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在寅 대통령의 頂上外交와 Schizophrenia (정신분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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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인 화제작(話題作)이 된

벡악관 생활 자서전(自敍傳)” 그 일이 일어났던 방()(New York, Simon &;; Schuster, 2020)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에 의하여 해임된 저자(著者) 존 볼톤(John Bolton)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대한민국의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을 정신분열증 (Schizophrenia) 환자라고 지칭한 것이 국내 정가(政街)에서 물의(物議)를 일으키고 있다. 볼톤의 이같은 주장에 관해서 미국의 트럼프, 한국의 문재인 두 대통령과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金正恩) 사이의 소위 정상외교(頂上外交)’가 집중적으로 전개되었던 2018년 중에 필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전개한 정상외교에 관하여 작성하여 <조갑제닷컴>에 게재했던 몇 건의 글을 다시 소개한다. 좀 장황하지만 읽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소망한다. 李東馥 근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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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CVID 요구와 동떨어진 對北 특사 귀환 보따리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외교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과의 공조를 포기하고 미국 단독의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결정적인 길을 열어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동복 <조갑제닷컴>

2018-03-07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 특사단이 이틀간의 평양방문을 마치고 6일 서울로 귀환했다. 특사단의 단장 역을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서울 귀환 후 6일 오후 85일 오후 평양에서 북측의 김정은(金正恩)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이루어진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정 실장이 밝힌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이다. 4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남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의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핫라인을 개설하여 4월 말 정상회담 전에 첫 통화를 한다. 남측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다.

 

이 같은 합의 내용에 부연하여 정 실장은 김정은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고 한반도의 비핵화는 선대(先代)의 유훈(遺訓)”이라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어서 김정은이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을 것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하여 사용하지 않을 것다짐했고 그동안 평창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때문에 지연되어 온 키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 한미 합동군사훈련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해하겠다'는 언질을 주었다고도 설명했다.

 

정 실장은 그와 서훈 국정원장이 함께 곧 미국을 방문하고 이어서 자신은 러시아와 중국을, 그리고 서 원장은 일본을 방문하여 평양 방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 결과에서 중요한 부분은 남북 정상회담 부분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하여 김정은이 무슨 말을 했느냐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부각될 필요가 있다. 왜냐 하면, 이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 문제에 관한 양보할 수 없는 기본 입장을 밝혀 왔다. 그것은 첫째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둘째로는 북한에게 모든 핵무기는 물론 전반적 핵무기 개발 계획의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대화를 할 수는 있지만 대화를 위해서는 그에 앞서 북한이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수용하는 것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바로 이 같은 단호한 입장 때문에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문재인 정권이 필사적으로 북의 김영남·김여정과 미국의 펜스(Mike Pence) 부통령 사이와 북의 김영철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아방카(Ivanka Trump) 사이의 억지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진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 정권의 시도를 단호하게 무시, 외면했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번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서 가지고 돌아온 것은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한 한 2005919일 제4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합의, 채택되었던 9·19 공동성명에도 훨씬 미달하는 부족한 함량(含量)의 내용이다.

 

왜냐 하면, 이번 대북 특사단이 평양으로부터 가지고 돌아 온 것은 첫째로,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고, 둘째로, 김정은의 미국과의 비핵화대화 운운 발언은 미국의 CVID 입장을 사실상 무실화시킴으로써 북한 핵문제 해결의 무기한 지연을 초래하는 것이며, 셋째로, 미국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사실상 무기한 방치하는 결과를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은 북핵 문제에 관한 북한과 미국 및 국제사회 사이의 대치를 무기한 방치하는 가운데 북한으로 하여금 계속 ()’질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제시한 두 가지의 전제조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의 해소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요구는 더구나 합리성은 물론 실현성을 도외시한 것이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라는 북한의 요구는 결국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 한미연합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한미상호방위조약 폐기, -북 평화협정 체결 요구를 축차적으로 늘어놓겠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왜냐 하면, 북한의 체제 불안은 김일성(金日成) 일가의 세습왕조로 전락된 북한의 스탈린식 1인 독재 체제가 가지고 있는 체제내적 원인에 의한 체제 경쟁력 상실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어서 이의 해결은 북한 스스로가 체제 개혁을 통하여 체제 경쟁력을 회복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 결코 미국이나 다른 어느 나라가 이를 보장해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관하여 '예년의 수준에 의한 실시'를 운운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안정기로 진입하면 훈련의 조절도 기대할 수 있다는 김정은의 말도 비록 당장 당면한 2018년 상반기의 훈련에 대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하겠지만 그 뒤로는 여전히 축소중지요구를 거론하겠다는 의향을 함축한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른다면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의 워싱턴 방문 발걸음이 매우 무거운 발걸음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은 두 특사가 전하는 핵문제에 관한 김정은의 발언을 결코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없다. 미국은 두 특사에게 미국의 CVID 요구의 수락을 북한에게 요구하는 것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 요구에 시한을 설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외교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과의 공조를 포기하고 미국 단독의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결정적인 길을 열어 줄 가능성이 없지 않으며 그렇게 될 경우의 상황 전개는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미국에 의한 대북 단독 군사행동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전개하는 특사외교는 평양과 워싱턴 사이를 오가는 과정에서 양쪽의 입장을 적당하게 줄이고 늘임으로써 16세기 임진왜란 때 명()의 간신(奸臣) 심유경(沈惟敬)이 명과 왜() 사이에서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강화(講和)’ 사기극(詐欺劇)의 재판(再版)이 될 소지가 없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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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加鞭文在寅版 沈惟敬식 북핵 외교와 風前燈火國家安保

 

‘4·27 판문점 선언은 예고편이었다. 의 문재인 정권이 의 김정은 정권과 공모, 결탁하여 준비하고 있는 본편(本篇)’이 곧 평화협정이다.

 

이동복 /조갑제닷컴

2018.9.7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강행,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를 금할 길 없다.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하여 문재인 씨의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묻지 마' 식 대북정책이 초래할 내일의 한반도 운명, 그리고 대한민국의 내일의 모습이 두렵기만 하다.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문재인 씨가 앞장서서 밀고 나가는 거중조정을 빙자한 두 길 보기식 대북·대미 3각 외교의 행보가 600여년 전 임진왜란(壬辰倭亂) 심유경(沈惟敬)’이 펼쳤던 강화(講和) 사기극詐欺劇)의 확대판을 지향하고 있다는 겻이 날이 갈수록 명료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당일치기로 방문한 평양에서 김정은(金正恩)으로부터 예상할 수 있었던 환대(歡待)’(?)를 받고 돌아온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5인 특사단을 대표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귀환 보고 내용을 전해 듣는 필자의 머리를 때리는 상념(想念)쇼는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정 실장이 6일 아침 애써서 설명하는 것을 듣고 나서도 가시지 않는 기본적 의문은 한 가지다. 정 실장이 거듭 거듭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고 했지만 문제는 그가 강조한 '비핵화'가 과연 무엇을 말하는 지는 여전히 불명하거나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는 우선 실체가 없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말하는 비핵화북한의 비핵화. 첫째로는 북한 핵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해체”(CVID)를 요구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여 실제로 핵무기의 전력화(戰力化)에 성공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의 핵보유국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평양에서 두 번째로 정의용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도 김정은(金正恩)이 반복한 말은 이 문제의 실체(實体)’를 여전히 비켜 가는 것이었다. 김정은의 말은 여전히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遺訓)”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가 말하는 비핵화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악마(惡魔)는 디테일에 있다는 경구(警句)가 적용되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 35일 정의용 일행의 첫 번째 평양 방문 때 김정은의 가운데는 바로 문제의 디테일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2개의 비현실적인 전제조건들이 그것들이다. 이 두 가지 전제조건을 가지고 김정은은 소위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접근”(Progressive and Synchronous Approach)을 운위하고 있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전제조건의 형태로 사실상 자물쇠가 걸려 있는 비핵화의 내용에 관해서 김정은이 실제로 직접적인 표현으로 그의 의지를 밝힌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35일 정의용 일행과의 첫 번째 만남 때의 김정은의 말은 문제의 두 전제조건이 충족되면 우리는 핵을 가질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마치 남의 말을 하는 식의 제3자적 어법(語法)이었다. 427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씨와 합의하여 발표한 소위 4·27 판문점 선언의 관련 대목은 밑도 끝도 없는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하여 핵 없는 한(조선)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것뿐이었다.

