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8군 사령부(하) -용산 합중국의 내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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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피해의식도 심화
  
  한국 내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즉 한국인의 피해의식이 강화되는 것과 비례하여 미군들의 반한 감정과 피해의식도 심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약 30년간 살아온 주한미군사령부의 홍보실 고급 문관 윌리엄 풀러턴씨는 『요즈음 미군 인들과 가족들은 주로 용산 기지와 이태원을 맴돌 뿐 서울 시내로 잘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통이 복잡하고 주차난인 데다가 물가가 비싸고 미국인을 보는 일부 한국인의 태도가 적개심을 띠기 시작한 것이 그런 행동제약의 주요 원인이란 것이었다.
  
  한국에서 20여 년간 주한미군의 군속으로 근무해온 남편을 따라와 살고 있는 한 50대 미국인 부인도 『미국에 돌아갔다가 작년에 다시 한국에 와 보니 한국인들의 미국인을 보는 눈초리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이제는 반미 감정이 무서워진다. 서울시내로 외출 나갔다가 「양키 고우 홈」이란 얘기를 듣고 온다든지 미국인 소녀가 이태원에서 한국청년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미군장교 부인들 모임에서는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할 것인가를 놓고 서로 상담도 하고 발표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미국인 여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18년간 살아온 어떤 선교사 부부가 이혼 직전까지가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인 남편은 『이제는 도저히 한국에서 살 마음이 안 난다』면서 몇 달 전에 먼저 미국으로 돌아가 버렸고 아내는 『나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으니 이쪽으로 오지 않으면 이혼하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미군장교 아내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오산에 가서 쇼핑을 하고 오기도 한다.
  
  한 미군장교 아내는 『서울보다는 오산사람들이 미국인에게 친절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한 미군관계자는 『군산공군 기지에 가보니 미국인들이 기지와 논밖에 없는 외딴 섬에서 포로처럼 살고 있더라. 가족과 낼沮?전혀 다른 또 삭막한 생활 환경에서 지내는 미국인들의 고생도 이해해 달라』고 했다.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은 반미감정 이외에도 한국과의 문화적 관습 차이로 해서 더욱 고민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런 관습차이는 한국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해서 더욱 커졌다고 그 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한 미국인은 『개인으로서의 한국인은 좋아할 수 있지만, 집단으로서의 한국인은 증오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차를 몰아본 미국인일수록 한국을 싫어하게 된다』고까지 말했다.
  
  공중도덕의 부족, 양보심의 부족, 불친절, 너무 오르는 집 값 등등이 주한미국인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는 몇 가지 요인들이다. 한 미국인은 『내(미국인) 친구와 10년 동안 다투고 있는 소제가 있다』고 했다. 좁은 길에서 한국인과 미국인이 마주칠 때 한국인이 차도 쪽으로 미국인을 밀어내는 식으로 양보심 없이 걸어가는 것이 미국인에 대한 고의적 반감표시인가, 아니면 한국인의 습관 때문인가로 끊임없이 논쟁을 계속해 왔는데, 최근에 와서 그런 행동은 습관이라는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한 미국인 장교는 『이런 나라에 기독교인이 전 인구의 4분의 1이나 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교회에 가면 경건한 교인들을 많이 보는데 사회에서는 기독교인의 징표를 볼 수가 없다. 너무 형식적으로 믿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주한미군의 주택난 때문에 영외 거주를 하는 미군부대 근무자들은 전세 값이 너무 빨리 올라 해마다 한번 꼴로 점점 작은 규모의 집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어느 미국인 여자 군속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앰배서더호텔에서 장기투숙하고 있는데 따라온 남편이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하여 부부사이도 나빠졌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슷한 한미행정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주한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영어 표기를 줄여 일명 SOFA라고도 함) 은 통상 한미행정협정이라고 불린다. 지난 67년부터 발효돼 개정 없이 지금 까지 시행돼왔다. 이 협정은 관습, 문화, 법의식이 다른 두 나라의 이해관계를 하나의 약속으로서 조화시킨 것이다. 이 협정은 미군을 우방으로 전제하여 여러 가지 특혜를 보장하고 있다. 미군은 출입국, 통관, 세금, 전기·석유 구입 등에서 특권을 보장받고 있다. 특히 수사·재판에서는 그 특권이 두드러진다.
  
  미국군대 내부의 범죄와 미군의 공무 중 범죄에 관해서는 미군이 1차적 재판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 쪽이 가지고 있는 다른 미군 범죄에 대한 1차적 재판권도 일괄 포기, 미국 측에 양도해 놓고, 국가의 안전에 관한 범죄, 살인, 강간, 강도죄 등 중요범죄에 대해서는 우리가 재판 포기를 철회, 그것을 행사할 수 돼 있다.
  
