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 직후 아사히 신문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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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21일자 일본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의 名칼럼 ‘天聲人語’(천성인어)는 朴槿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글이었다.
  
   <먼저 어머니를 잃었다. 아버지 朴正熙(박정희)를 노린 총탄이었다. 유학중이던 프랑스에서 돌아와 퍼스트레이디 역을 맡은 때 스물두 살. 5년 뒤, 아버지도 측근에게 射殺(사살)된다. 한국의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씨(60)는 悲憤(비분)으로 마음을 닦아가면서 강해졌다.
  
   야당 黨首(당수)이던 6년 전, 선거지원 유세 중 (범인이) 오른쪽 목을 11cm 그었다. 5밀리만 더 깊었다면 동맥이 잘려 卽死(즉사)하였을 것이라 한다. 부모를 테러로 잃고, 자신도 부상을 당한 지도자는 거칠고 뒤죽박죽인 개발도상국에서도 드문 예이다.
  
   “아직 나에게 할 일이 남아 있어 (하늘이) 목숨을 남겨주었다고 생각하니 더 잃을 것도 더 탐낼 것도 없다는 생각이 절로 솟구쳤다.”(자서전)
  
   아버지의 시대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딸은 선거중 軍政(군정)에 핍박받은 민주화 운동 관계자들에게 사과하였다. 한국판 ‘三丁目의 夕陽(석양)’(불우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인기 만화)을 측은하게 여기는 老壯層(노장층)의 지지가 勝因(승인)이었다.
  
   피묻은 肉親(육친)의 옷을 씻으면서 ‘평생분의 눈물’을 흘렸던 사람이 청와대로 돌아온다. 소녀시절 15년을 보낸 대통령 관저, 슬픔의 그곳. 아버지가 암살되었다는 急報(급보)를 전하는 高官(고관)에게는 北의 침공이 아닌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나라와 결혼하여’ 獨身(독신)으로 살고 있는 그녀는 아무튼 뼈 속 깊이 애국자인 모양이다.
  
   아버지의 威光(위광)이 있었겠지만 남성중심 사회에서 뽑힌 여성이다. 경쟁 후보보다는 일본에 우호적이라 하지만 만만한 벗은 아닌 듯하다. 幸(행)인지 不幸(불행)인지 우리 쪽에는 그만큼 울어본 정치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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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가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구속 연장을 不許해야 할 8가지 이유(2017년 조갑제닷컴 글)
  
  趙甲濟
  
  
  검찰은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에서 “피고인의 구속 기한(6개월)인 다음달 16일 24시까지 증인신문을 마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속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데다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뇌물 부분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검찰이 추가로 영장을 발부해달라고 한 공소사실은 SK와 롯데 관련 뇌물 혐의이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구속영장은 수사 필요성에 따라 발부되는데, 재판 단계에서 이미 심리가 끝난 사건에 대해 추가 영장이 왜 필요하느냐”며 반대 의견을 밝혔고 재판부는 “추석 이후 열리는 재판에서 추가 구속 여부에 대한 의견 진술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양측에 추가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지난 5월 말부터 주 4회씩 공판을 열어왔는데 증인이 많아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속 기한 연장 요청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1. 박 피고인은 거주가 확실하고, 증거인멸의 위험이 없으며, 도망 갈 가능성도 없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불구속 재판의 사유를 전부 충족한다. 구속 재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탄핵 당한 전직 대통령이므로 이런 기본적 인권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 재판은 혁명재판이나 인민재판으로 전락한다. 처칠이 이야기한대로 인기가 떨어진 政敵을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치사한 일은 없다. 법원이 정치보복의 협조자가 되어선 안 된다. 삼권분립과 법원의 존재 의미는 개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정치보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2. 구속기한인 6개월을 넘기게 된 책임은 재판부에 있다. 주 4일 재판이란 前代未聞의 강행군을 통하여서도 선고를 내릴 정도의 진실을 밝히지 못하였다면 재판 진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책임을 피고인에 떠넘겨 구속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3. 만약 재판부가 구속기한을 연장하여 박 피고인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한다면 그런 재판부가 내리는 판결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일방적으로 박 피고인에게 불리하고 일방적으로 검찰에 유리한 방향의 재판을 해온 편파적 재판부의 판결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는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것이다.
  
  4. 박근혜를 탄핵, 구속으로 몰고간 세력은 '촛불혁명'이란 말을 쓴다. 선거로 대통령이 된 사람까지 촛불혁명으로 집권하였다고 주장한다. '혁명'이란 헌법파괴의 다른 이름이다. 사법부가 이런 혁명세력의 압박을 받으면 헌법 무시 행태를 정당화해주게 된다. 자칭 촛불혁명 세력은 촛불혁명의 정당화를 위하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선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법치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파괴하는 보복정치에 다름 아니다. 법원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면 대한민국은 반공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다.
  