 

그들이 공동의 목표로 확인했다완전한 비핵화핵 없는 한(조선)반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은 아무 것도 제시된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2일 싱가폴에서 만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하여 발표한 싱가폴 공동성명의 관련 대목 역시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다는 것과 북한이 한(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하여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 전부다. 문제의 비핵화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6·12 싱가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쌍방 간에는 몇 가지 조치들이 취해진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 한국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했고 미국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전략자산의 운용을 중지하고 있다. ‘문재인의 대한민국은 대북 안보의 측면에서 위험천만한 사실상의 일방적인 '무장 해제' 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상응(?)하여 북한은 함경북도 풍계리의 지하 핵실험 시설의 일부 갱도를 폭파했고 평안북도 동창리의 ICBM 시험 발사대의 일부 시설을 해체, 철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조치에 관해서는 핵심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간과되고 있다. 그것은 북한의 핵 그 자체에 대해서 일언반구(一言半句)의 말이 없는 것은 물론 북한이 주장하는 일부 시설의 해체와 철거의 실체역시 모두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 시작된 동서냉전 시대의 국제적 핵 제한 및 감축 협상 때의 믿더라도 검증하라”(Trust but Verify)금언(金言)’이 한반도에서 발을 붙이는 것을 북한이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태에서 이번에 평양에서 두 번째로 정의용 일행을 만난 김정은은 한 술을 더 뜨고 있다. 정의용의 전언(傳言)에 의하면, 김정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중에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장 폐기 등 자신들의 선제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북한은 적극적 비핵화 조치들을 계속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밝혔다는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이 말하는 '상응하는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이에 관한 정의용의 전언에 대한 청와대측의 해설(解說)’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김정은의 이 말은 미국이 종전선언수용과 대북 제재 조치 완화 등의 조치를 취하면 후속 비핵화 조치가 가능하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김정은이 말하는 종전선언이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해답의 실마리는 소위 한반도 평화와 번영 및 통일에 관한 4·27 판문점 선언의 내용에서 찾아낼 수 있다. 필자가 얼마 전 <조갑제닷컴>에 게재한 바 있지만 문제의 4.27 판문점 선언1973430일자 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을 위한 파리평화협정의 문면을 비교, 검토해 보면 두 문건은 사실상 이란성(二卵性) 쌍둥이라는 사실을 간파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두 문건은 모두 민족’·‘자주’·‘화해’·‘화합’·‘단결’·‘외세’·‘평화통일전선전략의 틀 안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철저하게 이념적으로 오염시킨 어휘(語彙)들을 구사하여 외세 간섭 배제라는 미명(美名) 아래 미국과의 안보동맹 체제를 무력화 내지 해체시키고 나아가서 폭력에 의한 체제 전복이나 아니면 무력에 의한 정복 등의 방법으로 공산화 통일을 추구하는 데 대한 면허장(免許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4·27 판문점 선언은 예고편이었다. 남의 문재인 정권이 북의 김정은 정권과 공모, 결탁하여 준비하고 있는 본편(本篇)’이 곧 평화협정이다. 그런데, 현안(懸案)으로 걸려 있는 핵 문제 때문에 본편으로의 직진(直進)이 무리라고 판단한 남북의 두 공모자(共謀者)들은 본편종전선언평화협정으로 2단계화하고 1단계의 종전선언을 미국의 트럼프(Donald J. Trump) 행정부에게 강제 급식(給食)”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의 김정은의 '말의 유희(遊戱)'가 현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정의용에 의하면, 김정은은 심지어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 안보동맹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정의용 실장이 이번 그의 두 번째 평양 방문 결과를 전화로 볼턴(John Bolton)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에서 디브리핑해 주었다고 한다. 전화에 의한 디브리핑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알기 어렵다. 어쩌면, 아니 그보다도 틀림없이, 정의용의 워싱턴 출장이 다시 필요할 것 같이 생각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의용이 과연 어떠한 내용으로 김정은이 그의 일행에게 한 말들을 미국측에게 전달할 것인가가 궁금하다. 더군다나, 트럼프의 미국은 가뜩이나 지난 번 3월 이후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의 말만을 믿고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의 대화에 나섰다가 크게 입은 화상(火傷)’을 아직도 핥아내고 있는 중에 있다. 그러한 트럼프측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비핵화 의지를 믿어주지 않아서 답답하다는 김정은의 계산된 헛소리를 고지식하게 전달한다고 해서 미국이 선뜻 신발을 꿰어 신고 나설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이번에는, 트럼프 쪽에서 도대체 문재인은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 의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서 문재인 쪽에서는 이번에도 나를 믿으라고 할 것인가? 만약 트럼프 쪽에서 당신을 믿으려 하더라도 우선 김정은이 말하는 비핵화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하겠다고 버티면 어찌 할 것인가? 미국이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북한의 핵의 실체를 확인해야 하겠다"면서 북한 핵의 리스트부터 먼저 제시하라고 역공(逆攻)할 경우 정의용이 어떻게 이에 대처할 것인지 궁금하다.

 

논자에 따라서는 최근 국내정치 차원에서 트럼프가 처해 있는 어려운 여건 때문에 북한과의 흥정에 집착할 가능성이 있어서 이번에도 문재인이 대신 들어 주는 김정은의 낚시밥을 물어 챌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는 모양이다. 일부 보도들이 전하는 트럼프의 긍정적 반응(?)이 그 같은 뜻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7일 전 세계 언론의 톱기사가 된 트럼프 백악관 내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폭로한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심층부(深層部)에서 트럼프의 막가파식 국정 운영에 대한 내부에서의 저항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유아독존(唯我獨尊)적 대북 정책에 내부로부터의 견제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출하고 있는 문재인 판 심유경 식 강화 사기 행각이 과연 언제까지 흥행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하다. 이 사기 흥행 쇼가 주마가편(走馬加鞭) 식으로 확대 재생산의 과정을 치달을 경우 2주일 앞으로 박두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에 도대체 어떠한 쓰나미가 불어 닥칠 것인지 두려운 마음을 달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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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在寅남북정상외교1973越南戰 파리 평화 협상前轍을 밟고 있다

이동복 /조갑제닷컴

2018-08-20,

 

지난 427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되어 발표된 (조선)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1973117일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북 월남과 미국 및 중국이 합의하여 발표한 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Ending the War and Restoring Peace in Vietnam) 내용과 비교 검토해 보면 문재인(文在寅)의 대한민국김정은(金正恩)의 북한이 금년 들어서 남북한 및 미국, 중국 등사이의 정상외교를 통해 추구하고 있는 지향점(指向點), 결과적으로 인도차이나 반도의 공산화를 초래했던, '파리 평화협정방식에 의한 한반도 문제 해결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왜냐 하면, ‘파리 평화협정, ‘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에 관한 협정이라는 공식 명칭이 말해주는 것처럼, 협정 체결 시점에서의 전장(戰場) 상황을 동결하는 차원에서 월남전의 종결평화를 보장해 주었어야 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월맹이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물론 미군이 다시 월남전의 개입하는 것을 봉쇄하는 데 협정을 이용한 뒤에는 협정의 핵심인 종전(終戰)’ 합의를 공공연하게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월남에 대한 전면적 군사 공격을 재개하여 같은 해 430일 사이공을 유혈(流血) 점령함으로써 무력에 의한 월남통일을 완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문재인의 남한김정은의 북한이 작당(作黨)하여 미국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있는 한국전쟁 종전선언평화협정체결이 이 같은 1973년의 파리 평화협정을 전철(前轍)로 삼는 것이 아니라는 어떠한 보장도 없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문제의 판문점 선언파리 평화협정사이에 과연 어떠한 공통성이 있는지를 면밀하게 천착(穿鑿)할 절대적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필자는 남북관계의 미래에 관심을 갖는 모든 이들에게 2018427일자 (조선)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1973117일자 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Ending the War and Restoring Peace in Vietnam)의 내용을 정독(精讀)하고 상호 정밀하게 비교, 검토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물론, 판문점 선언파리 평화협정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남북 월남과 미국 및 중국 등 4자가 공동 서명한 파리 협정은 베트남 전쟁의 전쟁종결평화회복에 관한 최종 협정이다. 이에 반하여, 한국전쟁의 경우 과연 어느 나라들이 전쟁종결평화회복을 위한 협정당사국이 될 것이냐는 문제에 관한 논의의 결론이 아직도 도출되지 아니 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전쟁평화에 관한 최종 협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판문점 선언은 따라서 한국전쟁의 전쟁종결평화회복에 관한 최종 협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과도적 합의에 불과한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전쟁의 전쟁종결평화회복을 위한 최종 협정은 우선 이 협정 체결의 당사국 문제가 타결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 문제에 관한 판문점 선언문면도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3자 또는 남4자 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매우 애매한 문면이다.

