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주자들은 경쟁자보단 좌파세력을 보라

한나라당에 오래 동안 몸담아온 한 인사는 '한나라당 대구경북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은 국가와 민족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차기 선거에만 관심이 많은 수준 낮은 정치인들인 것 같더라'고 최근 사석에서 질타했다. 대구경북(TK) 출신의 필자는 TK지역의 정치인들이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한나라당 인사의 말에 옳은 진단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지금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권력자의 치맛바락을 잡는 데에는 강하지만, 권력을 창출하는 데에는 무능한 정치인들로 채워졌다고 느껴진다. 박정희와 같이 욕을 먹더라도 국가발전을 추진하는 당찬 애국자들을 대구경북 정치인들에게서는 찾기 힘들다.

한나라당의 패기는 이회창, 박근혜, 강재섭 대표들을 거치면서 죽을 대로 죽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노무현 탄핵에 앞장선 조순형 의원을 공천하고 재당선시켜서 탄핵의 정당성을 확인시켜준 반면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탄핵에 앞장서고 자신을 옹호한 홍사덕에게 공천도 주지 않아서 탄핵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용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박근혜 대표의 공적도 적지 않지만, 대표로서 그의 정치적 판단미숙과 무능도 간과하기에는 너무 선명하다. 그러한 민주당 한화갑과 한나라당 박근혜의 차이가 오늘날 박근혜는 집권 좌파세력이 비판없이 김정일을 만나게 해주면서 키워주었고, 한화갑은 집권 좌파세력이 당 대표에서 퇴출시킨 원인이 아닌가 추측된다. 집권 좌파세력이 비판하지 않고 방치하는 보수정치인들의 본색을 국민들은 간파해야 한다.

이회창 대선후보의 측근들이 권력에나 아첨하는 저급 수준이라서 두번이나 이인제와 정몽준을 포용하지 못하여 허약한 좌파세력에게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필자는 분석한다. 이회창은 무늬만 보수세력이었지, 실체는 보수세력이 못 되었다. 좌파세력이 여중생이 미군장갑차에 치어 죽은 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상황에서, 이회창이 좌파의 표를 얻겠다고 미군 규탄대회에 나가서 촛불시위를 할 정도였다면, 그는 무늬만 보수인사였지 내용은 철저한 기회주의자일 뿐이었다. 이회창 추종자들은 권력에 대한 눈치는 매우 빠르지만 좌파세력을 극복할 민첩성, 배짱, 이론, 포용성은 갖지 못한 자들이다. 노무현이 이회창을 이긴 장점은 대선공조를 파기한 정몽준의 집에 찾아간 그 돌출적 기민성과 용기이다.

이회창의 결단력과 기동성은 아주 꽝이다. 이회창은 북한 핵무기 실험이 있었던 작년 가을에 보수단체들이 ´북핵규탄대회´에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와서 북한 핵무기 실험을 규탄하는 안보연설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회창은 보수단체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다시 정계에 복귀할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비겁해서 놓쳤다. 만약 이회창이 작년 가을에 북한 핵무기에 대한 책임을 김정일-김대중-노무현에게 추궁하는 연설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에 변수가 생기면, 이회창은 대선출마의 기회를 저절로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회창과 그 측근들은 매우 눈치만 빠른 기회주의자들이었기 때문에, 하늘에서 돌출적으로 이회창에게 부여한 대선 재출마의 기회들을 활용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에는 집권 좌파세력을 상대할 당차고 용맹한 정치인들이 희귀하다.

그리고 또 기회와 눈치만 살피다가 온 세상이 북한을 규탄하는 시기가 되어서야 아주 안전하다고 판단된 뒤에 대통령 출마를 목표로 정치활동을 재개한 이회창의 패기와 결단으로는 대권을 못 잡는다. 위험을 모두 회피하는 이러한 이회창 수준의 기회주의자에게는 대통령이란 직책이 주어지지 않는다. 이회창에게는 이회창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다. 걸출한 지도자 밑에는 많은 걸출한 부하들이 있게 마련이고, 간교한 모사꾼 밑에는 교활한 부하들이 우굴거리게 되어 있다. 조금 혹독한 기준으로 말하지만, 이회창 측근에 대부분 이회창 수준의 기회주의자들이 몰려들었다고 추측된다. 유유상종이다. 무능한 귀족에게는 아첨하는 하인들만 우굴거리게 되어 있다.

