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관련 국제 다자기금 조성을 검토해야. 미국 정부의 해외 원조 자금 구조조정으로 국내외 북한인권운동이 고사 위기라고 한다. 연간 1000만 달러(약 145억 원)에 달하던 미국의 북한인권 지원금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북한인권단체들은 "인건비와 사무실 임차료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일부 단체는 기존 업무의 70%가 중단됐고, 소규모 단체들은 활동의 90%가 축소된 상황이다.

거대야당인 민주당의 외면으로 국내 북한인권 정책도 표류중이다. 북한인권재단은 야당의 이사 추천 거부로 9년째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가 북한인권단체 지원 예산을 61.7% 증액했지만 고작 29억 원에 불과해 미국 지원금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행사 실경비 지원 위주라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다.

우리는 자성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 당사국임에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편승하고 미국의 자금줄에 의존한 것이 현실이다.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함으로써 북한인권 문제는 더 이상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안보 차원의 문제로 확장됐다.

이제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북한인권 문제와 국제사회를 견인할 때다. 이에 이번을 계기로 외부 의존적 북한인권 활동이 아닌, 우리 주도의 북한인권자유동맹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북한인권 관련 국제 다자기금 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기금을 출연하고 유럽연합,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자유인권 중시 국가들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자유인권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다국적 글로벌 기금으로 각국이 선임하는 이사진으로 운영한다면 정권 변화의 영향이 한결 덜하고 더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다. 통일부도 이러한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긴급연구용역을 검토해야 한다.

한국 주도의 북한인권 보호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노력을 넘어 헌법적 책무다. 민주당 정권으로 바뀌거나 외부 변수로 축적된 북한인권 노력이 좌초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민주당은 즉시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해야 한다. 민주당의 이사 추천 거부는 헌법상 국가의 기본적 인권보장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민주당의 줄탄핵 국정마비 의회독재로 정국이 혼란해지고, 북한인권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수록, 이 상황을 좋아하는 자들은 북한과 민주당, 그리고 간첩세력들뿐이다.

지금도 북한의 청년들은 러시아에 군사기술과 경제적 도움을 댓가로 전쟁터 생지옥에 팔려나가고 있고, 북한 인민들은 강제노역, 고문, 구금, 처형 등 반인도적 범죄에 죽어가고 있다. 더 공고한 자유와 인권의 국제공조 방파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