  한국의 법률이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사형을 규정하고 있지 않는 한 미군이 한국 안에서 미군범죄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도 금지돼 있다. 미국당국은 또 한국법정에서 자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미군의 인도요청을 할 수 있고. 한국정부는 그 요청을 「호의적으로」 고려하도록 돼 있다. 물론 인도된 미군죄수는 미군의 구금시설에서 복역해야 한다. 구금된 미국인에 대한 시설은 한미양국이 합의한 기준에 도달해야 하고 미국당국은 구금된 미군을 「언제든지」 접견할 권리가 있다.
  
  몇 가지 예에 불과한 이런 조항은 국내 인에 비해 미군에게 대단한 특권을 준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미국이 나토국가나 일본과 맺고 있는 행정 협정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주둔군 지위협정에 따라 한·미 합동위원회가 조직돼 있다. 이 기구는 양국간의 문제를 협의하여 합의된 해결책을 내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 측 위원장은 신두병 외무부 미주국장, 한국 측 간사는 유광석 외무부 미주국 안보과장이다. 미국 측 위원장은 주한미군 부사령관 겸 7공군 사령관인 크레이븐 C 로저스 중장, 간사는 캐를 B 하지스 주한 미군부사령관 특별보좌관이다.
  
  하지스씨는 주한군사고문단 참모장을 마지막으로 전역한 뒤 심장병 어린이 수술과 4H운동을 지원한 것으로 유명한 한미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하다가 한미합동위원회의 미국 측 간사로 9년째 일하고 있다. 이 업무에 가장 밝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합동위원회 산하에는 11개 분과위원회가 있다. 시설구역분과위원회(한국 측 위원장 : 국방부 시설국장, 미국 측 위원장 : 주한미군 공병참모)를 비롯. 형사재판권, 민사청구권, 노무, 재무, 상무, 교통, 공공용역, 출입국(임시), 면세물품불법거래(임시), 군민관계(임시)분과위가 그것들이다.
  
  지난 67년 이후 이 합동위원회가 다룬 한미간의 문제는 암시장 대책에서부터 미군사용토지의 수용해제문제까지 2천 7백여 건에 이른다. 미국 측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몇 건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가 양국의 합의로 이루어 졌다. 합의가 안 되면 몇 년을 끌면서 서로 노력하여 결국 공통의 결론을 얻고 있다』고 했다.
  
  분단책임은 중공에 물어보라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최근에 미군범죄자에 대한 한국 측의 재판권을 둘러싸고 비판적 기사가 언론에 자주 나오는데 대하여 몹시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미간의 행정협정은 미일간의 행정협정과 거의 같다. 미일간의 협정문에서 JAPAN이란 낱말을 KOREA로 바꾸기만 하면 그대로 통용될 정도다. 이 협정이 발표된 뒤 한번도 한국정부가 개정을 요구해 온 적이 없다는 것은 이 협정이 절대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불평등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미군 자체내의 재판결과를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여기 우리가 달마다 한국정부에 보고하는 처리 결과보고서가 있지 않은가. 지난 봄 동두천에서 칼을 꺼내 한국인을 위협했던 상병은 군법회의에 넘겨져 일병으로 강등시키고 예편시킴과 동시에 1년 징역에 3천6백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대구에서 다투다가 한국인 가옥의 지붕을 부순 미군 일병은 2등병으로 강등되었고 외출금지 14일 초과근무 14일의 처벌을 받았다. 물건을 암시장에 판 한 사병은 1계급 강등, 두 달간 초과근무, 4백17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우리 군사법정의 형량이 한국법원에 비해서 결코 낮지 않다. 실제로 많은 미군인들은 차라리 한국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으면 하고 있다』 체신부와 주한미군이 당사자로 돼 있는 AFKN 채널 문제를 제외하고는 미군과 한국정부간의 문제는 거의가 SOFA협정과 한·미 합동위원회의 소관사항이다. 예컨대 용산 기지의 이전문제, 동작대교 건설 등이 그렇다. 협정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한 미군 고위관리는 『우리는 지금 용산 기지의 시설현대화를 위해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일제시대 병영 건물을 개선하는 데도 많은 돈을 넣고 있다. 용산 기지의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우리에게 여러 번 이야기해 온 한국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옮기라고 하니 섭섭하다』고 했다. 이 고위관리는 최근의 반미감정에 대해서 이렇게 반박하기도 했다.
  
  『우리보고 분단의 책임을 지라고 하는데 1950년에 우리는 북한으로 밀고 올라가 한국의 재통일을 거의 완수했었다. 그때 중공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한반도 통일의 공로자가 되었을 것이다. 분단의 책임을 제대로 물으려면 중공한테 물어라. 한국인의 반미의식은 미국을 한국의 큰형으로 생각하고, 큰형은 동생을 무조건 감싸주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기대감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하다. 미국이 한국에 시장개방압력을 넣으면 그것은 큰형이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반미로 흐르고 있다.
  