이회창 전 대표의 대선참모를 지냈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 의원은 이회창의 배타심과 박근혜의 무능을 한번에 뒤섞어 보여준 발언을 경향신문 자매잡지인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근혜 진영의 핵심인사인 대구출신의 유승민 의원은 12일 발매된 뉴스메이커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직접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참으로 ´이회창스럽고´ 참으로 ´박근혜스러운´ 발상이 아닐 수가 없다. 집권 좌파세력이 ´박근혜 진영에 이명박의 검증 파일을 주고, 이명박진영에 박근혜의 파일을 주었다´는 소문이 나도는 요즈음, 유승민 의원의 ´이명박 검증발언´은 마치 집권 좌파세력 프락치의 주장처럼 들린다. 유승민이가 이명박을 검증하지 않아도 집권 좌파세력은 야당 대선주자들을 악랄하게 조작까지 해가면서 지겹도록 검증할 것이니, 한나라당 대선 경쟁자들끼리 검증을 핑계로 할켜서 감정의 앙금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물론 정당 자체 내에서 충분한 검증을 교차적으로 실시해야, 경쟁 정당의 공격을 미리 피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이 시기에 경쟁 후보인 이명박을 한나라당 경쟁자 진영에서 직접 검증하겠다고 발언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방법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것이다. 한나라당 밖에서 그런 소리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유승민 의원의 이명박 검증주장은 매우 상황에 맞지 않은 지혜롭지 못한 주장이다. 이명박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초조해진 탓에 박근혜의 지지자들이 아주 신경질적으로 이명박의 출생까지도 할킨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식민지 시대에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떤 이름을 가진들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성별, 성씨, 출신성분, 출신지, 나이, 인종 등으로 한 인간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야만시대의 야만적 도덕기준인 것이다.

유승민 의원이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해서 본격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언론에서 검증을 제대로 해줘야 하는데 아직 못하고 있다. 경선에 임박해서도 그것을 못하면 우리가 직접 할 수밖에 없다'고 ´뉴스메이커´에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 검증을 위해 상당 기간 준비해왔다'고 주장하여, 집권 좌파세력이 노린 여당 경쟁자들끼리 ´이이제이´ 하는 전략을 유승민 의원이 수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유발시켰다. 유승민은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정치 활동을 통해 도덕적 검증이 끝났지만, 이 전 시장은 정책 및 도덕적 자질 측면에서 그렇지 못하다'는 아전인수직 주장도 했다. 국회의원을 하고 서울시장을 한 이명박이 도덕적 자질을 검증받지 못했고, 박근혜는 검증 받았다고 박근혜 측근인 유승민이 말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공격으로 볼썽사납다.

이명박의 도덕적 결함을 파뒤지기 시작하면, 박근혜도 검증받아야 할 것이 많을 것이다. 박근혜의 지지율이 낮은 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명박에 대한 할퀴기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의 측근인 유승민의 인품 수준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이명박의 자질검증을 유승민이가 하겠다는 이유가 '선거 직전 검증에 걸려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는 것을 막는 것으로 이명박 전 시장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는데, 박근혜의 도적적 자질검증이나 잘 대비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박근혜가 김정일을 방문하여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만천하게 공개하고, 북핵실험 직후에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을 중간매개로 하여 왜 북한정권이 박근혜의 방북을 강요했는지도 해명해야 한다. 그 당시 박근혜가 방북할 것을 언론에 내비친 최측근은 영락없는 세작이 아닌가.

물론 이명박은 선두 대선후보자로서 엄한 도덕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니 야당 대선주자의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집권 좌파세력은 따질 것이고 방송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이다. 집권세력의 도덕주의적 검증은 박근혜, 손학규, 고건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야당 후보자의 작은 도덕적 결함을 찾아서 도덕주의적으로 징계하면서도 집권세력의 비윤리적이고 거대한 반역행위를 덮어버리는 좌파세력의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한나라당에 작은 도덕적 결함을 침소봉대하여 정죄하던 도덕주의자 윤리위원장을 필자가 크게 비난한 것이다. 국가반역에는 침묵하고 작은 실수를 크게 따지는 병든 도덕주의자들은 가장 악마적인 위선자들이다. 이회창 자녀의 병역문제로 그렇게 떠들던 좌파세력이 집권하여 한 가장 중요한 업적은 북한 핵무기 용인과 국방해체가 아니었는가? 남한을 북한정권에 예속시키는 좌파세력의 반역죄가 대선주자의 작은 도덕적 결함에 가려지는 우매한 판단을 유권자들이 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나라당은 대선주자들이 60평생에 반드시 저지르는 작은 성적인, 재산적인, 출생적인, 육체적인, 도덕적인 말초적 결함에 현미경을 서로 들이댈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망치는 핵심적 국가정책에 대한 상대후보의 무능과 결함을 공격해야 한다. 기업을 한 이명박의 돈문제, 혼자 살아온 박근혜의 남자문제, 사회운동을 한 손학규의 성향문제는 지금 국가를 위하여 대단히 중대한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정치인의 사생활보다는 국정운영 능력을 따지는 것이 더 우선적 검증으로 본다. 한국의 국가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윤리적, 능력적, 자질적 판단기준은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정권을 어떻게 대처하고, 후퇴하는 한국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키며, 세계화시대에 대처할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능력이 있느냐'인 것이다. 여당 정치인의 반역행위를 덮는 노예적 도피주의와 야당 정치인의 도덕적 과오를 병적으로 파헤치는 노예적 도덕주의가 한국민족의 치명적인 고질병이다.

