복했을 때 몽골 본토의 인구는 1백만에 불과했으나 점령지의 인구는 약1억이었다. [1당 백]의 정복과 통치가 어떻게 가능했느냐 하는 데 대해서 서양 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1927년에 영국의 전략사상가 리델 하트가 쓴 [위대한 지휘관들을 벗긴다](Great Captains Unveiled)라는 책을 도서관 한 구석에서 찾아냈다.
  
  그 첫 장이 징기스칸과 그의 휘하 장군 스부데이를 다루고 있었다. 스부데이는 징기스칸의 손자인 바투를 모시고 러시아와 유럽을 원정했던 용장이다.
  이 章의 결론에서 著者는 몽골 기마 군단 조직의 간편성(Simplicity)을 승리의 근본으로 꼽았다. 몽골  군단은 보급부대가 따로 없는 전원 기병이었다.  기병 한 사람이 말을 4∼5마리씩 몰고 다니면서 짐을 나르는 데뿐 아니라 비상식량이나 물통(말의 피를 빨아마셨다)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느린 보급부대가 따라 다니지 않으면  전투부대의 이동속도는 엄청 빨라진다. 나폴레옹의 유명한 공식에 따르면 <전투력=무장력x기동성>이다. 몽골군단은 全員기병체제 덕분에 농경민족 군대보다 4∼5배나 빨랐다.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몽골군단은 갑옷도 가볍게 만들었다.
  
  몽골 군단은 지금도 깨어지지 않는 기록을 두 개 갖고 있다. 1237∼1238년 겨울, 그리고 1240∼1241년 겨울 두 차례 러시아로 쳐들어가
  동계 작전을 성공시켰다. 수 백년 뒤 나폴레옹과 히틀러를 굴복시켰던 러시아의 동장군도 몽골 기마군단의 지구력을 꺾지 못했던 것이다. 1241년 초에는 헝가리 정복전에서 거의 평균 1백km를 주파했다. 이 속도는 2차세계대전에서 기록된 독일 기갑군단의 돌파속도보다 더 빠른 것이었다.
  
  세계사를 바꾼 간편성의 전략사상
  
  당시 유럽의 기마전법은 중무장이었을 뿐 아니라 보병과 연계된 조직이었다. 성격이 다른 이런 두 조직을 지휘하는 것은 기병 單一 조직보다도 복잡하다.
  인간이든 조직이든 복잡하면 기동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기자가 헝가리에 가서 확인 한 바에 따르면 중세 유럽 기사들의 갑옷 무게는 약40kg이었고 말에 덮어씌운 갑주까지 보태면 1백kg을 넘었다. 넘어지면 혼자서는 일어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영화에선 근사하게 보이지만 이런 로보캅 같은 중무장은 결국 죽기 싫다는 방어적인 심리를 반영한다. 복잡한 규정을 많이 만들어 철갑처럼 자신을 둘러싸고는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관료조직에 비유할 수 있다. 유럽 기사들은 창과 칼을 主무기로 썼다.
  활은 비겁한 무기라 하여 법으로 금지시키기도 했고 하층민의 무기로 제한했다. 세종대왕이 野人들에 대한 간첩작전을 지시하니까 [오랑캐를 상대로 어찌 속임수를 쓸 수 있겠습니까]하고 들고 일어났던 주자학 선비들의 僞善을 연상시킨다. 도덕을 아무데나 갖다대면 결과는 가끔 非도덕으로 나타난다.
  
  이런 중무장한 유럽기사들에 대하여 몽골기만군단의 고전적 전법은 2백∼3백m 쯤의 거리를 두고 활로써 집중사격을 하여 혼란에 빠뜨린 다음 돌격하여 요절을 내는 것이었다. 몽골 군단은 또 퇴각을 위장하여 유럽기병들을 유도, 분산시킨 다음 삽시간에 재집결하여 분산된 적을 각개 격파하는 戰法도 즐겼다. 이것은 기동성에서 앞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리델 하트는 몽골군단의 全員기병제를 참고하여 영국도 보병에서 독립된 순수한 기갑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서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인 것은 히틀러의 장군들이었다. 독일 기갑군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데리안은 [나는 리델 하트의 제자다]고 말한 적이 있다. 프랑스의 드골 대령도 독립기갑군단의 창설을 주장했던 사람이다. 2차 세계 대전의 초장에서 독일이 전격전으로써 연전연승한 것은 탱크들을 보병사단에 분산시켜 놓지 않고서 한 군데에 집중시켜 단일한 기갑군단 조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편 손가락이 아닌 불끈 쥔 주먹을 만들었다는 얘기이다. 이 발상의 근본이 간편성(Simplicity)인 것이다. 리델 하트에 따르면 기동성은 간편성에서 나오고 기동성은 중무장보다도 더 안전한 방법이란 것이다. 즉, 빠르면 산다는 뜻이다.
  
  간편성은 자신감에서
  
  지난 1월 말 하바드 경영대학원의 조셉 L.보우 교수의 강의를 들었더니 이 간편성의 전략이 기업에 그대로 응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하고 있는 경영자를 꼽으라면 늘 만장일치로 지명되는 사람은 제너럴 일렉트릭(GE) 그룹의 잭 웰치 회장이다. GE는 매출액은 연 8백억 달러로서 세계 7∼8위권의 제조회사이지만 주식의 시장가치를 기준하면 세계에서 ÷?큰 회사이다. 1981년 이후 회장직을 맡고 있는 웰치 회장은 이런 경영철학을 밝히고 있었다.
  