  6·25에 미군이 개입한 것을 미국이익의 수호라는 관점에서만 보지 말라. 트루만 대통령의 파병결정에는 「한국인의 자유를 위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라는 휴머니즘적인 요인이 더 강했다고 본다. 한국인들은 자꾸만 이해관계로써만 미국의 행동을 분석하려고 하는데 미국이란 나라는 신념과 이상을 위해서도 움직일 수 있는 세력이다』
  
  AFKN 채널이전 문제
  
  주한미군의 가장 중요한 부대를 미 제2사단, 오산에 있는 7공군, 그리고 AFKN이라고 꼽는 이들이 많다. 해롤드 A 월슨 AFKN 사령관(중령)은 『주한미군의 생활에 있어서 봉급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AFKN일 것이다』고 했다. AFKN은 머나먼 타국에 와 있는 4만3천명의 미국인들에게는 문화적 탯줄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반미감정 등으로 해서 미군과 그 가족들은 미군기지와 그 주변에서 맴도는 생활을 하고 있어 더욱 AFKN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AFKN이 최근 들어 한국 여론의 주요 비판 표적이 되고 있다. 거대한 용산 기지가 서울의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AFKN의 서울 채널2는 텔리비전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VHF 채널 6개 중 가장 좋은 자리이다.
  
  월슨 사령관은 『주파수가 낮을수록 선명하기 때문에 우리 채널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채널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 기지를 옮겨달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 측에선 AFKN 채널을 UHF로 옮겨달라고 미군 측에 공식으로 요구할 방침인 것 같다. 서울지역에서는 사용이 가능한 VHF의 채널 6개가 모두 사용되고 있어 소수를 위한 AFKN을 UHF로 내보내고 다수를 위한 새 채널을 넣자는 논리다.
  
  이에 대해 윌슨 중령은 『아직 나에게는 한국정부의 공식적인 협의요청이 오지 않았다. UHF로 옮기자면 새 송신시설과 안테나 등을 도입하는 등 적어도 수백만 달러가 들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정부에서 협의를 요청해오면 기꺼이 응할 것이다』고 했다. 유선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 윌슨중령은 『기술적으로는 불가능 하치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수억 달러를 들여야 할 것이고. 그래도 유선시설이 불가능한 곳이 많아 시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AFKN은 권리 아닌 특혜
  
  한국 쪽에선 AFKN이 폭력과 섹스가 많은 프로를 방영한다고 비난하고 미국의회에서는 AFKN이 자체 검열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6?미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서 개스턴 시거 국무성 차관보는 이렇게 말했었다. 『AFKN은 우리의 권리라기보다는 한국정부가 준 특전이므로 특정의무를 수반한다. 우리는 일곱 가지 자체검열 방침을 갖고 있다. 그것은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비판, 현행헌법에 대한 비판, 국방정책에 대한 비판 「남한」이란 용어, 현지 언론에 보도되는 것 이상으로 국내문제를 보도하는 것, 한국의 대미의존이 심각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 북한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것 등이다』
  
  윌슨 사령관은 『지난 대통령선거 이후 이런 검열방침은 폐지되었다.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민주화의 혜택을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프로가 KBS나 MBC보다도 폭력과 섹스 노출이 심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의 프로선정기준은 간단하다. 미국에서 방영되었고. 인기가 높은 프로를 택한다는 것이 기준이다. 미국에서 유선 방송용으로만 제작된 것은 방영하지 않는다. 성인용 프로는 밤9시 이후에 내보내고 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자녀교육을 위한 프로선택은 부모의 의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용산 기지 메인 포스트 지구내의 낡은 2층 건물을 쓰고 있는 AFKN본부와 지방국에 근무하는 요원들을 다 합쳐도 1백38명밖에 되지 않는다.
  
  창고 같은 좁은 건물에서 만들어내는 AFKN 프로가 주한미군의 사기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AFKN이 없어지면 귀국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는 농담도 하고 있다. 윌슨 사령관은 『AFKN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도 한국을 위해서 일하려고 애쓰고 있다. 올림픽기간 중에는 외국관광객들이 우리 채널을 많이 볼 것이다. 그래서 이 기간 중 하루 24시간 계속 방영하면서 한국의 관광지와 문화. 그리고 교통사정 및 입장권 판매상황 등을 자세히 소개할 계획이다. 나는 2년간 한국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본 기자의 인상으로는 미군당국은 한국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채널을 UHF로 옮길 자세가 돼 있는 것 같았다. 스스로 『AFKN은 권리가 아니라 한국이 준 특혜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출처 : 월조
[ 2003-07-02, 14:21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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