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페란 처방' 의사 유죄판결에 개혁신당 이주영 "구토에 쓸 수 있게 허가 받은 약 단 하나"인데?

"가장 좋은 방법 찾아 용감하게 최선을 다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최근 의료계를 들끓게 한 판결이 있다. 80대 파킨슨병 환자에게 ‘맥페란’을 처방한 의사에게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


창원지법 형사3-2부(윤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A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페이스북에 해당 판사의 사진을 공개하며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유 2년? 창원지법 판사 윤민,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 경남 거제시 한 의원에서 근무하던 중 80대 환자 B씨에게 ‘멕페란주사액’(2mL)을 투여해 부작용으로 전신 쇠약과 발음장애, 파킨슨병 악화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병원을 찾기 1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영양제 주사를 맞기 위해 해당 병원을 찾았다.


A씨는 B씨가 “속이 메스껍고, 구토 증상이 있다”고 하자, 멕파란 주사를 처방했다. 맥페란 주사액은 구토 증상 치료에 흔히 쓰는 의약품으로,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파킨슨병 증상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1심과 2심 모두 A씨가 B씨의 파킨슨병 병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1심은 A씨가 환자의 병력에 파킨슨병이 포함되는지 등을 확인해 투여하지 않았어야 할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해 B씨를 다치게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A씨 스스로도 ‘피해자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면 멕페란 주사를 처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피해자의 병력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맥페란 주사액을 투여한 건 A씨의 업무상 과실이며 이에 따른 상해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에 대해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KMDS)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전국의 의사들로 하여금 가능한 책임질 일이 없는 방어진료 및 고령의 퇴행성 질환 환자와 같은 고위험 환자에 대한 진료 회피를 부추기는 결과가 될 것임을 재판부가 고려한 것인지를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KMDS는 “맥페란은 환자들의 구역, 구토 증상 조절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약이며 장기 복용하는 경우가 아니면 파킨슨 증상 악화 확률이 현저히 낮다”며 “이외 수많은 약물 역시 파킨슨병 증상을 악화시키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 이득과 위험을 고려하여 이러한 약물들의 투여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 및 약제 투약과 같은 의료행위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나쁜 결과는 의료행위의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형사 유죄판결을 내리게 된다면, 어느 의사가 위험부담을 무릅쓴 채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지키려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회에서도 이번 판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사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0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또 하나의 판결이 의료계를 뒤흔든다”며 “부작용보다 작용의 이득이 더 크리라는 전문가적 판단 없이 문헌상 100% 안전한 약만 쓰겠다면 세상에 쓸 수 있는 약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구토에 쓸 수 있게 허가 받은 약은 맥페란 단 하나”라며 “소아와 고령에서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쓸 수 있는 다른 약이 없기 때문에 이득이 더 크리라는 예상 하에 쓴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규제에 묶여 적절한 약이 있어도 쓸 수 없는 의료 현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온단세트론도 구토에 효과적이지만 한국에서는 항암치료 중이 아닌 이상 구토 환자에게 온단세트론을 쓰면 그 의사는 과잉진료를 한 나쁜 놈이 된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공개되지도 않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에 맞춰 (약을) 못 쓰게 만드는 정부로부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약을 썼다가 부작용이 생기면 상해죄로 형사 처벌을 받고, 약을 쓰지 않으면 소극적 치료로 치료시기를 놓쳤다며 책임을 묻는다”며 “전 세계가 (대한민국 의술을) 인정할지라도 심평원이 인정 못하겠다는 약을 쓰면 과잉진료 비난에 진료비 삭감, 약값의 5배수 환수가 날아온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의료진에게 이거 해주겠다, 저거 해주겠다 (공수표를 남발) 하지 말라.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전문성은 신뢰할 테니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 용감하게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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