  [우리는 신속하려면 (조직이나 경영지침이) 간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複문장의 脚注가 붙은 경영지침을 누가 따르겠습니까. 간편하지 않으면 빨라질 수 없고 빨라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습니다. 엔지니어에게 간편성이란 간결하면서도 기능이 우수한 디자인을 뜻합니다. 영업인들에게는 이 간편성의 원칙이 투명한 거래를 의미합니다. 생산현장에서는 모든 작업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작업과정을,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쉽게 말하고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또 [자신 없는 경영자들일수록 복잡한 것을 만들어낸다]면서 [겁이 많고 불안한 관리자들은 뚜꺼운 계획서와 슬라이드가 있어야 안심을 하는데 그 내용은 하나마나한 것들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속성(Speed)은 간편성(Simplicity)에서 우러나오지만 이 간편성은 자신감(Self-Confidence)에 뿌리를 박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런 자신감은 관료주의의 충복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다. 직위가 아니라 진정한 성취에서 보람을 찾으려 하는 사람,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주변, 상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사람, 그런 다음 대담하게 행동하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조직과 인간관계의) 간편성을 창조하는 자신있는 사람들이다]
  
  몽골인종의 오기
  
  그러면 웰치는 이런 성공의 3S 조건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직경영에 적용하는가. [능력의 한계를 벗어날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맡은 경영진은 가장 능률적이다. 자질구레한 데 신경 쓰고 참견하여 부하들을 귀찮게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사무실 근무자는 현장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현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보고는 사무실에서 현장으로 향해야지 거꾸로가 돼서는 안된다. 우리는 옛날에는 몇년 걸리던 투자결정을 이제는 며칠만에 해치우고 있다]
  
  자신감(Self-Confidence)-간편성(Simplicity)-신속성(Speed)의 3S 공식에서 몽골인종과 자신감의 문제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하바드 옌칭 도서관의 어두침침한 서고에서 찾아낸 [위험한 변경(The Perilous Frontier)]이 그 해답을 안고 있었다. 북방 유목민족 전문학자 토마스 J.바필드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이 기마유목민족들은 가장 발달된 정착문명인 중국과 인접하여 살면서도 중화적 문화와 이념을 거부했을 뿐 아니라 속으로는 그들의 삶의 방식을 경멸했다. 돔의 천장 같은 광활한 하늘 아래에서 말젖과 말고기를 먹으면서 천막에서 나고 죽고 전쟁과 모험을 동경하는 자신들의 삶이 농경민족보다도 더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목축생활이 유지될 수 있었고 이에 기초한 기만군단의 우세도 계속될 수 있었다]
  
  高麗史에는 몽골장군 흔도가 고려 장군 金方慶에게 한 이런 말이 실려 있다.
  [내가 보건대 고려 사람들은 모두 글도 알고 불교를 믿는 것이 漢族과 유사한데 매양 우리를 멸시하면서
  {몽골 사람들은 살륙만 일삼으니 하늘이 그들을 미워할 것이다}라고들 한다. 그러나 하늘이 우리에게 살륙하는 풍속을 준것이기 때문에 하늘의 뜻에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에 불과하니 하늘은 그것을 죄로 삼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그대들이 몽골 사람들에게 굴복하게 된 까닭이다]
  
  먹물 먹은 사람들에 대한 武士들의 경멸과 [우리식]에 대한 자부심을 담고 있는 흔도의 이 오기서린 일갈은 몽골기마군단의 파괴력이 자라난 정신적 토양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챔피언
  
  이 3S성공방정식이 시대를 뛰어넘어 군대와 기업에 적용될 수가 있다면 우리 신문기자들과 신문사에도  응용될 소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군대 이상으로 속도를 중시하는 것이 우리들 기자와 조직의 생리가 아닌가.
  
  [특종이 역사를 바꾸고 역사를 만든다는 기자로서의 자부심(Self-Confidence)과 간편, 정직, 질박한 생활 자세(Simplicity)를 갖춘다면 速報(Speed)는 저절로 되는 것이다] - 이런 해석과 응용에서 핵심되는 단어는 간편성일 것이다. 이 복잡한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간편하게 살 것인가. 간편해지려면 일과표의 많은 부분을 잘라내야 하므로 이것은 결단이다. 冠婚喪祭의 문제, 소비성향, 인간관계, 복장, 話法, 예절,회의, 업무처리 방식 등등 많은 부분에서 무엇을 줄이고 없애야 기자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도로 얻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하루에 해야 하는 일들의 가지수를 줄이는 대신에 좁은 주제를 붙들고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것인가. 아울러 우리의 눈높이를 낮추어 어떻게 하면 [보통 사람들의 챔피언]에 어울리는 기자의 시각을 되찾을 것인가. 당당한 정신을 가지고 간편하게 살면서 기민하게 일하는 3S型인간! 하나의 話頭로서 던져보았다.
[ 2003-07-01, 14:45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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