  5. 박근혜 피고인은 한국인을 가난과 굴욕에서 구한 박정희의 딸이다. 다가오는 11월14일은 박정희 탄생 100돌이 되는 날이다. 그의 딸이 이 날을 감옥에서 맞도록 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너무 비정하다.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에 봐주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6. 박근혜 피고인이 대통령으로 재임중 욕을 먹어가면서도 결정하였던 주요 정책들이 옳았음이 드러나고 있다. 사드 배치 결단, 韓日군사보호협정, 한미연합사 해체 무기연기, 좌편향 교과서 개혁 등은 헌법과 국가 수호의 책무를 다한 것이었다. 이들 정책을 비판하던 문재인 씨도 대통령이 되고 나선 사드 추가 배치, 한일군사보호협정 연장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이 틀렸고 박근혜의 판단이 옳았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중대 사안에 대한 올바른 결정이 박 피고인의 구속 연장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참작되어야 할 것이다. 법은 수학공식처럼 적용되어선 안된다. 거기에 인간적 배려도 있어야 한다. 관용과 균형이 빠진 법집행은 살벌한 세상을 만든다.
  
  7. 재판부는 멀리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편법 차원의 구속기한 연장은 세 판사들의 불명예가 될 것이다. 정권도, 세상도 바뀐다. 그런 변화를 초월하여 영원히 명예를 보존하려면 법과 양심, 그리고 상식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 특권이야말로 헌법이 법관들에게 준, 법치 수호를 위한 권위의 원천이 아니던가. 초인적 용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상식 수준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박근혜 탄핵, 구속, 재판은 조선조의 士禍와 진행과정이 비슷하다. 조선조 사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이들은 언론의 기능을 하는 사간원, 검찰과 법원의 기능을 하는 사헌부, 시위대학생의 기능을 하는 홍문관, 그리고 시민단체의 기능을 한 士林이었다. 탄핵이란 말도 士禍를 부른 조선조의 키 워드였다. 21세기 문명국에서 재판부가 권력투쟁의 한복판에 있었던 16세기 조선조의 사헌부 역할을 해선 안 될 것이다.
  
  8. 재판부가 구속연장을 허용한다면 이 사건의 본질은 국정농단이 아니라 박근혜 인권 탄압으로 변질 될지 모른다. 국제적 관심사가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느 정치인보다 금전적으로 결백하였다. 아무리 재판을 진행해도 축재나 청탁 목적의 돈을 직접 받았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재판부가, 박근혜를 인간적으로, 사법적으로 말살해야 우리가 살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도구로 전락하면 피, 땀, 눈물로 일구어낸 한국의 법치는 조선조 수준으로 후퇴하게 될 것이다. 재판부는 30년, 40년 뒤의 자신들 모습을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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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2월17일자에 ‘청와대의 딸’이라는 제목의 무기명 칼럼을 실었는데 최순실 사태를 문학적으로 설명하였다. 朴槿惠 대통령의 몰락은 신파극과 코미디적 요소(정유라의 애완견이 사건의 발단)가 있을 뿐 아니라 그리스 비극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그러나 비극이 되기 위해서는 하나 부족한 게 있다고 했다. 그것은 ‘관중의 연민’(the pity of the audience)이다.
  
   한국의 언론과 정치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다. 사람이 비극을 보고도 슬퍼할 줄 모르고 공감할 줄 모른다면 문학이 성립되지 않는다. 나는 TV토론이나 대중강연장에 나가면 이런 말을 하곤 하였다.
   “우리를 가난과 굶주림에서 구출하고도 비명(非命)에 간 박정희 육영수의 따님에 대하여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무슨 값싼 동정심이냐는 비판이 있을 법한데 의외로 수긍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칼럼의 마지막을 이렇게 정리하였다.
   <부모의 사진들과 유품(遺品)들에 둘러싸여 살면서 그녀는 젊은 시절의 외로움에서 벗어나 성숙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오는 11월14일 박정희 탄생 100주년을, 그의 딸은 감옥에서 맞게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작년에 확정한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을 새 정부가 들어서자 취소하였다. 박정희 지우기가 정권 차원에서 진행중이다. 박정희는 농부, 근로자, 군인, 기업인, 과학자, 기술자는 좋아하였지만 기자, 검사, 판사, 교수, 정치인은 싫어하거나 경멸하였다. 士農工商의 신분질서를 商工農士로 바꾸는 것이 근대화 혁명의 과제라고 여겼다. 士는 조선조 시절엔 양반이었고 요사이는 특권의식이 강한 기자, 검사, 판사, 정치인, 귀족노조, 교수들일 것이다. 아버지가 경멸하였던 이들 신종 양반으로부터 집단적 보복을 당하는 이가 그의 딸이 아닐까?
  
  
[ 2019-11-29, 15:10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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