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8군 사령부(하) -용산 합중국의 내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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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오산 7공군 사령부
  
  오산 7공군의 최 신예기
  
  주한미군 가운데 언론의 주목을 적게 받고 있으면서도 미8군에 못지않는 전략적 비중을 지니고 있는 것은 오산기지에 본부가 있는 주한 미 제7공군이다.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의 3개 군사령부 중 하나인 7공군은 약 1만2천명의 병력에 1백 12대의 최신 전투기 이외에도 U-2기 등 상당수의 지원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약2백만 평인 오산기지는 태평양지역에서는 필리핀의 클라크 공군기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미 공군기지다.
  
  오산에는 약8천명의 군인과 2천2백 명의 가족들이 살고 있다. 용산 기지(약1만 명 거주)보다도 더 큰 최대의 단일 주한 미군기지인 셈이다. 1986년 9월 오산에 있던 314공군사단(미 5공군 산하)이 제7공군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7공군은 순전히 한국방어만 담당하고 있다. 7공군사령부는 2개 전투비행단을 갖고 있다. 오산에 본부가 있는 제51전투비행단은 오산기지에 14대의 F-4E(팬텀), 대구기지에 12대의 F-4E, 수원기지에 24대의 A-10기를 배치하고 있다.
  
  7공군 공보실장인 스티브 해들리 소령은 『한 전투비행단이 3개 기지에 흩어져 있는 것은 미 공군에서 51비행단이 유일한 경우다』고 했다.
  
  『세 비행중대의 임무가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산의 F-4E는 공중전, 대구의 F-4E는 지상근접공격용이며, 수원의 A-10기는 탱크킬러란 별명대로 지상지원용입니다. 내년 중 오산과 대구의 F-4E는 F-16으로 교체되고 대구의 비행중대는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대구의 F-4E는 한국공군의 정비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전투기가 다른 나라의 정비를 받는 것은 이곳뿐입니다. 조종사가 정비사를 믿지 못하면 그럴 수 없지요. 한국공군의 정비능력은 세계적 수준입니다』
  
  7공군은 또 군산공군기지에 제8전투비행단을 두고 있다. 48대의 F-16으로 구성된 2개 비행중대 규모의 비행단이다. 1개 杉遊?공중전 1개 중대는 지상지원 임무를 띠고 있다.
  
  오산에는 또 16대의 OV-10기(브롱코)로 구성된 제5전술항공 통제단이 있다. OV-10은 전방항공통제와 폭격점 설정 및 폭격임무를 띤 비행기로서 지상지원작전 때 전방 통제소 역할을 한다. 7공군은 북한공군이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을 저지하고 한국군의 지상 작전을 지원하는 것을 2대 임무로 하고 있다. 이밖에 오산기지에는 미 전략공군사령부(SAC)소속의 U-2첩보기 2대가 상주하고 있고, 오끼나와의 카데나기지 등에서 가끔 SR-71첩보기와 E-3A 공중관제 및 조기경보기가 날아오고 있다. 요사이에는 팬텀기를 정찰기로 개조한 R-4C 3대가 오까나와에서 파견 나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인 전자 정찰기 SR-71은 1960년대까지 북한과 중공상공을 수시로 가로지르며 영상정보수집을 해 왔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SR-71를 격추시키려고 한 적도 있으나 성능미달로 실패했었다. 1970년대 후반에 북한은 소련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 배치했고 미군은 SR-7l의 북한 중공 상공통과 정찰을 중단했다. 한 전문가는 『U-2와 SR-71은 휴전선을 따라 고공비행을 하므로 비스듬히 북한 땅에 대해 촬영을 할 수 있다. 북한 상공을 비행할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했다.
  