 

일견(一見), 종전선언시한만큼은 금년 말로 지정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종전선언평화협정이 분리되는 것인지 아니면 포괄해서 한 묶음으로 거론하고 있는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에 종전선언평화협정시한이 별개의 것인지 아니면 공통의 것이지가 분명치 않다. 게다가 여기서 거론되고 있는 종전선언평화협정중 어느 것이 3자 또는 남4자 회담에 연계되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은 가운데 이들 ‘3또는 ‘4회담의 시한역시 애매모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문재인 정권은 문제의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을 하나의 완성된 최종 협정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바로 이 같은 문재인 정권의 움직임 때문에 하나의 미완성의 과도적 합의에 불과한 것임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시점에서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1973년의 파리 평화협정내용과 비교하여 면밀하게 분석해 볼 절대적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612일 싱가폴에서 있었던 미-북 정상회담의 와중(渦中)에서 지금 트럼프의 미국김정은의 북한사이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행동화가 먼저라는 미국의 입장과 종전선언약속이 먼저라는 북한의 입장 사이에 밀당(밀고 당기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의 대한민국김정은의 북한이 최근 작당(作黨)하여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그들이 판문점 선언을 통하여 추구하는 것이 비핵화전제조건의 차원에서 파리 평화협정방식에 따른 한국전쟁의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논의에 미국을 끌어들임으로써 한편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논의의 장기적 표류를 유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월남 방식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에 유리한 조건환경을 조성하는 데 북한의 핵문제;를 이용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4.27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음미해 보는 것이 절대로 필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의 6.12 싱가폴 공동성명이 내용으로 담고 있는 4개 항목 가운데 가장 핵심인 북핵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제3항에서 이 문제에 관하여 김정은이 약속한 것은 오로지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하여 노력한다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문면(文面)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이 공동성명재확인4.27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좀 더 엄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4.27 판문점 선언내용의 초점이 ‘6.12 -북 싱가폴 정상회담성립의 초석이 되었던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어떻게 구체화되느냐는 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4.27 판문점 선언의 이 문제 관련 언급은 소홀하기 짝이 없다. ‘선언3개 조항 중 마지막 조항의 마지막 세항인 제3항의 에서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다는 것이 전부다.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에도 미치지 못하는 목표의 확인에 그친 것이다. 더구나, ‘목표라고 설정된 완전한 비핵화는 물론 핵 없는 한반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계 당사국 간에 합의된 정론(定論)’이 없는 상황이다.

 

판문점 선언의 같은 항목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다른 대목들은 엉뚱한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들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것과 남과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것이 그것들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대체 특정되지 않은 그 같은 북측의 주동적 조치들이 어째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가 되는지가 분명치 않음은 물론이고 남과 북이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한다는 대목 및 남과 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대목들과 그동안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아홉 차례에 걸쳐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 및 미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나라들이 실시하고 있는 국제적 대북 제재조치들과의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결국, 4.27 판문점 선언의 북핵 관련 대목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동어반복(同語反覆)’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판문점 선언의 실체는 제1, 2항과 를 제외한 제3항의 나머지 내용에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런데 3항의 를 제외한 3개 항목, 12개 세항에 걸쳐 나열되어 있는 판문점 선언의 내용들과 1973년의 월남전 종결을 위한 파리 평화협정내용들 사이에는 많은 공통성이 발견된다.두 문건이 공유하는 키워드는 민족 자주와 민족화해 및 화합 그리고 외세 배제 등 세 가지 기조다. 파리 평화 협정은 이들 기조 위에서 미국 및 미국 동맹국 군대의 철수미국의 월남전 군사 개입 및 내정 불간섭을 강요함으로써 월맹에 의한 월남의 무력 정복의 길을 열어 놓는 면허장(免許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파리 평화 협정에 의거한 월남에서의 전쟁종결평화회복은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다.

 

참고로 파리 평화협정은 협정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로 월남군과 베트콩군 사이의 <양자 공동군사위원회>(TPJMC) 남북 월남과 미국 및 중국 사이의 <4자 공동군사위원회>(FPJMC) 영국, 프랑스와 소련 및 중국이 참가하는 <국제관리감시위원회>(ICCS) 그리고 영국, 프랑스, 소련 및 중국과 유엔사무총장, 그리고 파리평화회담 참가국들이 참가하는 <국제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및 월남과 베트콩 사이에 구성되는 <민족화해화합국민회의>(NCNCR) 등 다양한 기구의 설치에 관한 합의를 담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어느 기구도 실제로 발족되어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르지 못했다.

 

그러한 뜻에서, 필자는 한반도 안보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이 파리 평화 협정과 소위 판문점 선언의 전문을 읽고 비교의 차원에서 그 내용을 천착(穿鑿)하고, 원근(遠近) 간에, 주변의 여러분과 공론(公論)의 소재로 삼아서 문제의 판문점 선언1973년 베트남 전쟁에 관한 파리 평화협정의 재판(再版)이 될 가능성이 없는지의 여부를 분명하게 판단함으로써 행여라도 이 중대한 문제에 관하여 우리 국민들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깨우치게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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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전쟁을 막고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전쟁의 책임이 규명되고 재발 방지조치가 마련된 뒤라야 올바른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이를 내용으로 담는 평화협정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동복 / 조갑제닷컴

2018-08-29

 

평화협정(Peace Agreement)이 체결되면 과연 전쟁은 종결되고 평화가 회복되어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부분적 대답을 제시하고 있는 학술논문이 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Stanford University) 국제안보협력문제연구소(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 의 수석연구위원 스티븐 스테드만(Stephen John Stedman)이 쓴 평화협정의 이행: 정책수립가들을 위한 교훈과 건의(Implementing Peace Agreement in Civil Wars: Lessons and Recommendations for Policymakers)가 그것이다. 최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가 겪었던 전쟁과 평화의 악순환을 주로 다룬 이 논문이 제시하는 문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정적이다.

 

스테드만의 이 논문에 의하면, 1990년대에 내전(內戰) 중이던 아프리카의 2개 국가(1990년 앙골라; 1994년 르완다)에서 평화협정체결 이후 재개된 전쟁으로 인하여 앙골라에서는 35만명, 르완다에서는 80만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평화협정체결 이후 재개된 전쟁이 8년간 더 지속되는 과정에서 1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0년에는 다시 앙골라와 시에라리온에서 평화협정이 깨지고 전쟁이 재발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같은 사례가 아프리카의 몇 나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고금동서(古今東西)를 불문하고 인류의 역사는 윤회(輪廻)를 되풀이 해 온 전쟁과 평화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그 무수했던 전쟁은 전승국(戰勝國)’패전국(敗戰國)’정복(征服)’하는 형태로 마무리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평화협정이라는 이름의 강화(講和)’의 방법으로 전쟁종결이 이루어진 경우도 적지 않게 있었다.

