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적대 정책인가? 北 주민들의 생각을 물었다
김정은의 '단한(斷韓)' 선언 후 국내 동향(2)"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도 있어요."

강지원·이시마루 지로(아시아프레스)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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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되는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한 협력의 상징이었다. 2020년 6월 17일, 노동신문에서 인용.

"이제 한국은 동족도 통일의 대상도 아닌 적이다" 지난해 말, 김정은은 이렇게 '단한'을 선언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북한 주민들이 '단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국내 반응과 동향에 대해, 취재협력자에게 생각 및 사회 분위기를 들었다.

◆ "'단한'의 목적은 한국 문화 차단이라고 생각한다"

연재 1회에서는 양강도에 사는 여러 취재협력자에게 들은 '단한 정책'에 대한 당혹감과, 당국에 의한 선전 교양 작업의 실제에 대해 보고했다. 이번에는 우선 함경북도 협력자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와, 대남 정책 전환의 목적에 관한 의견을 소개하고자 한다. 모두 1월 후반에 이야기를 들었다. 무산군의 협력자는 당혹스러운 분위기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전해 왔다.

"남조선을 갑자기 적대국이라고 말하기 시작하는데, 주위 사람들과 여러 이야기를 합니다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제 협력한다고 말하던(18~19년 남북 경제 협력이 활발히 논의되던) 때는 금방 (우리도) 잘 살 수 있다고 선전했는데, 지금 또 (한국은) 적대 세력이다, 통일 상대가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럽습니다"

회령시 협력자는 '단한'한다는 방침 전환의 목적에 관해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번에 김정은이 '평화통일은 있을 수 없고, (한국을) 점령 평정한다'고 했는데, 다시 말하면 우리는 군사 강국이니까 (한미에)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겁니다. 한국에 강하게 대항하는 이유는, 모두 한국 문화에 대한 통제 때문이겠죠. 여기에서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라고 문제 삼으며 계속 강력하게 때려잡고 있는 것은 말투와 복장, (불법) 영상물, 탈북, 중국 휴대전화 사용 등인데, 전부 한국과 연결돼 있으니 한국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생활 힘들어 전쟁 원하는 사람도 있어

'단한 정책'에 관한 김정은 정권의 주장의 핵심 중 하나는, 적대국인 한국과 미국과의 전쟁 위기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양강도 협력자에게 1월 후반 이야기를 들었다.

―― 한국을 평정한다든가, 핵무기의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김정은은 공언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람들의 큰 관심사는 정말 전쟁을 할 것인가, 남조선과 싸워 이길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핵을 갖고 있다는데 핵전쟁이 나면 다 죽는 거 아닌가 하고, 사람들이 모이면 자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도 있어요.

 ―― 전쟁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까?

전쟁이 일어나면 죽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대로보다는 낫다는 겁니다. 전쟁을 하든 협상을 하든, 어쨌든 무엇인가 바뀌었으면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 한국과 미국과의 핵전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 있습니까?

핵전쟁이 나면 적도 죽고 나도 죽기 때문에 핵은 마지막으로 쓰는 무기다. 단, 지키기 위해서만 갖고 있으니 실제로는 자동보총보다 약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예전부터 라디오 등을 듣고 외부의 정세를 조금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우리는 강도처럼 미국과 일본과 한국을 핵으로 위협해 식량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외부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서) 총폭탄이 되자, 충성을 다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지식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무지몽매하고 바보처럼 사는가 하고 말합니다.

◆ 강화된 밀고 시스템...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입 밖에 낼 수 없다'

―― 북조선에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없지요.
이제 '유언비어'와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한 단속과 '신고체계'가 강화돼 사람들은 점점 중앙에 대한 비판을 입에 담을 수 없게 됐습니다. 잘못됐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입니다.
※ 주민의 발언과 소행을 상호 감시해 상부에 전하는 체계가 예전보다 강화됐다. 정권에게 있어 좋지 않은 정보는 '유언비어'=가짜 정보로 간주돼 그 출처의 조사가 집요하게 이뤄지게 됐다. 신고의 포상으로서 식량과 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 밀고 시스템이 강화됐다는 것이군요?
신고 보상제가 아주 잘 돼 있어서, 입은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세상이 됐습니다. 기업과 조직에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신소(伸訴)함'이 만들어졌고, '생활총화'와 별도로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개인과 조직을 비판하는 체계가 돼 있습니다.
※ 생활총화란, 모든 직장과 학교, 여성동맹과 청년동맹 등 사회단체에서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행동 반성 회의를 말한다.

이것은 작년 3월부터 시행 중인데, 신소함의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이나 혜산시당과 양강도당으로부터 (기업과 조직에게) 조사, 검열이 나옵니다. 간부들 사이에서도 위에 대한(정권 중추와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아는 사람끼리라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서로 믿지 못하니까.

※ 2019년경부터 무기명으로 개인과 간부를 비판 고발하는 '신소함'이 기업과 조직에 상설됐다. 간부의 부정부패나 문제행동, 발언에 대해 고발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끝)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2024-02-14, 17:09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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