  균형유지 위한 무기공급
  
  7공군사령관 크레이븐 C 로저스 중장(54)은 주한미군 부사령관과 연합사의 공군구성군 사령관 및 한미 행정협정이 규정한 한미공동위원회의 미국 측 위원장 등 여덟 개 직책을 겸하고 있다. 그는 F-86세이버. F-4팬텀. F-l5이글 등 미 공군의 주력전투기를 모두 몰아 본 비행시간 5천2백 시간의 고참 조종사이기도 하다. 월남전에선 팬텀 편대장으로서 2백5시간의 전투비행경력을 쌓기도 했다. 텍사스출신인 로저스 중장은 지난 8월12일 오후3시 그의 집무실에서 본 기자와 만나 한 시간쯤 아주 조용조용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한미공군의 조종사는 북한 조종사보다도 훨씬 우수하다』고 했다. 「우리는 조종사 한 명(또는 팀)당 월16회 정도의 훈련비행을 하고 있는데 북한조종사는 비행을 훨씬 적게 하고 있습니다. 저쪽의 주력기는 미그 23인데, 한미공군이 다 가지고 있는 F-l6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요. 저는 F-15기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중전 전투기라고 생각합니다만…』
  
  지난 7월초 한국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했던 위컴 전 연합사 사령관은 소련과 중공을 방문한 뒤 한국에 왔었다. 그는 두 공산국가의 군 수뇌부 인사들과 만났었다고 한다. 위컴씨는 미국정부 쪽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소련 군 수뇌부에게는 소련이 수호이25전투기를 북한에 제공한 진의를 묻고 『그런 최신무기제공이 한반도에서의 무기경쟁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했다고 한다. 한국 측의 한 고위 전략관계자는 『한반도에서의 미국군사정책은 남북한 양쪽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무기공급을 균형유지의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에 한국공군에 F-l6을 팔 때도 미국 측에선 이것이 군사균형을 깨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는 것이다. 한국 측에선 F-16을 도입해야 북한 공군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미국을 설득했었다. 수호이25는 7공군이 가진 A-10탱크킬러와 기능이 비슷한 지상근접지원용이다. A-10에 대한 견제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A-10은 기관포와 6개의 메버릭 미사일 이외에 7t이나 되는 폭탄을 실을 수 있고 적의 레이다를 교란시킬 수 있는 여러 장비를 갖추고 있다. 완전 무장하여 이륙할 때는 기체무게가 22.5t이나 된다.
  
  남북한의 신예기 교체 경쟁
  
  북한공군과 한미공군은 한국전쟁이 후 30여 년간 주력기를 신예기로 교체하는 군비경쟁을 계속해 왔다. 북한의 미그 17, 19에 대하여 한국공군은 F-5A와 F-86 세이버로써 맞받았고 북한의 미그 21기에 대해서는 팬텀으로써 미그 23에 대해서는 다시 F-16으로써 대응하고 있다. 미국 맥도넬 다글라스사에서 1959년에 만든 팬텀기는 2차 대전 이후에 나타난 전투기 가운데서는 두 번째의 베스트셀러였다. 당대의 하늘을 주름잡았던 팬텀기는 지난 20여 년 동안 5천 여대가 제작되었는데 이것은 F-86 세이버 전투기(6천 2백27대)에 다음 가는 생산량이다. 팬텀은 비행기 자체만의 무게는 14t 이지만 연료와 무장을 완비하면 28t 이나 된다.
  
  이렇게 무거운 삼각형 비행기가 음속의 2·3배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경이적인 상승력을 아울러 가졌으며 기상레이다와 연결된 화기통제 장치는 목표발견, 조준, 발사를 자동화시켰다. 적 레이다 교란장비도 두루 갖추었다. 조종사 이외에 그 뒷자리에는 무기통제 장교가 타고 앉아 화기발사를 책임지게 되어 있었다. 2인승인 팬텀은 맞상대인 1인승 미그 21보다 세 배나 무겁고 세 배의 행동반경을 가졌으며 세 배의 제작원가를 먹고 있었다. 월남전에서의 정확한 공중전 스코어는 발표된 바 없으나 2대1, 또는 3대1로 팬텀이 미그 21에 우세했다는 게 정설甄? 팬텀의 판정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에서는 격추로 인한 금전적 손실을 계산하면 사실상 팬텀 측이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국 상원 소위원회에서 한 팬텀 조종사는 이렇게 증언했다. 『공중전은 보통 고도 1천5백∼6천m 상공에서 음속 이하의 속도로 벌어졌다. 미그 21은 작지만, 더 작은 원을 그리며 선회할 수 있는 회전력에서 팬텀보다 앞섰다. 이 선회력은 근접 공중전에서 극히 중요한 장점이 된다. 팬텀은 미그 보다도 가속력과 상승력이 좋고 무기 체제도 뛰어났다. 미그기는 히트앤드런 전술을 즐겨했다.
  