 

강화를 통해 전쟁의 종결평화의 회복을 가져 왔던 역사적 사례를 몇 가지 든다면, 1618년부터 1648년까지 계속된 유럽에서의 ‘30년 전쟁을 마무리한 웨스트팔리아 평화조약(Westphalia Peace Treaty·1648),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을 마무리한 비엔나 평화조약(Vienna Peace Treaty·1815), 1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한 베르사유 강화조약(Treaty of Versailles·1919), 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Treaty of San Francisco1952) 그리고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킨 파리평화협정(Agreement on Ending the War and Restoring Peace in Vietnam) 등이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평화협정들에 관해서는 하나의 만고(萬古)의 진리(眞理)’가 있다. 그것은 어느 평화협정전쟁 재발을 방지하지 못했음은 물론 인류에게 영속적인 평화’(Lasting Peace)를 안겨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전쟁정복의 방법으로 마무리되는 경우 '전쟁의 종결''평화의 회복'전승국들이 일방적으로 전쟁 상태의 종결을 선언하는 방법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통례였었다. 이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럽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 전후처리의 과정을 예거할 수 있다. 유럽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의 전후처리 방안의 대강은 1945812일자 포츠담 합의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1945430일 히틀러(Adolf Hitler)의 자살로 나치독일이 붕괴됨에 따라 독일에서는 연합국의 상대방이 되어서 전후처리의 주체가 될 책임 있는 정치 주체가 소멸되어 버렸다. 뿐만 아니라 독일과 독일 수도 베를린이 서방 연합국측과 소련측 점령지역으로 분리된 가운데 동서 냉전이 급격하게 격화되어서 전후 독일의 정치적 독립이 장기간 표류하게 됨에 따라 전쟁의 주범(主犯)’인 독일과의 전쟁 종결평화 회복문제 해결은 지연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연합국측은 1947210일 있었던 파리 평화회담의 결과를 통하여 이태리,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및 핀란드 등 군소 추축국(樞軸國)’들과는 개별적인 평화협정들을 체결했지만, 독일에 대해서는 평화협정의 형태로 전쟁 종결을 이룩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이 19461213일자 행정명령으로 독일과의 전쟁 상태 종결을 선언하는 일방적 조치를 단행하는 파행(跛行)이 초래되었고, 그 밖의 전승국들도 대부분 1950년 중에 미국의 예에 따라 대독 전쟁 종결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었다.

 

독일이 서독(‘독일연방공화국1949.7.23.)과 동독(독일민주공화국 1949.9.20.)으로 양분된 뒤 서독은 서독이 참가하는 가운데 국제적인 협정을 통한 전쟁 종결조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했지만 미국은 주독 미군 유지를 위한 법적 근거의 필요성 때문에 그 같은 서독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유럽의 서방 전승국들은 19509월에서 12월에 걸쳐 뉴욕에서 열린 외상회담에서 냉전체제 하에서 서독의 국가적 지위를 강화해주는 방안의 하나로 각국이 자체의 입법 조치를 통하여 공식적으로 독일과의 전쟁 상태를 종결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1951년 중에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이태리, 뉴질랜드, 네덜란드. 남아연방, 영국, 그리고 미국이 각기 자국의 독자적 입법 조치를 통하여 독일과의 전쟁을 종결시키는 법적 조치를 마무리했으며 소련도 1955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서독의 완전한 국가주권 회복에 대한 국제적 인정은 195555일자 -파리 협정을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1990103일 출현한 통일 독일은 같은 조약의 규정에 의하여 1991315일자로 전체 독일을 대표하는 완전한 독립국가로서의 지위에 대한 인정을 획득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태평양 전쟁의 전승국들과 패전국인 일본 사이의 '전쟁 종결''평화 회복'19519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강화회담에서 타결되고 1952428일자로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Treaty of San Francisco)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샌프란시스코 강화회담에는, ‘패전국인 일본을 한쪽으로 하고, 다른 쪽에는 미국을 비롯해서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볼리비아, 브라질, 캄보디아, 캐나다, 실론,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쿠바, 체코슬로바키아, 도미니카, 에콰도르, 이집트,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프랑스, 그리스, 과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이란, 이락, 라오스, 레바논, 라이베리아, 룩셈부르크, 멕시코, 네덜란드, 뉴질랜드, 니카라과, 노르웨이, 파키스탄,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필리핀, 폴란드, 사우디아라비나, 남아연방, 소련, 시리아, 터키, 영국,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 49개의 어중이떠중이 국가들이 전승국으로 참가했다.

 

중국에서 일본군에 쫓겨서 피난 길을 전전(輾轉)해야 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제적 승인을 얻지 못했던 까닭으로 샌프란시스코 강화회담 참가가 배제되었던 한국은 전승국의 입장에서 전후처리에 관한 발언권을 행사하는 기회를 상실했고 대한민국의 독립 문제도 유엔을 통하여 해결하는 군색한 처지를 수용해야 했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제국’(帝國·Imperial Power)으로서의 일본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박탈하고,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의 전쟁 범죄로 인한 피해의 당사자인 민간인과 전쟁 포로들에 대한 배상을 일본에 부과하며, 일본이 불법적으로 강점했던 해외의 영토를 모두 반환함으로써 새로운 국경선을 확정하는 한편 2차 대전 종결 후의 일본에 대한 연합국의 점령 상태를 종결하고 일본의 주권을 반환하는 등 웨스트팔리아 평화조약(1648), 비엔나 평화조약(1815), 벨사이유 강화조약(1919) 등 통상적인 강화조약의 틀을 사용한 것이었다.

 

일본에 대한 '전쟁 도발' 책임 차원에서의 제재 조치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벨사이유 조약이 독일에 부과했던 것처럼 가혹한 것은 아니었지만 패전국에 대한 전쟁 책임을 따지고 이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통상적인 강화조약의 틀을 답습한 것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북 월남과 미국 및 중국 사이에 진행된 베트남 전쟁 종결을 위한 파리 협상의 결과로 1973127일 체결된 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을 위한 협정(Agreement on Ending the War and Restoring Peace in Vietnam)은 이 같은 과거의 평화협정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평화협정의 틀을 세상에 등장시켰다.

 

베트남 전쟁에 관한 파리 평화협정에는 전승국전패국도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전쟁의 조기(早期) 종결에 의한 월남 탈출에 마음이 조급했던 미국은 과거의 전통적인 평화협정방식을 포기하고 공산주의자들의 인민해방전쟁론에 기초한 새로운 평화협정방식을 수용했다. ‘민족’, ‘자주’, ‘평화외세 배격파리평화협정에 키워드로 등장한 어휘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인민해방전쟁론에 입각하여 서방 세계와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정치적 의미를 기지고 사용하는 이념화된 어휘들이었다.

 

파리평화협정의 타결은 각기 미국과 월맹측 협상 주역들이었던 키신저(Henry A. Kissinger)와 레둑토(Le Duc Tho)에게 1873년도 노벨 평화상을 안겨주었지만 [레둑토는 수령을 거부] 그들이 쌓아 올린 베트남의 평화의 운명은 모래성에 불과했다.

 

월맹의 공산주의자들은 파리평화협정민족’, ‘화해’, ‘단결’, ‘자주’, ‘평화외세 배제등의 이념화된 어휘들로 미국과 월남의 손발만을 일방적으로 묶어놓고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들의 철군을 강요한 뒤 1974년부터 파리평화협정은 아랑곳함이 없이 월남을 상대로 일방적인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여 1975430일 탱크를 앞세운 월맹군이 월남 수도 사이공을 함락시킴으로써 무력에 의한 월남의 공산화 통일을 달성했었다.

