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정보고를 받으면서 남긴 어록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때 "환단고기(桓檀古記)가 문헌인가, 아닌가?"라고 관계자에게 질문했다. 답변은 '환단고기'를 두고 주류 역사학계에선 위서(僞書)라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논란이 있고 난 뒤 여론이 비등했다. 48개 역사학계 관련단체와 유수한 사학자들은 '환단고기'는 '위서'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많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인이자 법률가란 말은 들은 바 있지만 역사학의 전문가란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역사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면서 학문의 영역에까지 대통령이 개입하는 듯한 의견 개진은 현명하지 못했던 처신으로 보인다. 심지어 '문헌(文獻)'과 '서책(書冊)'도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힐난까지 쏟아졌다. 그렇다면 '문헌'과 '서책'은 어떻게 다른가?

'문헌'은 옛날의 제도나 문물을 아는데 증거가 되는 자료나 기록이다. '연구의 자료가 되는 서적이나 문서'이기도 하다. 서책(書冊)은 "일정한 목적과 내용 체제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이란 것이 사전적 기록이다.

그렇다면 '환단고기'는 문헌인가? 아니면 서책인지가 판단될 것이다. 이 판단은 정치인이나 법률가가 나설 것이 아니고 전문가들이 판단해야 할 영역이다. 학문의 영역은 사법이나 정치적 판단의 영역과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이 국정을 챙기고자 하는 의욕은 가상하지만 모든 것을 대통령이 다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대통령이 만기친람(萬機親覽)하려 들면 그럼 공직자들은 손 놓고 있으란 말인가??

대통령이 미주알고주알, 시시콜콜, 자질구레한 모든것을 다 알려고 하면 공직자들은 일하기보다는 눈치보기에 바쁠 것이다. 국민은 더 피곤해질 것이다. 자유당 시절 어느 일간 신문기사 가운데 문선공의 실수로 대통령(大統領)이 견통령(犬統領)이 된 적이 있었음을 여담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