  그들은 낮게 떠서 우리의 꽁무니를 물고 열 추적 미사일을 쏜 뒤 이탈하는 전법을 썼다』 미 해군은 처음에는 팬텀기에 기관포를 설치하지 않고 미사일과 폭탄만 실었다. 그들은 팬텀기의 정교한 전자화기통제가 재래식 공중전의 양상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적기와 근접전투를 벌일 필요도 없이 10여 km쯤 거리에서 기상 레이다 유도에 의해 미사일을 쏘면 만사가 끝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경량급 인 파이터 F-l6
  

  그래서 팬텀이 개발한 공중전법은 재래식 관점에서 보면 금기로 하는 정면접근법이었다. 1백80도 정면 접근법(Head On Approach)이란 게 그것인데 적기를 향해 적기보다 약 6백m 저공에서 정면으로 접근하면서 레이다 유도 미사일을 쏘고 급상승하여 U턴하면서 적기의 꼬리를 물고 열 추적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실전을 해보니 미사일이 결코 백발백중이 아님이 밝혀졌을 뿐 아니라 혼전 상태에서 열 추적 미사일을 쏘면 아군기가 맞아떨어질 수도 있음이 확인되었다. 재빠른 미그 21이 바짝 붙었을 땐 역시 기관포가 더 쓸 모가 있음이 드러났다. 팬텀의 교훈에서 개발된 경량급 공중전용 전투기가 F-16이었다.
  
  주한미군이 지난해 4월에 발표한 북한공군의 전력은 1천4백75대의 군용기 가운데 주력은 미그 21(1백60 대)과 미그 23(40∼50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선수는 미그 23 이다. 최대속도 마하 2.35. 최대무게 16t인 미그 23은 최대속도 마하 2, 최대무게 16t 의 F-16과 한번 붙은 적이 있었다. 1982년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할 때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사들인 F-15와 F-16을 시리아의 미그 23 및 21과 맞붙였다. 스코어는 미그기 80여대가 격추된 데 대해 이스라엘기 2대가 격추되었다. 이 공중전은 월남전을 웃도는 고도의 전자전으 로서 현대 공중전이 어떤 시스팀 아래에서 진행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스라엘기는 미 그기 뿐 아니라 시리아 측 지대공 미사일을 동시에 상대해야 했다. F-15, F-l6의 레이다 교란(ECM) 장비는 우선 지대공 미사일을 유도하는 지상 레이다에 전자 방해 작전을 펴 그 기능을 마비 시켰다. 그래도 미사일이 발사되면 이 미사일의 유도 장치에도 전파교란 신호를 보내 빗나가도록 했다.
  
  시리아 미사일 기지는 레이저 폭탄 등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는 폭탄 세례를 받고 파괴되었다. 이스라엘기 조종사는 레이다에 나타난 적기의 항적을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분류, 위협도에 따라 공격 우선 순위를 매겨주는 대로 조준점을 맞추어 미사일이나 기관포 발사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되었다. 이 공중전에서 이스라엘은 전자통제기(E-2C)의 막강한 도움을 받았다. 이 통제기는 반경 5백km 안의 적기를 2백50대까지 동시 추적할 수 있는 공중 지휘소다. E-2C는 정교한 전자장비로 수집한 적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 조종사들에게 시시각각으로 공급했던 것이다. 앞으로의 공준전에서 이런 전자 통제기는 승패를 가늠하는 요인으로 등장할 것 같다. 이 전자 통제기는 지상관제소를 대신하여 공중전의 현장에 가까운 상공에서 마치 권투선수를 조종하는 링사이드의 트레이너와 같은 기능을 할 것이다.
  