 

파리평화협정타결 후 45, 그리고 이 협정의 결과로 남북 월남의 무력에 의한 통일이 초래된 두 43년이 경과한 2018년의 시점에 와서 이제는 한반도에서 파리평화협상의 유령(幽靈)이 되살아나려 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서는 사실상 뇌관 설치까지 끝낸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 계획을 저지, 해체하려는 국제사회의 막바지 노력이 엉뚱하게도 궤도를 이탈하여 한반도에서 파리평화협정을 재현(再現)시키는 쪽으로 발을 헛디디려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같은 우려와 공포심을 자극하고 증폭시키고 있는 장본인이 바로 문재인(文在寅)의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금년 초부터 북한의 비핵화미끼로 사용하여 한반도에서 난데없이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포함하여 베트남 식 사이비(似而非) 평화협정을 재현시키는 데 급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 징표가 지난 427일 문재인과 김정은 사이에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번영 및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다. 판문점 선언민족’, ‘화해’, ‘화합’, ‘단결’, ‘자주’, ‘평화민족해방전쟁론 특유의 이념화된 어휘들을 키워드로 그 문면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1973년의 파리평화협정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말하는 종전선언은 단지 한국전쟁은 종결되었다는 한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문재인의 대한민국이 아직 공개적으로 이에 화답(和答)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정은의 북한이 거론하는 종전선언에는 북한이 요구하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제거북한 체제에 대한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하는 군사적·정치적·외교적 요구 조건의 리스트가 꼬리표처럼 붙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은, 6.25 전쟁의 경우는 45년 전의 정전협정을 통하여 종전선언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많은 문제들이 이미 다루어진 상태이니 만큼 종전선언평화협정으로부터 분리하여 별도로 다룰 이유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느냐의 여부에 관하여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따라서, 종전선언평화협정과 분리하여 별도로 다룰 것이 아니라 평화협정의 일부로 수렴하여 다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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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에 관한 文在寅 대통령의 一方說에 대해서는 金正恩事實 確認이 필요하다

 

이동복 /조갑제닷컴

2019.9.21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은 사흘 동안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귀환한 직후 서울 동대문의 DDP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귀환 보고 기자회견에서 그가 생각하는 종전선언의 개념이 우선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을 말하는 것이고 그 뒤에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이 시작되는 것이며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최종 단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면서 그때까지는 기존의 정전체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종전선언은 유엔군사령부의 지위와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으며 그 같은 문제들은 완전한 평화협정 체결 후 평화가 구축된 다음에 논의될 수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에 의하여 주둔하는 것임으로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과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의 결정에 달린 것으로 이 점에 관해서는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그 동안 70여 년의 세월을 두고 북한의 김일성(金日成), 김정일(金正日), 김정은(金正恩) 등 세 명의 세습 독재자들이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거듭거듭 강조해 마지않아 온 북한의 대남 전략의 기둥을 뽑아 버리는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고, 그 같은 주장이 최소한의 진실성을 가지려면, 그 같은 중대 발언은 우리가 문 대통령의 입을 통해서 들을 것이 아니라 북한의 김정은 자신의 입을 통해서 들어야 하는 것이 옳다.

 

이 같은 중대한 문제에 대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가운데, 문재인 씨가 김정은과 북한 정권의 대변인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순진하게 수용하는 국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고 만약 그 같은 이상한 국민들이 있다면 그들은 이미 그들이 대한민국을 버리고 세계적으로 악명 놓은 전근대적 세습 독재국가인 김정은의 북한에게 그들의 혼을 팔아먹은 사람들일 것이 분명하다.

 

문재인 씨가 이번에 사흘 동안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그와 김정은은 온 세계의 이목(耳目)을 사로잡은 흥행(興行)을 벌였고 둘 사이에 여러 차례의 스킨십을 과시하면서 엄청난 양의 을 쏟아 놓고 또 흘려 놓았다. 특히 금년 들어 11일의 신년사를 시발점으로, 문재인 씨가 조연(助演)을 연기하는 가운데, 지구 최대의 흥행사(興行師)’로 돌변한 김정은은 이번 사흘 사이에 2011년 북한의 3대 째 세습 독재자로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대담한 대중 노출과 의 잔치로 지구촌의 호사가(好事家)들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명한 9.19 평양선언의 문면(文面)은 물론, 18목란관(木蘭館)’에서의 만찬 석상 발언, 19일 낮 백화원(百花園)’에서의 평양선언군사 분야 합의서서명 이후의 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발언, 그리고 같은 날 저녁 ‘5.1 경기장에서의 집단체조 공연장에서의 발언을 포함한 어떠한 공사석 발언에서도 김정은 자신이 20일의 서울 귀한 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을 입에 담은 사실이 없다.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평양 방문을 앞두고 종전선언문제를 그렇게 강조해 마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9.19 평양 선언에서는 종전선언이라는 어휘(語彙)가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9.19 평양 선언에 함께 서명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 석상에서 있었던 문김 두 사람의 발언에도 종전선언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김정은의 말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기로 확약했다는 것이 고작이었고 여기에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는 말이 첨가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회견은 느닷없이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되었다는 밑도 끝도 없는 말로 시작되었지만 그의 발언에도 문제의 종전선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 이같이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관한 발언에 대해서는 발언 그 자체에 대한 객관적 차원에서의 검증을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종전선언의 개념은 우선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정치적 선언이고 평화협정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는 최종 단계에서 이루어지게 되며 그때까지는 기존의 정전체제가 유지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만약 김정은도 이에 동의했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를 시비의 대상으로 삼을 까닭이 없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유엔군사령부의 지위와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면서 특히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에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과는 전혀 무관하게 한미 양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김정은도 이에 동의했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주장에 대하여 김정은으로부터 맞다. 나도 동감이다라는 맞장구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 경우 우리가 도달하는 결론은 문 대통령의 그 같은 주장이 십중팔구(十中八九) “김정은과 짜고 치는 고스톱의 차원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기만하려 하는 엄청난 사기 행위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종전선언이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라면 그 같은 정치적 선언만으로 어떻게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된다는 것인가? 이야말로 TV 코메디쇼 봉숭아 학당에서나 나옴직한 바보들 사이에 오가는 희담(戱談)이 아닐 수 없다.

 

정치적 선언이건 법률적 선언이건, ‘종전선언되면 “6.25 전쟁이 공식적으로 종결되어 전쟁 상태가 완전히 해소되고 평화 상태가 회복된 상황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선 당연해지는 사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한국을 침략한 북한군을 격퇴시킬 목적으로 창설된 군사지휘 조직인 유엔군사령부’(UNC)를 존속시킬 법적 근거가 소멸된다는 것이다.

 