박근혜와 이회창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이명박을 직접 도덕적 자질을 검증하겠다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이회창과 박근혜의 됨됨이를 연상하는 것은 너무 과민한 반응인가? 젊은 의원인 유승민이 정상적인 애국심과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라면, 북한 핵무기 실험 후에 시위나 집회에 나와서 남북한 좌파세력의 망국적 행각을 규탄했어야 했다. 그런데 북핵위협에 침묵하던 그가 같은 당 대선주자의 도덕적 검증을 하겠다고 경향신문의 자매잡지에 떠벌이는 것은 결코 보기에 아름답지 못하다.

지금 박근혜를 비롯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노무현 좌파정권의 망국적 통일정책, 대미정책, 국내정책을 잘 비판하는 것이 곧 국민들에게 도덕적 자질이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종교가와 교육가는 도덕주의를 잘 지켜야 도덕적이고, 경제인은 돈을 잘 벌어야 도덕적이고, 정치인은 국가의 안보와 발전을 잘 도모해야 도덕적이다. 마이클 왈쩌가 주장한 것처럼, 도덕적 판단기준은 직업과 직책의 영역들에 따라 매우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르윈스키라는 창녀와 오럴섹스를 한 클린턴은 정치력이 뛰어나서 정치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산다.

경제인이나 정치인에게 종교가의 도덕적 순수함을 강요하면, 결국 좀 불순하지만 유능한 정치인과 경제인을 잃고, 아주 깨끗하지만 무능한 정치인들을 남기게 된다. 정치인, 경제인들에게 능력은 곧 도덕이다. 성적인 윤리기준을 정치인에게 너무 심하게 들이대는 것은 무리이다. 정치인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고건에게 목사나 스님들에게서 찾을 성윤리나 재산윤리를 들이대는 것은 지나치게 옳아서 틀린 것이 된다. 집권 좌파세력이 한나라당은 성나라당으로 만들어서, 국가에 반역을 계속하려는 도덕주의의 악용을 막아야 한다. 인간실존에서 지나치게 도덕적인 도덕주의는 가장 나쁜 형태의 부도덕이다. 노무현 좌파정권의 망국적 국정운영에 제대로 말을 못하는 망국노들은 야당 정치인들의 말초적인 도덕적 문제를 물고 늘어지게 마련이다.

이명박에게 도덕적 검증을 하겠다고 달려드는 유승민 의원에게서 아주 고귀한 귀족정치인, 아주 열렬한 애국자, 아주 완벽한 도덕주의자의 흉내를 내다가 보수세력을 망하게 만든 이회창의 도덕주의를 느낀다. 유승민은 박정희에게 바른말을 한다는 이유로 성모 의원을 성추행범으로 몰아서 숙청시킨 박정희 정권의 악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아야 한다. 유승민 의원이 지금 가장 중시해야 할 도덕적 판단의 기준은 ´좌파 집권세력의 망국적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승민 의원과 박근혜 측이 이명박을 검증하지 않아도, 정권연장을 위해서 집권 좌파세력은 야당 대선주자들의 한계와 결함을 불철주야로 캐서 터뜨릴 것이다. 유승민은 노무현 좌파정권의 친북-반민-반역적 국정운영에 얼마나 비판을 준비하고 실천했는가?

야당이 집권세력에 마땅히 해야 할 비판의 말을 못 하니까, '상대 경선후보에 대한 도덕적 자질검증을 내가 하겠다'는 못할 말을 유승민 의원이 하는 것이 아닐까. 유승민 의원은, 이명박 의원의 도덕적 검증은 경선기간에 충분히 할 수 있으니, 지금 노무현 좌파정권의 망국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조언을 열심히 대변만 하라. 대구경북에 집권 좌파세력의 망국적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애국적 정치인이 없다. 노무현 좌파정권의 실정을 제대로 비판하는 애국자들이 호남 기반의 민주당에 더 많은 사실을 보고, 한나라당 TK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저질적 자질이나 먼저 반성하라. 내 고향 대구경북의 정치인들의 수준이 대국적이지 못하고 쫀쫀해보여 안타깝다.

[조영환 칼럼니스트]http://www.allinkorea.net/