  무기체제는 종속성 강화
  
  미국이 자랑하는 1억 달러 짜리 E-3A 조기경보 겸 전자 통제기는 육상 레이다보다 3백 배나 더 넓은 공간을 감시할 수 있다. 그 전자 장비는 현대의 ECM장비로는 교란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미 공군의 훈련 결과를 보면 공중사령탑 E-3A의 도움을 받은 1백34대의 전투기는 그 배가 넘는 2백74대의 가상 적기를 물리쳤다는 것이다. 일본의 카데나 공군기지에는 E-3A가 4대 있는데 극동지역을 카버하고 있다. 약 50대의 북한 미그 23에 대항하는 것은 한국공군의 F-16기 36대. 주한 미7공군의 48대이다. F-16은 선회반경이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전투기다. 선회반경이 짧다는 것은 기동성이 높아 근접공중전에선 적기의 품안에 재빨리 파고들어 기관포나 열 추적 미사일로서 상대방을 KO시킬 수 있는 인파이터란 뜻이다.
  
  총 비행기 대수에서 한국공군이 떨어져도 미 태평양공군의 정교하고 방대한 지원체제와 전투기의 질을 감안하면 전력차는 크지 않는 것 같다. 한국공군과 미공군의 협력체제는 육군에 비해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이다. 로저스 중장은 『무기체제, 정비체제, 훈련방식, 그리고 언어(항공용 어는 전부 영?의 공통성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과학 기술적 측면이 강한 공군은 전문적 직업의식도 강해 의사소통이 서로 잘 된다고 한다. 연합사의 조직에 따르면 공군구성군 사령관인 로저스 중장은 한국공군까지 작전통제하에 두고 있다.
  
  오산에서 정례 한미공군 지휘관회의가 자주 열린다. 대한항공의 김해공장(항공우주사업 본부)은 지난 78년부터 태평양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공군의 F-15, F-16, F-4, F-16, A-10 등 항공기의 정비 및 개조작업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연(延) 1천 여대의 정비실적을 기록했다. 이 정비는 비행기를 거의 홀랑 벗긴 다음 부품들을 갈아넣어 제 2의 탄생을 하게 하는 고도의 정비작업으로서 한국 측의 정비실력을 과시 한 것이다.
  
  이 정비작업을 통해서 한국 측은 항공기제작에 관련한 많은 정보·지식도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군은 정치·인사적 면에선 주한 미군에의 종속성에서 벗어나 있으나 무기체제 면에선 현대화되는 것과 비례하여 종속성이 강화되고 있다. 유병현(柳炳賢) 전 합참의장은 『한국군의 무기체제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독자적인 무기체제를 한국이 개발하는 데는 질적인 문제,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가 있다. 내수시장이 워낙 좁아 비용이 많이 먹힐 뿐 아니라 부품의 호환성이 보장되지 않아 사후관리도 어렵다.
  
  우리가 전투기를 개발한다 해도 외국에서 과연 사주겠는가. 어차피 한국과 미국이 동맹국관계인 이상 무기체제의 종속성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미소 양 대국의 무기체제 속에 편입해 있다. 북한은 한국보다도 더 소련 무기체제에 종속돼 있다. 공산권 국가 중 소련 무기체제에서 비교적 독립돼 있는 것은 중공뿐이다. 앞으로의 전쟁은 어차피 혼자서 싸우지 않고 동맹국과 함께 싸우는데 그러려면 그 동맹국과 같은 무기체제를 써야 보급 사용이 편리해진다. 고유무기체제를 고집하면 전시에는 전투능력이 떨어진다 』고 했다.
  
  미 7공군은 자동개입
  
  미해군 대학원의 한국문제 전문가인 에드워즈 올센은 「한국 : 과대 노출된 반도」란 논문에서 한국의 군수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무기생산능력을 증대시키고 수출을 강화한다면 미국지도층의 반감을 살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무 기를 사가는 단골로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서 워싱턴당국은 한국이 독립된 무기생산국이 되려는 자세를 버리고 미국 회사들과 함께 무기를 공동제작 하고 미국의 부품을 사다가 쓰는 상태로 있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아직도 한국의 최신과학 기술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할 바 아니므로 한국은 거의 영구히 최신무기체 제의 소비자 역할을 할 것이다」
  