유엔군사령부의 존재가 소멸되면 당연히 유엔군사령부가 서명 일방이 된 1953년의 군사정전협정이 효력을 상실하며 이에 따라서 군사정전협정을 법적 근거로 하는 155마일 휴전선과 비무장지대도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물론 서해상의 북방한계선(NLL)도 법적 토대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유엔군사령부의 소멸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이 어마어마하다. 그 가운데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에서 북한의 군사도발로 전쟁이 재발했을 때 한-미 연합군은 한미연합작전 체제하에서 미 본토로부터 한반도로 투입되는 미군의 병력과 장비들이 일본을 후방기지로 사용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이같이 추가로 한반도에 투입되는 미군 장비와 병력이 일본 국내 정치의 간섭 없이 자동적으로 일본을 후방기지로 사용하는 것은, 미일안보조약에 의거하여, 이때 일본 기지를 사용하는 미군이 “‘유엔군의 모자를 쓰는 것을 이유로 하여 허용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된다면, 한반도에 투입되는 미군이 일본의 후방기지를 자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종전선언후에 평화협정을 별도로 협상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의 문제의 차원에서 본다면, 문 대통령 자신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평화협정의 체결을 위해서는 그 선행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완결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오늘 이 시점에서도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와 미국이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사이에는 좀처럼 간극이 메워지기 어려운 개념의 차이가 존재한다. 북한이 의미하는 것은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이고 미국이 의미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지대화주장은 우선 북한의 핵 개발을 강요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선행조건화 할 뿐 아니라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으로 수용하여 북한에게 지구 상 아홉 번째의 핵보유국지위를 부여함으로써 향후 북핵 문제에 관한 협상은 국제적 핵 감축 협상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북한에게 핵보유국 지위 부여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북한의 과거 핵현재 핵은 물론 미래 핵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면 불가역적인 방법에 의한 폐기(CVID)”를 주장하는 미국 및 국제사회의 요구와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앞으로 소위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평화협정체결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예상되는 상황은 미국의 북한 비핵화 선행주장과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선행주장이 충돌하여 협상이 무한정 장기화되고 그렇게 될 경우 문제의 평화협정체결 협상은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 될 것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이 민족자주민족자결’, 그리고 외세간섭 배제를 명분으로 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이에 기초한 한미안보동맹, 그리고 주한미군과 한미합동군사훈련 및 한미연합작전 체제 등을 시비하는 상황이 전개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결국, 한반도에서의 평화협정체결 협상은 1973베트남에서의 전쟁 종결과 평화 회복을 위한 평화협정을 생산한 파리 평화협상의 재판이 되리라는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경우, 한국 내의 친북좌경종북 세력이 동조하고 나서서 주한미군의 철수와 남북간의 민족 공조를 요구하는 새로운 차원의 촛불 시위사태가 전개되리라는 것을 예상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다. 종북좌경 정권이라는 색깔이 분명한 문재인 정권이 과연 이 같은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우리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문 대통령의 20DDP 발언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편에서 서서 김정은의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김정은과 한통속이 되어서 김정은의 선전 도구’(Propaganda Mouthpiece)의 입장에서, 오히려 북한의 비핵화를 구실로 한미동맹을 무력화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만약 문 대통령이 그의 20DDP 발언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려 한다면, 그는 마땅히 오는 25일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서 평양의 김정은에게 직통전화를 걸어서라도 서울 DDP에서의 자신의 종전선언관련 발언에 대해 김정은이 공개적인 방법으로 맞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곧 나의 생각과 같다는 입장을 천명하게 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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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痴人說夢과 걱정되는 國家安保 - 國會 國政調査가 필요하다

 

북한의 핵위협 실태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거의 모든 발언이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것들이다.

 

이동복

2018.9.29

 

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하여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이 24일 미국의 유력 보수 성향 TV 방송인 Fox News와 인터뷰한 내용과 25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내용은 너무나도 경우에 맞지 않고 사실과는 괴리된 횡설수설(橫說竪說)이어서 문 대통령의 이들 발언 내용을 보도를 통하여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마치 치인설몽(痴人說夢:바보가 하는 꿈 이야기)을 들은 것 같다. 우선 그가 거듭 거듭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金正恩)이 그에게 약속했다비핵화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통상적인 언어 해독 능력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해 보자.

 

4·27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문제의 비핵화에 관하여 언급된 부분은 오직 다음의 몇 줄뿐이다.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하여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하기로 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9·19 평양 공동선언에서 비핵화에 관하여 언급된 내용은 역시 다음의 몇 줄뿐이다.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그렇다면, 612일 싱가폴에서 있었던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하여 발표된 소위 6·12 -북 공동성명에서 비핵화에 관하여 언급된 대목은 어떤 것이었나? 그 것도 다음의 몇 줄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20184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성명에 적시된 사항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폼페이오(Mike Pompeo) 미국 국무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관련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

 

그런데, 924일 뉴욕에서 있었던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그가 919일 평양에서 김정은과 나누었다고 주장하는 엄청난 내용의 대화 내용을 쏟아 놓았다. 몇 구절을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지금까지 몇 번의 비핵화 합의가 실패를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이번의 비핵화에 관해서도 회의적인 분들이 많이 있고, 과연 북한이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믿지 못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비핵화 합의는 과거의 비핵화 합의와 전혀 다릅니다. 과거의 비핵화 합의는 6자회담 등 실무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그런 합의였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깨어질 수 있는 그런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핵화 합의는 사상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만나서 정상회담을 통해서 합의하고, 전 세계에 약속한 것입니다. 책임감과 구속력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함께 합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 3명의 정상이 전 세계 앞에 천명했던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믿고, 세 사람 모두 비핵화에 대한의지가 아주 강합니다.이해관계도 같습니다. 북한은 비핵화가 완료돼야만 경제 제재가 완화돼서 어려운 북한 경제를 살릴 수가 있고,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 비핵화가 완료되어야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했던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아주 위대한 업적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로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어서 경제 제재가 풀려야만 남북 간에 본격적인 경제 협력이 가능하고, 그것은 역시 또 어려움에 놓여 있는 우리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작년 11월 이후 북한은 일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이기 때문에 그것은 북한이 이제는 두 번 다시 핵실험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미국의 참관하에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폐기가 이루어지면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서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준다면 영변의 핵기지를 폐기하는 등 추가적인 핵폐기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 차례 표명하고 있습니다.그것을 위해서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바라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거듭된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김 위원장과 보다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고, 또 그와 함께 김 위원장과의 회담 모습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TV 생중계를 통해서 우리 일반 국민들이나 전 세계의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세계인들이 저의 평가에 동의하리라고 믿습니다. 김 위원장은 젊지만 아주 솔직 담백한 인물이고, 비핵화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신합니다.김 위원장은 이제 핵을 버리고, 그 대신 경제 발전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을 더 잘살게 하겠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라고 생각합니다.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를 이룬 후에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 김 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 기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참관을 말했고, (핵 시설을) 영구히 폐기하겠다는 뜻을 말했고, 또한 불가역적인 폐기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같은 개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미 말한 대로 핵실험장을 폐기했고, 미사일 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곧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상응 조처가 있을 경우에는 영변 핵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 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준다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상응조치는 싱가포르 선언에 거의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포르 선언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을 약속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일일이 '동시 이행' 이렇게까지 따질 수는 없지만 크게는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수록 미국 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을 북한에 줄 수 있다면 북한은 보다 빠르게 비핵화를 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님의 1차 임기 내에 비핵화를 마치겠다라는 북한의 타임 테이블도 결코 무리하지 않다고 봅니다.

 

필자가 지난 921<조갑제닷컴>에 게재한 종전선언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일방설(一方說)에 대해서는 김정은의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지적한 대로 918일부터 20일까지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동안 그와 함께 빈번한 깜짝 쇼를 연출한 김정은은, 그의 아버지 김정일(金正日)과는 대조적으로 몇 군데에서 그의 육성(肉聲) 발언을 기록에 남겨 두었다. 18목란관(木蘭館)’에서의 만찬 석상 발언, 19일 낮 백화원(白花園)’에서의 평양선언군사 분야 합의서서명 이후의 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발언, 그리고 같은 날 저녁 ‘5·1 경기장에서의 집단체조 공연장에서의 발언 등이다.

 

그러나, 이들 발언의 어느 대목에서도 문제의 비핵화와 관련하여 문 대통령이 20일 서울 귀환 직후 DDP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에서 주장했고 이번 Fox News 인터뷰 발언에서 더욱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주장한 내용을 김정은이 직접 입에 담은 흔적이 없다. 참고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기간 중, 919일 합의하여 발표한 9·19 평양선언을 제외하고, 김정은이 비핵화에 관하여 언급한 내용은 오직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기로 했다(19평양 공동선언합의 발표 직후 기자회견)고 발언한 것이 전부였다.

