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부고(訃告)와 어느 정치인의 거창한 딸 혼사(婚事)
선영(先塋)과 선산(先山), 선영하(先塋下)의 차이.

문무대왕(회원)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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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말세(末世)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걱정하는 민심이 보통이 아니다. 정치가 그렇고 경제가 그렇다. 아군(我軍)과 적군(敵軍)이 동침하려는 수상한 국방개념과 거동(擧動)이 그렇다. 기업의 목만 비틀어 대는 세칭 '국가주의'가 통제사회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것처럼 어슬렁거리고 있다.
  
  특히 인간사회의 기본인 인륜도덕(人倫道德)마저 역행(逆行)하고 있다. 며칠 전 도하 신문에 5단 통단의 어느 육영사업가가 별세했다는 부고(訃告)가 눈길을 끌었다. 모월모일모시(某月某日某時)에 모(某)대학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육영사업가 모씨(某氏)가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訃告)에 장지(葬地)는 선영(先塋)이라고 고지(告知)돼 있었다. 선영은 '할아버지·아버지가 묻혀 있는 무덤'이다. 그렇다면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묻혀 있는 무덤을 파고 자손의 묘를 다시 쓴다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말이 안되는 불효(不孝)다.아무리 후손이 출세하고 잘 났기로서니 조상 무덤에다 자손의 묘를 덮어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짓이다. 아무리 풍수지리상 명산명당(名山名堂) 자리라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법은 없다.
  
  선영과 혼용해서 쓰는 선산(先山)이 있다. 선산은 조상들이 묻혀 있는 산 전체를 통틀어 말한다. 선영과 선산에 대한 혼돈은 앞에서 예로 든 사례뿐만이 아니다. 이름난 정치인이나 세칭 명문가 집안에서도 종종 이런 무례(無禮)를 범하고 있다. 초상을 당한 상주(喪主)는 정신이 없을 테니까 호상(護喪)이나 신문사 광고부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같은 무지(無知)는 시정될 것이다. 선영이라 쓰지 않고 '선영하(先塋下)'라고 쓰는 경우는 있다. 선산의 조상이 묻혀 있는 묘 아래에 자손의 묘를 쓴다는 뜻이다.
  
  부고(訃告)를 거창하게 내고 장례를 떠들석하게 치른다고 해서 가문의 영광이요, 후손들이 잘 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LG와 미원' 두 그룹이 조용하게 소리소문 없이 '오너'의 장례를 치른 것은 우리 사회의 귀감이었지만 딸을 시집보내면서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위세를 부린 어느 정당대표의 거창한 혼례(婚禮) 풍경은 버리고 가야 할 잘못된 유산(遺産)이다. 관혼상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거나 치부의 대상으로 삼는 것 또한 잘못된 풍속도(風俗圖)다.
[ 2018-08-06, 04:19 ] 조회수 : 2163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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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명     2018-08-06 오전 4:37
잘 배웠습니다. 그리고 보니 선영이라는 용어가 선산이라는 용어보다 더 귀에 익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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