  박정희(朴正熙)대통령에 의한 핵 개발이 한미간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과 꼭 같이 한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무기개발에 적극 나선다면 한미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올센씨는 하고 있다. 한국 육해공군의 무기체제가 거의 완전히 미국 군수산업체에 종속돼 있다는 것은 정치적 종속성의 성향을 멀 때도 있다. 미국의 최신예기를 도입, 페르샤만의 제패를 노렸던 이란이 호메이니 혁명 뒤 미국의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해 이란-이라크 전쟁 때는 그 막강했던 F-14, F-4 등 신예기가 고철화 돼 제공권을 이라크에 빼앗기고 말았었다. 미국은 옛날처럼 원시적으로 한국 정치에 간여할 수는 없으나 무기체제란 고삐를 통해서 한반도의 상황을 조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반도 군사문제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면남침 할 때는 오산기지를 제 1폭격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국공군과 7공군의 중추신경이 있고, 팀 스피리트 훈련에서 보듯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개되는 병력의 관문역할을 하는 곳이 오산기지이기 때문이다. 로저스 장군은 『우리는 그런 위협에 대비하여 공중경계. 지대공 미사일, 방공포 등으로 오산기지를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에선 전면 남침이 있을 경우, 미 제2사단이 한국 측에서 바라듯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연계철선 역할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의심하기도 한다. 같은 질문을 미7공군에 대해서 던졌더니 로저스 사령관은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북한공군이 미군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한국공군만 공격할 수는 없다. 북한의 공격에 대해 7공군은 한국공군과 한 덩어리가 돼 반격할 것이다. 내가 상부로부터 받아놓은 명령도 북한이 남침하면 즉시 공격 작전을 벌이라는 것이다. 미7 공군은 거의 자동적으로 전투에 개입할 것이다』 로저스 사령관은 『몇 년 전 중공의 미그기가 한국으로 망명할 때 레이다 망이 이를 탐지하지 못해 문제가 됐었는데 그 뒤 한국의 방공 레이다망은 크게 개선되었으니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고 했다.
  
  『미국신문은 군산에 수백 개의 핵탄두가 보관돼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정말인가』란 우문(愚問)에 대해 로저스 사령관은 예상대로의 답변을 했다.
  
  『로 코멘트』
  
  확인도 부인도 않는다
  
  뉴질랜드와 미국은 핵 정보를 둘러싸고 분쟁 중에 있다. 지난해 미국은 안저스(ANZUS) 조약이 규정한 뉴질랜드에 대한 방어의무의 시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런 조치는 뉴질랜드 정부가 뉴질랜드 항구에 기항하는 미 해군 함정이 핵무기를 싣고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선박의 입항금지를 명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미국 정부는 우방국과의 외교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무릅쓰고 NCND 정책을 고수한 것이다.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NCND : Neither Confirm Nor Deny)는 핵정보 정책에 대해서 주한 미군의 직속 상급부대인 태평양 사령부가 지난해에 펴낸 「태평양에서의 미국방어 태세」는 이렇게 적고 있다. 「미국은 미군기지, 선박, 차량 및 비행기에 핵무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오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가상적들로 하여금 (미국의) 모든 기지와 부대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적들의 전략을 혼란시킬 수 있다. NCND정책은 1950년대에 핵 정보가 소련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정확한 핵 배치 상황을 모르고 소련이 공격을 한다면 엄청난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NCND정책은 전쟁 억지력을 갖고 있다」 이 문서는 「지금까지 NCND정책은 성공적이었다」고 결론짓고 있다.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아직 한번도 미국 핵무기의 배치상황이 확증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는 얘기다. 한국 내 핵무기체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영향력이 요즈음 관심의 한 초점이 되고 있다. 1970년대 한국 군 정보기관의 책임자였던 한 예비역 장군은 『70년대 초에 군산 미 공군기지에 전술핵탄두가 보관돼 있다는 정보가 우리 기관에 의해 입수된 바 있었다. 아마도 탄약고 사진도 찍은 줄 안다. 물론 핵탄두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 미군은 공식적으로는 한국정부에 핵 보유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 내에 핵무기가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면 한·미 관계는 그 사실을 근거로 하여 재정립되어야 한다. 미국 측으로서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한국 정부에 핵 정보를 제공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다만 한국 정보기관이 첩보를 통해서 「비공식적으로」핵무기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 차원이다. NCND정책은 핵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어떤 방침 하에서 사용하느냐. 등등에 대해서 적이 예상을 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불안한 추측을 계속하게 하며 전쟁의지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 관련정보의 단순한 보안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엇갈리는 정보를 언론과 학계에 흘려 「있다, 없다」식의 논쟁을 계속시켜 가상적이 종잡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 승인해야
  
