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서울 高價 주택 소유자들의 대변당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정말 손해다. <이 글 읽고 같이 한번 고민해 봐요>

최근 들어서 나를 포함한 조갑제닷컴 회원님들, 그리고 많은 보수 성향의 국민들은 선거 때 마다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왜 국민들은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국민의힘’을 저렇게 외면하고 범죄자, 전과자가 득실득실한 좌파 정당, 인물로 봐도 깜(?)도 안되는 더불어당 후보에게 저렇게 많은 표를 주는가 하는 그런 의문을. 어떤 사람들은 전교조 교육 탓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지역 감정 때문이라고도 한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거를 치르고 나면 항상 뭔가 운동장이 기울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이유가 뭘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울대학교 이준구 명예 교수의 글을 한번 올려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으며 왜 국민 중 일부가 ‘국민의힘’이라면 몸서리치게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한번 다 같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참고로 이준구 교수는 경기고등학교를 수석 졸업(64회)했고, 1972년 서울대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나가며 흔히 보는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의 글이 아니라 분명한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의 글이 분명하고 또 저쪽 진영 사람들이 많이 보는 신문이나 SNS에 글도 올리고 인터뷰도 하는 사람이니 우리도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 사람이 쓴 글을 한번 음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글의 전부는 양이 너무 많아서 그중 일부만 발췌해서 다음과 같이 인용해 본다.

--------------------------------------------------------------------------
<우리 사회에는 바로 3~4년 전에 일어난 일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기억력이 꽝인 사람들이 유독 많습니다. 국민의힘 사람들이 그 대표적 예지만, 문재인 정부 말기에 주택가격이 상당한 정도로 안정된 바 있는데 그걸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간신히 안정 기조로 안착시켰던 것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자마자 다시 상승 기조로 강하게 반등한 것도 기억하지 못하구요.

정권 교체기에 윤석열 정부가 주택가격을 다시 띄우기 위해 어떤 짓을 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윤 정부가 한 것을 거꾸로 돌려놓기만 해도 주택가격 안정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나는 종합부동산세를 문재인 정부 시절로 완벽하게 돌려놓고 다시는 이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만 있어도 지금의 문제는 만족스럽게 해결되리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과거의 선거에서 잘 보셨겠지만, 국민의힘은 기회 있을 때마다 주택 보유자의 환심을 사기에 급급해오지 않았습니까? 다음 선거에서도 보나마나 자기네들이 집권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표를 끌어오는 데 혈안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한다 해도 다주택자들은 소나기를 피하자는 생각으로 국민의힘이 집권하기만 기다리면서 버티기로 일관하는 바람에 별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겁니다.>
-----------------------------------------------------------------------------

이준구 교수의 글은 한마디로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결될 때까지) 국민의힘은 집권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아마 이 글을 읽은 다른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집값이 지금보다 더 하락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런 글을 읽고 나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재명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하여 국민의힘이 맹렬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이런 태도가 서울 특정지역 고가 주택 소유자들에게는 감사한 일이겠지만, 소외된 지역 거주자, 무주택자, 그리고 지방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질지 염려스럽다. 마치 국민의힘이 서울 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대변당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정말 손해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다주택자, 투기꾼들이 국민의힘이 이기기를 소원하고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광범위하게 돌았다. 그리고 이런 말을 듣는 국민 일부는 이성이 마비되었다.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국민의 2.9%에 불과한데 국민의힘이 이 사람들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나머지 국민들의 미움을 받으니까 선거 때마다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이 나타나고 그 기울기가 날이 갈수록 더 가팔라지는 건 아닌지 함께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