 

이 자리에서도 비핵화에 관한 발언은 문 대통령의 독차지였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 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전문가들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같은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멀지 않았다. 남과 북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 최종 달성을 위하여 협력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고 핵무기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실현에 뜻을 같이 했다. ”북측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일체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김정은이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즉석에서 이의(異意)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지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도 뜻을 같이 했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같이 중차대한 문제에 관하여 그동안의 행적으로 인하여 국제적으로 완전히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김정은이 아직 행동을 통하여 그에 대한 바깥 세계의 신뢰를 회복한 일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그처럼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역할을 자임(미국 신문 The Straits Times 2018.9.26.)하여 김정은 자신은 스스로의 입에 담지도 않았던 그의 의중(意中)’(?)을 이렇게 현란하게 '대변'해 주고 있는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를 정신상태가 온전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미국의 TV 인터뷰와 유엔총회 연설 등 있는 기회와 없는 기회를 가리지 않고 열렬하게 '대변'해 마지않은 김정은의 의중에 관해서는 문 대통령이 '대변'해 주기에 앞서서 김정은 자신이 그 꼬투리라도 스스로 먼저 발설(發說)을 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 대통령이 거듭 되풀이하여 '김정은의 발언'이라고 '소개'(?)한 핵문제에 관한 발언 내용은 기록되어 있는 기왕의 '김정은의 발언'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상반되거나 상이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발언'이라고 소개한 거의 모든 발언들은 문 대통령 자신의 발언일 뿐이지 김정은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다. 도대체 문 대통령은 어떻게 이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것인지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비핵화 합의'는 실무적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이기 때문에 쉽게 깨어질 수 있었지만 이번의 합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그리고 문 대통령 자신 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절대로 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내놓았다. “과거의 비핵화 합의가 실무 차원의 합의였기 때문에 이행되지 않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도 엉뚱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동안 남북 간이나 미-북 간에 이루어진 합의들 이 모두 '실무 차원의 합의'이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1992년 남북한이 합의하여 공표했으나 북한의 사보타지로 사문화(死文化)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약칭 남북기본합의서)한반도에서의 비핵화에 관한 남북 공동선언은 북한의 경우 최고인민회의와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이중으로 '비준'했고 한국 쪽에서는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이 '재가'하여 공식적으로 발효시킨 문건이었다.

 

19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은 사실상 남의 박정희(朴正熙) 대통령과 북한의 김일성(金日成) 노동당 총비서를 지칭하여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남의 이후락(李厚洛) 중앙정보부장(당시)과 북의 김영주(金英柱) 노동당 조직지도부장(당시)이 서명했었다.

 

물론 9.19 공동성(2005)2.13 합의(2007) 10.3 합의(2007) 등 미국과 북한 간에 생산된 북핵 관련 합의 문건들이 문 대통령이 말하는 대로 “‘6자회담진행 과정에서 생산된 실무적 차원의 합의이었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 모체(母體)였던 1994년의 10·4 제네바 기본합의는 경우가 달랐다. 합의문은 북쪽에서는 김정일(金正日)의 사실상 진두지휘 하에 이루어진 반면 미국에서는 상원외교위원회와 하원국제관계위원회에서의 집중적 심의를 거쳐서 '발효'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조약 비준에 상당하는 동의 절차를 거쳤었다.

 

이때 제네바 합의의 미국 수석대표였던 갈루치(Robert Galluchi)가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의원들의 추궁에 몰린 나머지 이 합의는 신뢰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며 합의 사항들이 이행될 때마다 단계적으로 신뢰를 확인하도록 되어 있다고 증언하는 일화(逸話)를 남겼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같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양산(量産)합의들이 단 한 건의 예외도 없이 깡그리 북한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사문화(死文化)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1953727일 발효하여 6·25 전쟁의 포화(砲火)를 멈추게 만들었던 한국전쟁 군사정전협정의 운명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세계 평화는 물론 한반도 남북의 한민족에게 생사(生死)의 갈림길을 제시하고 있는 북핵 문제를 가지고 김정은이라고 하는 고도로 훈련된 선전과 선동의 고수(高手)로부터의 환대(歡待)에 눈이 멀고 귀가 어두워졌을 뿐 아니라 머릿속마저 헝클어졌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태의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과 김정은 사이에 오갔다고 주장하는, 그보다도 실제로 오갔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한, ‘대화내용들이 절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놓고 이에 어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 실태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거의 모든 발언이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것들이다. 그는 작년 11월 이후 북한은 일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폐기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이기 때문에 이제 북한은 두 번 다시 핵실험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변호'한다.

 

그런데, “풍계리 핵실험장이 완전히폐기되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인지 그 근거가 밝혀진 것이 없다. 지난 514일에 있었던 문제의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 폭파는 극도로 행동이 통제된 제한된 수의 외신 기자들이 마치 관광객처럼 멀리 떨어져서 구경하는 가운데 터널 입구 부근에서 이루어진 전시용(展示用) 폭파 쇼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에 관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밝혀야 할 것은 그가 무엇을 근거로 이를 가리켜 완전 폐기라고 주장하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장이 이미 노출된 풍계리의 실험장 한 곳뿐인지 자체를 우리는 알 길이 없다. 더구나, 작년부터 금년에 걸쳐서 김정은 자신은 우리는 이미 핵 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핵 실험을 한 필요가 없어졌다고 누누이 주장했었다. 만약 김정은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제 북한에게는 지하 핵실험장의 필요성 자체가 없어진 것이기도 하다. 김정은의 이 주장이 맞는 것이라면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의 폭파는 이제 비핵화와는 무관한 무용지물(無用之物)을 깨어 부순 것에 불과한 것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법에 의한 불가역적인 해체)와 같은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북한의 핵문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는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방언(放言)이다.

 

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참관하에 동창리 미사일 시험 발사장과 발사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폐기가 이루어지면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도발을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실로 엉뚱하게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강변(强辯)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이미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 안에 두는 화성 15과 괌도를 사정거리 안에 두는 화성 14’ ICBM을 이동발사대에 싣고 홍길동(洪吉童)의 분신술(分身術)처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니면서 시험발사에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북한을 대변할 것인지를 연구해야 할 것 같다.

 

문제는 도대체 김정은이 “(북한 핵의) 불가역적 폐기를 말했다는 문 대통령 주장의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관찰’(Observation)사찰’(Inspection) 검증’(Verification) 등의 기술 용어들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문 대통령에게 1960년대 미국과 소련 사이에 전략무기 제한협상’(SALT)이 시작된 협상 관계자들의 입에 회자(膾炙)되었던 믿기 위해서는 먼저 검증(檢證)부터 하라”(Verify before Trust)라는 경구(警句)를 일깨워 주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안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잠꼬대같은 주장도 그 근거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정은이 그것을 위하여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바라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주장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치는 일방적 주장의 극명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들은 뒷날 필요가 생길 때 책임 추궁을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 자신의 을 통하여 나와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중대한 사실에 관하여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일이 잘못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문 대통령 스스로 지겠다는 것인지 두렵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진의(眞意)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는 다음의 발언에서 모습을 드러내 주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문제는 북한이 어느 정도 진지한 핵 폐기 조치를 취할 경우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어느 정도 속도 있게 해주느냐에 달려 있다는 대목이다. 그는 속도 있는 상응 조치를 취해 주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하면 할수록 미국측에서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더라도 체제를 보장해 줄 것이며 북미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무책임한 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선불(先拂)'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북한과 사전조율(事前調律)된 꼼수 발언이라고 의심하지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을 '대변'하여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는 상응조치의 핵심은 6·25 전쟁의 종전선언뿐 아니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하여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해제 내지 완화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번 Fox News 인터뷰 발언에 담겨진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관련 발언이야말로 삼척동자(三尺童子)가 판단하더라도 어불성설(語不成說)말장난이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하더라도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말하는 핵실험장, 미사일 실험장, 영변의 핵기지, 그리고 만들어진 핵무기를 폐기하는 조치를 가리켜 불가역적 조치라고 일방적으로 단정하고 그와는 반대로 미국과 한국이 취하는 군사훈련 중단 조치는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고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는 궤변을 쏟아 놓았다.

 

제재를 완화하더라도 북한이 속일 경우,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강화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손해 보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말은 시정(市井)의 잡배(雜輩)들 사이에서나 오갈 수 있는 무책임한 말장난이다. “북한이 핵실험장, 미사일 실험장, 영변의 핵기지 그리고 만들어진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이 어떻게 불가역적 조치가 되는 것인가? 그 같은 조치들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하룻밤 사이에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하여 행동으로 보여주어 왔다.