  유병현(柳炳賢) 전 합참의장(전 주미대사)은 한국의 핵무기 문제를 보는 시각이 『한국 내에 핵무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에 있는 핵무기」가 아니라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관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柳씨는 『한반도에 꼭 핵 폭탄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는 미국의 핵무기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주한미군에는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랜스 미사일이 배치돼 있고. 핵무기를 나를 수 있는 전투기와 핵포탄을 발사 할 수 있는 1백55mm, 8인치 포 등도 있습니다.
  
  미국령 괌도에는 B-52 핵 폭격기가 대기하고 있어요. 미국 본토에서 F-111 핵 적재가능 폭격기가 한국까지 날아오는 데는(공중 급유로써) 중간에 기착하지 않고 11∼12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F-l11기가 한국에 도착하면 즉시 대기조종사가 탑승 바로 전투이륙을 할 수가 있지요. 한반도 주변 해역에는 핵을 실은 미국 잠수함과 기동함대를 쉽게 투입시킬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핵을 사용하려면 꼭 한국 내에 핵을 배치해야 한다든지 한국 내 핵으로써만 한다든지 할 필요가 없어요』
  
  유병현(柳炳賢)씨는 한국 내 핵 배치에 대해서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에 있는 탄약고는 한국군이 일원화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미군들도 탄약을 한국군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탄약고에 핵무기를 보관할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미군기지 내에 보관해야 하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근무하고 출입하는 그런 기지에 핵무기를 보관할 경우, 보안이 제대로 될까요』
  
  유병현(柳炳賢)씨는 『핵 지뢰가 한반도에 매설된 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핵 지뢰를 사용하려면 적의 침투로에 미리 묻어 두어야 하는데 이 작업에서 비밀이 새나갈 위험이 있고, 이것을 초전에 폭파시키는 과정에서 원격조종 장치가 고장날 때의 대비가 골치 아프며 폭파되어도 우리 쪽도 방사능 오염의 피해를 보게 된다는 「상식적 문제점」 때문에 핵 지뢰는 검토만 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柳炳賢씨는 핵 사용권한에 대해서 기자에게 아주 중요한 얘기를 했다.
  
  즉 1968년 1월의 1·21사태와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이후에 「한반도에서 미군이 핵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한국정부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약속이 제도화되었다는 것이다. 『문서화되었다는 의미인가?』란 질문에 대해 柳씨는 『그때까지는 그런 약속이 양국정부의 양해사항이었으나 양해 이상의 확실한 약속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미 전략문제에 밝은 한국 측의 한 고위관계자는 『1968년에 휴전선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면남침으로 우리가 수세로 몰려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계획을 검토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한미양국간의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핵의 사용자는 발사·운반 수단을 가진 우리가 되고 핵의 제공자는 미국이 되는 쪽으로 연구되었다』고 주목할 만한 얘기를 했다. 지금 한미군 사이에는 핵발사 훈련이 공동으로 자주 시행되고 있다. 이 훈련에서도 1백 55mm, 8인치 포 등 발사체제를 제공하는 것은 주로 한국군 측이다.
  
  柳 전 합참의장은 『핵이 대규모 전쟁을 억지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 전략가들의 상식이다. 핵은 사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갖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에서도 핵은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이 미국의 핵우산에 들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소련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한국과 미국의 핵 문제를 제기하려면 한국을 핵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중공, 소련에 대해서도 똑같은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월조
[ 2003-07-02, 14:18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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