 

이미 1994년의 제네바 합의, 2005년의 9.19 합의2007년의 2.13 합의10.3 합의등의 역사적 사례들이 핵 문제에 관한 북한의 합의내지 약속은 단 한 건의 예외도 없이 번복(翻覆)되어 실천, 이행으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종전선언이후에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는 정전체제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UNC나 주한미군의 지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 주한미군은 평화협정과도 관계없이 전적으로 한미동맹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안이라는 등의 문 대통령의 주장들은 허무맹랑허가 짝이 없는 무책임한 일구난설(一口亂說)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종전선언과 동시에 종전선언에도 불구하고 정전체제의 유지와 주한미군의 존재는 그와는 상관없이 계속 유지된다는 별도의 새로운 합의가 만들어져야 한다. 도대체 종전선언평화협정주체가 어느 나라들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유권적 판단이 성립되어 있지 않아서 이 난제(難題)에 관해서는 국제법 학계의 의견도 아직도 여전히 분분한 것이 지금의 상황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평화협정와는 별도로 이루어지는 종전선언이 지금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있는 정전체제의 상황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실질적으로 정전체제에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내용의 종전선언을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모범답안도 필요하다.

 

결국, 4.27 판문점선언9.19 평양선언및 같은 날짜 군사분야 합의서등 최근 정상(頂上)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남북간 합의 문건들과 평양 방문 이후 9.20 서울 DDP에서의 기자회견과 9.24 Fox News 인터뷰 및 9.25 유엔총회 연설 등에서의 문 대통령의 횡설수설(橫說竪說)에 담겨진 국가안보와 헌법과 법률 위반 차원에서의 심각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국회가 국정조사 차원에서 총체적, 집중적으로 점검하여 필요한 시정 조치가 시급하게 강구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이에 관해서는 특히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국회 안의 야당들이 헌법 제61항과 <국정 감정 및 조사에 관한 법률> 3조에 의한 국정조사권을 공식으로 발동하는 것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필자는 믿는다.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고려하여 이 같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국회는 헌법과 국가안보 및 국제법 전문가들이 광범하게 참가하는 공청회학술 세미나를 열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넓고 깊게 수렴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 문제에 관하여 자유한국당과 그 밖의 생각을 같이 하는 야당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분발을 요망하여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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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在寅平和레이건의 平和判異하게 다른 것이다

[다음의 글은 2018115일자 경기고등학교 53회 동기회보 제68호에 수록된 필자의 拙稿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 一讀하시고 鞭撻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李東馥 근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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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동분서주하겠습니다.” 2017510일 있었던 문재인(文在寅) 대통령 취임사의 한 토막이다. 실제로 취임 후 문 대통령의 행보는 문제의 한반도 평화를 상품화하여 팔아 치우는 데 전심전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 점심, 저녁을 가림이 없이 그의 입술에는 평화라는 단어가 껌처럼 붙어 다니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한반도의 평화라는 구두선(口頭禪)을 입에 물고 다니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평화행상(行商) 행각에는 문제가 있다. 그가 말하는 평화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평화라는 것이 그렇게 무를 썰 듯이 간단명료한 명제가 아니다. 인류는 수천년 역사를 통하여 전쟁평화를 끼고 살아왔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전쟁 사이에 평화가 머물렀고 평화와 평화 사이에 전쟁이 끼어든 악순환의 역사라고 갈파한 논자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전쟁도발자들은 “‘전쟁의 목적이 평화전취(戰取)’하려 하는 데 있다는 궤변(詭辯)으로 전쟁 도발을 합리화시키고 정당화시켜 온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라는 지극히 단순화된 논리로 듣는 이들을 고혹(蠱惑)시킨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맞으면 아프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 거기서 나아가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그의 정부가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은 막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단순 명료해 보이는 어록(語錄)에는 누락된 공간이 있다. 우리에게 강요되는 전쟁에 대해서는 어찌 대응해야 할 것이냐는 의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북한이 다시 한번 ‘6.25 기습 남침을 감행할 때도 우리는 전쟁을 거부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남북한 간에는 1950년의 ‘6.25 남침전야(前夜)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위험한 군사력 불균형이 조성되고 있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주축으로 하여 북한이 발전시켜 온 비대칭형 대량살상무기 체계가 이제 완성되어 언제든지 실전(實戰)에 투입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김정은(金正恩)의 북한은 이에 대하여 무려 아홉 차례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앞세운 대북 제재를 통하여 북한 핵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해체) 수락을 강요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집요하게 저항함으로써 한반도 뿐 아니라 국제 평화에 대한 위협을 감소시키는 데 불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서 문 대통령의 요령부득한 평화론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의 외교와 국방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재발을 막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반도의 평화전쟁 재발 방지는 등가(等價)의 절대적 동의어(同義語)인 것처럼 들린다. “‘전쟁만 막으면 평화는 달성된다는 식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해결에도 이 같은 설익은 봉숭아 학당평화론을 공식화(公式化)하여 등장시키고 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핵 문제 해결에 적용되고 있는 문 대통령의 평화론이 껍질만 벗겨보면 1930년대의 영국 조야(朝野)를 혼란의 와중으로 몰아넣은 끝에 결국 제2차 세계대전 발발의 참화(慘禍)를 유발했던 유화론(宥和論Appeasement)’의 재판(再版)이라는 데 있다. ‘유화론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많은 경구(警句)들이 존재한다. “‘유화론이란 동물원 관리사가 자기를 마지막으로 잡아먹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악어에게 고기를 주는 것과 같다고 한 처칠(Winston Churchill)의 경구가 그 한 사례다. 1930년대 영국 수상 챔벌린(Neville Chamberlain)유화론이 히틀러(Adolf Hitler)의 제2차 세계대전 도발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역사다.

 

문 대통령의 동분서주하는 평화팔이 행각(行脚)이 보여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유화론자의 민낯이다. 그 과정에서 그가 레이건(Ronald Reagan) 40대 미국 대통령의 어록을 차용(借用)했다는 것은 무덤 속의 레이건이 벌떡 일어나서 항의할 일이다. 그는 작년 921일 유엔총회 연설 도중 평화라는 단어를 32회나 거론하면서 난데없이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했던 레이건의 어록을 인용하여 얼치기 문재인 판 평화론의 합리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레이건 어록 인용에는 중대한 어폐(語弊)가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와 레이건이 말하는 평화사이에는 천양지차(天壤之差)가 있기 때문이다.

 

평화문제에 관한 레이건의 생각은 문재인 대통령의 그것과는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의 것이었다. 레이건은 대소(對蘇) 봉쇄라는 초강경전략으로 구소련의 와해와 동독의 붕괴 및 동유럽 공산권의 와해와 지구 차원에서 동서 냉전의 종식을 초래한 장본인이다. 레이건의 평화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인류사적(人類史的)인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결전(決戰)에서 공산주의의 패망을 대전제로 하는 평화였다. 그는 그가 말하는 평화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족 자결과 법의 지배가 확보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산주의 필패론(必敗論)’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이 같은 신념에 입각하여 우리는 오로지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한다. 힘이 없으면 반드시 침략을 유발한다고 역설하면서 1987612일 베를린 장벽 앞에 서서 고르바체프(Mikhail Gorbachev) 서기장, 당신이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그리고 진정 소련과 동유럽의 번영을 바란다면, 이곳(브란덴부르크 문)으로 와서 이 문을 개방하시오. 고르바체프 씨, 이 장벽(베를린 장벽)을 허무시요라는 사자후(獅子吼)를 토했었다. 그로부터 2년 뒤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평화를 논하는 데 레이건을 거론하려면 문재인 대통령은 공부가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이 다음번에 레이건을 다시 거명하려면 베를린 장벽 앞에서의 레이건의 사자후를 본뜨지는 못할지라도 그에 앞서서 폴 켄고르(Paul Kengor)2006년에 간행한 <레이건의 십자군(Reagan's Crusade)>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고한다. [이 책은 2008<조갑제닷컴>이 한국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

 

 

[ 2020-06-24, 12:16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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